Reader RAW novel - Chapter 399
399
제 399화
397.
“알겠습니다. 그런데 흑월대는…….”
기로스는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말을 마치고 아소멜을 보았다.
이번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흑월대였다.
“지금 다녀올 생각이야.”
“옙.”
아소멜의 답에 기로스는 방에서 나갔다.
기로스가 나가자 아소멜은 서랍에서 워프 스크롤을 꺼냈다.
흑월의 본부로 워프할 수 있는 스크롤이었다.
아소멜은 바로 스크롤을 사용해 흑월의 본부로 워프했다.
“……아소멜 님이시군요.”
흑월의 워프 게이트를 지키고 있는 푸랑이 아소멜을 발견하고 말했다.
“예, 잘 지내셨습니까. 푸랑 님.”
아소멜은 공손히 푸랑에게 인사했다.
“저야 뭐 항상 똑같이 지내고 있지요.”
푸랑은 아소멜의 인사에 은은한 미소로 답했다.
“일은 어떻게 돼가십니까? 요즘 들리는 소문이 좋지 않던데…….”
“하핫,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 꼬이긴 했지만 지금은 다시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다행이군요.”
그렇게 푸랑과 잠깐의 담소를 나눈 아소멜은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 바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 바로 옆에 있는 흑월대의 숙소로 향했다.
‘정말…….’
숙소에 도착한 아소멜은 수장 에리멘의 방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엄청나군.’
흑월대원들이 곳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어마무시했다.
어떻게 훈련을 하면 이렇게 강해지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였다.
이내 아소멜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노크를 하기 위해 손을 든 순간 문이 열렸다.
“역시 아소멜 님이시군요!”
문을 연 이는 방의 주인 에리멘이었다.
“들어오시죠.”
에리멘은 미소를 지은 채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아소멜이 반대편에 앉자 에리멘이 물었다.
“어쩐 일이십니까?”
“지원 때문입니다.”
아소멜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
에리멘은 아소멜의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얼마 전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다섯을 지원했고 다섯이 전부 죽었다.
“어떤 일 때문인지 들어 볼 수 있을까요?”
에리멘은 찌푸렸던 미간을 풀고 재차 물었다.
이번에는 상황을 자세히 듣고 결정할 생각이었다.
“이번에…….”
아소멜의 설명이 시작됐다.
“그래서 지원을 부탁드리는 겁니다.”
“그렇군요.”
이내 아소멜의 설명이 끝났고 모든 상황을 알게 된 에리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녀석이 올 수도 있으니 상위 서열을 보내야겠군요.”
“그래 주시면 아주 좋지요.”
“마침 우괴 녀석이 임무를 달라고 징징대고 있었는데 우괴를 보내는 걸로 하죠.”
“……!”
에리멘의 말에 아소멜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어 감사를 표하며 생각했다.
‘우괴라면!’
우괴가 누구던가?
무려 흑월대의 서열 3위였다.
전에 지원을 왔던 다섯과 싸워도 우괴가 이길 정도로 우괴는 강하다.
“그리고…….”
아직 에리멘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팔록과 케이빌린까지 총 셋 정도면 충분하겠지요?”
“……!”
팔록과 케이빌린 역시 8위, 9위로 상위 서열이었다.
상위 서열 셋이라면 하비가 없더라도 계획 진행이 가능했다.
* * *
라만 왕국의 마을 ‘칼라붐’.
현재 칼라붐 밖 초원에는 수많은 마법사와 기사가 모여 있었다.
마탑의 마법사들과 라만 왕국의 기사들이었다.
이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
그 이유는 바로 배그의 마지막 지부가 마을 ‘칼라붐’에 있기 때문이었다.
“포위는 어떻게 됐나요?”
마탑 마법사들의 대표로 온 카츄가 라만 왕국의 제일검이자 레드 도트 기사단장 펠펭에게 물었다.
“완벽합니다. 개미 새끼 한 마리 나갈 수 없을 겁니다.”
펠펭은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답했다.
라만 왕국에서는 이번 일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기사와 병사들로 마을 ‘칼라붐’을 촘촘히 포위했다.
“좌표 교란 마법진은?”
펠펭의 답을 들은 카츄는 오렉에게 물었다.
“제대로 뒤집어 놨습니다. 차원을 찢고 이동하는 게 아닌 이상 공간 이동 마법은 사용 못 할 겁니다.”
“그럼 이제 진입만 하면 되는 거군.”
“그렇지요.”
“그럼 가 볼까요?”
카츄는 앞장서 마을 ‘칼라붐’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 뒤 칼라붐에 도착했고 칼라붐으로 진입함과 동시에 펠펭은 기사, 병사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신호를 받은 기사와 병사들은 당황해하는 백성들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카츄와 오렉, 펠펭은 마을 중앙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 중앙에는 거대한 저택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대저택이었다.
이곳이 바로 배그의 마지막 지부였다.
스윽
카츄가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마탑의 마법사들이 일제히 안으로 진입했다.
땡땡땡!
진입함과 동시에 종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지막 전투가 시작됐다.
* *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을 반납대에 넣고 다음 책을 가지러 책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저벅!
이내 수혁이 걸음을 멈췄다.
‘호오?’
메시지 때문이었다.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 ‘마탑의 배반자’의 마지막 챕터 ‘배그 섬멸, 사라진 코단’이 완료되었습니다.]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 ‘마탑의 배반자’가 완료되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벌써 끝났구나.’
3일 전 네 번째 챕터 ‘마지막 지부를 찾아서’가 완료되었고 마지막 챕터 ‘배그 섬멸, 사라진 코단’이 시작됐었다.
얼마나 걸릴까 싶었는데 정말 빠르게 끝이 났다.
수혁은 로그아웃을 했다.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났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새로 올라온 공지사항을 확인했다.
‘이렇게 됐구나.’
에피소드의 결말을 읽으며 수혁은 생각했다.
‘그럼 나중에 코단 잡는 에피소드가 나오겠네.’
챕터 명에서 이미 예상했지만 코단을 잡지 못했다.
박탈이 되긴 했지만 빛의 마탑장이라는 높은 곳까지 갔던 코단이 아니던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메인 에피소드에 재차 등장할 것 같았다.
확인을 마친 수혁은 다시 책을 읽기 위해 캡슐로 향했다.
그리고 접속을 한 수혁은.
“……어?”
탄성을 내뱉었다.
바로 메시지 때문이었다.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 ‘결사대 로스탱’이 시작됩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방금 전 두 번째 메인 에피소드가 완료됐다.
당연히 전처럼 시간이 많이 지나야 다음 메인 에피소드가 시작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세 번째 메인 에피소드는 바로 시작됐다.
‘결사대 로스탱이라니…….’
그것도 아주 신경이 쓰이는 이름이었다.
수혁은 다시 로그아웃했다.
* * *
일리인 공국의 도시 ‘세이븐’.
독의 마탑 세이븐 지부에 온 파비앙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기며 생각했다.
‘슬슬 시작했을 텐데…….’
이곳에 오기 전 배그의 마지막 지부를 공격하러 카츄와 오렉을 필두로 마법사들이 떠났다.
그리고 파비앙은 공격이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끼이익
바로 그때 문이 열리며 독의 마탑 1등급 마법사이자 세이븐 지부장 레코가 들어왔다.
“지금 막 공격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레코의 말에 파비앙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았어. 우리도 바로 시작하자고!”
파비앙이 세이븐에 온 것은 로스탱의 본부가 세이븐에 있기 때문이었다.
방에서 나온 파비앙은 1층으로 내려갔다.
이미 1층에는 수많은 마법사가 모여 있었다.
파비앙은 마법사들을 데리고 지부에서 빠져나와 동쪽 성문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스탱의 본부가 위치한 곳은 바로 일리인 공국의 도시 ‘세이븐’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이었다.
마을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을 전체가 로스탱의 본부였다.
“죄송합니다만 혹시 어디를 가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내 동문에 도착했고 문을 지키고 있던 기사가 물었다.
하기야 한둘도 아니고 수많은 이들이 뭉쳐 나가려고 하는데 묻지 않는 게 이상했다.
“극악무도한 인간들을 잡으러 가는 중입니다.”
파비앙은 품에서 공문을 꺼냈다.
아무리 마탑의 힘이 강하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무작정 일을 벌일 수는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알면 안 되는 일.
파비앙은 일리인 공국의 왕 에일 일리인, 세이븐을 다스리는 하이온 후작과 비밀 회담을 가졌고 모든 이야기를 끝냈다.
공문을 본 기사는 놀란 표정을 짓고는 재빨리 길을 비켰다.
파비앙은 다시 걸음을 옮겨 성문에서 나와 로스탱의 본부인 마을 ‘로스펠로스’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각자 위치로. 봐주지 말고 깔끔히 정리한다.”
파비앙의 말에 독의 마탑 마법사들이 각자 지정된 위치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파비앙은 자신을 보조할 마법사 둘과 함께 천천히 마을 입구로 향했다.
“포이즌 포그.”
입구를 통해 마을로 들어온 파비앙은 입구에 포이즌 포그를 시전했다.
혹시나 도망을 치는 이들을 막기 위해서였다.
“…….”
독 안개가 나타났고 파비앙은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
‘확실히 약하군.’
반지 때문에 운용 가능한 마나가 대폭 적어졌다.
주변 마나를 이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마법이 제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파비앙의 생각일 뿐이었다.
파비앙을 보조하기 위해 함께 온 독 마법사들은 파비앙이 만든 독 안개를 보고 감탄하고 있었다.
그들이 보기에는 지독히도 강한 독 안개였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휙! 휙!
무언가가 빠르게 날아왔다.
파비앙은 재빨리 보호막을 시전했고.
팅! 팅!
동시에 청명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파비앙은 날아온 것의 정체를 보았다.
붉디붉은 단검이었다.
파비앙은 단검이 날아온 방향을 보았다.
그곳에는 어린아이와 함께 있는 여인이 매우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파비앙을 바라보고 있었다.
“포이즌 스피어.”
파비앙은 피식 웃으며 포이즌 스피어를 시전했다.
마을 자체가 로스탱의 본부였다.
즉, 여인과 어린아이 역시 로스탱의 조직원들이었다.
“망할 녀석!”
파비앙이 포이즌 스피어를 시전하자마자 여인의 표정이 돌변했다.
그러나 그뿐.
이내 포이즌 스피어가 작렬했고 여인은 그대로 쓰러졌다.
그렇게 파비앙은 주변을 정리하며 안쪽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크읍!”
보조를 하기 위해 따라왔던 두 마법사 중 하나가 갑자기 쓰러졌다.
“크윽!”
그리고 이어 또 다른 마법사 역시 쓰러졌다.
연달아 쓰러지는 마법사들에 파비앙은 확신했다.
‘하비!’
하비가 온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파비앙의 예상은 정확했다.
몸 안에서 엄청난 열기가 느껴졌다.
마치 속에서 불이 난 것 같았다.
엄청난 고통에 파비앙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주변을 재빨리 탐색했다.
“호오, 아티팩트인가?”
건물 사이에서 하비가 걸어 나왔다.
“죽지 않으려 용을 쓰는군.”
하비는 피식 냉소를 지었다.
“너야말로 용감하구나. 내 앞에 이리 대놓고 나타날 줄이야.”
하비는 마나를 부정한다.
엄청나긴 하지만 그것뿐이다.
마법을 쓸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마나를 부정하는 것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부정돼 사라졌던 마나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다.
‘이 정도면.’
“독의 사슬!”
파비앙은 하비에게 독의 사슬을 시전했다.
독의 사슬이 나타났고 거침없이 하비에게 날아갔다.
그러나 독의 사슬이 하비에게 도착하기 직전.
스악!
검은 망토를 두르고 있는 사내가 하비 앞에 나타났고 독의 사슬이 사라졌다.
“……!”
파비앙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마나의 유동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독의 사슬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아, 그러면 안 돼요. 안 돼.”
사내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이분은 아직 죽으면 안 된다고 했단 말이야.”
그러나 그것도 잠시, 미소가 한순간에 사라지며 사내의 표정에 싸늘함이 가득 나타났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귓가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크아악!”
“으악!”
아주 익숙한 목소리였다.
근처에 있는 마탑 소속 마법사들이 분명했다.
“아아아, 너무 부럽다. 나도 저렇게 뛰어놀고 싶었는데.”
비명을 듣던 사내가 매우 부러운 듯 말했다.
“아 참, 내 소개를 안 했구나.”
그러다 파비앙을 보고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우괴라고 합니다.”
사내의 정체는 바로 우괴였다.
“당신의 마지막을 장식해 줄 사람이니 잘 기억해요. 뭐, 기억할 시간이 길지는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