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97
497
제 497화
495.
“요즘따라 자주 뵙는군요.”
문지기 푸랑이 말했다.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아소멜은 난감한 미소로 푸랑의 인사에 답했다.
그리고 바로 크라스의 궁으로 향했다.
“마스터, 아소멜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궁에 도착한 아소멜은 노크한 후 외쳤다.
“들어와.”
안쪽에서 들려오는 크라스의 말에 아소멜은 안으로 들어갔다.
아소멜은 바로 무릎을 꿇어 예를 갖춘 뒤 크라스의 분위기를 살폈다.
‘뭔가 좋아 보이시는데.’
어째서인지 크라스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거지?”
목소리에도 기쁨이 가득했다.
아소멜은 착잡했다.
크라스의 기분을 잡칠 수 있는 보고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크라스의 기분을 위해 보고를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것이…….”
아소멜은 보고를 시작했다.
“수혁이 빛의 길의 모든 관문을 통과했다고 합니다. 빛의 대회에서 수혁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브리니스가 포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으음…….”
크라스는 침음을 내뱉었다.
기분이 살짝 상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었다.
아직 해야 할 보고가 많았다.
아소멜의 보고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리고 아소멜의 보고가 끝났을 때 크라스의 입가에는 더 이상 미소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 녀석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군.”
크라스가 말했다.
여기서 그 녀석은 수혁이었다.
아소멜은 크라스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정적이 맴돌았다.
“잠시 생각을 좀 해봐야겠어.”
정적을 깬 것은 크라스였다.
“나중에 연락하지.”
크라스의 말에 아소멜은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취해 인사한 뒤 궁에서 나왔다.
궁에서 나온 아소멜은 워프 마법진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생각을 해보신다?’
방금 전 크라스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보고는 전부 수혁과 연관되어 있었다.
‘설마 수혁을?’
* * *
녀석의 칼이 다가왔다.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녀석의 칼이 선명하게 보였다.
물론 본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칼이 복부를 파고들었다.
이미 피를 너무 많이 흘렸기 때문일까?
생각보다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정신이 흐릿해질 뿐이었다.
녀석의 칼이 다시 한번 복부를 꿰뚫었다.
개 같은 자식의 얼굴을 노려보며 나는 죽었다.
분명 죽었다.
화타가 온다 하더라도 살아날 수 없을 정도의 상처였다.
그런데 지금 이곳은 어디일까?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책을 덮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바로 다음 권을 펼쳤다.
이곳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죽음의 탑.
이름만 알게 된 것은 아니다.
아주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탑 꼭대기에 도착하면 다시 삶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목표를 정했다.
탑 꼭대기로 가 삶을 얻기로.
그 개 같은 새끼에 복수를 할 수 있는!
.
.
‘뭐야, 완결이 아니야?’
책을 다 읽은 수혁은 당황했다.
당연히 완결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다음 권이 도서관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음 내용이 정말 궁금한데 다음 권이 없다.
모순되게 기분이 좋으면서도 좋지가 않았다.
‘어디에 있는 걸까?’
다음 권이 없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간혹 다음 권이 다른 도서관에 있는 경우가 있었다.
아마도 『죽음의 탑』의 다음 권은 다른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을 것이었다.
‘차원 도서관을 어서 열어야겠어.’
이런 상황을 마주하지 않는 방법이 있었다.
바로 차원 도서관.
차원 도서관에는 모든 책이 있다.
즉, 차원 도서관만 개방하면 지금처럼 다음 권의 행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바로 그때였다.
-연중 : 수혁아!
-수혁 : 응.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고 수혁은 바로 답을 보냈다.
-연중 : 오, 이번엔 웬일이셔? 바로 답을 하고.
수혁은 연중의 말에 피식 웃었다.
-수혁 : 마침 다 읽었다!
-수혁 : 무슨 일이야?
그리고 물었다.
-연중 : 좋은 소식을 전해주려고!
-연중 : 기다려봐.
연중의 말에 수혁은 의아함과 기대가 반반 섞인 표정으로 귓속말을 기다렸다.
[퀘스트 ‘파괴의 마왕 타란브니스’를 완료하셨습니다.] [8마계 던전 ‘마왕성 – 파괴의 마왕’이 활성화되었습니다.]그리고 이내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연중의 좋은 소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연중 : 봤냐?
-수혁 : 고생했다.
-연중 : 이게 끝이 아니야.
-연중 : 좋은 소식이 더 있다.
“……?”
수혁의 표정에 물음표가 나타났다.
-연중 : 이건 내일 직접 만나서 알려줄게.
-수혁 : 내일 오게?
-연중 : 응, 대회 이틀 남았잖아.
이제 곧 3차 본선이 시작된다.
연중은 3차 본선을 볼 생각인 것 같았다.
-연중 : 마침 8마계도 끝났고!
-수혁 : 그래, 내일 보자.
-수혁 : 좋은 소식이 뭔지 기대하고 있는다?
-연중 : 내일 봐!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책들을 반납한 뒤 책장으로 향했다.
* * *
-수혁 : 좋은 소식이 뭔지 기대하고 있는다?
-연중 : 내일 봐!
수혁과의 대화를 끝낸 연중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어 사냥왕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출발하겠습니다.
현재 사냥왕은 연중과 같이 있지 않았다.
퀘스트를 마무리하는 데에는 리더 길드만 있어도 충분했기에 연중과 리더 길드만 왔고 사냥왕과 제왕 길드는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연중은 이제 사냥왕과 제왕 길드가 있는 곳에 갈 생각이었다.
-사냥왕 : 예! 여기도 준비 끝냈습니다.
사냥왕에게서 답이 도착했고 연중은 길드원들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중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셨습니까.”
“바로 준비하죠!”
“예, 다들 버프 연중 님에게 걸어주세요!”
사냥왕의 말에 모든 이들이 연중에게 버프를 걸기 시작했다.
[보르만의 가호가 함께 합니다.] [5분간 물리 방어력이 20% 상승합니다.].
.
버프를 받으며 연중은 전방을 보았다.
전방에는 포탈 하나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8천계 포탈이었다.
‘벌써 찾은 걸 알면 좋아하겠지.’
8천계 퀘스트를 보여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상상해본 연중은 미소를 지었다.
“끝난 것 같습니다.”
사냥왕이 말했다.
“다녀오겠습니다.”
버프를 다 받은 연중은 여태껏 그래왔듯 홀로 포탈로 향했다.
[8천계에 입장하셨습니다.] [퀘스트 ‘망가진 8천계, 천왕 베니고르’가 생성되었습니다.]8천계에 도착한 연중은 주변을 확인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인지한 뒤 메시지를 보았다.
그리고 메시지를 본 연중은 생각했다.
‘또?’
생성된 퀘스트가 비슷했다.
8천계 역시 9천계와 마찬가지로 ‘망가진’이란 단어가 붙어 있었다.
연중은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8천계를 다스렸던 천왕 베니고르를 찾아가라!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역시 비슷했다.
연중은 퀘스트 창을 닫고 사냥왕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안전하네요.
귓속말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냥왕과 길드원들이 넘어왔다.
연중은 사냥왕에게 다가갔다.
“퀘스트가 같아요. 9천계랑.”
“……그렇군요.”
사냥왕은 연중의 말에 퀘스트를 확인했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그러면 다음 퀘스트도 같을까요? 영물을 잡는?”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화를 나눈 연중과 사냥왕은 길드원들과 함께 주변 탐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중과 사냥왕은 발견할 수 있었다.
거대한 신전을.
“다녀올게요.”
이번에도 연중은 홀로 신전을 향해 다가갔다.
[경고!] [진실의 천왕 베니고르가 나타났습니다.]신전에 다가가자 역시나 예상했던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9천계 때와 마찬가지로 천족이 다가왔다.
물론 이어진 상황은 9천계 때와 달랐다.
“빛의 천왕 오시림 님의 가호를 받으신 분들이군요.”
천족이 말했다.
‘어?’
연중은 천족의 말에 살짝 당황했다.
‘그게 이렇게 도움 될 줄이야.’
천족의 말대로 9천계 퀘스트를 진행하며 오시림의 가호를 받았다.
오시림의 가호라고 해서 특별히 능력치를 올려준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살짝 아쉬웠는데 다른 천계의 천족이 알아볼 줄이야?
‘이거 잘 풀리겠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 고민 중이던 연중이었다.
그런데 천족의 반응을 보니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예, 맞습니다. 베니고르 님을 뵐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천족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고 연중 역시 활짝 웃었다.
* * *
‘어떻게 해야 할까.’
크라스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직접 나서야 하나?’
고민의 주인공은 바로 대마도사 라피드의 후예 수혁이었다.
‘아니면 맡겨야 할까.’
이미 수혁의 생사여부는 결정했다.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는 없다.
봉인이 풀리고 있기는 했지만 이대로 가면 암담한 상황이 올 것 같았다.
라피드 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그리고 얼마 전 봉인진 하나가 더 파괴됐다.
시간이 꽤 걸리긴 하겠지만 이제는 직접 봉인진을 파괴할 수 있다.
즉, 수혁을 살려둘 필요가 없었다.
지금 크라스는 직접 나서서 수혁을 죽일지 아니면 에리멘 등 휘하 수하들을 통해 수혁을 죽일지 고민 중이었다.
‘그래, 맡겨야겠어.’
직접 나섰다가 봉인을 당한다면?
크나큰 일이다.
다시 라피드의 후예가 나타나길 기다려야 될 수 있다.
적어도 직접 나서려면 봉인진 2, 3개 정도는 더 파괴해야 한다.
고민을 끝낸 크라스는 입을 열었다.
“아이보.”
크라스의 부름에 허공에서 스르륵 로브를 깊게 눌러쓴 아이보가 나타났다.
“부르셨습니까.”
“아소멜을 데리고 와.”
“알겠습니다.”
아이보는 크라스의 말에 답하고 나타났을 때처럼 스르륵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뒤.
아이보와 함께 아소멜이 왔다.
“수혁을 죽여야겠어.”
크라스는 아소멜이 오자마자 본론으로 들어갔다.
아소멜은 크라스의 말에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진짜일 줄이야!’
얼마 전 크라스의 생각해본다는 말이 수혁의 생사여부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던 아소멜이었다.
“에리멘이 폐관을 끝내고 나오는 대로 팀을 만들어 수혁을 죽여.”
크라스가 이어 말했다.
“빠져나갈 수 없게 완벽히 상황을 만들어서.”
“알겠습니다.”
“아아, 그전에 크라누스를 먼저 움직여. 녀석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수혁을 가만히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성장 속도를 보면 말도 안 되게 강해질 것이다.
수련할 시간이 없도록 시간을 벌어야 했다.
“예, 마스터.”
“가봐.”
아소멜은 크라스의 말에 인사를 한 뒤 궁에서 나왔다.
그리고 곧장 본부로 돌아갔다.
본부에 도착한 아소멜은 기로스의 방으로 향했다.
“마스터께서 명령을 내리셨다.”
아소멜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가득했다.
기로스는 흥분 가득한 아소멜의 반응에 의아한 표정으로 아소멜을 보았고 아소멜이 이어 말했다.
“수혁을 죽이라고 하셨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