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54
54
제54화
[특수 퀘스트 ‘트롤의 재생’을 완료하였습니다.] [스킬 ‘트롤의 피가 흐른다’를 습득했습니다.]퀘스트를 완료하자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스킬 창을 열었다. 그리고 스킬 ‘트롤의 피가 흐른다’를 확인했다.
“……응?”
스킬을 확인한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걸음을 멈춘 수혁의 표정에는 당황이 가득했다.
‘내가 잘못 봤나?’
잘못 본 것일까? 수혁은 눈을 비비고 다시 한 번 스킬을 확인했다.
‘아닌데…….’
그러나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숙련도 : –
특수 효과 : 1. 생명력 회복력 200%
2. 체력 2배
스킬 ‘트롤의 피가 흐른다’의 효과는 2가지였다. 첫 번째 효과는 생명력 회복력이 200% 증가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 효과는 체력 2배였다.
‘체력 2배라니.’
수혁이 당황한 것은 두 번째 효과인 체력 2배 때문이었다. 2배라니? 몇 십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무려 2배였다.
‘패시브잖아?’
물론 당황한 것은 체력이 2배로 증가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황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액티브가 아닌 패시브라는 점이었다. 스텟을 일정 시간 동안 증가시켜 주는 스킬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 액티브였다. 패시브가 아니었다. 그런데 스킬 ‘트롤의 피가 흐른다’는 패시브였다. 항상 체력이 2배라는 소리였다.
‘무슨 이런 사기 스킬이…….’
스킬 ‘대마도사’를 처음 확인했을 때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기 스킬. 말도 안 되는 스킬 효과에 수혁은 스킬 창을 닫고 캐릭터 창을 열었다. 사기 스킬의 위력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직업 : 대마도사의 후예
레벨 : 102
경험치 : 62%
생명력 : 56200
마나 : 40800
포만감 : 58%
힘 : 40 (+10)
민첩 : 35 (+16)
체력 : 1108 [554 (+10)]
지혜 : 2040 (+10)
“헐.”
스텟을 확인한 수혁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나왔다. 캐릭터 창은 스킬 ‘트롤의 피가 흐른다’가 없을 때와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5만이 넘어갔어?’
2만이었던 생명력이 5만으로 넘어갔다.
‘마나보다 더 많아졌네…….’
수혁의 마나는 결코 낮지 않다.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생명력이 그보다 더 높아져 버렸다.
‘이 정도면…….’
5만이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생명력을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개방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중으로 미룬 문 개방. 혹시나 지금의 생명력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지. 그 대미지랑 속도를 보면 생명력이 늘었다고 해결될 게 아니야.’
그러나 잠시 생각해 본 수혁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도 안 되는 대미지와 속도를 생각해 보면 생명력이 늘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생명력보다는 방어력이 늘거나 회피기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도서관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55.
“여기요.”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사서에게 증표를 주고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온 수혁은 책장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있으려나?’
이번에도 조건을 달성한 책이 있을까?
‘노랑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방금 전 큰 충격을 선사한 스킬 ‘트롤의 피가 흐른다’. 그 때문인지 수혁은 노란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장에 도착한 수혁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책들을 확인했다. 하지만 조건을 달성한 책이 없어서 그런지 색이 변한 책은 없었다.
‘없네.’
그렇게 정복한 책장들을 전부 확인한 수혁은 조건을 달성한 책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긴, 트롤만 주구장창 잡았는데.’
다른 몬스터를 잡은 것도 아니고 트롤만 잡았다. 없는 게 당연했다. 수혁은 정복한 책장을 지나 정복하지 못한 책장에 도착했다.
‘얼마나 걸리려나.’
그리고 책들을 꺼내며 생각했다. 마탑 도서관의 남은 책들을 읽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책이 많긴 한데…….’
도서관에는 책이 많았다.
‘중복되는 게 많아.’
하지만 중복되는 것도 많았다. 오렌의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을 말하는 게 아니다. 오렌의 도서관에선 같은 책이 많아도 네 권 정도 비치되어 있었는데 마탑 도서관은 한 책당 적어도 다섯 권, 많게는 열 권까지 비치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한 권 읽을 때마다 반짝임이 듬뿍듬뿍 사라지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얼마 가지 않아 마탑 도서관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책 여섯 권을 꺼낸 수혁은 책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책을 펼쳤다. 책을 펼친 수혁의 눈동자에 집중력이 가득 나타났다.
* * *
‘하, 미치겠군.’
업무를 보며 양주혁은 생각했다.
‘벌써 500이라니 너무 빠른데.’
첫날부터 어마어마한 속도로 레벨을 올리던 사냥왕. 사냥왕은 현재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레벨을 올려 500을 찍은 상태였다.
‘이거 랭킹에라도 등록하는 날에는…….’
사냥왕은 어째서인지 랭킹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만에 하나 사냥왕이 랭킹에 이름을 올린다면?
‘엄청난 이슈겠지.’
어마어마한 이슈를 만들어 낼 것이다.
‘랭킹 1위가 바뀌는 건데.’
현재 랭킹 1위의 레벨은 398. 2위는 393이다. 5레벨 차이가 난다. 그런데 사냥왕의 레벨은 500이다. 무려 레벨이 102나 차이 나 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테스터라고 해도 비정상적으로 빨라.’
랭킹 1위와의 차이가 102레벨이다. 아무리 테스터라고 하지만 사냥왕은 비정상적으로 레벨링이 빨랐다.
‘독점을 해서 그런 건가?’
테스터인 사냥왕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좋은 것들을 독점해가며 레벨을 올렸다.
‘다른 테스터들은 뭘 하는 건지.’
테스터는 사냥왕 혼자가 아니었다. 다른 테스터들 역시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었다. 다만 사냥왕보다 늦을 뿐이었다.
“팀장님.”
바로 그때였다.
“……?”
양주혁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장율이 와 있었다.
“왜?”
장율이 왜 온 것일까 해서 양주혁은 물었다.
“내일입니다.”
“……내일?”
양주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일이라니?
“아!”
그러나 곧 양주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흘렀나?”
장율이 왜 왔는지 장율이 말한 내일이 어떤 날인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완료하고 특전 받으면 한 번 더 말해 줘.”
“예.”
양주혁의 말에 답하며 장율은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양주혁은 뒤로 돌아서는 장율을 다시 한 번 불렀다.
“율아.”
“네?”
“지금은 어디에 있어?”
“도서관이요.”
* * *
띠리링!
알람이 울렸다.
“…….”
러닝머신을 뛰고 있던 수혁은 귓가에 들려오는 알람 소리에 러닝머신에서 내려왔다. 러닝머신에서 내려온 수혁의 표정에는 활기가 가득했다.
‘오긴 오네.’
활기가 가득한 이유.
‘퀘스트 완료하는 날이.’
파비앙에게 받은 퀘스트 ‘30일간의 여정’이 완료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띠리링!
수혁은 계속해서 울리는 알람을 껐다. 그리고 바로 1층으로 내려와 샤워를 한 뒤 방으로 들어왔다. 방으로 들어온 수혁은 핸드폰을 확인한 뒤 캡슐로 들어가 판게아에 접속했다.
검었던 주변이 익숙한 도서관 풍경으로 변했다. 수혁은 도서관에서 나와 독의 마탑으로 걸음을 옮기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독에 대한 면역력이 부족한 당신. 파비앙은 당신의 면역력을 키워 줄 생각이다. 하루에 한 번 파비앙이 주는 독을 복용하라!
[파비앙의 특제 독 복용 : 29 / 30]퀘스트 보상 : 칭호 – 독의 대가
퀘스트를 완료하면 칭호를 얻을 수 있다. 칭호 ‘독의 대가’가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을지 기대됐다.
‘좋겠지?’
칭호의 효과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30일이란 시간이 걸렸고 무엇보다 마탑장인 파비앙이 준 퀘스트가 아니던가? 그런 칭호의 효과가 나쁠 리 없었다.
‘칭호도 칭호지만.’
완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칭호뿐만이 아니었다. 마법도 있었다. 파비앙은 독 복용이 끝난 이후 마법을 가르쳐 준다고 했다.
‘제발 퀘스트여야 할 텐데.’
물론 가르쳐 준다고 해서 무조건 배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만약 스킬북으로 제공된다면 배울 수 없다.
직업 특성으로 스킬북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부디 스킬북이 아니길 바라며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얼마 뒤 독의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자연스레 4층으로 올라갔다. 역시나 여인과 사내가 있었고 여인의 안내를 받아 파비앙의 방으로 이동했다.
똑똑
“수혁 님이 오셨습니다.”
“들어와!”
파비앙의 말에 여인이 문을 열고 옆으로 비켜섰다. 수혁은 안으로 들어갔다.
“왔구나.”
수혁이 들어오자 파비앙이 말했다.
“그게 마지막 독인가요?”
파비앙의 말에 수혁은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책상 위에는 병이 있었고 병에는 여태껏 보지 못한 색의 액체가 담겨 있었다.
“응, 이게 마지막이야.”
파비앙은 수혁의 말에 답하며 병을 내밀었다. 그리고 수혁은 여태까지 그래 왔듯 파비앙이 내민 병에 들어 있던 독을 단숨에 들이마셨다.
‘오? 달달한데?’
독을 마시던 수혁은 감탄했다. 여태껏 마셔 왔던 독들의 맛은 좋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이라 그런 것일까? 이번 독은 이상하리만큼 달달했다.
‘근데 왜 메시지가 안 뜨지?’
독을 전부 마신 수혁은 의아했다. 원래 독을 마시고 나면 메시지가 떴다. 그런데 이번에는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맛 어때?”
바로 그때 파비앙이 물었다.
“달달한데요?”
수혁은 파비앙의 물음에 답했다.
“그래?”
파비앙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
수혁은 파비앙의 미소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도대체 파비앙이 왜 활짝 미소를 지은 것일까?
“그 독이 달달하다니. 면역력이 확실히 높아졌구나. 성공이야!”
수혁이 의아해하던 그때 파비앙이 외쳤다.
[퀘스트 ‘30일간의 여정’을 완료하였습니다.] [칭호 : 독의 대가를 획득합니다.]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마지막은 중독이 안 되는 거구나.’
아무래도 중독되었다는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마지막이라 그런 것 같았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퀘스트다. 그런데 마지막 독까지 중독이 된다면 면역력이 높아졌다고 할 수 없지 않겠는가?
“이제 마법을 알려 줄 때가 된 건가?”
메시지를 보고 있던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생각을 끝내고 파비앙을 보았다.
“저…….”
그리고 물었다.
“어떤 방법으로 가르쳐 주시는 건가요?”
파비앙이 마법을 가르쳐 주는 방법이 어떤지가 중요했다. 스킬북인지 아니면 스킬퀘스트인 것인지가 수혁에게는 아주 중요했다.
“잠시만.”
수혁의 물음에 파비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왼쪽에 있던 책장으로 다가갔다. 파비앙의 책장을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저것들도 읽어봐야 되는데…….’
파비앙의 책장에는 많은 책들이 있었고 전부 반짝임이 가득했다.
‘잠깐.’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왜 책을…….’
파비앙이 책을 꺼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킬북은 아니겠고.’
스킬북에는 반짝임이 없다. 즉, 파비앙이 꺼낸 책들은 스킬북이 아니었다.
‘그럼 스킬 퀘스트?’
스킬북이 아니니 혹시 스킬 퀘스트인 것일까?
‘근데 하얀색이잖아.’
하지만 책의 반짝임은 하얀색이었다. 하얀 책은 퀘스트를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