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549
549
제 549화
547.
[직업 퀘스트 ‘크라스의 후계자’를 완료하셨습니다.] [유저 ‘해피’와 흑월의 관계가 초기화됩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라피드의 장비 상자를 획득합니다.]‘호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라피드의 장비 상자?’
전혀 예상치 못한 보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돌아가서 확인해봐야겠네.’
당장 개봉을 하고 싶었지만 아직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었다.
수혁은 다시 지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입가에 피를 한 줄기 흘리고 있는 지부장 데게로와 데게로를 둘러싼 채 입구를 주시하고 있는 마법사들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결계에 마나를 주입하던 중 결계가 파괴되어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
“괜찮으십니까?”
수혁이 물었다.
“예, 전 괜찮습니다. 마탑장님은 괜찮으십니까?”
“네, 저도 괜찮습니다.”
데게로의 물음에 수혁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전부 끝났으니 지부 밖 정리 좀 부탁드립니다.”
특별한 상황에서의 죽음이기 때문일까?
시간이 지났음에도 흑월대와 해피의 시체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옙, 알겠습니다!”
데게로가 입가의 핏줄기를 닦아낸 뒤 외쳤다.
“그럼 전 이만.”
수혁은 데게로에게 인사한 뒤 워프 마법진을 통해 중앙 마탑으로 돌아갔다.
중앙 마탑에 도착한 수혁은 곧장 코알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끼이익
“저 왔습니다.”
“헉, 벌써 끝내고 오신 겁니까?”
“예, 흑월에서 보낸 녀석들이었습니다.”
“……!”
수혁의 말에 코알의 표정에 놀람이 가득 나타났다.
“녀석들이 오늘처럼 또 사람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흑월에서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해피가 올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피와 흑월의 관계가 끝났다는 것.
즉, 흑월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해피만 신경 쓰면 된다.
“녀석들의 공격에 대비해 따로 팀을 만들었으면 하네요.”
상대했을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어쨌든 들은 바에 따르면 해피도 강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마탑의 힘이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준비하겠습니다.”
코알의 답을 듣고 수혁은 방에서 나왔다.
“아공간으로.”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합니다.]방에서 나오자마자 수혁은 아공간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차원 도서관으로 걸음을 옮기며 인벤토리를 열어 보상으로 받은 ‘라피드의 장비 상자’의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라피드의 장비가 담겨 있는 상자다.
사용 시 랜덤으로 라피드의 장비를 획득할 수 있다.
‘호오.’
상자의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이미 수혁은 라피드의 장비를 하나 가지고 있었다.
바로 대마도사의 발걸음.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라피드의 다른 장비들 역시 신 등급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뭐가 나오려나.’
수혁은 바로 상자를 사용했다.
[라피드의 장비 상자를 사용하셨습니다.] [대마도사의 손길을 획득합니다.]메시지를 본 수혁은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장갑이구나.’
상자에서 나온 것은 바로 장갑이었다.
수혁은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제한 : 마법사, 지혜 10000
물리 방어력 증폭 : 2
마법 공격력 증폭 : 4
대마도사의 발걸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격력 증폭이네.’
손길 역시 발걸음과 마찬가지로 마법 방어력이 아닌 공격력을 증폭시켜주었다.
‘옵션은 어떻게 다르려나.’
수혁은 대마도사의 손길을 착용했다.
그리고 착용함과 동시에 수많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대마도사의 손길1’이 생성되었습니다.].
.
.
.
[대마도사의 손길의 여섯 번째 옵션이 개방됩니다.]발걸음과 마찬가지로 모든 퀘스트들이 자동 완료됐다.
수혁은 다시 한번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제한 : 마법사, 지혜 10000
물리 방어력 증폭 : 2
마법 공격력 증폭 : 4
지혜 +1000
반경 100m 안에 있는 파티원들의 물리 공격력 20% 증가마법 공격 시 30% 확률로 대상의 물리 방어력 30% 감소
마법 시전 시 20% 확률로 최종 데미지 20% 증가
몬스터 처치 시 5분간 마법 공격력 증폭 +3
물리 피해를 받을 경우 50% 확률로 ‘라피드의 분노’ 시전
‘크게 다르지는 않네.’
다르긴 했지만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었다.
마법에서 물리로, 혹은 수치가 조금 더 높은 것 정도였다.
‘세트 효과는 없는 건가?’
보통 세트 아이템은 2개부터 효과를 발휘한다.
이미 대마도사의 발걸음을 착용 중인 수혁이었다.
그런데 별다른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은 것을 보면 라피드의 장비들은 세트 효과가 없거나 더 많은 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알 수 있겠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라피드의 다른 장비들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세트 효과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도 최종 보스인 크라스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솔직히 수혁은 더 이상 아이템 욕심이 없었다.
이내 차원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 * *
“이런 망할 새끼!”
김현성은 인상을 구기며 외쳤다.
해피에게 털렸다.
문제는 해피에게 털린 것을 수많은 유저가 보았다는 점이었다.
유저들은 당연하게도 공식 홈페이지에 소식을 나르기 시작했고 현재 공식 홈페이지는 해피와 고독 길드의 전투가 뜨거운 감자가 되어 수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피가 이후 마탑의 지부들을 괴멸시키며 자신의 가치를 급격히 상승시켰다는 점이었다.
해피의 강함이 알려졌고 고독 길드가 당한 것이 이해가 간다는 이야기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새끼를 어떻게 하지…….”
물론 다행인 것은 다행인 것이고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이미 고독 길드의 이미지는 크게 실추된 상황이었다.
“또라이가 분명한데…….”
마탑 지부를 공격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웬만한 국가 아니, 최강 국가라 불리우는 페이드 제국보다 상대하기 더 껄끄러운 곳이 바로 마탑이었다.
더구나 현재 마탑은 수혁이 이끌고 있었다.
마탑 지부를 공격하는 것은 수혁을 공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혁을 이길 수 있는 유저가 있을까?
김현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해피가 강하다고 해도 수혁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바로 그때였다.
“응?”
생각에 잠긴 채 습관적으로 새로고침을 누르던 김현성의 두 눈에 이상한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김현성은 다급히 글을 클릭했다.
-제목 : 지금 카드란에서 해피랑 수혁이랑 붙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사냥하다가 포션, 식량 보충 때문에 카드란에 왔는데 지부가 공격받는다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퀘스트를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잽싸게 달려갔지.
해피가 결계를 두드리고 있더라고.
근데 퀘스트를 안 줘서 그냥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지부에서 누가 나오더라?
보니까 수혁인 거임!
수혁이 나오자마자 1, 2분?
아니, 1분도 안 돼서 걍 개박살 나더라.
마법 픽픽 하니까 죽음.
해피 강한 거 맞음?
아니면 수혁이 그냥 개 쎈 건가?
그리고 해피 들은 거랑 달리 혼자 아니더라.
수혁도 혼자 아니었음.
남자 하나랑 존예 여신 한 분이랑 같이 다니더라.
.
.
-파레나두 : 뭐야, 해피 혼자 아니었음?
-냥식 : 그럼 그렇지, 혼자서 고독 길드랑 마탑 지부 터는 게 말이 되나.
-제링 : 와, 수혁도 혼자가 아니었구나. 하긴 중앙 마탑장인데.
글과 댓글을 확인한 김현성은 씨익 웃었다.
“역시 만났구나.”
하기야 그렇게 지부를 많이 건드렸는데 수혁이 나타나지 않는 게 이상했다.
“참교육 제대로 당했네.”
역시나 수혁은 강했다.
* * *
-방금 계약 끝났다고 합니다.
“그래?”
양주혁과 통화를 하던 장경우는 히죽 웃었다.
-2주 안에 업데이트시키겠습니다.
“2주? 그래, 2주 정도면 충분하지. 이야기 출판사는?”
-지금 조건 조율 중입니다. 2주 안에 결판날 것 같습니다.
“그래, 알겠다. 그럼 수고해라!”
-스승님!
통화를 끝내려 했던 장경우는 다급함이 가득한 양주혁의 외침에 반문했다.
“왜?”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여쭤봐도 될까요?
“뭔데?”
-왜 갑자기 책들을 업데이트시키시는 거예요?
최근 장경우는 수많은 출판사와 계약을 하며 판게아에 책들을 업데이트시키고 있었다.
장경우가 책에 왜 이리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인지 궁금했다.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니었어?”
-설마 수혁 때문입니까?
양주혁은 장경우의 물음에 반문했다.
“당연하지.”
장경우가 책들을 계속 업데이트시키는 이유는 단 하나, 수혁 때문이었다.
해피 사건 이후 수혁은 계속해서 차원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문제는 수혁의 책 읽는 속도였다.
현재 판게아에 있는 책들은 대부분이 짧았다.
그래서 그런지 수혁은 엄청난 속도로 책들을 읽어나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 모든 책이 정복당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그럴 일은 없었다.
수혁이 모든 책을 정복하기에는 새롭게 쓰이는 책들도 많았고 지금처럼 업데이트 예정인 책들이 너무나 많았으니.
-이러면 수혁 지혜가 너무 높아지는 거 아닙니까?
양주혁이 재차 물었다.
그렇지 않아도 책 한 권에 지혜가 미친 듯이 올라가는 수혁이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책을 추가해주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미 충분히 높아. 더 높아진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는 것 너도 잘 알잖니.”
-아…….
장경우의 말에 양주혁이 탄성을 내뱉었다.
“이미 수혁은 논외의 존재야. 어차피 모험이나 메인 에피소드에 관심도 없는 것 같고 그냥 좋아하는 책으로 막는 게 최선이야.”
-알겠습니다. 그럼 열심히 뛰어다녀야겠네요.
“그래, 수고해라!”
양주혁과 통화를 끝낸 장경우는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키보드를 두들기며 수혁, 해피 등 주요 유저들의 상황을 확인했다.
“역시 여전히 도서관이구나.”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제일 중요한 수혁이었다.
수혁은 어제, 그제와 마찬가지로 오늘 역시 차원 도서관에서 독서를 하고 있었다.
“이대로 쭉쭉 독서만 해줬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수혁이 메인 에피소드를 진행하면 어떨까 상상하는 것 자체로 즐거웠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는 그냥 수혁이 가만히 있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수혁의 상황을 확인한 장경우는 이어 해피를 확인했다.
“참, 해피는 한결같네.”
해피의 상황을 확인한 장경우는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수혁에게 죽은 이후 다시 마탑 지부를 공격한다거나 변수를 만들지 않을까 혹시나 걱정했는데 혹시는 혹시로 끝났다.
해피는 흑월을 다시 찾지 않았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묵묵히 사냥과 PK를 즐기고 있었다.
“연중이랑 사냥왕은 어떻게 하려나…….”
해피의 상황을 확인한 장경우는 연중과 사냥왕을 확인했다.
현재 연중과 사냥왕은 천계와 마계를 모험 중이었다.
“이 정도면 4주 안에 1마계에 도착하겠는데.”
1마계에 도착한 순간 연중과 사냥왕의 모험은 끝이 날 것이다.
1천계가 남아 있기는 했지만 1천계에 가기 위해서는 1마계 메인 퀘스트를 완료해야 하고 1마계 메인 퀘스트는 중간계에 있는 크라스를 잡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수혁에게 약속을 받았다.
흑월의 본부에 가지 않겠다고.
장경우가 본 수혁은 약속을 어길 사람이 아니었다.
즉, 크라스는 잡히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