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83
83
제83화
‘승급 자격은 언제 뜨려나.’
C등급으로 승급 후 벌써 수많은 퀘스트를 완료했다. 그런데 승급 메시지는 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퀘스트를 완료해야 승급 자격을 얻을 수 있을까?
‘이번 퀘스트로 뜨면 딱 좋을 텐데 말이야.’
B등급으로의 승급을 생각하며 걸음을 옮긴 수혁은 출발 후 20분이 지나고 나서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요!”
용병 사무소에 도착한 수혁은 즉시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곧장 비어 있는 카운터로 가 용병패를 내밀었다. NPC가 용병패를 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캐린 초원의 도적들’을 완료하셨습니다.] [승급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승급 의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의 두 눈이 커졌다.
‘떴다!’
승급 메시지가 떴기 때문이었다.
‘허.’
떴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진짜 뜰 줄이야?
“여기 있습니다.”
수혁이 멍하니 메시지를 보고 있던 사이 보상을 가져온 NPC가 용병패와 함께 보상이 들어 있는 주머니를 내밀었다.
“아, 예.”
NPC의 말에 정신을 차린 수혁은 용병패와 보상을 받고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승급 의뢰를 받기 위해 1층으로 내려와 줄을 섰다.
“다음 분!”
이내 수혁의 차례가 되었고 수혁이 앉자 NPC가 물었다.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승급 의뢰 목록을 보고 싶습니다.”
수혁은 NPC의 물음에 답하며 용병패를 내밀었다.
“응?”
용병패를 받은 NPC는 이어 당황스런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런 NPC의 반응에 수혁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NPC를 보았다.
‘왜 저래?’
왜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
“여, 여기 있습니다.”
수혁의 시선에 NPC는 여전히 당황스러움을 한가득 표출하며 승급 의뢰 목록을 꺼내 수혁에게 내밀었다. 수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NPC를 보다가 고개를 내려 목록을 확인했다.
‘연계 퀘스트가 귀찮지 않을 만한 것.’
B등급으로의 승급 퀘스트는 무조건 100% 확률로 연계 퀘스트가 있다. 수혁은 연계 퀘스트가 어렵더라도 귀찮지 않을, 정확히는 오래 걸리지 않을 퀘스트를 원했다.
‘오!’
목록을 확인하던 수혁은 곧 괜찮은 퀘스트를 발견했다.
-심상치 않은 오우거들
오우거 30, 트윈 헤드 오우거 2
퀘스트 보상 : ???
‘사냥 퀘스트가 있어?’
앞서 확인한 퀘스트들의 완료 조건은 전부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거나 호위를 하거나 토벌과 아이템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다. 그런데 ‘심상치 않은 오우거들’의 완료 조건은 순수 사냥뿐이었다.
‘운이 좋네.’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을 통해 수혁은 퀘스트 완료 조건이 순수 사냥인 승급 퀘스트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즉, 운이 좋다고 할 수 있었다.
‘이걸로 가자.’
그리고 수혁은 한 가지 정보를 더 알고 있었다. 완료 조건이 순수 사냥인 승급 퀘스트의 연계 퀘스트 역시 순수 사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거짓 정보는 아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수십 명이 글을 올렸다. 확실했다. 결정을 내린 수혁은 의뢰 목록을 내밀며 NPC에게 말했다.
“이걸로 하겠습니다.”
[퀘스트 ‘심상치 않은 오우거들’을 수락하셨습니다.]* * *
락톤은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빨리 보고해야 해.’
한시라도 빨리 보고를 해야 한다.
‘드렉 쪽에서 먼저 손을 뻗을 수 있어.’
보고가 늦으면 드렉 길드에서 먼저 손을 뻗을 수 있다.
똑똑
“락톤입니다!”
이내 목적지에 도착한 락톤은 재빨리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들어와.”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고 락톤은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락톤은 침대에서 막 일어나고 있는 방의 주인 하칼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야?”
하칼은 하품으로 잠을 깨며 락톤에게 물었다.
“보고 드릴 게 있습니다.”
“보고?”
“예. B등급으로 승급하려는 용병이 나타났습니다. 소속된 길드가 없구요.”
하칼은 락톤의 보고에 미간을 찌푸렸다.
“고작 그걸 보고하려고 내 단잠을 깨운 거야?”
S등급이라면 모를까 고작 B등급으로 승급하려는 용병이 나타났다고 보고를? 아무리 길드가 없다고 해도 하칼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게 3일입니다.”
이미 하칼의 반응을 예상했던 락톤은 이어 말했다.
“3일?”
하칼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뭐가 3일인데?”
무엇이 3일이란 말인가?
“용병 등록한 지 오늘이 3일째입니다.”
“……!”
락톤의 답에 하칼의 두 눈이 커졌다.
“뭐? 3일? 오늘이 3일째라고? 용병 등록한 지?”
하칼은 커진 두 눈으로 락톤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물음표를 날렸다.
“그런데 B등급 승급 의뢰를?”
“……예.”
락톤은 하칼의 물음이 끝나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
하칼은 침묵했다. 물론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진짜냐?”
침묵을 깬 하칼은 락톤에게 물었다. 용병 등록 3일 만에 B등급으로 승급을? 그런데 길드까지 없다? 믿기지가 않았다.
“예, 제가 직접 승급 의뢰를 줬습니다.”
하칼의 물음에 락톤은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답했다. 다른 이에게 들었다면 락톤 역시 믿지 못했겠지만 직접 확인하고 의뢰를 준 락톤이었다.
“길드 없는 건 확실해?”
“확실합니다.”
락톤의 답에 하칼은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락톤에게 말했다.
“어떤 의뢰야?”
“오우거 토벌입니다.”
“포섭 준비해 놔. 마스터 만나고 올 테니까.”
“예.”
하칼은 락톤과 함께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락톤은 오른쪽으로 하칼은 왼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3일 만에 B등급이라.’
걸음을 옮기며 하칼은 생각했다.
‘오랜만에 물건이 나타났군.’
83.
물건이 나타났다. 그것도 보통 물건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물건이었다. 3일 만에 B등급으로 승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가 몇이나 될까?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A등급은 되어야 가능할 속도였다. 즉, 이번에 나타난 물건은 적어도 A등급이 될 것이다.
똑똑
목적지에 도착한 하칼은 문을 두드렸다.
“마스터! 하칼입니다!”
끼이익
하칼의 외침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 그리고 레임 길드의 길드 마스터 알렉스가 나왔다.
“응? 어디 가십니까?”
알렉스의 차림을 본 하칼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어, 수로에 잠시 다녀와야 될 것 같아. 그것들이 기어 나올 기미를 보인다더라고.”
“……그것들 말입니까?”
“응, 그런데 무슨 일이야?”
하칼의 반문에 알렉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아.”
알렉스의 물음에 하칼은 자신이 온 이유를 상기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본론에 들어갔다.
“보고 드릴 게 있습니다.”
“급한 거야?”
“……꽤 급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수로의 일도 중요하지만 이번 일도 중요했다.
“음, 가면서 들어도 될 이야기야?”
“예.”
“그럼 가면서 듣자.”
알렉스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하칼은 옆에서 따라 걸음을 옮기며 보고를 시작했다.
“용병 등록 3일 만에 B등급으로 승급 의뢰를 받은 용병이 나타났습니다. 현재 소속된 길드는 없구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알렉스는 걸음을 멈췄다.
“뭐? 진짜?”
생각보다 놀라운 보고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락톤에게 포섭 준비를 해 놓으라 했습니다.”
“드렉 쪽도 알고 있는 정보야?”
하칼의 말에 알렉스가 물었다.
“예, 용병 사무소를 같이 관리하고 있으니까요.”
하드락은 레임 길드와 드렉 길드. 두 길드에 의해 관리되고 있었다. 관리하는 지역은 나뉘어져 있었지만 용병 사무소는 공동 관리였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드렉 길드에서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 * *
“호오.”
드렉 길드의 길드 마스터 이안은 감탄을 내뱉었다.
“그 정도 속도라면 적어도 A등급까지는 올라오겠군.”
이안의 말에 반대편에 앉아 있던 로콘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예, 최소 A등급. 나이를 생각해 본다면 S등급까지도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미 A등급은 확정이었다. 나이를 생각해 본다면 S등급도 생각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신성이었다.
“확실히 배경 없는 거 맞아?”
이안이 물었다. 아무리 봐도 능력이 너무나 뛰어났다. 배경이 없다는 것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혹시나 숨겨진 배경이 있는 게 아닐까?
“공식적으로는 배경이 없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 정보 길드에 의뢰해 놨습니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뒤를 밟고 있을 겁니다.”
로콘 역시 이안과 같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정보 길드에 의뢰를 했다. 지금쯤이면 정보 길드에서 미행하고 있을 것이다.
“잘했어.”
이안은 로콘의 답에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근데 어디 가십니까?”
로콘이 물었다. 현재 이안은 무장을 하고 있었다. 이안은 평소 무장을 싫어했다. 무장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수로.”
이안은 마저 무장을 끝내고 로콘의 물음에 답했다.
“그것들 때문입니까?”
“응. 그래서 나랑 알렉스랑 한번 다녀오기로 했어.”
로콘이 재차 물었고 이안이 답했다.
“아, 혹시 알렉스 녀석도 이 사실을 아나?”
“예, 정보를 먼저 가져갔으니 들었을 겁니다.”
“오케이.”
알렉스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갔다 올게.”
그리고 로콘에게 말하며 방을 나섰다.
* * *
‘응?’
장율은 미간을 좁혔다.
‘뭐야 이거?’
미간을 좁힌 채 장율은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허…….”
그리고 얼마 뒤 장율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스윽
장율은 모니터에서 고개를 돌려 양주혁을 보았다. 때마침 양주혁 역시 장율의 헛웃음을 듣고 장율을 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눈이 마주치자 양주혁이 물었다.
“이게 뭐라고 해야 될까. 아직 애매하긴 한데요.”
양주혁의 물음에 장율이 답하기 시작했다.
“레임 길드랑 드렉 길드에서 관심을 갖는 유저가 생겼습니다.”
“뭐? 하나도 아니고 두 길드에서?”
장율의 답에 양주혁은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시 국가이자 용병 국가인 하드락은 두 길드에 의해 관리되고 있었다.
바로 그 두 길드가 장율이 말한 레임 길드와 드렉 길드였다. 한 길드의 관심을 받아도 대단한데 두 길드의 관심을 받다니?
“설마 B등급을 4일 안에 달성한 거야?”
두 길드의 관심을 받는 조건 중 쉽다고 할 수 있는 조건이 바로 용병 등록 후 4일 안에 B등급 승급 의뢰를 받는 것이었다. 혹시나 그 조건을 달성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조건을?
“네, 3일 만에 달성했어요.”
양주혁의 말에 장율이 답했다.
“이야, 3일? 엄청 빠르네. 누군데?”
장율의 답에 양주혁은 탄성을 내뱉으며 재차 물었다. 그리고 그런 양주혁의 물음에 장율은 잠시 머뭇거렸다.
“……?”
양주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장율이 왜 머뭇거린단 말인가?
바로 그때였다.
‘설마…….’
문득 떠오른 인물에 양주혁은 미간을 좁혔다.
“수혁이요.”
그리고 그 순간 머뭇거리던 장율이 입을 열었다.
“…….”
장율의 답을 들은 양주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잠시 입을 다문 채 장율을 바라보던 양주혁은 이내 입을 열었다.
“수혁?”
“예.”
“대마도사의 후예?”
“예.”
양주혁은 장율의 끄덕임을 두 번 보고 나서야 물음의 내용을 바꿨다.
“정확히 어떤 상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