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92
92
제92화
‘스텟을 줄 줄이야…….’
스텟 강화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주황 책은 스텟 강화가 아닌 스텟 그 자체를 보상으로 주었다.
‘맷집이면…….’
맷집이 어떤 스텟인지 수혁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물방이랑 생명력이잖아.’
강화가 됨에 따라 늘어나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맷집은 물리 방어력과 생명력을 담당하는 스텟이었다.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스텟도 아니었다. 전사 계열 중 몇몇 직업만이 가질 수 있는 스텟이 바로 맷집이었다. 마법사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스텟이 바로 맷집이었다.
‘근데…….’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천만?’
완료 조건 때문이었다.
‘천만 데미지를 받아야 된다고?’
맷집은 보상이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완료를 해야 된다. 그런데 완료 조건이 데미지를 받는 것이었다. 그것도 무려 1000만이었다. 1000만의 데미지를 받아야 맷집 스텟이 생성되는 것이다.
‘감소 전이 기준인가?’
데미지의 기준이 무엇일까? 방어력으로 감소되기 전일까? 아니면 후일까? 그것이 중요했다. 전이라면 쉽게 깰 수 있지만 후라면 매우 힘들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사망 시 받은 데미지가 초기화된다. 즉, 죽지 않고 데미지를 1000만이나 받아야 된다는 소리였다.
‘언젠가는 깨겠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완료하는 날이 올 것이다. 어차피 스텟 맷집의 생성이 급한 것도 아니고 굳이 깨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
퀘스트를 보던 수혁은 이어 파란 책을 펼쳤다. 파란 책 역시 용병왕 하드락과 관련된 책이었다.
스아악
[특수 퀘스트 ‘하드락의 유산’이 생성되었습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용병왕 하드락, 그는 하드락을 세우고 많은 부와 명예를 얻었다. 그리고 죽기 전, 재미를 위해 모든 부를 숨겼다. 하드락의 부가 숨겨져 있는 장소를 찾아라!
퀘스트 보상 : ???
‘역시.’
파랑 책이 주는 특수 퀘스트는 유산 퀘스트였다. 거기다 다른 유산 퀘스트와 똑같이 불친절의 극치였다. 수혁은 다음 책을 펼쳤다. 당연히 빨간 책이었다.
‘어떤 스텟이려나.’
수혁은 빨간 책을 펼치며 생각했다. 빨간 책은 스텟을 강화시켜 준다. 이번에는 어떤 스텟을 강화시키는 퀘스트가 나올지 기대됐다.
[특수 퀘스트 ‘현자의 지혜’가 생성되었습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책을 전부 읽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메시지를 확인한 수혁은 눈을 번뜩였다.
‘지혜!’
특수 퀘스트명의 이름이 ‘현자의 지혜’였기 때문이었다. 전에 받은 특수 퀘스트 ‘강인한 체력’은 체력을 강화시켜 주었다. 즉, 이번 특수 퀘스트 ‘현자의 지혜’는 지혜를 강화시켜 줄 것이었다. 수혁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아래 조건을 충족하라! 그러면 현자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읽기 : 0 / 100] [마나가 소모되는 스킬 시전 : 0 / 2000]퀘스트 보상 : 지혜 스텟 강화
예상대로 퀘스트 보상은 지혜 스텟 강화였다.
‘조건도 쉽네.’
조건 역시 어렵지 않았다. 책 100권과 스킬 2000번만 시전하면 된다. 수혁에게는 너무나도 쉬운 조건이었다.
‘마나 증가만 아니면 되는데.’
물론 한 가지 걱정되는 게 있었다. 바로 스텟 강화로 어떤 효과를 얻느냐였다. 만약 마나량 증가라면? 나쁠 것은 없지만 그렇게 좋다고도 할 수 없었다.
‘일단 이것도 차차 깨고.’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더 이상 퀘스트를 줄 책이 없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다음 책을 펼치며 생각했다.
‘좋다.’
읽을 책들이 많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그것도 이미 읽은 책들이 아닌 읽어 본 적 없는 새 책이라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수혁은 은은한 미소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 * *
다음 날 아침.
하드락의 지하 수로. 언제부터였을까. 지하 수로에서 키메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안과 알렉스는 지하 수로를 청소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키메라들은 강했고 무엇보다 강력한 독을 품고 있었다. 결국 청소를 실패했고 현재는 지하 수로에서 키메라들이 뛰쳐나오지 못하게 막고만 있을 뿐이다. 지하 수로의 키메라들을 청소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라!
[키메라 소환 마법진 A : 0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B : 0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C : 0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D : 0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E : 0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F : 0 / 1] [키메라 : 0 / ???]퀘스트 보상 : S등급 승급, ???
지하 수로로 향하던 수혁은 퀘스트를 보며 생각했다.
‘마법진을 확인하는 건가?’
퀘스트 완료 조건은 소환 마법진 A~F까지 6개였다.
‘아니면 파괴?’
마법진을 확인하면 충족되는 것일까? 아니면 파괴해야 되는 것일까? 쓰여 있지 않아 알 수가 없었다.
‘얼마나 걸리려나.’
확인일 경우에는 얼마나 걸릴지, 파괴일 경우에는 얼마가 걸릴지를 생각하며 걸음을 옮긴 수혁은 곧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
목적지인 지하 수로 근처에 도착한 수혁은 순간 멈칫했다.
‘왜 이리 많아?’
지하 수로 입구에 너무나 많은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셋밖에 없다고 했는데?’
이안과 알렉스에게 들었다. 지하 수로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셋이라고.
‘카미안 님도 다섯이라고 했고.’
카미안 일행이 있다고 해도 과했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NPC와 카미안 일행을 합쳐도 8명이어야 했다. 그런데 족히 20명은 넘어 보였다.
‘설마 그 사이 알려졌나?’
혹시 그 사이 정보가 알려져 사냥하러 온 걸까?
‘……?’
그리고 조금 더 가까워지고 수혁은 다시 한 번 멈칫했다.
‘저 로브는…….’
수혁이 멈칫한 이유, 그것은 바로 눈에 익은 로브 때문이었다. 독의 마탑 소속 마법사들에게 주어지는 로브. 반 이상이 독의 마탑 로브를 입고 있었다.
‘뭐지? 독의 마탑 NPC들이 왜…….’
유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독 속성을 선택하는 유저는 극히 적고 지하 수로에 올 수준의 유저는 없다. 즉, NPC가 분명했다.
“수혁 님! 여기입니다!”
수혁이 의아해하던 그때 수혁을 발견한 카미안이 외쳤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수혁은 물론 수혁을 불렀던 카미안 역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다다다닥
독의 마탑 NPC들이 우루루 수혁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수혁의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독의 마탑 NPC들은 이동을 멈췄다. 그리고 가장 앞에 서 있던 노인이 수혁에게 인사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독의 마탑 하드락 지부의 지부장 라이노라고 합니다.”
노인의 정체는 바로 독의 마탑 하드락 지부의 지부장 라이노였다.
“아, 예. 안녕하세요.”
라이노의 소개에 수혁은 인사를 했다.
“그런데 여기는 어쩐 일로…….”
그리고 이어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라이노가 왜 이곳에 온 것일까?
‘날 기다린 것 같은데.’
말하는 것을 보니 기다리고 있던 게 분명했다. 도대체 왜 기다리고 있던 것일까?
“지하 수로에 가신다고 하여 보필하기 위해 왔습니다.”
“예? 보필이요?”
92.
수혁은 라이노의 말에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보필?’
보필이라니? 너무나도 뜬금없었다. 수혁은 라이노의 표정을 확인했다. 라이노의 표정은 진지했다. 전혀 농담하는 것 같지 않았다. 즉, 라이노는 보필하기 위해 온 것이 분명했다.
‘왜?’
문제는 지금이 라이노와의 첫 만남이라는 것이었다. 수혁은 자신을 알아보는 라이노와 달리 라이노를 알지 못했다. 도대체 왜 보필을 하려 하는 것일까?
‘설마 날 차기 마탑장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가?’
혹시 이안과 알렉스처럼 차기 마탑장으로 알고 있어 이러는 것일까?
“예, 수혁 님이 가신다는데 저희가 가지 않을 수 없지요. 보필하겠습니다.”
수혁의 반문에 라이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답을 하는 라이노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가득했다.
“아, 괜찮습니다.”
라이노의 비장한 표정을 보며 수혁이 말했다. 보필은 괜찮았다. 아니, 솔직히 말해 보필 받는 것이 귀찮았다.
도움은 되겠지만 NPC이기에 오히려 불편한 점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애초에 라이노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다면 이안과 알렉스의 도움도 받았을 것이었다.
“아닙니다. 부디 저희에게 보필할 기회를……!”
하지만 괜찮다는 수혁의 말에도 라이노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진짜 괜찮습니다.”
물론 수혁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라이노가 또 말을 하기 전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근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수혁의 물음에 입을 열었던 라이노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의아한 눈빛으로 수혁을 보았고 수혁이 이어 말했다.
“저를 어떻게 아시는 건지.”
“아…….”
라이노는 이어진 수혁의 말에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조금 난감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얼마 전 마탑에 갔다가 우연히 수혁 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우연히 들은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마탑에 간 이유가 수혁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
수혁은 라이노의 답을 듣고 생각했다.
‘무슨 이야기를 들은 거지?’
처음에는 라이노가 알렉스와 이안처럼 차기 마탑장이라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었다면 차기 마탑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왜 이런 겸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은 것일까?
라이노는 독의 마탑 하드락 지부의 지부장이었다. 지부장은 결코 낮은 직책이 아니다. 라이노가 겸손한 반응을 보이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설마 내가 마탑장의 제자라고 들은 건가?’
수혁은 독의 마탑장인 파비앙의 도움으로 마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독의 마탑에는 파비앙에게 마법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시 파비앙의 제자라는 소리를 듣고 이러는 것일까?
‘나중에 물어봐야겠어.’
생각을 하던 수혁은 자신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라이노를 보며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시군요.”
그리고 끄덕임을 멈춘 뒤 라이노에게 말했다.
“나중에 지부로 찾아뵙겠습니다.”
“아…….”
라이노는 수혁의 말에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끄덕임을 멈춘 라이노는 여전히 진지하고 비장한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혹시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예,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때는 제가 꼭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라이노와의 대화가 끝났고 라이노는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독의 마탑 소속 마법사들을 이끌고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