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110)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110화(110/439)
110―――――
어셈블!
시간을 돌려서, 트리샤가 리시키다와 함께 성 밖으로 최종 점검을 하러 나가던 당일 아침.
시온은 비밀리에 누군가와 만나고 있는 중이었다.
“···다시 말씀해주시죠.
시온 공자.”
“혹시나, 정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싶다고.
만에 하나이지만 정말 트리샤 안에 다크드래곤이 잠들어 있을 수도 있는 법이니까 말이야.”
“···.”
김유현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었다.
이미 트리샤의 흑염룡 타령에는 완벽하게 진절머리가 나서 그 여자가 있는 방향으로는 눈도 안 돌리던 자신이었다.
그 ‘큭큭!’ 하는 웃음소리 한 번만 더 들었다가는 검이라도 뽑을 것 같아서 말이다.
“공자.
지금 저랑 장난이라도 치는 겁니까?”
“난 진지한데.”
“상대는 마나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는 여인입니다.
힘을 숨기고 있다고 해도 결국 보유한 마나까지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죠.
공자는 느낄 수 없겠지만···.”
그렇게 말하다 말고 김유현은 멈칫하며 입을 다물었다.
마나를 쓰지 못 하고, 마나를 읽지 못 하는 건 이 세상에서는 거의 치명적인 불치병 수준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 앞의 시온 클라우젠은 그 불치병을 앓고 있으며, 그걸 자신이 찌른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 못 했군요.”
“됐어.
이제는 익숙해서 뭐라고 화낼 것도 없으니까.”
사과는 받아들이되 ‘화낼 것도 없다.’ 라고 말하며 네가 분명 말실수를 했다는 기운을 강하게 불어넣는 시온이었다.
“너도 트리샤가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지?”
“그렇게 말씀드린 적은 없습니다.”
“표정에 다 쓰여 있는데.”
“···.”
시온의 말에 김유현은 흠흠, 하고 가벼운 헛기침을 내보였다.
왜 굳이 다 아시면서 자꾸 그런 질문을 하느냐는 것이었다.
“몸만 다 큰 처자지, 아직 아이야.
아이.”
“예?”
“어릴 적 부모님 다 잃고, 응석이나 어리광 부릴 사람은 제 오빠 하나.
그 와중에 어릴 적 받지 못한 사랑이나 관심을 자꾸만 요구하려 드니 녀석이 다른 이들 입장에서는 피곤한 녀석인 건 맞지.
그렇다고 해서 그게 ‘죄’ 는 아니잖아?
그냥 고쳐야 할 나쁜 버릇 정도에 불과하지.”
“···.”
“어쩌면 정말 네 생각대로 허풍쟁이에 여전히 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철없는 여인일 수도 있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말 이유가 있어서 그딴 소리를 하는 것일 수도 있거든.
왕궁이 공격을 받고, 대놓고 귀족 영지에서 노예시장을 운영하고, 몬스터들을 끌어들여서 전쟁을 일으키려는 등 별의별 일을 다 겪다보니 이제는 누가 무슨 말만 하면 다 수상해 보인단 말이야.”
아직 김유현은 성흔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러니까 일을 마주하기 전에 미리 포석을 깔아두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니 나를 믿고 따라달라고.
여태까지 잘 도와주었으니까 이번에도 도와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공자와 함께 다니다보면 가끔 가다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몇 분간의 고민 후, 김유현이 운을 떼었다.
“무슨 소리지, 김유현?”
“마치 이 몸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공자인 것 같습니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
바로 당신 말입니다.
분명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은 나인데, 그게 마치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야발놈.
감 더럽게 좋네.
시온은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리며 김유현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인지 나는 1도 모르겠다는 반응이었고, 그에 김유현은 뒷목을 긁적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혹 기분 나쁘게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제 말에 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냥 삶의 의미조차 없이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나온 투정일 뿐이니까요.”
삶의 의미, 그 단어를 듣는 순간 시온은 소설에 독자들이 제기하던 문제점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김유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의문이랑 비판도 많았었지.
분명 태생은 먼치킨 캐릭터가 확실한데 뭔가에 능동적으로 나선다거나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아니, 꽤나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며 사건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이야.’
사실 소설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했다.
사건이 일어나면 김유현 주변의 인물이 거기에 휩쓸리거나,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김유현에게 그 사건에 대해서 조사하고 혹은 처리해주기를 바란다.
김유현이 그 사건이 뛰어들어 마무리를 하면 이런저런 연쇄반응이 터지고, 거기서 갈라져나온 다른 사건들로 향하다보면 또 여기저기서 다른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
거기에 더해서 작가가 의도적으로 김유현의 성격이나 멘탈을 극강의 먼치킨들 마냥 아다만티움, 내지는 비브라늄처럼 단단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당연히 사건마다 속으로 갈등하며 조금씩 헤맬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고, 그런 남자를 지금의 시온도 계속 보고 있는 중이었다.
‘소설에서는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는 것이 여기서는 삶의 의미조차 찾지 못 하고 들이닥치는 사건에 휩쓸리는 자신에 대한 의문으로 표현되고 있는 건가.’
삶의 의미.
삶의 의미라.
글쎄.
과연 세상 살면서 그딴 것이 필요한가?
“김유현.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무엇입니까?”
“의미를 찾으려고 사는게 아니라, 살다가 의미를 찾는 건 어때.”
“예?”
“인간이란 게 꼭 무엇을 하려고, 찾으려고, 이루려고 사는 건 아니잖아?
살다보면 그런 게 없거나 잊어버리기도 하는 거지.
그걸 굳이 만들겠다고 강박감에 시달릴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
“그냥 흘러가는 모습 그대로 둬.
굳이 거슬러 올라가서 뭔가를 찾으려고 하지 마.
삶이라는 게 그렇게 쉬운 일도 아니고, 그러면서도 복잡하지도 않다고 생각하거든.
물론 내 생각이긴 하지만.”
“그래도···.”
“네 길을 걸어가다가 만나게 되는 무언가에 맞춰 행동하고, 그게 마무리되었다 싶으면 또 걸으면 그 뿐 아닌가?
우리가 무슨 성인군자도 아니고 삶의 의미를 찾아서 고행하는 것도 아닌데.
그게 정말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라고 누군가가 말해도 또 혹시 모르지.
어느 날 네 앞에 닿게 된 인연이 비로소 삶의 의미가 될 수 있을지도?”
빙빙 돌려서 말하고는 있지만, 결국 시온이 노리는 바는 명확했다.
그 삶의 의미 찾으려고 헛지랄 하지 말고, 그냥 내가 하자는 대로 해라.
그러면 너한테도 좋고 나한테도 좋다.
그러니까 나만 따라와, 이 간나 새끼야.
한편, 김유현은 묘한 표정으로 시온을 바라보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시온이 한 대사는 과거 김유현이 가장 의지하던 그의 사형이 김유현에게 해주었던 조언과 비슷한 형식이었던 것이다.
‘도대체 저 남자는 뭐지.’
혹 환생이라도 있다면, 저 남자가 제 사형은 아닐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며 김유현이 입을 열었다.
“···저번 노예시장 때 소란을 피워서 제가 공자에게 빚을 진 적이 있죠.”
“음, 아마도?”
사실은 시온이 대놓고 김유현에게 깽판 치라고 등 떠민 것이지만.
김유현은 그냥 자신이 감정 컨트롤에 실패해서 그런 사달이 벌어진 줄 알고 있었다.
“일단 그 빚이나 갚는 셈 치겠습니다.”
―
릴리트가 무조건 상대를 찢어죽이겠다는 일념으로 달려드는 흉포한 마수였다면.
김유현은 치밀하고도 빈틈없이 상대를 말려 죽이는 거대한 한 무리의 늑대들과도 같았다.
공격을 맞받아칠 틈도, 방어를 할 시간도, 하다못해 고민을 할 찰나도 주지 않았다.
찌르는 듯 하다가 베어 내리고, 사선으로 긋는 것 같다가도 검의 손잡이로 급소를 가격하며, 칼집마저 이용해서 상대를 타격하여 몸의 무게 중심을 무너트린다.
“으으읏···.”
눈에 초점이 없던 트리샤마저 꽤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성흔이 제대로 발동되지도 않아서 몸의 움직임마저 부자연스러운데 상대는 검 한 자루로 어떤 적이든 반드시 말살하고야 마는, 소설 후반부의 세계관 최강자 ‘김유현’ 이다.
‘소설에서도 제대로 부딪친다면 사익은 결코 김유현을 이길 수가 없었다고 했어.’
트리샤가 악명을 떨친 이유는 단순히 강해서가 아니라, 그녀가 가지고 있는 집념과 독기가 정말 무시무시해서였다.
김유현의 칼날에 의해 팔과 다리가 잘려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녀는 히스파냐를 불태우는 작업만큼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애정 결핍에 관심 받고 싶어 하는 흑염룡이 세상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제대로 흑화까지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렇게나 똘끼 충만한 여인이었지만, 결국 김유현에게 목이 잘리고 말았다.
비록 지금의 김유현은 소설 후반부의 김유현과는 차이가 있다지만 그건 트리샤도 마찬가지.
‘애초에 상대가 안 되는 게임이라는 것이여!’
센빠이에게는 정말 미안한 소리지만, 애초에 이건 2렙 르블랑과 16렙 카사딘이 맞붙는 것과 비슷한 상황, 말 그대로 죽었다 깨어나도 이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김유현은 이세계로 넘어오면서 극강의 무투술까지 익혔다.
검과 무투술이 만나니 그야말로 무극과 검선이 만난 경지라고 해야 할 것이다.
뻐억!―.
김유현의 팔꿈치가 정확히 트리샤의 옆구리에 적중했다.
뼈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여인의 몸이 괴기스럽게 뒤틀린다.
동시에 공중으로 내던졌던 검을 낚아챈 김유현은 트리샤의 다리를 베어내면서 더는 그녀가 저항할 수 없도록 아예 움직임을 봉쇄해버렸다.
“끄윽!”
버둥거리던 트리샤의 몸이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성흔의 힘 덕분에 치유 능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속도가 빠른 게 아니니 여기저기 자상이 남은 몸을 이끌고 더는 서있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
제 손에 들려있던 검을 멋들어지게 한 바퀴 돌려 검신에 묻어있던 피를 흩뿌린 김유현은 더는 저항할 생각조차 말라는 듯 트리샤의 목에 검을 가져다 대었다.
“공자.
이제 어쩌렵니까.”
시온이 먼저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김유현이 먼저 의사를 물어오고 있다.
이건 확실히 긍정적인 반응, 시온에게 있어서 청신호나 마찬가지였다.
‘김유현도 조금씩 컨트롤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거다.
좋아, 아주 좋아!’
시온은 잠시 멈추라는 뜻으로 손을 들어 보이고는 자리에 주저앉아있는 트리샤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무차별적으로 행해진 김유현의 폭행에 성흔도 이제 힘을 다 한 듯, 여인의 몸에 새겨져 있던 가시덩굴 모양의 흔적이 점점 옅어져간다.
“다 뺏어갔잖아.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언젠가는 오빠도 빼앗길 텐데.
그나마 유일하게 내 편이 되어주던 다른 사람도 또 빼앗기잖아···.
이제는 그냥 품에 좀 안고 싶어.
그냥, 그냥 내 옆에 있어주면 안 되는 거야?”
그냥 중2병 말기인 줄만 알았는데, 역시나 부모님을 잃은 것에 트라우마 시작.
거기에 언젠가는 자신의 유일한 가족이자 의지할 수 있는 곳, 버팀목이었던 오빠 지미마저도 다른 인연을 만나 자신과 떨어질 것이라는 것에서 그 근심이 증폭된 모양이다.
원래 이런 멘탈 약한 캐릭터를 안고 가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을 옆에 끼고 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제 목숨이 가장 소중한 시온에게 있어서 무조건 피해야 할 대상, 차라리 제거하는 편이 나은 대상 1순위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처리하자니 아까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야.’
당장 무력부터가 그렇다.
성흔이 제대로 발휘된 것이 아니라 김유현에게 무력하게 밀리기는 했지만, 그 전에 이미 릴리트와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
만약 성흔이 제대로 운용되는 상태였다면, 제아무리 김유현이라고 해도 꽤나 긴 싸움을 벌여야 했을 것이다.
애초에 칠익 자체가 김유현을 상대하기 위해서 급조된 소설 속 장치들이다.
두말 할 것도 없이, 무력 부분은 확실했다.
‘거기에 명분이나 세력을 얻기에도 사익만큼 적절한 것이 없지.’
사익은 천족들이 가진 최고의 카드 중 한 장이다.
대륙의 종말을 알리는 뿔피리를 불며 가장 앞에 서서 세상을 불태우는 선봉장이다.
그런데 그런 역할을 해야 할 존재가 뜬금없이 천족을 막아서고는 ‘호로 새끼들.
모조리 죽여 버리겠어.’ 라고 으르렁거리며 달려든다고 생각해봐라.
누구도 저항치 못하는 성전을 기대하던 천족들에게는 뜬금없이 내전으로 이어지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 뿐이야?
세상 멸망은 진짜 좀 아닌 것 같은데 또 천족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하며 난 죽음을 택하겠다!
라고 외치던 미친놈들도 돌려놓을 수 있는 카드지.’
세상을 불태우겠다는 신과 그런 신을 막겠다는 또 다른 신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당신은 어떤 신을 믿고 따르겠는가?
파괴신?
아니면 수호신?
당연한 대답 아니겠는가.
“트리샤.”
시온은 바닥에 주저앉은 트리샤와 눈을 마주하며 말을 이었다.
“빼앗긴 건 다시 되찾으면 된단다.
어려운 일이 아니야.
빼앗아 간 녀석보다 강해지면 되는 거지.
간단하고, 또 쉬운 일이야.
당장 트리샤도 엄청나게 강하니까.”
“되찾으면, 되찾으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말이지?
영원히 잃어버린 건 그럴 수 없어.
네 부모님이 그런 경우일 거야.
그렇지?”
“두 분 모두··· 돌아가셨으니까.”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시온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아마도 이 장면을 천족들이 보고 있다면 피를 토하지 않았을까, 하고 속으로 낄낄대며 시온은 굉장히 포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바로 그런 거지.
자, 그러면 생각해보자.
네게서 빼앗아갔지만 언제든 네가 되찾을 수 있게 잘 가지고 있는 상대랑, 네가 아예 되찾지도 못 하게 이 세상 전부를 불태우려는 놈들이랑.
누가 더 나쁜 걸까?
누가 네게 더 해로운 존재일까?”
“···.”
순간 트리샤의 등 뒤에서 붉은 빛이 반짝이더니 몸에서 가시덩굴의 문양이 다시금 새겨진다.
마치 성흔이 대답하지 말라고, 상대가 원하는 답을 내놓지 말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에 시온은 ‘어림도 없다!’ 라고 생각하며 트리샤의 귓가에 속삭였다.
“나는 트리샤 옆에 있고 싶어.
그런데 어떤 녀석들이 이 세상을 전부 불태우겠다고 해.
그래서 내가 더는 네 곁에 있을 수가 없다고 한다면, 트리샤, 네가 나를 되찾을 수도 없게 한 줌 재로 만들려고 한다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트리샤?”
“···막을 거야.”
“어떻게 한다고?”
“전부, 전부 불태울 거야.
불태우겠다는 놈들을.
전부 불태울 거야.”
가시덩굴에서 천천히 꽃들이 피어오른다.
지극히 평범하던 모습의 여인이, 마치 한 줄기 불꽃처럼 변해간다.
머리는 밝은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변하고, 초점이 없던 눈동자는 주황빛으로 물들며 점점 생기를 되찾아 간다.
“안 줘.
절대 안 줄 거야.
빼앗긴다면, 되찾을 수도 있어.
하지만 영원이 잃어버리면 또한 영원히 되찾지 못 해.
그러니까 막을 거야.
아니, 불태울 거야.
전부, 전부.
내게 소중한 것들을 불태우려고 하는 놈들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전부 다.”
흑염룡의 검은 불꽃 대신, 사익의 그 찬란한 성화(聖火)와 벼락이 자리를 잡아간다.
중2병 말기 환자가 아니라, 비로소 성흔 보유자.
‘사익’ 트리샤가 모습을 드러냈다.
“트리샤.
나를 지켜.
그러면 너는, 그 끝에 나를 가질 수 있을 거야.
네 오빠와는 다르게 아주 온전히, 끝까지, 전부 다 말이야.”
시온은 그렇게 스스로를 저당 잡히기로 했다.
어차피 실상은, 그녀가 자신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트리샤를 독점하는 것이었지만.
―
“무슨 일이지?”
“대륙 어디에선가 신의 눈물이 잠깐이지만 흐르다가 곧 멈추었습니다.”
여인의 보고에 남자는 날개를 펄럭이며 침음을 내뱉었다.
“···속도를 내야겠구나.”
“성지 바깥으로 나가있는 이들에게 더 부지런히 움직이라 일러두겠습니다.”
여인이 고개를 숙이고서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남자는 두 눈을 감고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역시나 신은, 자신들이 이 세상을 하루라도 더 빨리 정화하기를 원하는 모양이었다.
―――――――작품 후기―――――――
그거 아니야 등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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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 만 건 넘겼습니다!
독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약속대로 내일 궁극기 시전토록 하겠습니다!
추, 추천수가 많다면 ···.
4연참을 넘어서는 더 강력한 궁극기를 다시 한 번 보여드릴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