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115)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115화(115/439)
115―――――
달빛이 참 좋구나
서큐버스여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정말 마음을 주기로 한 여인이어서 그런 것일까.
단순히 살결을 혀로 핥고 있음에도 달달한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릴리트가 뭐하는 거냐며 가볍게 앙탈을 부렸지만 시온은 가뿐하게 무시한 채 마침내 발목을 지나 발에서 멈추었다.
‘발가락까지 예쁜 건 반칙 아닌가?’
헛소리가 아니라, 정말 객관적인 표현이었다.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정말 남자만을 위한 몸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릴리트님.
신발은 어디 두시고 맨발이세요?”
“으응?
아까 네 뒤에 왔을 때 소리 줄이려고 벗었지··· 아마?”
그래서 발에서 풀냄새가 나던 건가.
시온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릴리트의 귀여운 발을 한 입에 베어 물었다.
“흐악?”
정말 크게 놀란 듯 릴리트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른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온은 할짝거리며 릴리트의 맨발을 요리조리 맛보는 중이었다.
발가락 사이를 공략하기도 하고, 발바닥을 혀로 간지럽히기도 했다.
“뭐, 뭐하는 거야.
으읏!
가, 간지러워!”
서큐버스 퀸답지 않게 너무 당황하는 거 아니냐며 누군가가 묻는다면, 릴리트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며 항변할 생각이었다.
정신체로 이성의 꿈에 침입해서 광란의 시간을 보낼 때, 모든 남자들은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일단 그녀의 음부에 제 남성을 꽂아 넣고 흔드는 것에만 집중했다.
서큐버스의 매혹에 넘어가 이성이 완전히 날아가고 본성만이 남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애무가 좀 있기는 해도 그냥 가슴이나 음부를 자극하는 것이 전부.
‘이런 적은 정말 처음이란 말이야!’
설마 발부터 공략 당할 줄은 정말 몰랐다.
이건 반칙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습을 하다니!
“이, 이건 반칙··· 흐앗!”
시온이 방금 전 가슴을 움켜쥘 때보다도 더 강렬한 쾌감이 찾아든다.
육체적인 쾌감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 오는 쾌감.
사랑받고 있다고, 이 남자가 자신을 정말 소중히 대하는 있다는 생각에서 오는 환희였다.
릴리트는 다리를 쭉 뻗은 채 입술을 꾹 다물고는 터져 나오는 비명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나, 나 이런 거에 약하단 말이야···.’
서큐버스로서, 좋든 싫든 결국 이성의 꿈에 침입하여 마나와 정기를 탈취해야 한다.
어린 일족도, 가장 높은 존재인 여왕 자신도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여유가 된다면 탈취 대상을 고를 수도 있으나, 대게는 배가 고파서 그냥 그대로 식사를 한다.
남녀가 그렇게 본능에만 놀아나니, 자연스레 이런 로맨틱한 분위기는 사라지게 된다.
쪽―.
시온이 부드럽게 발등에 입을 맞추니 릴리트가 다시금 전율한다.
육체적 쾌감보다도 훨씬 더 크다는 정신적 쾌감,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몰려드니 당장이라도 절정에 치달을 것 같이 몸이 뜨거워진다.
“벌써부터 가시려고 하네.
그렇게 좋았어요?”
“아, 아니야.
그런 거 아니거든···?”
이미 목소리에 힘이 없지만, 릴리트는 끝내 제 본심을 숨기고 말았다.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렇게 행복하다는 기분을 겉으로 드러내기가 무섭기도 했다.
무엇이든 ‘처음’ 은 항상 두려운 법이었다.
“뒤로 넘어가면 안 되니까 팔에 힘주세요.”
“내가 어린아이도 아니고 무슨 그런 걱정까지 해.”
“정말 그럴 것 같으니 그런 걱정을 하는 거 아닐까요?”
그렇게 말하며 시온이 슬쩍 여인의 허벅지를 벌렸다.
곧 달빛에 드러난 그녀의 가랑이 사이는, 번들거리는 물기로 젖어있는 상태였다.
시온이 ‘이게 뭘까요?’ 하는 눈치로 릴리트를 올려다보자 그녀는 애써 헛기침을 하며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잠시 후에 귀엽게 울고 계실 분이 참 너무 당당하다니까.”
“으으!
너, 너 거기 너무 좋아해!
핥는 것도 그렇고 빠는 것도 그렇고!”
“혹시 싫으시다면 안 할 수도 있는데.”
“···싫다고 한 적은 없어.”
역시나 욕망에는 솔직한 여왕님이었다.
시온은 피식, 미소를 짓고는 그녀의 균열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아응!”
미끈하고 축축한 혀가 균열 사이를 쓸고 지나가자 릴리트가 쾌락에 겨운 신음을 내뱉었다.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상황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혀를 들이대니 절로 몸이 덜덜 떨려왔다.
“으응!
으으!
너, 너 거기··· 거기 너무 좋아하는 거··· 흐응!
그, 그런데 왜 리시나 루시아는 안 해준, 하응!
왜, 둘은 안 해준 거야?”
릴리트는 그녀대로 궁금한 사항이었다.
시온과 관계를 맺을 때면 그는 이렇게 제 음부 사이에 얼굴을 묻고는 혀로 아주 정성스럽게 핥고 빨며 자신에게 쾌감과 만족감을 선사해주었다.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 정도는 일거에 날려버릴 만큼 쾌감이 컸으니까.
그런데 저번에 두 여인과 대화를 나눌 때에는 자신과 같은 애무를 해준 적이 없다고 했었다.
당시에는 그냥 살짝 우쭐하면서 지나갔는데, 시간이 흐르고 보니 궁금해지는 그녀였다.
왜 둘한테는 안 한 거지?
혹시 자신이 특별한 건가?
이런 애무를 해줄 정도로 막?
“···왜 그랬냐고요?”
슬쩍 혀를 뗀 시온은 당연한 거 아니냐는 듯 입을 열었다.
“릴리트님 건 맛있거든요.
주관적인 게 아니라, 그냥 객관적으로.”
“···그게 다야?”
“일단은?”
솔직히 그게 가장 큰 이유다.
원래는 배설 기관도 같이 맡고 있는 곳이라 이렇게 혀로 애무를 해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냄새도 좀 나고, 맛도 살짝 짜기 마련이다.
그런데 서큐버스라서 그런지, 릴리트는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오히려 꿀에 절인 과일을 핥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달콤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
그게 당연한 거지.”
실망할 것도 없다.
그러니까 쳐지지 말자.
릴리트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그 모습에 시온은 속으로 깔깔 웃으며 다음 준비해두었던 말을 꺼냈다.
“그런데 더 맛있는 게 있다고 해도, 릴리트님 거 외에는 먹고 싶지가 않네요.”
“···왜?”
“여왕님 거에 중독되었다고 할까?”
그렇게 말한 시온은 정말이라는 듯, 목이 타서 못 참겠다며 다시 얼굴을 묻었다.
“너, 너 그거 진심으로 말하는 게 맞··· 아윽!
하악!
자, 잠깐만!
아으으으응!”
갑자기 릴리트의 신음소리가 높아졌다.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서큐버스 퀸.
“하윽!
깨, 깨물지는 마!
아으윽!
그, 그만.
그마아안!
아으으응!”
릴리트가 그렇게 말하거나 말거나.
시온은 여인의 균열 부근을 핥다가도 음순을 깨물며 여인의 몸이 퍼떡 뛰게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여인의 반응이 너무 극적이어서, 그만 둘 수가 없다고 해야 할까.
“하응!
으으응!”
여인의 상태를 어지럽게 만든 다음, 혀를 쑥 내밀어 속살 쪽을 한 번 헤집다가 포인트를 옮겨서는 클리토리스를 매섭게 공략한다.
‘자, 과연 누가 먹고 먹히는 건지 한 번 제대로 알아볼까요.
여왕님?’
그렇게 중얼거린 시온은 집중적으로 릴리트의 음핵을 노렸다.
원을 그리듯 빙글 돌리며 핥다가 강하게 빨고, 다시 입술 안쪽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그리고 릴리트의 숨결이 거칠어질 무렵, 시온은 앞니로 살짝 클리토리스를 깨물었다.
“히윽?”
그 순간, 릴리트의 두 눈이 보름달 만하게 커지더니 등을 꼿꼿이 세우며, 바르르 몸을 떨다가 어느 사이에 덜컥!
하고 굳어버렸다.
동시에 벤치를 짚고 있던 팔에서도 힘이 빠져서 릴리트의 몸이 힘없이 뒤로 넘어가려는 찰나.
‘내 이럴 줄 알았다!’
시온은 재빠르게 릴리트의 몸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하마터면 이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이승탈출 넘버원!
갑자기 사망에 이른 서큐버스 양!
이유는, 바로 뇌진탕이었습니다!’를 찍을 뻔 했다.
“흐으, 흐으···.”
“아주 귀엽게 가셨네.
릴리트님?
누님?
···여왕님?”
시온의 장난스러운 말에도 워낙 절정의 반동이 컸는지, 릴리트는 가쁜 숨만 몰아쉴 뿐이었다.
어어, 너무 거칠게 몰아붙였나 싶어서 ‘쩝.’ 하고 입맛을 다시던 순간이었다.
“···죽었어, 너.”
갑자기 릴리트의 붉은 눈동자가 번뜩이더니, 시온의 멱살을 낚아챘다.
그리고는 그가 미처 저항하기도 전에 그를 벤치에 앉히더니 말릴 틈도 없이 바지와 속옷을 한 번에 벗겨 내렸다.
“리, 릴리트님?”
“너만 그런 스킬 쓸 줄 아나본데, 아니거든?
네가 이 여왕님을 얕봐도 너무 얕봤다 이거야.”
시온이 미처 말릴 틈도 없이 바깥나들이를 나온 대장군 똘똘이.
아까부터 너무 자극적인 릴리트의 몸을 보느라 땀을 흘렸는지 우리의 똘똘이가 역시 물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푸훗!
뭐야.
너도 흥분했었구나?”
“크흠.
릴리트님의 그 고운 자태나 방금 전의 귀여운 모습을 보고 멀쩡할 남자가 있을 수가···.”
아, 있구나.
김유현이 있네.
그러고 보니 그 놈은 릴리트님이 이보다도 더 한 유혹을 했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거기에 안 넘어가고 버텼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네가 내거 아주 많이 맛 봤으니까 나도 먹어도 되는 거지?”
“리, 릴리트님.
잠깐만, 잠깐만요.”
“내가 잠깐이라고 할 때 네가 멈췄었나?”
“···아뇨.”
“그런데 뭘 바라는 거니.”
히죽, 웃는 그녀의 모습에서 시온은 서큐버스 퀸의 악마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째 다음에 괴성을 지르고 있는 놈은 자신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 말이다.
“허억!”
역시나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시온은 자신의 물건을 감싸며 휘몰아치는 촉감에 허리에 바짝 힘을 주었다.
그 말캉한 혀로 어찌나 강하게 감아올리는지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올 정도였다.
입술로 조이면서, 혀로 끝을 핥아대는데 여성의 속살로 삽입하는 것과는 또 다른 쾌감이었다.
서큐버스 퀸이라는 호칭답게, 릴리트의 강약을 조절하는 모습이 일품이었다.
입술로 조이고, 혀로 핥다가 다시 쭈욱 하고 빨아들이니 시온은 당장이라도 뭔가가 요도를 통해 쾅!
하고 터져나갈 것 같은 감각을 통제하느라 곤혹을 치러야만 했다.
“그아아앗···!”
시온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오자 릴리트는 히죽 웃으며 동작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자신을 이렇게나 젖게 만들고, 거기에 아주 엉망으로 가게 만들었으니 그에 합당한 대가도 받을 겸, 자신의 것을 직접 맛보았으니 이제 자신이 직접 맛볼 차례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입술이 남성을 문 채로 삼키고 빼내는 움직임이 반복된다.
끝까지 오는 듯 하다가 다시 뿌리 끝까지 삼켜버릴 듯 릴리트의 입 속에서 시온의 똘똘이가 왕복 운동을 전개한다.
“리, 릴리트님.
지, 진짜 위험하거든요···?”
원래였다면 벌써 사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온은 필사적으로 버티고 버텨냈다.
여왕이라는 이의 얼굴에 제 흔적을 남기는 것도 그랬지만, 만약 이대로 릴리트에게 굴복한다면 이후 두고두고 놀림을 받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였다.
쭈웁, 쭈으읍―.
하지만 그게 릴리트의 자존심을 역으로 더 건드리고 있었다.
이 정도 했으면 슬슬 못 견디고 사정을 하는게 정상인데, 이 남자가 버티고 앉아있으니 몽마 여왕 체면이 참 말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입술로 남성 끝을 물고는 혀로 핥으면서 점점 더 빠르고 강하게 자극한다.
거기에 당장이라도 목구멍 너머로 삼켜버릴 듯 남성을 깊게 넣기까지 하니 시온으로서는 천국으로 직행하는 문 바로 앞에 서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버티려고?
어림도 없다!’
그렇게 소리를 치며, 릴리트는 목젖에 살짝 씩 닿을 정도로 남성을 삼켜댔다.
덕분에 뿌리 끝이 입술에 닿으니 시온도 더는 저항치 못하고 결국 이를 악물고 말았다.
왈칵!―.
목구멍 속으로 쏟아지는 질척한 액체에 어지간해서는 입술을 뗄 만 한데, 릴리트는 그럴 마음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더 뿜어내라는 듯, 자신에게 더 맛난 식사를 대접하라는 듯 고개를 물리지 않고 있었다.
“허어··· 으아···.”
결국 남자의 사정이 다 끝날 때까지, 여인은 입을 물리지 않았다.
잠시 볼을 오물거리며 내용물을 한가운데에 다 모은 릴리트는 그걸 꿀꺽!
하고 목구멍 너머로 전부 삼켜버렸다.
“아.
이제야 좀 뭔가 차오르는 것 같네.”
부족한 마나에 허덕이던 서큐버스 퀸이 후련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시온이 ‘내 패배다···.’ 라는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있자, 릴리트가 아찔한 미소를 짓는다.
“확실히 조금 끝 맛이 비리기는 한데, 어쩌겠어.
이 맛에 먹는 건데 말이야.”
“···이렇게 보니 진짜 서큐버스네요.”
“너무 얌전하게 놀아주니 내 본 모습을 잊은 건 아니지?
마음만 먹으면 널 홀라당 잡아먹을 수도 있다고?”
“호오?
그 전에 제가 먼저 잡아먹을 수도 있습니다만.”
예속의 계약 때문에라도 릴리트는 시온의 모든 것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전패는 아니더라도 일단 80퍼센트는 지고 들어간다는 소리였다.
“그래서, 어쩔 거야?”
“예?”
“나 아직 배고픈데.
너도 배 덜 찼잖아?”
릴리트는 슬쩍 제 균열을 손으로 훑어서는 거기에서 묻어나온 제 애액을 쭈우욱, 하고 빨아먹으며 시온을 바라본다.
한 눈에 봐도 남자를 유혹하는 몸짓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자극적인지, 시온의 똘똘이가 그 사이를 못 참고 부활했다.
“우후후.
네 물건은 쌩쌩하다는데, 어때?
이번에는 누가 먼저 가는지 시합 한 번?”
“···그렇게까지 패배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겠죠.”
역시나 미소를 지은 채 릴리트의 도전을 받아들인 시온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잠깐 벤치를 바라보다가, 아무래도 저기는 불편할 것 같다 싶어서 그냥 풀밭 위에 릴리트를 넘어트리고는 그 위를 점거했다.
“풀냄새.”
“좋잖아요.
외식 하는데 고기만 먹을 수는 없으니 풀냄새라도 맡아야죠.”
“뭐야, 그거 재미없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한가득인 릴리트였다.
시온은 가볍게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곤, 흠뻑 젖어있는 그녀의 균열에 역시나 흠뻑 젖은 제 남성을 가져다 대었다.
“으응···.”
바로 넣지 않고 일단 살살 돌리며 간을 보니, 릴리트가 기분 좋은 신음을 내뱉으며 어서 넣어달라는 듯 허리를 돌려온다.
사실 시온도 얼른 릴리트의 속살을 먹고 싶었기에 거절치 않고 그대로 남성을 밀어 넣었다.
“으읏.”
“하앙!
흐으으!”
릴리트가 얼른 시온을 껴안으며 동시에 바짝 힘을 주니 남성이 주욱 하고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이제는 아예 남성을 스스로 집어삼키는 통에 시온은 헉, 하고 짧은 탄성을 내질렀다.
“뭐해?
벌써 가버린 건 아니지?”
“···출발하겠습니다, 여왕님.”
철썩!
철썩!―.
물에 젖은 살과 살이 부딪치는 음란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던 릴리트.
하지만 곧 예속의 계약으로 인해, 그리고 그보다도 더 큰 정신적 쾌락에 의해 입에서 교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으흥!
아응!
아!
아앙!
으응!”
짜릿한 감각, 벼락같은 쾌감이 릴리트의 온 몸을 휩쓸고 지나간다.
당장이라도 가버릴 것 같은 엄청난 쾌락의 향연이었지만, 릴리트는 억지로 버텨냈다.
벌써부터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에는 좀 이르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온은 그런 릴리트의 결심을 단 한 마디로 깨부수고 말았다.
“후우··· 릴리트님.”
“하앙!
응!
으응!
왜, 왜!
하악!”
“사랑해요.”
“···어?”
순간 잘못 들었나 싶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시온은 슬쩍 고개를 숙이고는 그녀의 귓가에 다시금 속삭였다.
“사랑한다고요, 릴리트님.”
사실 반쯤은 장난이 섞인 진심.
그걸 릴리트도 어렴풋이 눈치는 챘지만, 또 반은 진심이라는 것이 방아쇠를 아주 세게 당기고 말았다.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고, 안 그래도 거세게 몰아치던 파도 같은 쾌감이 순식간에 집채만한 해일이 되어서는 릴리트를 그대로 휩쓸어 버렸다.
“아응!
히익!
으그그긍!
너, 너 그런 말은 반칙···!
하악!
바, 반칙이잖아···!”
굳이 말하자면 반칙이지만, 남녀 사이에 반칙이 또 어디 있는가.
좋아하고, 서로를 탐하고, 그러다가 사랑하고 또 몸을 섞는 것에 말이다.
순식간에 정상 끝까지 다다른, 절정의 시기.
릴리트는 더욱 강하게 시온을 끌어안으며 애달픈 목소리로 말했다.
“아응!
시, 싫어!
하악!
가, 갈 것 같아.
으으응!”
“그게 뭐가 싫은데요?”
“가, 같이 가.
같이 가고 싶어.
히응!
아흥!
가, 같이 갈래.
같이 가줘!”
“···같이요?”
“으응!
가, 같이!
같이!
아앙!
하앙!”
남자를 껴안은 채 애타게 부탁하는 여인의 모습.
시온은 알겠다는 듯 억지로 속도를 더 올림과 동시에 차오르는 사정감을 참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거대한 해일이 남녀 모두를 덮칠 무렵, 둘의 고개가 거의 동시에 뒤로 젖혀졌다.
“아아···!”
두 남녀는 서로를 강하게 끌어안으며, 온기와 그보다 더 따스한 감정을 나누었다.
불어오는 미풍에 릴리트가 두 눈을 감고 색색이고, 시온은 그런 여인을 내려다보며 땀에 젖어 볼에 달라붙은 머리칼을 천천히 떼어주었다.
은은한 월광 아래, 밤하늘의 선선한 바람이 땀을 훔치는 때였다.
달빛이, 참으로 좋았다.
―――――――작품 후기―――――――
휘황찬란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