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127)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127화(127/439)
127―――――
누님들, 보통이 아님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식구들 데리고 뒤로 빠져.”
“···.”
“이 이상 나와 내 형제자매들을 가로막으면, 그 때는 정말 왕국보다 너희들을 먼저 쳐 없애고 그 이후 남쪽으로 내려갈 거다.”
콰앙!
쩌적!―
도저히 여인의 몸으로 행할 수 없는 일을, 눈앞의 제 자매는 해내고야 말았다.
그 단단하다는 북쪽의 나무로 만든 원목 탁자가 주먹질 한 방에 그대로 두 쪽이 나서는 허물어진 것이다.
“무, 무례하오!
아무리 그래도 여기는 아이기오르의 게르로···.”
“그 주둥이 닥쳐라.
사지를 토막 내서 승냥이들에게 던져주는 수가 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눈앞의 저 여인은 자신에게 반했던 자들을 손수 토막 쳐서 승냥이들의 맛난 한 끼 식사로 던져준 전적이 있었다.
노인은 입술을 깨물면서 다시금 그녀에게 뭔가 쏘아붙이려고 하다가 옆에 앉아있던 다른 여인이 손을 내밀어 자신을 제지하자 침음을 내뱉고는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하아, 한숨을 내뱉은 에오스는 앞에 앉은 자신의 자매를 바라보았다.
생긴 것은 같으나 생각하는 바는 전혀 다른, 달라도 너무 다른 제 쌍둥이를 바라보며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런 식이면 결국 모두 파멸이야.
너도 알고 있잖아?”
“헛소리.
파멸은 너와 같은 겁쟁이나 당하는 거다.”
“파멸을 겁내지 않는다고 그게 다 용감한 게 되는 건 아니야.
오히려 미련하다고 하지.”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에오스?”
“왕국과의 싸움은 불가능해.”
확신에 찬 어조에 여인의 눈썹이 분노로 꿈틀거렸다.
자신의 힘을, 부족의 힘을 두 눈으로 목격했으면서도 저런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다니.
저건 자신에 대한 모독이자 더 나아가서 부족 전체를 욕하는 것과 다름없는 말이었다.
“정녕 내 길을 가로막겠다, 이거냐?
정말 내전이라도 벌이고 싶어?”
“원하는 대로 해.”
그 말에 칼타의 수장, 쟌 테무친은 이를 악물었다.
지금 자신의 자매이자 이 아이기오르의 지도자인 에오스 버일러는 이유 없는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에오스는 내가 아이기오르를 어찌 하기 어렵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
쟌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왕국 타도이다.
두 쪽으로 나뉜 자신의 부족을 통일하고 싶지만, 하나의 공통된 목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잘 화합하지 않는 것이 이 바닥의 논리.
때문에 그녀는 왕국 침공을 빌미로 흩어진 민심을 한 곳으로 끌어 모으고 야만의 땅이라 불리는 이 북부에도 강력한 왕국이 생기기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에오스는 그걸 반대하고 있어.
도대체 왜!’
칼타를 이끄는 입장으로서 아이기오르를 공격하게 되면 기껏 자신에게 몰려있던 민심을 다시 잃을 수도 있다.
그 뿐 만인가?
당장 왕국과 본격적으로 전쟁을 벌이기도 전에 병력의 반을 잃을 것이다.
지금 자신은 아이기오르와 뜻을 함께 하여 병력 손해 없이 왕국으로 진격하는 것을 최고의 상황으로 상정하고 이 자리에 온 것이다.
당장 왕국의 특사라는 놈이 왔을 때도 아이기오르가 칼타와 마찬가지로 그를 왕국으로 돌려보냈다고 했기에 드디어 뜻이 좀 맞나 싶었다.
“도대체 이유가 뭐지?”
“···.”
“바로 직전까지만 해도 왕국의 특사를 너 역시 돌려보내지 않았나?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 거 아니냐.
왕국과 대화 대신 전쟁을 선택하겠다, 그런 뜻 말이야.”
“난 특사를 돌려보냈지, 예전의 우리 선조들처럼 목을 잘라서 보내지는 않았어.”
에오스의 말에 쟌은 하!
하고 기가 막히다는 탄식을 내뱉었다.
“왕국의 속을 진정 모르는 것이냐?
특사는 핑계다.
그걸 거부한 순간 이미 저들과 우리는 각각 죽음과 삶을 경계로 하는 전쟁을 택한 것이란 말이다!”
“그게 아닐 수도 있어.
나 또한 그럴 생각으로 특사를 돌려보낸 게 아니고 말이야.”
“네 생각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
나머지 부족민들은!
그저 왕국에 기대어 살아가라는 소리냐.
우리는 이 겨울의 땅에서 벼려진 얼음이자 눈보라고 폭풍이다.
왕국 따위는 우리가 한 번 몰아치면 놀라서 달아날 것이다.
저들이 이곳까지 오게 둘 필요도 없어!”
그렇게 소리치며 쟌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치 한겨울의 눈 폭풍이 불어 닥치듯, 그녀의 몸에 싸늘한 한기로 중무장한 마나가 이리저리 회오리치다가 사그라들었다.
“잊지 마라, 에오스.
우리는 이 북쪽 너른 땅의 칼바람이자 눈보라고 겨울 그 자체다.
괜히 이 땅에 봄바람을 들여 봤자 아무 쓸모없어.
이 땅에 사나움이 사라지는 순간, 왕국은 그동안 숨겨왔던 이빨을 드러내고 우리들을 전부 쓸어 담으려 할 거다.”
쟌은 그 말을 끝으로 게르를 나섰다.
오늘은 자신의 자매와 이야기의 끝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접은 채로.
“···.”
그런 쟌의 사라져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리에 앉아있던 에오스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여전히 꽉 막힌 제 자매, 그리고 매번 이렇게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모습에 가슴만 아플 뿐이었다.
“칼타의 움직임은 좀 어떤가요.”
에오스의 질문에 옆에 서있던 노인이 급히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아직은 북쪽 설원지대 근처에서 대기 중이라고 정찰병이 전해왔습니다.”
“···.”
“하지만 테무친이 돌아간다면 당장 남하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둘 중 하나겠죠.
아이기오르와 부딪치거나, 아니면 우리를 무시하고 왕국으로 남하하거나.”
“만일 왕국으로 그대로 남하한다면 어찌 하실 생각이십니까?”
“글쎄요.”
에오스는 가만히 제 앞의 빈자리를 쳐다보다가 저도 모르게 말했다.
절로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으스스한 말을 말이다.
“뒤를 쳐야하려나.”
“버, 버일러?”
뒤를 친다는 건 보통 소리가 아니다.
아예 왕국과 연합해서, 한 때는 같은 부족으로써 나름 괜찮게 지내던 이들을 협공하여 학살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았으니까.
“버일러.
진심이십니까?”
“만일 왕국과 정말 전쟁을 벌일 생각이라면 모두가 빠져 죽을 구덩이에서 최소한 내 사람들은 빼내고 싶군요.”
“아이기오르를···.”
지금은 몰라도, 원래 아이기오르와 칼타는 부족을 나타내는 이름이 아니다.
서로가 여러 북부의 야만족들이 합쳐져 있는 형태로, 그 사이를 나누는 건 부족이 아니라 어떤 여인을 지도자로 믿고 따르는가에 갈려있었다.
왕국과의 결전을 주장하며 그들의 땅을 점령하여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여 살사는 쟌 테무친을 따르는 이들이 칼타.
왕국과의 화친을 말하며 비록 부족한 땅이지만 조상들이 그래왔듯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 에오스 버일러를 따르는 자들이 아이기오르.
‘언뜻 보면 테무친의 주장이 훨씬 더 좋고, 미래를 위하는 것 같아 보이지.
하지만···.’
그게 가능했다면 진작 이루었을 일이다.
왕국이 자신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 하는 건 이 북쪽 땅의 추운 기후와 자신들이 구사하는 위장후퇴전술, 그리고 그게 가능한 지형 때문이다.
그 이점을 전부 포기하고 남하한다는 건, 그냥 승냥이의 아가리로 목을 들이미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걸 알기에 버일러께서는 어떻게든 부족 전부를 설득하셔서 이 땅에 머물게 하고 대신 왕국과 교역을 통해 그들을 먹여 살리고자 했지만···.’
북부의 땅은 농경 생활을 하기에 부적합하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거래품인 식량을 생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목초 지대가 있어서 양과 염소, 말 등을 교역품으로 정하긴 했지만 대량으로 거래하는 건 무척이나 힘들었다.
결국 목초지대보다도 더 북쪽, 매일이 눈보라인 설원지대로 향하여 희귀한 몬스터를 사냥해 거기에서 나오는 부산품을 거래하는 방법이 최선이었는데, 그마저도 요즘에는 과하게 몬스터를 잡다보니 씨가 말라버린 형국이라 결국 거래품이 줄어드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 실수였어요.
잠깐의 욕심에 눈이 멀어서 몬스터들을 대대적으로 잡아들였더니 그게 역으로 우리들의 목줄을 조여 올 줄이야.”
“전사들이 너무 광적으로 사냥에 집착했습니다.
단 3년 만에 몬스터들의 씨가 마르고, 그나마 남아있던 놈들도 전부 칼날 산맥으로 도망칠 줄은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교역으로 이루었던 3년간의 짧았던 평화도 그렇게 종말을 맞이했다.
북부는 다시 예전의 그 가난했던 곳으로 돌아가야 했고, 배부르고 풍족한 생활을 영유할 줄 알았던 사람들은 전보다도 더 한 고통에 허덕여야 했다.
결국 사나워지고 흉흉해진 민심은 갈 곳 잃은 분노로 번져 이글거렸고, 그 목표는 애꿎은 왕국에게로 향했다.
아니, 어쩌면 그 불길은 당연한 것이었다.
대대로 북부의 민족은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왕국의 국경을 침범하여 약탈로 그걸 채웠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되니 자연스레 왕국에 적대적인 분위기를 세우고 있던 이들과, 그들의 지도자인 쟌에게로 북부 민족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이내 하나의 거대한 세력을 만들었고, 그 이름을 칼타라고 스스로 명명했다.
그들은 쟌에게 ‘테무친’ 이라는 이름을 바치며 자신들을 이끌기를 청했다.
북부 민족 사이에 내려오는 전설적인 전사의 이름을 스스로 바친 것이었다.
“난 부디 내 언니가 그걸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랐어요.
아무리 이런 저런 세력이 모였다고 해도 강자가 이끌지 않는 집단은 이 험한 북부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버일러의 자매는 결코 부족을 저버릴 인물이 아니지요.”
“그래요.
멍청한 언니 같으니라고.
배 곪고 불쌍하게 살아가는 부족들을 보고 견딜 수가 없었던 나머지 그걸 수락하고 말았죠.
그들이 내민 칼을 붙잡으면 그 이후 어떤 일을 벌여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으면서.”
왕국을 약탈하는 것과, 아예 전면전을 펼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북쪽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왕국 북부의 영지들은 일부러 그들과의 싸움을 피하기 위해 일정량의 식량을 그들에게 내어주는 식으로 약탈을 방지했고, 여태 북부의 여러 부족들도 딱 정해진 선에서 약탈을 하며 자칫 왕국의 토벌군이 북부로 오는 것을 방지했다.
어쩌다 보니 서로 어떻게든 공생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었다.
그게 서로 칼을 들이밀며 피를 좀 보는 것이라고 해고, 아예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엄청난 혈전까지는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왕국의 영토를 침략하여 그 영토를 점령하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야.
단순히 영지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왕국 전체를 향해 선전포고를 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
상황이 심각해짐을 알아차린 이들은 다급히 칼타를 막기 위해 그동안 왕국과 유화적인 분위기를 취하고 있던 에오스에게 모여들었다.
그리고 칼타와 그 지도자인 테무친을 막기 위해 역시나 또 다른 전설적인 전사의 이름, ‘버일러’ 를 에오스에게 바치며 저들을 막아주기를 바랐다.
자신의 자매, 그리고 자신의 동포들과 대립하는 건 죽어도 싫은 에오스였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히스파냐 왕국과의 전면전이 코앞인지라 칼타를 막기 위해서라도 결국 평화를 주장하며 새로이 모인 이 집단의 수장이 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왕국의 특사를 돌려보낸 지 얼마나 되었죠?”
“한 달이 다 된 시점입니다.”
“···왕국이 무슨 결정을 내려도 진작 내렸을 때군요.”
“어쩌면 이미 토벌군이 결성되어 진격을 시작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게 우리의 한계죠.
저들과는 달리 우리는 믿을 수 있는 눈도, 귀도 없어요.
전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적의 동태를 살피는 것인데 그것조차 우리는 제대로 하지 못 해요.”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오직 이 땅만을 고향 삼아 지내던 이들인데 말이죠.
저 거대한 영토를 지닌 왕국과 전면전이라니,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이건 먼저 쳐들어가는 쪽이 무조건 더 많은 피를 흘리고, 더 심한 상처를 입은 싸움이다.
그 상황에서 아무리 왕국의 영지를 불태우고, 그 땅을 차치한다고 해도 북부의 민족은 지키는 것에는 영 소질이 없는 자들이다.
들이치고, 기습하고, 약탈하고, 퇴각하며 괴롭히다가 다시 측면을 노리는 것은 자신들의 장기이자 밥을 먹는 것보다도 더 쉬운 일이다.
하지만 한 자리에 굳건히 버티고 서서 뭔가를 막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부디 왕국이 우리의 뜻을 알아차렸으면 좋겠네요.”
“저도 처음 버일러께서 특사를 돌려보내신다고 했을 때 크게 놀랐습니다.
테무친처럼 전쟁이라도 택하시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대라면 내 뜻을 오래 지나지 않아 알아차릴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에오스가 왕국의 특사를 제대로 만나보지도 않고 돌려보낸 이유?
그야 당연한 것이다.
제아무리 왕실의 특사라고 해도 결국 이쪽이 보기에는 ‘전령’ 에 지나지 않는다.
동등한 위치에서 북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야만족들이라고 깔본다면 그렇지 않아도 성난 민심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
에오스는 해서 왕국에 은밀히 전달한 것이다.
겨울의 성난 눈보라를 진정시키고 싶다면 이쪽 상황에 걸맞은 걸출한 이들을 보내라고.
북부의 여러 민족들이 보기에 왕국이 자신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전해주라고, 동시에 이쪽의 자존심을 지켜달라고 말이다.
‘만에 하나 정말 왕국이 전쟁을 택한다면,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할지도.’
자신도, 그리고 쟌도 강하다.
그건 왕국도 인정할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나 자랑하는 상급 기사들과 싸워도 승리할 수 있는 전사들이니까.
하지만 다른 부족민들은?
그들은 자신과 쟌과는 다르다.
정말 전면전이 벌어지면 그 때는 후일을 장담할 수가 없다.
“버일러!
버일러!”
게르 밖에서 다급히 에오스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경계병들에게 그를 들이라 허락하니, 잠시 후 정찰병으로 보이는 이가 게르 안으로 다급히 들어왔다.
“버일러를 뵙니다!
정찰 도중 갑작스러운 일로 급히 직접 보고를 드리러 오게 되었습니다.”
“···칼타가 움직이기라도 했나?”
일개 정찰병이 버일러의 게르로 보고를 올릴 정도라면 그 정도 소식은 되어야 할 것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듯 에오스가 강하게 주먹을 쥐는 순간이었다.
“그, 그게 아닙니다.
방금 왕국 쪽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저희 땅으로 넘어왔습니다.”
“왕국 쪽에서?”
그 순간 에오스는 칼타가 움직였다는 보고를 듣는 것보다도 훨씬 더 긴장되었다.
왕국의 뜻은 무엇인가, 전쟁인가 아니면 마지막 대화 요청인가.
“저희 쪽 전사가 대화를 요청하니 자신들은 북부의 모든 자들과 회담을 요청하겠다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호위대의 지휘자로 보이는 이가 신분을 밝혔는데···.”
“밝혔는데?”
“와, 왕실 기사단의 부단장이라고 합니다.”
그 순간 에오스 옆에 서있던 노인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일개 호위대의 지휘자가 왕실 기사단의 부단장이라니?
무슨 왕실의 인사라도 행차했다는 소리인가?
“···허면 회담을 요청한 이는 누구지?”
여기가 중요하다.
그저 그런 인물을 보냈다면 그 회담은 묵살될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그 반대로 엄청난 이가 안에 타고 있다면, 제아무리 칼타라고 해도 응할 수밖에 없다.
“미천한 저로써는 잘 모르는 이름입니다.
클라우젠의 후계자라고···.”
히스파냐의 방패!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에오스는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보통의 북부인들은 모를 테지만, 왕국과 교류를 하는 동안 그녀는 알게 모르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클라우젠 변경백령, 왕국의 국경 하나를 통째로 책임지는 가문에 대한 정보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북부에 왔었던 상인들의 말에 의하면 최악의 애송이였다가, 순식간에 돌변해서는 적국을 사정없이 박살냈다는 그 젊은 전쟁영웅이 여기로 오고 있다고?’
도대체 왕국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 에오스는 고민에 잠겨야만 했다.
―――――――작품 후기―――――――
덥썩―추천 안 누르신 것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