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130)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130화(130/439)
130―――――
누님들, 보통이 아님
어··· 시발?
이런 염병할?
이게 아닌데.
이렇게 벌써부터 목숨을 건 혈전을 치르면 안 되는데?
‘이런 시펄!’
시온은 속으로 비명을 내지르며 급히 에오스를 말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소리를 미처 지르기도 전에, 이미 그녀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내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에오스!”
“닥쳐, 이년아!”
콰아앙!―
분명 칼과 칼이 부딪쳤으니 응당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나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무슨 운석이라도 충돌하는 것 마냥 굉음이 터져 나왔다.
어찌나 충격이 컸는지 쟌과 에오스 모두 말에서 붕 떠서는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버일러!”
“테무친!”
아이기오르와 칼타 쪽에서 각각 자신들의 지도자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두 여인 모두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듯, 아주 가볍게 대지 위에 착지했다.
말에서 떨어졌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동작으로.
“···무슨 짓이지?”
“너야말로 무슨 짓이야.”
“왕국의 개들을 잡으러 왔다.
또 이상한 말로 부족들을 사분오열 시켜서···.”
“저들이 지금 나와 네 사이를 이간질시키려고 온 거로 보여?
마지막 판단을 하기 위해 온 거잖아.
지금 저들에게 손을 대고 왕국과 전쟁을 벌이게 되면 의견 따위가 사분오열되는 게 아니라 우리 부족민들의 사지가 찢겨 나갈 거라고!”
그러자 쟌은 칼을 고쳐 쥐고는 제 동생을 똑바로 겨누었다.
“내가 그렇게 되지 않게 막을 것이다.”
“···네가 강하다는 건 알아.
하지만 왕국에 너와 싸울 수 있는 전사가 또 없을 것 같아?”
“이기면 된다.”
“내가 그래서 빌어먹을, 네년이랑 뜻을 함께 할 수 없는 거야!”
사람을 이끄는 존재라면 응당 더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이 필수적이다.
당장은 이득을 취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얼마동안은 성공해서 유지할 수 있더라도.
지도자는 그보다도 훨씬 더 멀리 바라보며 일을 계획해야 한다.
전사는 당장 앞의 전장을 바라보며 칼을 휘두르고 말을 달리지만, 사령관은 그보다도 더 먼 곳을 바라보며 전사들을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나라고 우리 부족들이 행복한 삶을 영유하는 걸 원치 않는 줄 알아?”
에오스의 칼날이 정확히 쟌의 허벅지를 노리고 날아든다.
다리를 다치게 만들어 제압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다.
혈관을 잘라내서 무조건 죽여 없애겠다는, 북부 야만 전사들 특유의 공격법이었다.
쟌은 그 잔혹한 공격에서 몸을 빼내거나, 방어하는 방식이 아니라 먼저 유효타를 날려서 에오스의 공격이 스스로 무뎌지도록 만들었다.
자신의 공격 거리가 조금 더 짧다는 걸 이용하여, 제 동생의 옆구리를 베어낼 생각이었던 것이다.
에오스는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공격을 유지하면 쟌, 제 언니는 무조건 치명상을 입는다.
하지만 그건 옆구리를 깊게 베일 자신도 마찬가지.
이대로 둘이 동시에 쓰러지면 이 흉흉한 상황에서 자칫 아이기오르와 칼타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왕국이 북부 점령을 결행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칫.’
입술을 깨문 에오스는 살짝 몸을 돌리며 칼을 안쪽으로 틀었다.
덕분에 그녀의 공격이 도중에 틀어지자 쟌은 일말의 표정 변화 없이 칼을 회수하여 몸을 한 바퀴 돌린 다음, 다시 강하게 수직으로 내리쳤다.
카가각!―.
불똥이 튀면서 두 전사가 힘겨루기를 하며 서로를 노려본다.
자매라는, 어느 누구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로 태어났지만.
서로의 뜻이 달라도 너무 달라 누구보다도 더 먼 사이가 되었던 자매.
“이럴 필요 없잖아.”
“···.”
“그냥 보호자가 되어도 충분했어.
바로 앞만 바라보며 더 먼 곳을 내다보지 못 하는 이들의 억지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 않아도, 그들의 보호자가 되지 않아도 뭐라 할 부족민들은 없었어!”
“···언제까지고 기대어 살 수는 없는 법.
난 우리 북부가 완벽히 독립되기를 바란다.”
“그 잘난 나라를 세우면, 왕국에게 기대지 않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나마 이어지던 교역로마저 전부 끊어버리고?”
“···.”
“그걸 떠나서, 과연 우리 부족들이 그 생활을 견딜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일상이 말을 달리고, 들판에서 가축을 기르던 부족민들이 정말 그런다면 행복해질 것 같아?”
그에 쟌은 이를 악물고는 양 손에 힘을 주어 그대로 에오스의 칼을 밀어냈다.
동시에 이따위 병장기는 필요 없다는 듯 들판 위에 칼을 버리고서.
그대로 주먹을 들어 뒤로 밀려나던 제 동생의 얼굴을 후려쳤다.
뻐억!―.
피가 튀고 에오스의 얼굴이 옆으로 홱!
하고 돌아갔다.
어지간한 전사라고 해도 버티지 못 할 정도로, 골이 뒤흔들릴 만한 충격.
하지만 에오스는 담담하게 입을 우물거리고는 핏덩이를 뱉어냈다.
그리고는 자신 역시 이따위 날붙이는 필요 없다는 듯, 쟌과 똑같이 주먹을 휘둘렀다.
뻑!―
쟌 역시 그대로 얼굴에 일격을 허용했다.
두 걸음 뒤로 물러서며 충격을 받아낸 그녀는 단 한 번의 일격으로 다 터져버린 입술에서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닦아내곤, 제 동생을 노려보았다.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
왕국을 향해 당장 진격해야 해.”
“죽고 싶으면 너 혼자 죽어.
아니, 그게 아니지.
그냥 그 빌어먹을 부족민들을 위해 스스로를 장작마냥 집어던지겠다는 거잖아!
정신 차려.
이 미친년아!
저기는 지옥이야.
왕국이 여태 우리를 놔둔 걸 그저 우리가 강해서 겁먹었다고 판단하지 말라고!”
동생의 비명에, 쟌은 속으로 침음을 내뱉었다.
모르는 것이 아니다, 자신도 희미하게는 느끼고 있다.
지금 자신이 벌이고 있는 이 모든 짓들이 전부 의미 없는 허상이 될 수도 있음을.
전부를 데리고 불길로 뛰어드는 지극히 멍청한 짓임이 될 수 있음을.
‘하지만, 우리도 이제는 막다른 길이다, 에오스.’
3년 동안의 그 교역은 2백년이 훨씬 넘는 세월 동안 지속되어 왔던 북부 부족들의 생활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항상 주린 배, 장작은커녕 태울 것으로 쓸 가축들의 분(糞)조차 부족하여 항상 추위와 싸워야 하는 곳, 모든 것이 부족하고 처량하기만 하던 이 땅에 처음으로 풍족함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낯설었고, 시간이 지나니 비로소 삶이 편해졌으며 거기에 익숙해지니 이제는 포기하기 힘든 것이 되었다.
그것이 모든 것을 당긴 방아쇠였다.
3년 동안 지속되었던 교역이 북부의 물품 고갈로 점점 뜸해지자 이곳은 예전처럼 다시 배고프고, 추우며, 부족한 곳이 되었다.
‘결국 북부 부족들은 결정을 내렸지.
다시 빼앗기로.
아니, 빼앗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왕국과 같은 세상을 건설하고, 그곳에서 살아보기로 말이야.’
불가능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인간이란 존재는,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것이 더 크니까.
퍼억!
퍽!
몇몇 움직임으로 속임수를 쓴 쟌이 에오스의 복부에 강력한 발차기를 쑤셔 넣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에오스의 몸이 구부러지자 다시 얼굴을 가격한다.
그 통렬한 일격에 입술이 찢어지고 피가 흐름에도, 에오스는 이글거리는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저들을 놔두면 어차피 몰살이다.
왕국이 내버려둘 리가 없겠지.”
“그걸 알면서···.”
“하지만 내가 그 자리에 같이 한다면, 다를 거다.
어쩌면 왕국의 군대를 깨트릴 수도 있을지 모르는 일이지.”
“그 다음은.
왕국 군대를 상대로 승리하고 그 다음은?
왕국의 군대가 또 몰려오면?
또 싸워야겠네.
그래서 그 다음은?
또 싸울 수 있을 것 같아?
지키는 싸움의 방식과, 빼앗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걸 네가 모를 리가 없잖아.”
항상 단단하게 굳어있는 북쪽의 초원과는 달리, 왕국 쪽으로 조금만 가도 봄이 되면 진탕이 되는 무른 땅, 따스한 온도가 그들을 감쌀 것이다.
기병들에게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 말이 발목을 다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당장 전마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정신 차려.
지금은 칼을 들고 안장에 앉을 때가 아니야.
의자에 앉아서 왕국과 공존할 생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
그게 수틀리면 나도 더는 말리지 않겠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몇 번의 공방 끝에 에오스의 주먹이 쟌의 몸통에 꽂혔다.
정확히 갈빗대에 적중한 터라 그녀는 콜록거리며 뒤로 물러서고는 에오스를 노려보았다.
“그래서, 네 게르 안에 들어간 왕국의 개들이 뭐라고 하더냐.
항복하라고?
왕국에 반하는 자들의 목을 내놓으라고?”
“그 따위 말은 하지도 않았어.”
“아직 안 했을 뿐이겠지.
전쟁과 평화, 둘 중 하나를 고르라.
평화면 당장 우리 칼타를 잠재우고, 예전처럼 얌전히 북쪽에 처박혀서 살아가라는 말을 할 텐데 그와 다를 게 뭐가 있겠어.”
그렇게 말한 쟌이 땅에 내려두었던 거대한 칼을 다시 붙잡는다.
에오스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침음을 내뱉었다.
부디 대화로 풀었으면 했지만, 이렇게 되면 싸움에 응해주는 것이 북부의 예의다.
“우리 북쪽에는 무척이나 좋은 율법이 있지.
기억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에오스.”
“···각각의 지도자들이 목숨을 건 혈투를 벌여 승리한 쪽이 패자의 결정권을 가져가는 것.”
“그 율법만큼은 행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
하지만, 이제는 별 다른 수가 보이지 않아.”
한동안 주먹다짐으로 맞붙던 자매가 결국 다시 칼을 들었다.
북부에서도 무조건 첫손에 꼽히는 두 강자가 저렇게 진심으로 나서겠다고 한다면 십중팔구 동귀어진, 그럼에도 자매 모두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기세였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서로에게 칼을 겨누며 자매가 달려드는 순간이었다.
채앵!
카가각!―.
“아?”
“뭣···?”
눈 깜짝할 사이에, 쟌과 에오스 사이에 한 남자가 끼어들었다.
두 여인의 칼에 당장이라도 토막이 날 것 같았지만, 곧 그는 한 손에는 검을.
다른 한 손에는 칼집을 든 채 두 여인의 공격을 정중앙에서 막아 세웠다.
“뭐냐, 네놈!”
“···당신은?”
쟌은 전혀 처음 보는 얼굴, 하지만 에오스는 잠시나마 봤던 남자.
그저 단순한 호위인 줄 알았던 이가, 북부의 최고 실력자라는 자신과 제 언니의 칼을 각각 한 손으로 막아내고 있는 중이었다.
‘이게 가능하다고?
단신으로?’
상급 기사라고 해도 자신과 쟌을 함부로 상대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남자는, 진심이 담신 공격을 그 찰나의 시간에 끼어들어 막아내고 말았다.
“···끄응.”
김유현은 입술을 깨문 채 두 강자의 칼을 버텨내다가, 에오스 쪽의 칼에서 먼저 힘이 빠지자 칼집을 휘둘러 먼저 그녀부터 떨어트린 다음, 이번에는 양 손 모두를 쟌에게로 휘둘러 그녀 역시 뒤로 물러서게 만들었다.
혼자서 상급 기사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엄청난 강자들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었다.
“갑자기 이런 놈이 어디서···.”
당황한 쟌이 살짝 뒤로 물러서며 칼을 재차 겨누는데, 다시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녀를 제지했다.
“둘 다 그만하죠.
난 이 자리에 칼싸움 보려고 온 게 아닙니다만.”
여유로워 보이는 말투와는 달리, 이마에는 땀이 흥건했다.
자매간의 혈투가 벌어지던 이 전장으로 얼마나 다급하게 달려왔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미친, 진짜 살벌하게 싸우네.’
칼을 휘두르는 건 물론이고, 주먹질을 할 때 시온은 정말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자신은 스치기만 해도 뼈에 금이 갈 것 같은 공격들을 저 여자들은 묵묵히 몸으로 받아내며, 역으로 공격을 할 때는 없나 노리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김유현이 두 눈을 번뜩이더니 확!
하고 뛰쳐나가기에 시온은 정말 삼파전이 되어서 개 난장판이 될까 미친 듯이 내달려서는 자리에 다다르게 되었던 것이다.
“도대체 뭐냐, 에오스.
이 사내들은···.”
“자리가 조금 그렇지만, 일단 인사는 해야겠죠.”
차오르는 숨을 간신히 고르며, 시온은 당당히 쟌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칼이 심히 살벌해보였지만, 여기서 겁먹은 모습을 보여 봤자 좋을 것이 하나 없었기에 시온은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해보였다.
그리고는 에오스에게 했던 것처럼, 무기가 없는 손을 보이며 제 이름을 밝혔다.
“시온.
시온 클라우젠.”
“무슨···.”
“이번 북부와 관련된 일의 최종 왕국 측 결정권자라고 할까요.”
스릉―.
순간, 시온은 목 바로 옆에서 뭔가가 따끔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말 그대로, 눈 한 번 깜빡한 사이에 그녀의 거대한 칼이 목 바로 옆에 닿아있던 것이었다.
‘···이러면 상당히 곤란한데.’
순간 등골이 싸늘해지는 시온이었다.
살기등등한 쟌 테무친, ‘칸’ 의 얼굴도 충분히 무서웠지만 그보다 뒤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릴리트, 리시키다, 그리고 트리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훨씬 더 무서웠다.
“언니.”
상황이 얼마나 최악으로 치달은 것인지, 에오스가 저도 모르게 쟌 앞에서 그녀를 언니라고 부를 정도였다.
김유현도 검을 움켜쥐었지만, 쟌의 칼이 시온의 목에 너무 가까이 닿아있던 터라 바로 나서지는 못 하고 있었다.
“제발, 언니.
그건 아니야.”
“···.”
“진정해.
상대는 무장도 안 한 상태야.
인사를 하는 도중에 죽이겠다고?
그건 우리 북부 전사들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거야.
제발 그러지 마.”
“···.”
“젠장!
이 미친년아!
아무리 왕국과 척을 지겠다고 해도 그건 아니라고!
그냥 사신도 아니고 자그마치 히스파냐의 전쟁영웅이야, 전쟁영웅!
그런 거물을 이런 무식한 방법으로 건드리면 왕국이 어떤 미친 짓을 할지 몰라?”
“전쟁영웅?”
갑자기 이상한 단어에 꽂혀서는 그제야 진지하게 반응을 하는 쟌.
그리고는 상당히 살벌한 눈빛으로 시온을 샅샅이 살피기 시작한다.
덕분에 시온은 목에는 칼이 들어온 채로 그 자리에서 서서는 상당히 애매한 상태가 되었다.
‘무슨 품평회도 아니고.
아니, 동물원 원숭이 구경이라고 해야 하려나.’
뭐든 좋으니 제발 이 칼부터 좀 치워주었으면 싶은 시온이었다.
이러다가 정말 등 뒤에서 트리샤의 불벼락이 쏟아지는 건 아닐까 장난 아니게 두려웠다.
북부의 안정화를 목적으로 찾아왔는데 그대로 불지옥을 소환하는 건 제발 멀리 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때, 에오스의 욕설이 통한 것인지 아니면 시온의 나름 간절했던 바람이 통한 것인지.
“흥.”
여전히 살기등등하기는 했지만, 쟌이 칼을 거두고는 슬쩍 뒤로 물러나는 것이 보였다.
일촉즉발, 목이 떨어지느냐 아니면 불지옥이 현현하느냐의 문제에서 탈출하는 순간이었다.
시온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목을 쓰다듬으며 숨 좀 돌리려는 찰나.
“원래라면 바로 목을 날렸을 텐데, 생겨먹은 면상이 참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오더군.
이 칼에게 저 남자의 피가 묻는 것조차 미안할 지경이구나.”
“···?”
내가 지금 헛것을 들었나?
시온은 황당하다 못해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져 나올 정도였다.
비록 마나 고자라고는 하지만, 이 얼굴 하나로 그동안 헤쳐 나가지 못한 난관이 없었는데.
갑자기 외모 비하 발언이라니?
“꿈에 나올까봐 무섭군.
이래서 왕국 놈들이란.”
“···.”
순간, 시온의 머릿속에서 뭔가가 툭, 하고 끊어졌다.
다른 건 다 참아도, 다 이해해도 저 말만큼은 웃으면서 넘어갈 수 없다.
본인 앞에서 대놓고 외모 비하라니.
이건 시발, 남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내가 릴리트님이나 다른 여자들 보기 미안해서라도 더는 안 만들려고 했거든?
그런데, 빌어먹을.
이건 안 되겠다.
이건 절대 못 넘어가지.
넌 무조건 내가 가져간다.
이 망할 깡패 누님.’
―――――――작품 후기―――――――
핑계 없는 야스는 없다.
핫, 추천 잊으신 거 같습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