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162)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162화(162/439)
162―――――
돌아왔는데, 이건 뭔?
“현재 대륙은 곳곳에서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시온의 예상대로, 현재 히스파냐의 시끄러운 정세를 정확히 겨누는 듯 한 시작이었다.
누디아와의 전쟁은 그렇다고 쳐도 왕성을 공격한, 정확한 정체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무리들.
귀족이라는 자가 대놓고 왕가를 무시하며 노예 시장을 운영한 일이나 몬스터들의 준동, 더해서 야만부족의 거친 움직임과 기다렸다는 듯 터진 북부 귀족들의 불온한 움직임까지.
‘왕국민들이나 귀족들은 물론이고, 당시 에라더 왕자가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었던 사항들이지.
물론 소설에서는 해적들의 대규모 공격까지 있었고 말이야.’
특히나 차기 국왕으로 거론되는 에라더 왕자는 아주 똥줄이 탔을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나라의 혼란은 정말 ‘왕실의 잘못으로 인한 것’ 으로 불리곤 했으니까.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계속되면 그 어떤 왕가라고 해도 흔들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히스파냐 뿐만이 아닙니다.
누디아에서도 온갖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저희 신성 프러센 왕국 측에서는 성지에서 붉은 물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성지에서 말입니까?”
“으음!”
모인 귀족들 중 꽤나 천족들과 관련된 종교에 심취한 이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들이 적당히 추임새를 넣어주자 신성 프러센 왕국의 특사로 온 법복을 입은 남자, 리만은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불길하지요.
온 사방에서 불길한 일들이 생기고, 그로 인해 믿음이 흔들리며 평화가 깨지고 있으니까요.
해서 저희 신성 프러센의 조사단이 누디아에까지 찾아가서 조사를 했고, 마침내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결론이라 하면?”
“현재까지 벌어진 이 모든 일들의 배후에, 바로 마족이 있음을 말입니다.”
리만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말함에도 결코 흥분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아주 나긋한 목소리, 조곤조곤한 말투로 가볍게 말했다.
하지만 리만이 불러온 영향은 전혀 가볍지도, 나긋하지도 않았다.
“마족?”
“갑자기 왜 마족이 튀어 나오는 거요?”
“겨, 결국 그 사특한 무리들이 일을 벌이는 건가!”
“리만 특사.
그게 정말입니까?”
대전에 모인 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역시 이 모든 일에 배후가 있었다!
그냥 벌어진 것이 아니야!
이 빌어먹을 마족 놈들 같으니라고!’ 하며 신성 프러센의 의견에 적극 동조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니, 갑자기 뜬금없이 마족은 왜 언급되는 거야?
누디아와의 전쟁은 그냥 원래부터 있던 일이고 다른 일들도 딱히 마족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라는 식의, 리만 특사의 의견에 일단 선을 긋고 보는 것이었다.
아, 굳이 말하자면 한 가지 반응이 더 있다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저놈이 뭐라고 말하든 그냥 입을 찢어서 죽이고 싶다는 반응 말이다.
‘저 씹새끼, 그냥 김유현한테 시켜서 죽여 버릴까?’
가능하다면 정말 그리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가 무슨 시끌벅적한 시장통도 아니고, 왕궁 한가운데였다.
김유현이 어X신 크X드 마냥 암살에 전문화된 인물도 아니고, 설사 죽인다고 해도 이런데서 죽여 버리면 더더욱 마족의 소행으로 몰릴 수도 있음이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시죠.
너무 일들이 몰려든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자세한 부분은 알지 못 하나 히스파냐에 요 몇 달 사이 불미스러운 일들이 계속 발생했다고 들었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위협하는 일이었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리만 특사의 말에 귀족들은 거기까지는 모두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연속되는 우연의 일치는 결국 계획된 일이라고 했습니다.
빛과 정의를 따르며 천족들의 인도를 받아 조사에 나선 저희는 결국 대륙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마족들의 농간으로 벌어지는 일임을 알아냈습니다.
하여···.”
“말하는 와중에 끼어들어서 미안한데 말입니다.”
대놓고 말까지 끊어버리며 앞으로 나서는 이는, 역시나 시온이었다.
살짝 고개를 기울인 채 뭔가 심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 때문일까.
리만 특사는 그의 반응에 눈매를 가늘게 만들고는 시온을 응시했다.
“신성 프러센 측이나 누디아에서 무슨 일이, 어떤 강도로 벌어졌는지 모르겠지만 히스파냐에서 벌어난 거의 모든 일에는 바로 내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족들이 관련된 부분은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말이죠.”
“그럴 수 있습니다.
원래 마족들은 그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기에 신성 프러센 측의 조사관 정도는 되어야 능히 찾을 수 있는 법입니다.”
역시나 조곤조곤한 말투로 말하고는 있지만, ‘마족들의 흔적을 발견하는 건 너희들 수준으로는 턱도 없는 일이니 그냥 입 다물고 지켜봐라.’ 라는 말로만 들리는 시온이었다.
‘저 시발 것이?’
바로 팩트 폭력으로 뼈까지 아작을 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하지만 여태 자신이 해온 일들 때문에 이 타이밍에 더 나서는 건 독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괜히 더 들이댔다가는 혹시 님 마족 추종자이심?
이라는 반 장난 식의 의혹을 당하는 순간 바로 전세 역전이다.
시작부터 너무 강하게 나가면 놈의 노림수가 될 수 있으니 일단 한 발 물러선다.’
그렇게 생각을 마친 시온은 ‘그렇습니까.’ 라고 답하며 그럴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하는 듯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의 턱을 매만졌다.
그 능청스러운 연기 덕분에 리만 특사는 오히려 히스파냐의 떠오르는 신성을 설득할 수 있겠구나!
싶어 바로 말을 이어나갔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님에 대한 소문은 히스파냐에 들어설 때부터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여태까지 왕국을 혼란스럽게 하던 여러 일들에 나서서 항상 최고의 판단과 행동으로 임해오셨지요.
그만큼 이상한 부분도 느끼셨을 겁니다.
그만한 일들이 이렇게 계속 일어나는 것이 수상하다는 것을 말이죠.”
안 수상해, 그거 다 그냥 내가 나중에 터질 거 미리 터트린 거라고.
그리고 시발!
그 중 절반은 천족들의 사주를 받은 요정 놈들이 벌인 거잖아?
저놈들이 거기까지는 미처 모르고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천족들의 속삭임에 그대로 넘어가서 헬렐레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친다면 말일세.”
에드가 4세가 가만히 리만 특사의 말을 듣고 있다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정말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이 마족들의 짓이라고 한다면, 신성 프러센 왕국은 이제 어쩌려는 것인가?
설마 이 정도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이 먼 곳까지 특사를 보내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네.”
리만 특사와 마찬가지로, 에드가 4세의 목소리 역시 나긋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물론, 번쩍이는 눈동자는 한 마디라도 삐끗할 시 바로 물어뜯겠다는 듯 보였지만 말이다.
“이대로 둔다면 모든 나라가 혼란에 빠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필멸의 땅에 몰려있는 마족들이 경계선을 뚫고 다시금 세상으로 나올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하여, 지난 수 백 년 동안 침묵하고 있던 정의와 빛의 심판을 보이려 합니다.
성전!
신성 프러센 왕국은 성전을 개시하고 아울러 주변 국가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그래, 결국 저게 목적이었겠지.
성전, 성전, 성전.
신이 원한다는 둥, 하얀 날개를 지닌 빛의 사자들이 보호할 것이라는 둥.
이건 대륙 위에서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모든 이성체들이 짊어져야 할 의무라는 둥.
여러 가지 개소리의 향연들로 수놓아질 난장판의 시작이었다.
“성전이라니?”
“지금 연합군을 결성하여 필멸의 땅으로 진격하자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더 지체하다가는 이런 기회조차 없을지 모릅니다.
누디아는 이미 위기이고, 저희 신성 프러센에도 불안한 기운이 가득합니다.
그나마 히스파냐에는 시온 클라우젠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있어 그 모든 것을 분쇄했지만, 아무리 영웅이라고 해도 몸은 하나입니다.
사방에서 일이 터지면 어떻게 하든 모두를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새끼가 그래도 영웅이라고 띄워주기는 하는구나.
거 참 눈물 나게 고맙네.
시온은 리만 특사를 바라보며 역시 아가리를 터는 기술이 뛰어나야 뭐든 잘 풀린다는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딱 저기까지만 들어보면 리만 특사라는 놈의 말에는 문제가 없다.
지금은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불길한 일들, 피해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막을 수 있고, 덤으로 여유도 있으니 이때 나서서 그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는 주장.만약 시간을 주어서 지금은 막을 수 있는 일들이 사방에서 불길처럼 번지면 막는데 급급하여 종국에는 지쳐 쓰러져 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까지.
“리만 특사.
정말 그게 마족들의 짓이 맞기는 한 거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성전이라니.
역사서에나 기록되어 있던 것이 아닙니까?”
“힘듭니다.
누디아와 연합을 하라는 겁니까?”
“생각을 잘 해야 합니다.
오히려 이때에 누디아 측에 우리 히스파냐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법입니다.”
“성전이면 왕국의 정예군들은 물론이고 내로라하는 실력자들도 나아가야 하는 법입니다.
그러다가 또 왕국 안에서 일이 터지면 어쩌려고 합니까?”
순식간에 대전이 소란스러워졌다.
내부의 문제를 외부의 것으로 돌리자는 의견과, 내부가 얼마나 상했는지도 모르는데 외부로 힘을 뺄 수는 없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
에드가 4세는 가만히 의견들을 내놓는 귀족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실컷 떠들어보라는 듯 턱까지 괴고 대전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덕분에 바네사 왕녀는 조금은 긴장한 채로 에라더 왕자를 바라보았다.
분명 자신의 오라비라면, 왕국의 힘을 외부로 보일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그냥 넘어갈 위인이 결코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그때, 리만 특사가 바로 이 시점을 노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누디아에서 마족 추종자들이 출현했습니다.
그들은 저희 신성 프러센 측의 조사단을 방해하고 신체적 위협을 가하려고도 했지요.
해서 성기사들을 투입해 그들을 제압하고 조사를 마쳤습니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다음 목표로 누디아의 왕궁을 생각하고 있었더군요.”
히스파냐의 아픈 부분을 찌르는 리만 특사였다.
여태 단 한 번도 있지 않았던 히스파냐의 왕궁 습격 사건.
성공적으로 막았느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서 애초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것 자체가 왕국의 자존심을 깎아먹고, 분노를 유발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리만 특사는 누디아의 일을 들으며 동시에 히스파냐에 있었던 일 역시 마족 추종자들이 벌인 짓이 틀림없다고, 별 다른 말없이 그렇게 설득하고 있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에 가장 먼저 반응한 인물은, 여태 침묵하고 있던 에라더 왕자였다.
마치 딱 물기 좋은 먹잇감을 발견한 사냥개의 모습에, 바네사 왕녀는 올 것이 왔구나 싶어 한숨을 내뱉었다.
“저 또한 히스파냐로 오는 길에 조사의 일부분을 보고 받았으니 더 자세한 건 본국으로 돌아가 봐야 알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확실하게, 정말 그들이 마족 추종자들이 맞긴 합니까?”
리만 특사를 또 다시 자신의 말을 끊고 나서는 시온의 등장에 불편하다는 기색을 숨기지 않겠다는 듯 헛기침을 해보였다.
물론 시온은 피식, 미소를 짓고는 같잖은 짓은 안 통한다는 듯 말을 이었지만 말이다.
“아까부터 결론은 성전이다, 먼저 쳐야한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마족이 개입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조사단이 가서 뭔가를 발견했다, 찾았다 하는데 되돌려보면 말만 번지르르하고 말이죠.”
“···번지르르 하다니.
말이 조금 과하십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그대의 말마따나 히스파냐의 여러 일들을 겪은 나, 시온 클라우젠입니다.
그런 내가 마족 추종자들이 이번 일에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찾지 못했을 것 같습니까?
당신들의 의견대로 하자면 우리 히스파냐가 그 정도 증거도 찾지 못 하는 멍청한 삼류 국가라고 떠드는 것과 뭐가 다른지요?”
“마족들은 사특한 존재들입니다.
쉽사리 연관된 부분을 찾을 수 있는 것이···.”
“그러면 당신들이 찾았다는 증거를 가지고 오란 말입니다.
말만 해서 가능한 일이었다면 수 백 년 동안 성전을 벌이지 못 했겠습니까?”
“시온 클라우젠 공자.
너무 날카롭게 반응하시는군요.
제 말을 어찌 들으신 건지 모르겠지만···.”
어찌 듣기는.
개만도 못 한 것들이 지껄이는 잡소리로 들었지.
“날카롭게 반응을 해야 정상이 아니겠습니까?
현재 히스파냐의 상황도 모르고 찾아와서는 정확한 증거 하나 없이 성전부터 주장하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지 않습니까.
성전에 얼마나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들어갈지 다 알고 있을 분이 말입니다.”
시온의 말에 여러 귀족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한 증거를 가져와서 성전을 말한다면 또 모를까, 그냥 정황만 설명하고 바로 성전이라는 어마어마한 단어를 꺼내놓아서 왜 이런 소란을 일으키냐는 뜻.
당장 북쪽 야만 부족들의 일과 북부 귀족들의 반역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뒤숭숭한 와중에 내부의 힘을 외부로 보내게 된다면 그 때는 정말 감당이 안 될 것이 확실한 상황이었다.
‘반대가 있을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날카로운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군.’
리만 특사는 시온을 응시하며 쯧, 하고 혀를 찼다.
전쟁영웅이어서 그런지 왕국의 인적, 물적 자원이 손실을 입는 것에 대해 꽤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당장 또 어떤 사건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부 병력을 외부로 보내는 건 큰 위험이 따르니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나 신성 프러센 왕국이 원하는 그림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성전은 반드시 일어나야만 한다.’
때문에 리만 특사는 별 수 없이 비장의 무기를 쓰기로 했다.
비록 신성 프러센 정도는 아니지만, 정의와 빛을 따르며 천족들을 믿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당장 이 자리에 모인 귀족들 중 다수가 바로 자신과 신성 프러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마족들에 대한 적의를 불태우고 성전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가.
‘미안하오, 시온 클라우젠.
하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
리만 특사는 가볍게 한숨을 내뱉고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다는 듯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
아까부터 자꾸 제 말 하나,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십니다.
왕국의 혼란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으신 분이 마족들을 가만히 둔다면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을 알고 계실 텐데 말입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별 거 아닙니다.
다만 혹시나 정의와 빛을 따르지 않고, 다른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거나···.”
애써 돌려 말하지만 ‘너 사실 마족 추종자 아니냐?
이 새끼 완전 이단이네?’ 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그 뜻을 모를 리가 없는 시온이 하?
하고 기가 막힌 탄식을 내뱉는다.
시온의 반응을 바라보며 리만 특사는 속으로 큭, 하고 웃음을 지었다.
왕국의 영웅이라고 하지만 받는 칭송만큼 질시나 의심도 큰 법이다.
그런 자들에게 마족 추종자라는 의심이 얼마나 큰 약점이 될 수 있는지, 그래서 더는 자신의 의견에 토를 달 수 없다는 것을 다 알고 있는 리만 특사였다.
‘그래, 그렇게 뒤로 물러서시오.
그게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니···.’
가장 강하게 반발하던 이를 무력화시켰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설득을 하려던 순간.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감히 누구에게 그딴 말을 하는 것이더냐!”
대전을 쩌렁쩌렁 울리는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어찌나 무시무시한 일갈이었는지, 모여 있던 귀족들이 당황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 할 정도였다.
그리고 리만 특사를 향해 고함을 내지른 여인.
바네사 왕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눈동자에 시퍼런 불꽃을 그리며 그대로 리만 특사에게 당장이라도 주먹을 꽂을 듯 그 앞으로 당도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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