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169)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169화(169/439)
169―――――
여기가 남쪽이 맞습니까?
리만 특사와 함께 리히텐 변경백은 다시 클라우젠으로 돌아갔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방어선을 지켜야 하는 것이 임무이자 의무인 리히텐 변경백은 자동적으로 성전에서 제외되고, 영지를 더는 비울 수 없다고 판단해서였다.
시온은 영지로 돌아가는 제 아버지에게 미리 부탁을 해두었다.
그리핀과 그 기수들에게 언제든 날아올라서 자신이 말한 지점으로 최대한 빨리 도착해야 할 것이라고, 어떤 이들은 고작 다섯이라고 하지만 자신에게는 그 다섯이 최고의 전력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나 볼코 레데넨은 왕녀님을 따라 원정군에 참가하겠소이다.”
예상대로 볼코 후작은 결국 남쪽 대신 성전을 택했다.
그의 발언에 당연히 에라더 왕자는 영 아쉽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 했고, 바네사 왕녀는 애써 티는 내지 않았지만 볼코 후작이 참전하여 든든하다는 모양이었다.
‘그래, 볼코 후작이면 허투루 할 귀족도 아니고, 정치적 문제 때문에 뽑았던 검을 다시 집어넣을 인물도 아니니 오히려 안심이야.’
어차피 남쪽에는 이미 구첸 후작가와 타이가 백작가, 그리고 이시크 백작가가 자리하고 있다.
그들 모두가 남쪽 바다의 해상 교역으로 많은 이득을 보는 자들이니 무조건 에라더 왕자를 지원해야만 하니 시작부터 에라더 왕자는 세 대귀족 가문이 뒤를 받쳐주는 것이었다.
특히나 이시크 백작가는 남쪽에 위치한 다른 두 대귀족 가문과는 달리 아예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있는 항구 도시 형태의 영지다.
누구보다 바닷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가 에라더 왕자를 지지하고 또 도와줄 테니 사실 볼코 후작이 바네사 왕녀와 함께 성전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미 남쪽 여러 영지와 도시들이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을 겁니다.
에라더 왕자님은 바로 준비를 마치시는대로 남쪽으로 향하시면 될 겁니다.”
“그런가?”
한 귀족의 말에 에라더 왕자는 슬쩍 자신의 옆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히스파냐의 남쪽 바다에 대한 해도를 바라보고 있는 시온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쟁영웅, 왕국의 신성, 북쪽 야만부족은 물론이고 말썽을 일으키던 귀족들까지 싹 정리해버린 클라우젠 변경백령의 후계자.’
처음 그를 만났을 때에는, 그저 어린 시절 말썽쟁이가 철이나 좀 든 것이라고 여겼다.
과거 왕실 주최 파티에 왔을 때 바네사 왕녀에게 무례를 범해 일을 벌인 적이 있었고, 이후 정말 쥐 죽은 듯이 영지에서 지내던 젊은 귀족.
누디아와의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전쟁영웅이 되었다지만, 이전의 자신과 같이 소규모 전투에서 잠깐 나선 수준이고 그마저 공을 몰아받은 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단순한 소규모 전투가 아니라 군대와 군대가 충돌하는 회전의 선두에 섰고, 심지어 병사를 구하기 위해 위험도 무릅쓰고 달려 나갔다는 소식이 파다했다.
그 뿐인가?
역으로 공격해 들어온 누디아의 군세를 류트 한 번 튕기는 것으로 내쫓아버렸다는 보고를 들었을 때에는 무슨 연극이라도 보는 줄 알았다.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적이 몰려들었는데, 가장 중요한 해자를 무력화시키고 도개교에 성문까지 열고 ‘어서 오라!’ 라고 기다릴 생각을 했을까.
‘나라면 그게 가능했을까?’
그렇게 생각하던 에라더 왕자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안에 매복을 하고 있었다고 해도 도개교를 내리고 성문을 연다는 것은 자신 역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죽음마저 불사하겠다는 뜻이었다.
만에 하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그대로 성은 함락이고, 모두가 죽는 것이었다.
‘도대체 속을 알 수가 없는 남자다.’
속을 알 수가 없는, 도대체 본모습이 뭔지를 모르겠는 남자가 바네사 왕녀와 붙어있을 때마다 에라더 왕자는 저도 모르게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자꾸만 자신의 목을 조르는 느낌이었다.
국왕이 차기 후계자를 지목할 때에는 다른 귀족들의 눈치를 볼 것 없이 그냥 자신의 의지대로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대귀족들의 분위기 정도는 살피는 것이 이후 국왕이 될 이에게도 이로웠는데, 자칫 귀족들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 하면 정국이 순식간에 혼란 속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원해 대부분의 국왕들은 후계자를 정하고, 그 후계자에게 다른 귀족들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그 이유 중 가장 좋은 것은 역시나 히스파냐를 위한 공적이었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
에라더 왕자가 그렇게 입을 여니 시온은 고민에서 빠져나왔다.
“예, 에라더 왕자님.”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가?”
“어떻게 해야 남쪽 해적들을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소탕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었습니다.”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었다.
그에 에라더 왕자는 왜인지 모르게 갑자기 그가 얄미워졌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바네사 왕녀와 당장이라도 거래를 할 듯 가깝던 모습을 보일 때는 언제고 저렇게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니 묘하게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그런가?
한데 이상하군.
남쪽에서 내가 시일을 오래 잡아먹어야 바네사 왕녀에게 더 유리한 것이 아닌가?
그대는 내 동생과 꽤나 친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지.”
“···.”
에라더 왕자의 투덜거림에 시온은 절로 이마에 혈관 마크가 솟아나는 느낌이었다.
당장이라도 입을 열고 ‘그래서 어쩌라고.
그러면 네 일 사사건건 방해해주랴?’ 라는 말과 함께 씨게 욕설을 박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솔직히 말해서, 남쪽에서 해적 소탕이라는 공도 꽤나 괜찮은 것이다.
그에 더해서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원정군의 후발대로 따라가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협력이 필수인 상황이다.
어떻게든 시온 자신과 협력하여 일의 진척을 빠르게 해도 모자랄 판국에 되도 않는 경계심, 내지는 질투심으로 벌써부터 은근히 편 가르기를 하고 앉아있는 모습.
‘시발.
벌써부터 열 받네.
그냥 확 때려치울까.’
그런 마음이 마음속에서 강하게 일렁였지만, 시온은 이를 악물며 참아냈다.
그래, 네 마음대로 지껄이고 네 마음대로 생각하고 의심해라.
그러면 그럴수록 네 곁에 남아있던 이들도 향후 자신들이 지금의 시온와 똑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하나 둘씩 손절 각을 잴 테니까 말이다.
그것도 아주 날카롭게.
더해서 시온은 에라더 왕자를 방해할 생각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어차피 알아서 자빠질 놈인데 왜 굳이 자신이 위험 부담을 껴안으며 놈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는가.
자신은 그냥 저 왕자 놈이 똥을 싸두고 쫄아서 처박혀있으면 ‘머저리 새끼.
이것도 제대로 못 하냐?’ 라는 모습으로 깔끔하게 왕자가 싸둔 똥을 치우면 되는 일이었다.
원래 ‘영웅’ 이란, 쓰레기들이 망쳐놓은 상황을 멋지게 해결하는 이가 아니겠는가.
“바네사 왕녀님과 그리 껄끄러운 사이가 아님은 인정하겠습니다, 에라더 왕자님.
하지만 그 부분으로 인해 남쪽의 해적 소탕에 지장이 생기게 할 생각도, 그렇게 해서 왕국에 피해를 입힐 생각도 없습니다.
애초에 제가 그런 인물이었다면 국왕 전하께서 저 같은 이에게 국왕의 대리자 자격을 부여하실 생각은 하지 않으셨을 테니까요.”
“음···.”
절대 그럴 리 없다며, 난감한 미소까지 지은 채 그렇게 말한 시온.
하지만 그 안에는 에라더 왕자에게 보내는 확실한 경고가 섞여 있었다.
자꾸 내 의중을 가지고 의심한다면, 날 믿고 북쪽의 일을 맡겼던 현 국왕이자 당신의 아버지인 에드가 4세의 판단에 의문을 가지는 건 아니냐고 말이다.
말 하나 하나, 행동 하나 하나 모두를 조심해야 할 때이다.
특히나 국왕과 히스파냐에 대한 충성심을 의심 받을 만한 짓은 최악 중의 최악.
에라더 왕자는 침음을 내뱉으며 시온을 매서운 눈길로 쳐다보았다.
그에 시온은 역시 지지 않고 왕자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내가 마나가 없지, 자존심까지 없는 줄 아냐?’
앞으로의 일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는 자리가 빠르게 냉각되자 결국 곁에 있던 귀족들이 나서서 에라더 왕자와 시온을 제지하기 시작했다.
어찌 되었든 앞으로 협력해서 최대한 빠르게 남쪽 바다를 안정화하고 동시에 해적을 소탕해야 하는데, 일의 모든 부분을 결정할 인물과 그런 이를 도와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할 전쟁영웅이 시작부터 으르렁 거리고 있으니 다들 심장이 쫄깃해져도 모자람이 없었다.
‘후우.
시발.
참아야지.
내가 금수저라고는 하지만 저 새끼는 다이아 수저에 금테 두르고 보석까지 박아둔 놈이니까.
염병!
원래는 남쪽의 해적까지 내가 깔끔히 잡아먹고 설사 왕자나 왕녀라고 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위치에 선 다음에 딱 성전에 나가면 되는 거였는데!’
그 사이를 못 참고 일을 저지른 비둘기 놈들의 모가지를 꺾고 싶은 시온이었다.
아무튼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일단 동행하게 된 에라더 왕자의 경계심 가득한 눈초리를 조금은 약하게 만들어둘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저놈이 뒤를 의심치 않고 오직 앞으로만 쏟아 붓는 것에 집중할 테니까.
“헤먼 공자.”
시온은 에라더 왕자의 시선을 벗어나서, 자신의 건너편에 서있던 이시크 백작가의 후계자이자 자신보다 몇 살 위인 헤먼 이시크를 향해 입을 열었다.
“네, 시온 공자.
무슨 할 말이라도?”
“이시크 백작가는 예전 해적과의 전쟁을 치를 때 많은 경험을 쌓은 곳이었죠.”
“그렇습니다.
바다와 바로 인접해 있는 영지이고, 항구도 5개나 있으니까요.”
“허면 앞으로 해적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얼추 예측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제 말이 맞습니까?”
이상하게 굳은 분위기는 이제 그만 관두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논하자는 뜻이었다.
그에 헤먼은 환영이라는 듯 미소를 띠고는 답했다.
“물론입니다.
해적들만큼이나 우리 이시크 백작가, 그리고 다른 여러 해안 영지와 도시 및 항구들도 바다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죠.”
“현재 해적들이 공격한 해상 교역로가 몇 곳 입니까?”
“아직 보고된 바로는 두 곳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두 곳이 가장 값 비싼 무역품들을 싣고 다니는 대형 교역선이 주로 오고 가는 길목입니다.”
“알짜배기 쪽을 바로 공략해서 먹어치웠다는 소리이군요.”
“그렇습니다.”
시온은 딱히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음에도, 일부러 뭔가 깊이 고민이라는 듯 눈매를 좁히고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연기를 했다.
그러자 주변 귀족들은 물론이고 에라더 왕자마저 은근히 시온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몇 년 전에 토벌되다시피 한 해적들이 이렇게 나타난 것을 보면 자신이 있다는 소리인데.”
시온은 마치 들으라는 듯 혼잣말을 내뱉었다.
당연히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있다고 외칠 놈들이다.
요정 놈들이 알게 모르게 자금을 지원하고, 심지어 누디아의 전선까지 몇 척 빼돌려 해적 잔당들에게 제공했으니까 말이다.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서 알고 있는 누디아의 관계자들은 회유당하거나, 협박을 당하거나, 그도 아니면 은밀히 제거되었을 것이다.
“시온 공자.
일단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다시 한 번 상황을 살펴야겠습니다.”
“그러는 편이 좋겠군요, 헤먼 공자.”
여기는 여전히 수도 왕성이다.
남쪽의 항구와는 못 해도 일주일 이상 떨어진 곳.
이곳에서 아무리 여러 말이 오고 간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물론 너무 마음을 놓으면 안 되니까, 긴장감을 높여줄까.’
에라더 왕자는 반드시 스스로 넘어지고, 자빠져서 코피가 흐르고 뒤통수가 깨져야만 했다.
그리고 멀쩡한 이가 급하게 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방법은 역시나 단 하나.
바로 빨리 움직이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급박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조금은 걱정이군요.”
“예?”
“시온 공자, 방금 뭐라고···.”
“해적들이 다시 나타난 것이나, 그 회복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마치 이전의 토벌 때에는 자신들의 전력 전부를 드러내지 않고 어딘가에 숨겼던 것처럼 말이죠.”
배든, 그 배를 움직이든 사람이든 처음부터 만들고 육성하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심지어 엔진이 아니라 바람의 힘으로 대양을 헤쳐 나가야 하는 이 시대에는, 한 번 배나 뱃사람이 깨져나가면 복구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확실히, 너무 빠른 느낌이 있긴 합니다.”
딱 알맞게 헤먼 이시크가 그렇게 답하니 귀족들은 물론이고 에라더 왕자도 분위기가 심각해져서는 시온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어쩌면 단순한 해상 교역의 약탈이 목적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전 경험을 토대로 단순히 바다의 교역선이 아니라, 더 큰 것을 노릴 수도 있지요.
예로 들자면 항구 도시라던가, 아니면 해안 영지.”
“그,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해적이 아무리 거칠고 사납다지만 왕국의 정규군을 상대할 수는···.”
귀족들의 말에 시온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해로를 두드리며 말했다.
“먹음직스러운 미끼로 무서운 상어들을 끌어들인 다음, 그 사이에 약탈자들이 다른 곳을 노릴 수도 있는 법이죠.
어차피 약탈에 성공하면 그들로서는 목표를 달성한 셈이 되니까 말입니다.
영지가 공격당하고, 항구가 불에 타면 왕국의 해군은 움직이기가 불편해집니다.
반대로 묻겠습니다, 헤먼 공자.
혹시 해적들의 근거지가 어느 곳인지 파악했습니까?”
“아, 아직 입니다.
남쪽 바다에는 워낙 빈 섬이 많은지라···.”
그래, 바로 그 부분 때문에 김유현도 해적 소탕에 애를 먹었다.
애초에 바다에 익숙지도 않은데 적들이 사방에 숨어서 빈틈이 보이기만 기다리다가 왕국이 지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면 바로 뛰쳐나가서는 뒤를 치거나 아니면 비어있는 항구 등을 공격했던 것이다.
“저들의 무기는 선공권이고, 왕국의 약점은 언제든 공격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입니다.
백성들이 움츠리면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모든 부분에 지장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안정화 작업은 아주 오래 걸리겠지.”
역시나 에라더 왕자가 마지막 말을 받아먹었다.
시온은 ‘그래, 많이 받아 처먹어라.’ 라는 심정으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시일이 너무 오래 걸려.
놈들이 그렇게 나와 버리면 절대 안 되지.
괜히 자잘한 싸움으로 놈들이 숨게 만들어서는 안 돼.
놈들을 아예 한 번에 완벽히 몰아서 잡을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 그물에 물고기 떼를 가두어서 한 번에 잡아 올리듯 말이다.”
에라더 왕자의 말에 여러 귀족들이 옳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시온 역시 동의한다는 모습이었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물에 물고기를 몰아서 한 번에 다 잡는다.
좋지.
원래 그러는 게 정석이야.
그런데, 그 물고기들이 이미 그걸 다 알고 있다는 듯 그물에 걸리면 역으로 전부가 한 번에 힘을 줘서 그물을 잡고 있는 이들을 끌어당기면?’
그 때는 역으로 어부가 바다에 빠져 그대로 고기밥이 될 것이다.
물론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뭔가 방법을 강구해놓는 것이 정상이라지만, 시온은 바로 그 대안을 은밀하게 뽑아둘 생각이었다.
‘에라더 왕자여―!
자빠져라!’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고, 적의 불행은 나의 더더욱 큰 행복이다.
적을 돕지 않으면서, 동시에 꼴 보기 싫은 아군 놈도 도울 생각이 전혀 없는 게 현재 시온의 원대한 계획이었다.
실컷 싸우게 만든 후에 지친 적은 그대로 붙잡고, 역시나 지친 라이벌은 그대로 바다에 밀어 넣는다.
아아, 이 얼마나 완벽한 계획이란 말인가!
―――――――작품 후기―――――――
항상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