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177)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177화(177/439)
177―――――
I will burn you alive
‘나 지금··· 꿈꾸고 있는 거지?’
그래, 이건 전부 꿈일 것이다.
방금 전까지 침대에 누워있었으니 아마 그러다가 깜빡 잠이 들었을 테고, 그래서 이런 허무맹랑하면서도 동시에 무척이나 달콤하고 따스한 꿈을 꾸는 중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남자가, 시온 클라우젠이 이럴 리가 없다.
은연중에 자신을 멀리 하는 것 같은 이 남자가 갑자기 왜 먼저 다가와서는 이렇게···
화르르륵!
콰콰쾅!
가슴 속에서, 그리고 머릿속에서 불꽃이 타오르고 번개가 내려찍힌다.
빨리 정신 좀 차리라는 약간은 사나운 경고이자 조언.
그에 트리샤는 감고 있던 두 눈을 슬며시 떠보았다.
그리고 직후,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방의 천장이 아니었다.
“우으으?”
입술에 머물던 부드럽고 따스한 기운이 사라지고, 여태 자신이 항상 바라보며 그림으로 그리고, 그렇게 해서 자신의 곁에 두고 있던 남자의 얼굴이 확 드러났다.
그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트리샤는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두 눈이 도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착각이 들었다.
정말 말 그대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어지러움에 몸이 휘청거리자 이번에는 방금 전에 느꼈던 따스함이 온 몸에 스며든다.
“···시온님?”
“너무 늦은 것 같네.
고생했다고, 고생한다고.
그리고 힘내라는 말.”
자신을 품에 폭, 하고 안은 채 가만히 등을 토닥여주는 시온이었다.
트리샤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라 그저 아무 말도 못 하고 어버버, 거리며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중이었다.
화르르륵!
그래, 꿈은 아니다.
그렇다고 보기에는 지금 느껴지는 이 감각이 너무나도 선명하다.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의 고동하며 와 닿는 숨결까지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트리샤는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을 따스하게 안아주고 있는 이 남자를 한 번 안아보려고 했다.
혹시나 도망가지는 않을까 겁이 났지만, 자신도 시온을 한 번 안아보고 싶었다.
“···.”
트리샤의 두 팔이 확실히 시온을 감싸 안았지만, 그는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제 품에 안긴 여인의 붉디붉은 머리를 쓸어줄 뿐이었다.
자신의 오빠를 제외하면 여태 어느 누구도 이렇게 자신을 안아주지는 않았다.
그것이 자신의 모난 행동과 말로 인한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어떤 누군가가 자신의 다치고 상처 입은 마음을 알아주어 토닥여주었으면 하고 원했던 적이 있었다.
“트리샤.”
“···.”
“트리샤?”
“네, 네.
시온님.”
“잠깐 나 좀 보렴.”
그 말에 트리샤가 살짝 몸을 떼고 시온을 올려다보자 남자는 다시 고개를 숙여 자신의 입술을 여인의 것에 묻었다.
또 다시 느껴지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감각, 이번에는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뜨고 있는 상태였고 덕분에 트리샤는 그 과정 전부를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으아아···.’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린다.
갑자기 달콤한 냄새가 확 들이닥쳐서 숨을 쉬는 것조차 버거워지는 듯 했다.
트리샤는 남자를 껴안은 손을 바르르 떨면서도 입술을 떼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해달라는 듯, 깨금발을 들고는 어떻게든 시온이 몸을 숙이는 것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가, 갑자기 왜 이러세요?”
서로의 입술이 떼어진 후, 트리샤는 망설이다가 질문을 던졌다.
그래, 이런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태 자신을 조금씩이지만 거리를 두는 것이 느껴졌었으니까 말이다.
트리샤도 그걸 얼추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자신의 안에 내재된 힘이나, 자신이 벌였던 무례한 언행이 있었으니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고 있었다.
만약 또 말썽을 부린다면 그 때는 정말 화를 낸다거나, 아니면 곁에서 내보내겠다는 등의 마음을 쿡쿡 찔러오는 송곳 같은 말들을 참아내면서 말이다.
“솔직히 나도 많이 참았거든.”
“···네?”
하지만 이어진 남자의 말은, 조그마하게 일렁이던 불꽃을 단박에 거대한 화마로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못 해 넘칠 정도의 것이었다.
“솔직히 트리샤가 너무 좋은데, 그런 티를 내면 기고만장해져서 내 주변의 다른 이들에게 미움을 받을까봐 걱정이 되었어.
그래서 애써 거리를 두고 지켜봤던 거야.”
“그런··· 그런 생각을 하셨었어요···?”
“그래.
내가 아무리 널 곁에 두고 싶어도 다른 이들이 불편하게 여기면 곤란하니까.”
“···시온님이 그냥 나만 곁에 두면 되잖아요?
다른 이들은 전부 버리고, 오직 나만.
나만 좋아해주시고 곁에 두시고 사랑해주시면 되는 거잖아요···.”
“트리샤.”
약간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시온이 여인의 입술을 가만히 만지작거리며 말을 잇는다.
“내가 너를 밀쳐내지 못 하는 것처럼, 다른 이들도 밀쳐내지 못 하는 거란다.
내가 너를 밀어내고 다른 이들을 사랑해준다면 너는 어떨 것 같니?”
“···그 사람들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할 것 같아요.”
“그래.
그거랑 똑같단다.
혹시나 다른 이들이 트리샤를 미워해서, 그래서 네가 다치는 건 딱히 유쾌하지 않은 일이니까.”
“제가 다치는 게 싫다는 말씀이신 거죠?”
“세상 어느 남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이가 다치는 장면을 보고 싶어 할까.”
꼴깍―.
트리샤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자신을 따스하게 안아주고 있는 이 화려하면서도 수수하고, 점잖은 듯 하면서도 화끈한 미청년을 올려다 보았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욕심이 났다.
혼자서 다 가지고 싶다,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다.
오직 나라는 불꽃만이 태울 수 있는 그런 존재로 만들고 싶다, 따위의 욕망이 이글거렸다.
하지만 그리 했다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한다.
시온의 곁에는 자신만큼이나 강렬한 불꽃을 지닌 여인들이 있다.
그들 전부를 몰아내고 시온을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그저 상처뿐인 영광임을 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오직 자신만의 것으로 할 수 있을까.
화르륵, 콰쾅―.
‘···그래, 맞아.
간단한 거잖아.’
자신이 태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불꽃을 원하게 만들면 된다.
그러면 상대도 그 어떤 불만을 보일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이도 아니도 시온이 원해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건데 그들이 뭐 어쩌겠는가!
그냥 손가락 빨면서 지켜보는 것이 전부일 텐데 말이다.
“저기, 시온님.”
“응.
트리샤.”
“저기, 그거··· 그거 한 번만 더 해주세요.”
“키스?”
“네.
이, 이번에는 조금 더 오랫동안···.”
“그거 말고.”
시온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가온다.
“그거 말고 더 좋은 거 해줄게.”
“네?”
“다시 눈 감아 볼래?”
그 말에 잠깐 고민하던 트리샤는 두 눈을 감았다.
방금 전에도 눈을 감으니 무척이나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났기에,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역시나 그녀를 배신하지 않고 더 큰 불꽃으로 되돌아왔다.
“흐으?”
목에서 느껴지는 숨결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서는 이내 쇄골에 닿는다.
몸의 근육이 바짝 당겨지고 순식간에 안에서부터 미친 듯이 불꽃이 일렁인다.
시온의 입술이 목과 쇄골을 훑으며 일일이 키스를 할 때마다 트리샤는 마치 상대에게서 확인 도장을 받는 것 같은 느낌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눈 뜨라고 한 적 없는데?”
“하, 하지만···.”
“눈 뜨면 확 도망간다?”
시온의 귀여운 협박질에 트리샤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두 눈을 꼭 감고서는 자신을 간지럽히는 남자의 숨결을 받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와는 전혀 다른 감각이 벼락같이 몸에 꽂히고 들어오자 화들짝 놀라서는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상황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
“으앗?”
간질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뜨겁기도 한 것 같고, 그도 아니라면 몸이 붕 떠오르는 그런 느낌 같기도 했다.
트리샤는 천천히 고개를 내렸고 곧 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붙잡고는 손가락으로 그 끝을 살살 자극하고 있는 시온을 볼 수 있었다.
“시, 시온님?”
“릴리트님 말로는 이런 거 은근히 훔쳐듣는 취미가 있었다고 했는데.”
“에에?
그게 무슨 말··· 흥앗!”
살짝 유두를 꼬집으니 퍼떡 놀란 여인의 몸이 다급히 뒷걸음질을 치려고 한다.
하지만 시온이 다른 한 손으로 트리샤의 허리를 꽤나 단단리 붙들고 있었기에 그러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었다.
“잠깐만요, 잠깐만요!
시온님.
갑자기 왜 이러는 거예요!”
“이유를 묻는 거면 네가 좋아서, 그리고 내 곁에 있었으면 해서.
만약 싫다면 바로 사과하고 나갈 생각이라고 말해둘게.”
“그, 그런···.”
“그런데 방 모습을 한 번 보면,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방 가득 꽉 차있는 시온을 그린 그림들.
남자는 여인의 가슴을 살살 자극하며 귓가에 속삭인다.
“꿈이 그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는데, 설마 무섭다고 도망칠 생각은 아니지?”
“···도, 도망 안 쳐요.
제가 왜 도망을 친다고 그래요!”
“그러면서 왜 자꾸 뒷걸음질을 치는데?”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트리샤는 계속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시온도 계속 그녀를 따라붙고 있었고, 결국 두 남녀는 벽에 가볍게 쿵, 하고 부딪치며 멈출 수 있었다.
“시온님.
갑자기 이러면···.”
“나도 너랑 똑같아.”
“똑같다고요?”
“마음에 품었으면 내 거라는 흔적을 남겨두고 싶어 하는 불길이라고.
그런데 당연하게도 내가 타오르게 해야지, 내가 땔감이 되고 싶지는 않거든.
그건 남자 자존심이 허락 안 하잖아?”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는 시온이었지만, 트리샤는 이 남자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조금은 무섭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오려고 하고 왜인지 모르게 기쁜 마음이 훨씬 더 커져만 갔다.
자신과 비슷하다는 말, 그리고 자신을 좋아하고 원하고 있다는 그 말이 그녀 안에서 조그마하게 일렁이고 있던 불길을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만든 것이다.
“마침 때가 딱 적당하잖아.
너도 나를 원하고, 나도 너를 원한다.
그런 내가 네게 도와달라고 요청을 하고 너는 그걸 받아들였으니 그에 대한 선물인지, 아니면 보답일지 모르는 것을 네게 내어줄 수 있다.
또 다른 불꽃을 품은 이들도 뭐라 할 수 없게 말이야.”
“그게 지금 이 상황이다, 그런 말이군요?”
“맞아.
혹시 내 생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말만 해.
난 타오르기 싫다고 도망가는 이까지 쫓아가서 태울 정도로 막 되먹은 놈은 아니거든.”
물론 트리샤가 그럴 여자가 아니라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는 시온이었다.
여전히 흑염룡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성흔으로 인해 그 불길 같은 성정이 일부 개화한 상태.
여기에 자신이 땔감이고 기름이고 전부 부었는데 타오르지 않는다면 그게 더 무섭고, 그게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었다.
“어딜 간다고 그래요.”
트리샤가 시온을 안고 있던 팔에 힘을 더 하고, 마치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손으로는 옷자락까지 강하게 붙잡는다.
오히려 시온이 이쯤하고 그만 떨어지겠다고 해도 절대 그리 놔두지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
“제가 설마 다 차려놓아준 밥상을 그대로 엎어버릴 바보로 보이는 건 아니죠?”
“엎지 않고 오히려 다 불태울 것 같은 여자로 보이는데?”
그 말에 트리샤는 킥, 하고 웃음을 내뱉고는 ‘정답’ 이라고 말하며 다시 깨금발을 들어서는 그렇게나 타오르게 만들고 싶었던 이와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물론 시온 입장에서는 그냥 아이들이 하던 뽀뽀가 조금 더 진해진 수준에 지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렇게 강한 척은 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직 다 크지 않은 소녀다.
지금 당장만 봐도 키스를 하자고 들덤비면서 정작 입술만 부딪치고 있고, 그 이상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지 않겠는가.
‘원래 이렇게 알려주면 거기에 미쳐서 더 덤벼드는 게 이런 애들 특성인데.
이거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이거 네 무덤 네가 파는 꼴 될 수도 있는 거 알고 있지?’
시온은 스스로에게 타박하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애초에 답도, 그리고 향후 행동 방향도 이미 정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까지 와서 남자가 빼면 그거야말로 김유현과 다를 바 없는 고자가 아니겠는가.
“읍?”
갑자기 시온의 혀가 제 입술부터 시작해서 안으로 파고들어 곳곳을 탐하기 시작하자 트리샤가 놀라서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바동거린다.
하지만 진짜 의미의 불꽃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 시온은 단숨에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던 상의와 속옷을 한 번에 걷어 올렸다.
덕분에 탐스럽게 영글기 직전의 상태인 트리샤의 가슴과 유두가 부끄럽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우우웁!”
분명 조금 전까지 그렇게나 당당하던 여인이 갑자기 이건 아니라는 듯 몸부림을 치며 어떻게든 시온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남자는 어딜 도망가느냐는 듯 더욱 강하게 여인을 밀어붙여서는 벽에 가로막히게 만들어 꼼짝 못 하게 만든다.
“프하!
으, 으아아!
자, 잠깐만요!
시온님, 잠깐만···.”
“모르는 척 하지 말라니까?
네가 릴리트님이 이런 저런 이야기 할 때부터 무척이나 흥미롭게 엿듣고 있었다는 첩보가 내게 몇 번이나 들어왔었는데 말이야.”
“그, 그건 어쩌다 보니 들은 거고 흥미롭게 들은 적도 없어요!
잠깐만요, 진짜 잠깐만요!”
“흐음.
아까 그렇게나 당당하던 트리샤는 어디로 가고 이러는 거지?”
시온은 킥킥거리며 은근한 어조로 조금 전에 트리샤가 보였던 반응을 그대로 따라하기 시작했다.
“어딜 간다고 그래요.
아, 조금 더 목소리를 내리깔아야 하나?
어딜 간다고 그래요.
음, 그래.
이렇게 말했었지.
이래놓고 잠깐만이라니.
너무 그림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냥 키스만 좀 더 할 줄 알았으니까요!”
“그게 키스야?
애들 뽀뽀 수준에 지나지 않는 입술 박치기를 가지고?”
그렇게 말한 시온은 다시 여인의 입술을 순식간에 앗아간다.
이번에도 혀를 집어넣고, 거기에 더해서 마치 상대의 숨결은 물론이고 영혼까지 전부 먹어치울 듯 강하게 빨아들이니 트리샤가 더더욱 놀라서는 버둥거리며 시온의 등을 가볍게 때리기 시작한다.
“트리샤.”
“흐윽!
하아!”
“강한 척 하는 건 좋은데, 내 앞에서까지 그러지는 마.
여기서는 조금 귀여운 모습 보여도 되고 약한 모습도 보여도 되니까.”
“아, 아니에요!
나 강하다고요!
강한 척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강한 거예요!
그리고 귀여운 모습도, 약한 모습도 절대 안 보여줄 거라고요!”
원래 저런 말 하는 여인치고 끝까지 유지하는 이가 없었는데.
시온은 이러면 이럴수록 이 흑염룡을 아주 제대로 울고 싶게 만들어지고 싶은 욕구가 미친 듯이 일렁임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 그러면 내기할까?
내가 먼저 항복하느냐, 아니면 네가 먼저 항복하느냐.”
아마도 10분이면 바로 나가떨어져서는 울먹일 걸, 이 흑염룡아.
시온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여인의 가슴 쪽으로 고개를 내렸다.
릴리트나 리시키다, 하다못해 루시아보다도 작은 가슴.
아직 다 영글지 못 한 여인의 몸이니 어쩌면 당연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슨 절벽이나 애들 가슴마냥 작다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딱 적당한 크기, 적당한 감촉과 말캉거림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그런지 유두가 훨씬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네.’
아마 트리샤가 이 말을 직접 들었다면 기절초풍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시온은 조그마한 과일을 맛보듯이 트리샤의 가슴을 가볍게 머금었다.
“흐아아아앙?”
강한 척 하고 앙칼지게 굴던 여인의 입에서 새된 비명과 함께 교성이 터져 나오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작품 후기―――――――
I will burn you alive―Mademoiselle Hy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