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214)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214화(214/439)
214―――――
흑염룡 길들이기
“대답해 봐, 트리샤.
‘이제부터’ 정말 잘 할 수 있겠어?”
방금 전까지 마치 자신을 가지고 놀 듯, 무척이나 매섭게 몰아붙이던 남자가 갑자기 자신을 제 품 안에 안고서 나긋한 어조로 속삭이니 트리샤는 두 눈만 깜빡일 수밖에 없었다.
화르륵!
···정말일까?
이미 두 번이나 실망시켰는데도 또 기회를 주는게?
콰르릉!
세 번?
남자는 세 번까지는 봐주는 게 기본 법칙이라고?
트리샤는 도대체 이 남자의 속뜻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지금 자신이 누구의 품에 안겨있는지 자각하곤 슬쩍 시온의 품으로 파고들며 그 체취와 따스한 기운 속에 온 몸을 밀어 넣고는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그래, 이 냄새, 이 체온, 이 감각.
난 이걸 원해.
이걸 원한다고.
살아서도, 죽어도 이 남자는 내 거야.
포기 못 해, 죽어도 포기 못 해.’
그렇게 한참을 한껏 시온의 향을 들이마시던 트리샤는, 슬쩍 자신을 밀어내는 손길에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무슨 짓이냐고 반문하려던 찰나 그 손이 다름 아닌 시온이라는 것을 자각하곤 바로 이글거리던 지옥 불을 꺼트리고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시온님.”
“말해, 트리샤.”
“정말, 정말 시온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건가요?
그러면, 그러면 시온님이 더는 제게 화를 내지도, 실망하지도 않고 이렇게 항상 저를 안아주시는 건가요?”
“네가 내 뜻보다 더 과하게 움직여도 되는 때는 단 하나야.
혹 내가 내 적들에게 다쳐서 침대 위에 누워있을 경우겠지.”
“···그 때는!”
순간이었지만, 시온은 자신이 활활 불타오르는 불덩이를 안고 있는 건 아닐까 착각이 들었다.
그 짧은 찰나의 시간에 성흔이 요동치며 여인의 머리칼이 공중으로 부유했다가 다시금 원상태로 돌아온 것이었다.
화르륵―.
‘진정, 진정하다.
후우!
하아.’
여기서 또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 때는 정말 시온에게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 진절머리가 날 것 같은 트리샤였다.
활활 불타오르던 감정을 애써 가라앉히고, 트리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말로 만약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 때는, 그 때는 전부 불태워버릴 거예요.”
“그래,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 때는 나도 말릴 생각 없어.”
시온은 장난스러운 손짓으로 트리샤의 볼을 쿡쿡 찌르며 말을 이었다.
“네 질문에 이어서 답하자면, 맞아.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네가 예전에 말했던 대로, 나를 정말 가질 수 있겠지.
더는 내가 화를 낼 필요도 없고, 실망할 것도 없이 말이야.”
“···.”
“그러니까, 이제 네가 대답을 할 차례야.
여태까지의 네 자존심도, 고집도, 전부 내 앞에서만큼은 버리고 내가 말하는 대로, 뜻하는 대로 따를 수 있겠어?
네 불꽃이 얼마나 크고 뜨겁든 간에 개의치 않고 오직 나만이 휘두를 수 있는 횃불이 될 수 있겠냐는 거야.”
“솔직히 말씀드리면, 횃불은 될 수 없을 것 같아요.”
“으음?”
“횃불은 너무 작잖아요.
그러니까, 오직 시온님만이 휘두를 수 있는 불벼락이 되어드릴게요.
어때요?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누가 흑염룡 아니랄까봐, 원래대로라면 히스파냐를 단신으로 불태우려고 했던 미친 여자가 아니랄까봐 아주 화끈하게 대답을 한다.
다른 여인들과는 달리 아주 톡 쏘는 매콤한 맛을 지닌 여인이니 조금은 이해를 해줄까, 생각하며 시온은 자신의 말을 잘 듣겠다고 약속한 이 다크 드래곤 아가씨에게 조그마한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자신 역시 그녀처럼 아주 화끈하게 말이다.
“트리샤.
좀 많이 아플 거야.”
“네?
무슨 말을··· 꺄아아악!”
트리샤가 잠깐 방심한 틈을 타서 슬쩍 바지와 속옷을 한 번에 내린 시온은 트리샤의 팬티를 옆으로 살짝 치우고는 방금 전의 애무로 흠뻑 젖어있는 여인의 속으로 거칠게 들어갔다.
또 모호하게 시간을 주고 뜸을 들였다가 자존심을 세우고, 또 부끄러워하며 슬슬 뒤로 뺄까봐 그냥 한 방에 넣어준 것이었다.
“흐읍!
흐으으윽!”
바들바들 떨며 트리샤는 거의 매달리듯 시온에게 안겨서는 학학거리며 가랑이 사이에서부터 시작하여 배를 꿰뚫고 척추를 타고 올라 머리에까지 전해지는 짜릿하면서도 화끈한 감각에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아, 아파.
너무 아파.
하지만, 하지만···.’
사실은, 이런 일을 각오하고 왔다.
아니, 기대하고 왔다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릴리트나 다른 여인들이 모이기만 하면 시온에 대해 말하곤 했는데, 항상은 아니어도 아주 상당히 많은 횟수를 남녀 간의 관계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그래, 단순히 정서적 교류가 아닌 진짜 의미로, 육체적 관계에 대해서 말이다.
‘마치 나보고 들으라는 듯.
넌 아직 그런 경험 없으니 시온님 곁에 있기 좀 그런 거 아니냐는 듯 말이야!’
사실 릴리트나 다른 여인들은 그런 부분까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틈만 나면 모여서 어떻게 해야 침대 위에서 점점 더 강해지는 저 남자를 골려먹고 여인들이 그 위에 설 수 있을까 토의를 했을 뿐이었다.
트리샤가 오해를 한 상황이지만, 또 따지고 보면 그런 오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트리샤는 이번 기회에 당당히 그 여자들 앞에 설 계획이었다.
나도 시온님과 했어!
나도 이제 그 분의 여자라고!
너희랑 이제 동등한 위치에 섰고, 다음에는 너희보다 더 높은 곳에 서서 시온님이 오직 나만 찾게 만들 거야!
그렇게 외치고 싶은 게 트리샤의 진정한 속마음이었다.
“흑, 흐윽···.”
그래도, 그래도 이건 너무 아팠다.
이제야 왜 여인들이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알 것 같은 트리샤였다.
이렇게 아파서, 덜 아프기 위해 회의를 한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오해로 말이다.
한편, 시온은 상당히 가벼운 트리샤를 살짝 안아 들어서는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이대로 침대 위에 눕힐까 생각도 했지만 그렇게까지 하면 혹 이 자존심 센 여자가 ‘왜 내가 밑에 깔려요!’ 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까 일부러 이런 체위를 선택한 것이었다.
“아프냐고 묻지는 않을 거야, 트리샤.”
“흑, 흐윽···.”
“앞으로 내가 너한테 시킬 일들은, 이것보다도 더 힘들도 더 아플 수도 있거든.
난 좋은 놈이 될 생각은 없으니까 미리 말해주는 거야.
나중에 힘들다고, 아프다고 칭얼거려도 소용없어.”
“사, 상관없어요.
시온님이 착한 일을 시키든, 나쁜 일을 시키든.
나, 나는 그냥 시온님이 하라는 대로 할 거예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저한테도 기회를 주세요.
다른 여자들과 경쟁할 기회를.
그리고, 그리고··· 당신을 독점할 수 있는 기회를요.”
주지, 암.
당연히 주고말고.
그렇게 생각하며 시온은 슬쩍 허리를 돌렸다.
여인의 뜨겁고 끈적한 속살 속으로 들어가 있던 남성이 안에서부터 거칠게 한 바퀴 돌자, 트리샤가 더더욱 강하게 시온의 목을 끌어안고는 어쩔 줄 몰라 한다.
“기회를 주고 있는데, 너무 굳어 있어.
긴장 풀고, 그냥 받아들여.”
“하, 하지만···.”
화르륵―.
갑자기 따스한 기운이 전신으로 확 퍼져나감을 느낀 트리샤.
곧 잔뜩 긴장되어 있던 몸이 확실히 방금 전보다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화르르륵!
‘···지지 말라고?
내가 이길 수 있다고?’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여기서 이기고 자시고 할 것이 있나?
도대체 이 불꽃이 뭐라고 하는 거지?
찰박, 찰박―.
“으으읏!”
또 다시 벼락같은 쾌감이 척추를 관통하여 뇌까지 전해진다.
시온이 천천히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트리샤는 여태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 했던 뭔가가.
당장이라도 머리와 가슴 전부를 터트릴 것만 같은 엄청난 감각에 허우적거리다가 곧 ‘아아’ 하고 탄식을 내뱉고는 그대로 몸을 맡기고 말았다.
“조, 좋아···.”
첫 경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여인의 몸과 얼굴이 풀어져 내린다.
덕분에 당황한 것은 시온 쪽이었는데, 단순히 트리샤의 반응이 제 예상과 달라서만은 아니었다.
‘뭐, 뭐야.
이거?’
처음에는 전혀 느끼지 못 했다.
그냥 다른 여인들보다 조금 더 쫀득하게 조여오는 것 같은 감각.
그 부분 외에는 딱히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아무 생각 없이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떠흑?’
갑자기 화끈한 감각이 들며 트리샤의 속살이 흐물흐물 녹아서 남성에 딱 달라붙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 역으로 남성이 흐물흐물 녹아서 흔적도 없이 트리샤의 속살에 먹혀가는 느낌일 지도 모르겠다.
지금 자신이 여인의 속살을 헤집고 있던 것이었는지, 아니면 불길 속으로 부지깽이를 들이민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고통과 희열이 동시에 찾아들었다.
“시, 시발···.”
이런 감각은 단연코 처음이었다.
시온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으며 이런 적이 있었나 생각해봤다.
하지만 아무리 떠올려봐도 자신에게 이런 감각을 전해준 여인은 없었다.
하다못해 릴리트조차 하늘을 붕 떠오르는 극상의 쾌감을 주었을 뿐이지, 이렇게 고통과 희열을 동시에 줄 정도로 과하게 뜨겁지는 않았었다.
하마터면 저도 모르게 사정을 할 뻔 했다.
다른 여인들의 경우처럼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가 아니라, 말로는 표현하기 모호한 뭔가가 그 이유였다.
시온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는 숨을 가다듬으며 슬쩍 트리샤를 바라보았다.
‘···이 녀석도 별 말이 없네.
혹시 너무 강하게 몰아붙여서 혼절한 건 아니겠지?’
만약에, 라는 생각이 들어 시온은 슬쩍 고개를 숙이고 있는 트리샤를 살폈다.
그녀는 멍한 기색이 역력한 눈빛을 하고 입을 벌리고 있는 중이긴 했지만 다행히도 정신을 잃거나 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일단 이 상태로 조금만 더···.’
라고 생각하며 시온이 다시금 허리를 놀리려던 순간이었다.
“억.”
갑자기 트리샤가 앞쪽으로 체중을 실어 그대로 시온을 뒤로 넘어트렸다.
침대 위에 불안학 걸터앉아있던 터라 당연히 뒤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시온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트리샤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는 와중에 또 자신의 물건을 꽉 물고는 절대 놓지 않는 흑염룡의 귀여운 아래쪽 입이었다.
“트리샤?
혹시 힘들다거나 하면···.”
시온이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갑자기 눈앞에서 붉은 불꽃이 수를 놓듯 펼쳐졌다.
정확히는, 트리샤가 고개를 뒤로 젖힌 덕에 한 줄기 불꽃같은 여인의 머리칼이 시온의 눈앞에서 흐드러진 것이었지만 말이다.
“좋아···.”
트리샤의 입에서 혼잣말마냥 조그마한 목소리로 그 말이 흘러나왔다.
남녀 간의 관계 중에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단어.
하지만 시온은 바로 그 순간,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눈치 챘다.
‘이, 이 여자.
눈깔에 힘 풀렸는데?’
정신을 잃었다거나 그런 부분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정말로 눈에 힘 풀고, 지금 이 상황에 미친 것처럼 열중하려는 모습이었다!
“좋아···!”
화르르륵!
착각이 아니었다.
이거 분명 성흔까지 같이 날뛰고 있는 거다.
시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열기와, 타오르는 불꽃처럼 하늘거리는 트리샤의 붉은 머리칼을 바라보았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어깨가 짓눌리는 감각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트리샤의 가느다란 팔이 자신의 어깨를 강하게 누르고 있었다.
저 팔에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저런 힘이 나오는 것인지는 일단 넘어간다고 치고.
‘···갑자기 그림이 왜 트리샤가 올라탄 게 된 거지?’
원래 시온이 생각했던 그림은 이게 아니었는데.
리아 때처럼 앙칼지고 자존심 센 여인을 살살 녹여서 앙앙 울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적이었는데.
“하으으···.”
저렇게 트리샤가 역으로 자신의 위에 올라타서는 배를 덜덜 떨면서도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곧 자신의 입 안으로 쏟아져 들어올 산해진미를 기다리는 듯 한 그림은 상상에 없었단 말이다.
철벅!―
물기를 가득 머금은 살과 살이 부딪치며 음란한 소리를 만들어내더니 이내 트리샤의 얼굴에 황홀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이 지어진다.
단순히 육체적으로 절정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나 원했던 남자를 취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그것도 자신이 위에 올라타서 주도적으로 탐하고 있다는 감각이 한 층 더 그녀를 미친 듯이 타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아예 자리를 잡은 트리샤는 그 어떤 불꽃보다도 더 뜨거운 열기를 토해내며 정신없이 엉덩이를 움직이며 처음 맛보게 된 진미를 그야말로 허겁지겁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퍽, 퍽, 퍽!
“좋아, 좋아, 좋아!”
아, 시펄.
이러면 여태 입 턴 것도 죄다 말짱 도루묵인데.
기껏 흑염룡을 길들여서 입맛대로 골라먹으려고 했는데, 단 한순간의 방심으로 자리가 역전되어서는 이 흑염룡이 자신을 양껏 뜯어먹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아예 무아지경으로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는 트리샤의 모습.
다른 여인들에 비해서 작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작은 것’ 이 아닌 여인의 가슴이 출렁이며 남자의 가슴에도 불꽃을 전파한다.
‘그래, 젠장.아까 좀 세게 나갔으니까!
이, 이 정도 반항은 봐준다, 흑염룡.’
그야말로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한 불꽃을 품에 안은 채, 시온은 ‘사익’ 트리샤를 비로소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게, 온전히 그녀를 취할 수 있었다.
―
릴리트는 한창 열심히 대련 중인 리아와 루시아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자신이나 리아는 먼저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고 해도 루시아는 이제 막 남부에서 돌아온 지라 상당히 피곤할 터인데, 아무래도 자신의 실력 점검이 다급했는지 왕성에 있는 클라우젠 별장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리아에게 대련을 요청한 것이었다.
“···어라?”
전과는 달리 이제는 정말 한 마리의 맹수가 된 리아.
그리고 단순히 마법만 쓰던 여인에서 이제는 웬만한 기사 따위는 주먹질 몇 번으로 곤죽을 만들 수 있게 된 루시아, 그 두 여인의 싸움을 지켜보던 릴리트는 갑자기 탄식을 내뱉었다.
“···?”
그리고는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시온의 방이 있는 2층을 바라보았다.
“언니?”
“왜 그러세요?”
릴리트의 변화를 눈치 챘는지 루시아와 리아가 대련을 동시에 멈추었다.
그에 릴리트는 잠시 두 눈을 좁히고는 시온의 방 쪽을 바라보다가 슬쩍 입을 열었다.
“···애들아.
그 이상한 여자 영입하자.”
“네?”
“트리샤인지 다크 드래곤인지 받아주자고.”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냐앙?
언니, 갑자기 그 이상한 인간 여자는 왜?”
두 여인은 아직 저 위쪽의 상황을 모르니 이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릴리트는 시온의 상태를 알 수 있으니, 현재 그가 얼마나 수세에 몰리고 있는지 어느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어쭈?
와, 저 여자 생각보다 물건이네?
시온을 초장부터 그렇게 몰아붙인다고?
성흔의 덕을 좀 보고 있다곤 해도 몸이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인데.’
왕성으로 돌아오고 나서, 릴리트는 몇 번이고 시온이랑 침대에서 뒹굴었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자신이 시온을 이겨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결국 아아앙!
하고 교성을 내지르다가 축 늘어지는 이는 항상 릴리트 자신이었다.
서큐버스 퀸인 자신이 뭐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남자라니, 예속의 계약이 있다고는 해도 이건 너무 자존심 상하는 일이잖아.
릴리트는 그렇게 생각하며 상당히 우울했던 적도 있었다.
물론 루시아나 리시키다, 그리고 리아도 하나 같이 시온에게 완벽히 패배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단순히 자신의 문제만이 아님을 안 후로 괜찮아졌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 트리샤라는 여자, 굉장하네.
뭐, 어차피 나중에 가면 결국 시온 품에 안겨서 더는 못 하겠다고, 살려달라고 빌 테지만 말이야.’
시온이 수세에 몰리는 것 같지만, 릴리트는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엄청난 공세에 물러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사실은 시온이 알게 모르게 ‘남자의 힘’ 을 숨긴 괴물이라는 점을 말이다.
―
“···아, 더는 못 견디겠어.”
고민에 고민을 마친 한 여인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시퍼런 안광을 번뜩이며, 그녀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작품 후기―――――――
주말 잘들 보내셨나요!
저는 궁극기 쿨 채우느라 정신이 없습니닷!
추천은 궁극기 재사용 대기 시간을 줄여주는 마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