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221)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221화(221/439)
221―――――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하으응!
으아앙!”
왕성 내부에 위치한 클라우젠 백작가 별장.그 안에 있는 방 중 하나에서는 엄청난 열락의 장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었다.
찰랑거리는 은발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마치 달빛이 쏟아지듯 그림을 그리고,
잡티 하나 없는 고운 살결을 자랑하는 여인의 몸이 쾌락에 겨워 어쩔 줄 모른다.
그 위에 올라탄 남자의 몸이 거칠게 움직일 때마다 밑에 깔린 여인은 교성을 내지르며 더더욱 강하게 남자를 끌어안고 애달프게 할딱였다.
“크으윽!”
“응아!
아으으읏!”
어느 때보다도 더욱 깊은 곳까지 치고 들어간 남성의 몸짓에, 밑에 누워있던 여인의 몸이 활어처럼 펄떡이다가 어느 순간 덜컥!
하고 굳어버렸다.
발가락이 오므려졌다가 활짝 펴지기를 수차례, 남자가 후우!
긴 숨을 내뱉자 비로소 여인도 작게 신음을 토해내며 몸을 축 늘어트렸다.
“흐아앙··· 우으으···.”
“···한 번 더 할까요?”
“아, 아니.
아니··· 그, 그만.
주, 죽을 거 같아···.”
다른 여인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러려니 하고 물러섰을 테지만, 지금 시온 밑에 깔려서 달콤하게 학학대고 있는 여인은 다름 아닌 서큐버스.
심지어 보통의 서큐버스도 아니고 ‘여왕’ 이라는 호칭을 가진 존재였다.
원래라면 이성의 정기를 그 뿌리까지 뽑아먹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의 서큐버스 퀸, 릴리트였지만 지금 그녀는 마치 맹수 앞에 내던져진 한 마리의 초식 동물처럼 사정없이 뜯어 먹히고 있을 뿐이었다.
“이걸로 13전 13패 인거 아시죠?”
“흐으으··· 부, 불공평해.
이거 다 계약 빨이잖아···!”
“억울하시면 계약 파기하시던가요?”
그렇게 말하면서 슬그머니 릴리트의 탐스러운 가슴을 한 입 가득 베어 문 채, 혀끝으로 귀엽게 솟아오른 분홍빛 유두를 괴롭히기 시작하는 시온이었다.
“으으응!”
아직 불길이 채 꺼지지도 않았는데 또 다시 시온이 무섭게 달려드니 릴리트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그를 밀어 낼 생각은 조금도 없다는 듯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서는 부드럽게 쓸어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진짜 큰일이네.’
워낙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마족, 그 중에서도 특히 그 성향이 더 심한 몽마이지만.
어찌 되었든 자신도 마족이라는 한 종족의 일원이고, 그 마족들을 세상에서 지워버리겠다는 천족들의 미친 계획, 기어코 벌어진 성전에 대해서 걱정을 해야 함이 옳았다.
하지만 릴리트는 온 대륙의 인간들, 그 중에서도 날고 기는 강자들이 모여서 필멸의 땅으로 진군한다는 소식에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동족들에 대한 믿음, 내지는 신뢰 따위의 것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괜찮아요, 릴리트님.
걱정 마세요.’
‘에?
정말?’
‘네.
어차피 조금만 툭, 하고 건드려도 알아서 균열이 일어나서 흩어질 테니까요.’
조금의 표정 변화나 흔들림도 없이 그리 당당하게 말했던 시온.
릴리트는 그런 계약자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곤 그대로 그에게 안겼었다.
그리고 정말 얼마 후, 당장이라도 필멸의 땅으로 진격할 것 같았던 인간들이 순식간에 뿔뿔이 흩어져 제 나라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감탄 밖에 할 수 없었던 릴리트였다.
‘우아아앙!
시온, 저 진짜 천재야!’
‘···저기요, 누님?’
‘시온 대단해!
오오오오!’
‘일단 좀 내려오시죠.’
자신의 등 뒤에 매달려서는 당장이라도 머리 끝까지 오를 것 같은 릴리트를 떨어트리며 시온은 정말 별 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리고 어차피 그게 끝이 아니에요.’
‘엥?
그러면?’
‘그렇게 흐지부지 끝났는데 미련이 안 생기면 이상하잖아요?
분명 어떤 방식으로든 성전을 재개하던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피를 보려 할 겁니다.’
마치 미래라도 보는 것처럼 너무나 당당한 시온의 말에 릴리트는 그저 미소만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 이제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평생 네 거 하지 뭐!’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그보다 요 며칠 꽤나 한가하네?
한동안 왕궁인지 뭔지에 엄청 드나들더니.”
“갑자기 국왕이 절 부르지 않더라고요.
덕분에 휴가 중이랄까.”
“흐음?
혹시 너무 많은 공을 세워서 부담이라도 된 건가?”
설마요, 누님.
오히려 더 만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를 않으니 이렇게 뒤로 물러선 것이 아니겠습니까.
시온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이제 정말 에드가 4세의 수명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직감했다.
길어봤자 몇 개월이 한계일 것이다.
애초에 나랏일을 돌보느라 제 한 몸이 부서지도록 노력한 남자니까.
바네사 왕녀가 도착하기 전에 죽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 정도였다.
‘아쉽다, 아쉬워.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뭐, 후발 주자로 바네사 왕녀가 있으니 다행이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느라 슬쩍 릴리트의 가슴에서 입술을 떼고서는 멍하니 창가를 바라보고 있자 심통이 난 여인이 제 두 다리로 시온을 바짝 죄어온다.
“억.”
“너, 진짜.
여기서 까지 일 생각 하기 없다고 했지?”
“···저기, 딴 생각은 릴리트님이 먼저 하셨는데요.”
“나, 나는 나고!
너는 그러면 안 되는 거지!”
“그건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말한 시온이 다 뽑아냈던 남성을 다시금 균열 입구에 대고 슬며시 문지른다.
이미 몇 시간에 걸친 정사로 흠뻑 젖어 내린 곳에 뜨거운 불기둥이 와 닿자 릴리트가 화들짝 놀라서는 반사적으로 이불을 강하게 쥐었다.
“또, 또 하려고?”
“더 하고 싶다는 거 아니었어요?
이거, 이거요.”
시온이 슬쩍 자신의 허리를 강하게 옥죄고 있는 여인의 미끈한 다리를 가리켰다.
그에 릴리트는 ‘으앗!’ 하고 비명을 내지르고는 재빠르게 다리를 풀고는 다급한 기색으로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마치 강제로 범해진 여인처럼 이불로 제 몸을 감싸더니 시온을 흘겨본다.
“호색한!”
“···예?
아니, 잠시 만요?
여태 실컷 드시고는 이제 와서 배부르다고 갑자기 그렇게 부르기 입니까?”
“그, 그렇잖아!
여자가 싫다는데 더 하려고 하고!
막 들이대고!”
“와, 그런 말을 다른 여자도 아니고 릴리트님이.
그 유명하신 서큐버스 퀸께서 말씀하시니 상당히 어이가 없네요.
오히려 저한테 말라죽을 준비 되었냐고 당당히 협박하시던 분이 누구셨더라?”
정말이지, 한 마디를 안 져줘!
릴리트는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리며 흥!
하고 고개를 돌렸다.
원래 처음 그녀의 계획으로는 저 남자가 오직 자신에게만 욕정을 일으키고, 항상 굶주려서 달려들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만들 자신이 있었고, 나름 합리적인 이유도 있었다.
어찌 되었든 저 남자는 인간이고 자신은 서큐버스 퀸이니까.
아무리 계약을 맺은 사이라고 해도 후반전까지 가면 무조건 승리는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왜 이리 튼튼해진 거냐고!
찌이이바아암!’
북부에 다녀온 뒤로 급격히 건강해진 시온의 몸.
예속의 계약으로 인한 약점에 상대의 기본 체력 증가, 거기에 주변에 어찌나 쟁쟁한 여인들이 많은지 릴리트는 시온을 오롯이 혼자 독차지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오히려 독차지하려고 조금이라도 욕심을 내는 순간, 그대로 체해서 더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을 지도 몰랐다.
“흠흠, 이제는 어쩔 계획이야?”
릴리트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화제를 돌렸다.
자신은 이제 일이 어떻게 진행되든 딱히 상관없지만, 시온은 상관이 아주 ‘크게’ 있어 보였기에 묻는 질문이었다.
“글쎄요.”
시온은 슬쩍 침대 위에 걸터앉아서는 생각에 잠겼다.
일단 칠익 중 하나로 활약해야 하는 캡틴이란 남자는 진작 반쯤 박살을 내서는 왕성의 감옥에 처박아두었다.
원래는 당장 목을 매달아도 시원찮을 왕국의 적이었지만, 시온은 해적들의 이런 행위 뒤에 뭔가 다른 세력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로 국왕을 설득했다.
지금은 입을 열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정보를 토해낼 것이니 당장 죽여서는 이득을 볼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트리샤는 이제 완벽하게 내 사람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은 어떻게 한다.’
칠익 중 고작 두 개의 날개만 꺾었을 뿐이다.
아직도 강력한 적이 최소한 다섯은 남았고, 그 외에 아직 소설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천족 측의 강자 생각도 분명 해야 했다.
‘전력 보강은 계속 하고 있는데 그래도 불안하단 말이지.’
비둘기 놈들이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성전을 말 그대로 아주 화려하게 날려먹어서 지금쯤이면 있는 대로 열불이 뻗쳐서 괴성이라도 지르며 달려들 것만 같은데 예상과는 반대로 너무나 조용했다.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확실한데 예측이 안 되니 더 불안한 시온이었다.
여태까지는 확실하게 모든 것을 알고 있기에 자신만만했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이점들도 전부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 때는 정말 그동안 끌어 모은 모든 것을 동원하여 그들와 싸워야 할 것이었다.
“···하아.”
시온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고 말았다.
그리고는 또 다시 생각에 잠기느라, 뒤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앉아있던 여인이 자신의 등 뒤로 살금살금 다가오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 했다.
“···캬아아앙!”
“떠헑?”
갑자기 여인의 희고 고운 두 팔이 목을 강하게 끌어안은 통에 시온은 그대로 뒤로 넘어가서는 버둥거리며 이것 좀 놓아달라고 켁켁거렸다.
“왜, 왜 그러시냐고요!
케헥!”
“그냥 갑자기 괴롭히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며 릴리트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는 제 볼을 시온의 얼굴에 열심히 부비적거렸다.
마치 이 남자의 몸에 자신이라는 여인의 냄새를 한가득 묻혀놓겠다는 듯이 말이다.
덕분에 시온은 한참을 릴리트의 품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간신히 그녀의 옆구리를 간지럽히는 것으로 서큐버스 퀸의 안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켁켁!
어오, 인생 하직할 뻔 했잖습니까!”
“엄살은?
너 안 죽는 거 다 알고 한 건데!”
“엄살이라뇨!
원래 사람이란 게 길 가다가 넘어져도 죽을 수 있단 말입니다!”
“걱정하지 마.
다른 인간들은 그렇게 죽는다고 해도 넌 그렇게 안 죽어.”
“어떻게 장담하시는 건데요!”
“내가 막을 테니까.”
너무나 당당한 여인의 대답에 시온은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아니, 원래 저런 대답은 남자가 여자한테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리고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겠지.
아마 누가 널 해치겠다고 한다면 다들 눈깔이 돌아가서는 무슨 짓이든 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부정을 할 수는 없겠네요.”
자신의 목숨이 그저 자신 하나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온이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으응?”
“그건 그렇다 치고, 감히 뒤를 치셨네요?
분명 휴전 선언하시지 않았나요?”
“그게 무슨 소리··· 흐앗!”
또 다시 자신의 위에 남자가 올라타자 릴리트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며 이건 아니라는 듯 어쩔 줄 몰라 했다.
간신히 불길이 꺼졌는데 여기서 또 해버리면 그 때는 정말 엉망진창으로 변할 것 같아 무서운 여왕님이었다.
“자, 자, 잠깐만!
미안!
내가 미안해!
다, 다시는 안 그럴게!
다시는 안 그럴게요!”
“아쉽게도 너무 늦어버렸답니다, 여왕님.”
“자, 자으까··· 아그그극!”
또 다시 남성이 균열 너머로 강하게 밀고 들어오자 릴리트는 교성을 내지르며 제 위에 올라탄 시온을 떨어트리려는 듯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하지만 힘 하나 들어가지 않은 몸짓이었고, 남자 입장에서 보기에 그런 반항은 그냥 더 해달라는 귀여운 앙탈 수준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빼, 빼줘!
빼줘!
으아앙!”
찰박―.
빼달라는 말에 슬쩍 허리를 당기는 시온이었지만, 곧 ‘뻥입니다!’ 라고 외치듯 여인의 안으로 제 물건을 강하게 찔러 넣었다.
“하앗!
아, 아흑!”
남자를 밀어내려고 하던 여인은 결국 그럴 수 없다는 걸 자각했는지, 역으로 제 품으로 강하게 남자를 끌어안곤 계속해서 달콤한 울음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말로는 싫다고 해도, 빼달라고 해도 역시나 몸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진짜 제대로 한 번 가볼까.’
아마 여기서 더한다면 분명 릴리트의 이성이 날아가고 몽마의 본능만이 남을 것이다.
더해달라며 비명과 교성을 내지르고 알아서 허리와 엉덩이를 돌리는 색욕적인 모습.
세상 어떤 남자라고 해도 똘똘이가 벌떡 일어설 수밖에 없는 그런 여인으로 말이다.
“냐앙!
시온!”
갑자기 릴리트의 것과는 다른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출입문이 아니라, 창문 너머에서 말이다.
‘아니, 좀.
제발 복도랑 문 좀 이용하라니까 저 떼걸룩이!’
시온은 속으로 한숨을 내뱉으며 그대로 아주 멀리 멀리 보내줄 생각이었던 릴리트를 살려둘 수밖에 없었다.
“···뭐야, 리아.”
“냐앙, 방해해서 미안.
하지만 조금 후에 어차피 방해받을 거라서 미리 알려주러 왔어.”
“방해?”
“냐앙.”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시온이 여전히 여인의 안에 남성을 꽂은 채로 질문하자 리아는 배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그 하이네스 상단의 헬렌이라고 하는 요정족 여자가 조금 전에 찾아왔어.
그리고 그 직후 왕궁에서 사람이 왔다고 하고.
아마 잠시 후면 시온 밑의 인간이 그 소식들을 전하러 올 거야.”
아마 리아는 멀리서 그들의 모습을 확인하곤 바로 시온의 방까지 한 마리 고양이처럼 훌쩍 날아와서는 이 소식을 전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헬렌은 그렇다 치고, 왕궁에서 갑자기 사람이 왜 왔지?”
“냐앙,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
그러고 맞이할 생각이야?”
“아.”
“아, 아아!”
그제야 리아 앞에서 홀딱 벗은 채로, 그것도 한창 시온과 행복한 시간을 즐기던 때를 보이고 만 릴리트는 황급히 이불로 제 몸을 가리려고 했다.
정작 가장 가리고 싶은 부분은 시온 덕분에 가릴 수가 없었지만 말이다.
‘···갑자기 뭔 일이지.’
시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헬렌과 왕궁에서 왔다는 사람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작품 후기―――――――
항상 패배 중인 릴리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