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229)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229화(229/439)
229―――――
업보
‘염병, 어쩐지!
그냥 여기서 나가고 싶더라니!’
볼코 후작과 한창 노닥거리다 말고 바네사 왕녀와 쟌이 어딘가로 사라지는 걸 딱 시선에 포착한 순간, 시온은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느낌이 존나 쎄한데, 라고.
설마 두 여자가 오랜 친구를 만나서 반가워 어쩔 줄 몰라 손을 잡고 못 다한 이야기를 하러 갈리는 없고, 분명 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게 뭐가 되었든 ‘좋은’ 이유는 아닐 듯 싶었다.
‘설마 머리채 붙잡고 싸우는 건 아니겠지?’
그래.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정말 두 여자가 서로의 머리채를 붙잡을 일이 생긴다면 일단 쟌이 바네사 왕녀의 허리부터 한 번 접어버리고 시작하고 있을 테니까.
그래도 쟌이 트리샤 급의 막장 캐릭터는 아니라 ‘칸’ 이라 불릴 정도로, 한 집단의 수장이라고 봐도 부족함이 없는 여인이었기에 그런 막장 짓까지는 하지 않을 성 싶었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
갑자기 발코니에서 고개를 쑥 내민 왕녀가 마침 그쪽을 바라보고 있던 시온과 눈이 마주치니 바로 그의 이름을 부른다.
당장 여기로 달려오라는 강렬한 눈빛과 목소리에 시온은 ‘이건 가면 백 퍼센트 주옥되는 각인데.’ 라고 중얼거리면서도 어쩔 수 없이 왕녀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와중에 혹여 귀족들이 이상한 눈길로 쳐다볼까 우려한 시온은 어떻게 연기라도 해볼까 했지만 당장 안 뛰어오고 뭐하냐, 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바네사 왕녀 덕분에 그것도 잊고 그냥 발코니로 나는 듯 걸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발코니로 들어선 시온에게 바네사 왕녀는 그야말로 흉악하기 짝이 없는 질문을 던져왔다.
“나와 북쪽에서 온 손님.
둘 중 누구지?”
“···예?”
뭔가 중요한 단어가 빠진 채 그런 질문을 하는 바네사 왕녀.
시온은 속으로 ‘설마 아니겠지, 그건 진짜 아니지?
에이, 그건 좀 무리수지.’ 라고 중얼거리면서 다시 한 번 말해줄 수 없겠냐고 막 질문을 하려는 찰나.
“시온 클라우젠 공자, 그대도 한 명의 사내이지 않은가.
그러니까 약간의 ‘장난기’ 가 동해서 묻는 것인데, 나와 북쪽에서 온 손님.
이 둘 중에 누가 더 마음에 드는 여인이냐, 이런 질문이지.”
···신이시여.
신, 야 이 시발 놈아.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런 시련을 주는 거냐고!
시온은 반사적으로 바네사 왕녀와 그 옆에 서있던 쟌을 쳐다보았다.
일단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반드시 내가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에게 그런 물음을 하기 마련이다.
그 증거로 바네사 왕녀는 시온이 ‘당연히 나를 답으로 내놓을 것이다.’ 라는 확신에 차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
이번에는 반대로 고개를 돌려 쟌을 쳐다본다.
바네사 왕녀가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면, 반대로 쟌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그 고요함이 자신이 안 될 것을 알기에 체념하고서 침묵해서, 거기에서 나오는 고요함이 아니라 ‘이건 누가 봐도 나지, 나랑 혼인할 남자인데 당연히 나 아닌가?’ 라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건 뭘 먹어도 죽는 그림 아닌가?’
최소한 탈출로 정도는 뒤에 놓아주고 이렇게 나와야지.
어디를 선택해도 죽을 길이 훤히 보이는 걸 선택하라고 나선다니!
그보다 여태 A급 모습만 보여주던 바네사 왕녀가 갑자기 왜 이러나 싶은 시온이었다.
차라리 에라더 왕자 같은 놈들이 이런 짓을 벌인다면 모를까.
바네사 왕녀가, 심지어 그 옆에 정식으로 왕국에 찾아온 손님까지 두고 말이다.
‘···아니지.
생각해보니 저 여자도 아예 정상은 아니었잖아.’
옆에 하도 노빠꾸 여인들이 득실거려서 바네사 왕녀는 정말 완벽한 사람인줄 알고 있었는데, 소설에서 김유현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왕성에 쳐져 있던 라이도의 대(對) 마법 방어진까지 해제해버린 여자가 바로 바네사 왕녀였다!
왕국의 지휘부이자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왕성을, 그리고 왕궁을 통째로 불지옥으로 만들어버린 장본인이다, 이런 소리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는 시온이었다.
김유현과 자신의 위치만 바뀌었다 뿐이지, 결국 바네사 왕녀는 바네사 왕녀이지 않은가.
다행인 부분이 있다면 소설과는 달리 여왕이 되는 것이 확정되어 있던 터라 의무감이나 히스파냐에 대한 마음으로 연심이란 것을 어느 정도 덮을 수 있다는 것일까.
“시온 클라우젠 공자.
고민하는 건 좋지만 너무 뜸을 들이면 여인들 마음이 상하는데.”
머리털이 다 뽑힐 정도로 고민 중인 시온의 속을 알 수가 없는.
아니, 딱히 관심도 없어 보이는 바네사 왕녀가 말로 재촉하고 쟌은 눈빛으로 재촉한다.
둘 모두가 얼른 자신이라고 대답하라고 강렬하게 원하고 있다.
“저, 바네사 왕녀님.
누군가가 괜히 제 대답을 듣고 이상한 말이라도 한다면···.”
“내가 말하지 않았나.
그냥 장난에 불과한 질문이라고.
이걸 굳이 이상하게 떠벌리는 자들이 있다면 일의 중요성도 구별치 못 하는 자들이라는 증거이고 내가 그들을 가만히 둘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아니, 장난에 불과한 질문이라면서 왜 눈에 핏발까지 선 거냐고.
시온은 목구멍 바로 밑에까지 차오른 말을 억누르며 어떻게 왕녀 좀 말려보라는 뜻으로 옆에 서있던 쟌을 바라보았다.
“시온 클라우젠, 그대의 주인이 요청하고 있지 않은가.
왕녀의 말대로 장난이라고 한다면 그대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마음에 있는 말을 내놓으면 될 거 아니겠는가?
무슨 대답이 되었든 여기 둘은 웃으면서 받아들일 것 같은데.”
“···.”
염병, 둘 다 웃으면서 안 받아들일 미래가 훤히 보이는데 무슨 대답이야.
그야말로 뇌세포 풀가동에 들어간 시온은 일단 이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부터 예상해보았다.
일단 바네사 왕녀가 쟌을 데리고 발코니로 갔다.
그리고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간 후 왕녀가 자신을 불러서 뭐 이딴 황당한 질문을 하냐고 한 소리를 들어도 모자람이 없는 물음을 던져왔다.
처음부터 그냥 장난으로 시작된 것이었다면 저렇게 잔뜩 기대하는 눈빛을 띠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분명 둘 사이에 무슨 날카로운 공방이 오고 간 후 거기에서 승부를 가르지 못 하니 결국 시온을 불러서 대리 판정승을 얻어내려고 하는 것일 테고 말이다!
아니, 싸울 거면 너님들 둘이 승패를 보셔야지 애먼 사람 불러서 이게 뭐냐고!
아아아, 이게 바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던 파리스가 겪었던 말도 안 되는 참상이란 말인가.
부족한 거 하나 없이 그냥 잘 살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여자들이 쳐들어와서 누가 더 아름답니?
해서 그냥 고민 좀 하다가 대답했더니 지목을 받지 못 한 다른 여자들과는 그야말로 원수지간이 된 남자.
‘···그리고 파리스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와, 짜잔?
죽었네요?’
이런 염병!
차라리 둘 다 기대하는 눈빛이라도 하지 말던가!
어찌 할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일생일대의 시련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온은 일단 충격 방지책부터 마련하기로 했다.
“이, 일단 바네사 왕녀님은 객관적으로 봐도 왕국의 꽃이라고 불리실 만합니다.
오죽하면 제가 처음 왕녀님을 뵈었을 때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는 실수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아아, 그랬었지.
그랬고말고.
마치 나비가 꽃의 향기에 취해 그 주변을 맴돌 듯 내게서 눈길을 떨어트리지 못 했을 정도였어.
후후후!”
저번에는 그렇게 봤다고 있는 대로 성질을 내고 사과까지 하라고 성화를 낼 때는 언제고.
갑자기 이제 와서 그런 반응인 거야, 이 왕녀야!
그리고 나비인지 꽃인지 그거 다 아니야.
원래 이 몸뚱이 주인은 여자 냄새만 나면 달려드는 개새끼랑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물론 바네사 왕녀가 꽃이 아니라는 소리는 결코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시온이었다.
왕녀의 아름다움은 웬만한 귀족 영애 따위는 가볍게 씹어 드시고 남으실 정도였으니까.
거기에 더해서 고귀한 신분에 몸에서 나오는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아우라까지 겹치니 소위 말하는 여왕님 포스가 벌써부터 느껴지고 있는 중이었다.
“···.”
허미, 시펄.
심장 쫄려 죽겠네.
시온의 입에서 바네사 왕녀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말이 나오자 바로 쟌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 싸늘함을 온 몸으로 마주한 시온은 마치 발가벗겨져 엄동설한에 내던져진 느낌이었다.
‘당시 여전히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면 상급 기사 정도는 우습게 잡아먹던 김유현과 나름 대등하게 싸웠던 여자다.
그 정도면 천족과도 아무 무리 없이 싸울 수 있는 정도고 릴리트님 바로 아래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그런 여자가 토라진 것인지, 화가 난 것인지 도통 모를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 주인공의 조력자였던 캐릭터도 아니고, 김유현과 살벌하게 검을 나누며 너 죽고 나 살자 식으로 나섰던, 매력적이나 확실히 겨울답게 흉포하고 냉혹한 면이 다분한 ‘악역’ 캐릭터가 말이다!
이러다가 정말 이대로 종이접기 하듯 곱게 접히는 건 아닐까 걱정된 시온이 쟌의 표정이 더 차갑게 변하기 전에 빠르게 사태를 진화하기로 했다.
“바네사 왕녀님이 그런 화려한 한 송이의 꽃이라고 한다면, 쟌 테무친.
당신은 눈이 내리는 겨울의 한 장면이라고 봐야겠군요.”
“···겨울?”
“비록 춥기는 하나 그 눈이 다 내리고 난 세상은 고요하면서도 참 아름답죠.
동시에 참 포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쉽게 다가갈 수는 없으나 그만한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입니다.”
시온의 말에 바네사 왕녀의 표정이 모호하게 변하고, 반대로 쟌의 얼굴에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기색이 역력해진다.
성격이나 하는 짓이 워낙 살벌해서 악몽이라고 불리던 여인이지, 외모까지 악몽 그 자체인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시온의 표현대로 비록 차갑지만 그 모습만큼은 눈이 펑펑 내려 하얗게 물든, 무척이나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여인, 그게 바로 쟌 테무친이었다.
‘당장 귀족 놈들도 북쪽의 야만 부족이라고 하면서 저런 외모를 가진 여인이라니 놀랍구나!
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잖아.
바네사 왕녀가 내심 분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딱히 반박할 건 없다는 것도 증거 중 하나도 말이야!’
두 여자 모두에게 일단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너무 아름다워요!’ 라는 뜻의 안전장치를 만들어두기는 했다.
그럼에도 시온은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는데, 두 여자 모두가 ‘어찌 되었든 결론은 하나야.
바로 나라는 거지.’ 라는 표정을 짓고 있어서였다.
시온의 고민이 길어지자 바네사 왕녀는 살짝 초조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가 어떤 이유로 인해 답을 내놓기를 고민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였다.
“괜찮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
“예?”
“방금 전 쟌에게 들어서 알고 있다.
그대가 이 히스파냐의 안정을 위해서 그대를 스스로 협상 조건에 올려두었다는 소식 말이다.
혼인 동맹을 맺기로 했다고.”
“그, 그런···.”
“서운했다.
내게 왜 진작 알려주지 않았는지.
혹 그대가 나를 믿지 못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그대에게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그러니 더는 뭐라 하지 않겠다.
뭐라 하지 않아.
다 이해해.
아아, 그리고 이건 정말 이 여인과 그저 가벼운 장난을 하는 것이니 혼인 동맹을 걱정할 필요는 없네.
쟌도 다 이해해줄 것이야.”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나 지금 너한테 무척 서운하니 빨리 덜 서운하게 만들어줘.
더해서 혼인 동맹 건은 신경 쓰지 말고 내가 더 아름답다고 말해, 라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바네사 왕녀의 말이 맞다.
지금 이 상황은 그냥 웃고자 하는 장난이니 다 이해할 것이다, 시온 클라우젠.
신하로서 주인의 뜻에 맞는 답을 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 없어.”
“···.”
이번에는 쟌이 나서서 눈치 보지 말고 그냥 자기가 더 아름답다고,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고 말을 하라고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양방향에서 압박을 주고 있으니 시온은 그야말로 대갈통이 깨질 것만 같았다.
아니, 나보고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하라고!
양자택일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지, 하나 좋다고 하면 하나가 마음이 팍 상해서 얼마나 씩씩거릴지 눈에 훤히 보이는데 병신 같이 대답을 하나?
‘아버지, 어쩌죠?
이럴 땐 도대체 어찌 해야 합니까!’
시온은 이 시대의 진정한 대현자인 아버지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그러자 어디선가 그 지혜롭던 아버지의 말씀이 아련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
‘···포기하면··· 편··· 해?
아니, 젠장!
그게 아니라고요!’
아쉽게도 대현자 아버지마저 이런 상황만큼은 예상치 못 하셨다는 듯 시온에게 비슷한 말조차 한 적이 없었다.
애초에 저런 미녀 둘이 이렇게 달라붙어서 누가 더 아름답냐고 묻는 건 정말 신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난 둘 다!
라고 답했다간 바로 두 여자 전부를 적으로 두는 거다.
오히려 갈등만 심해져.
거기서 더 나아가면 진짜로 둘이 정색하며 싸울 수도 있고.’
두 여자 모두 시온이 안고 가야만 하는 여인네들이다.
업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는 이런 사달이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나를 골라도 어차피 망한다.
그렇다고 해서 둘 다!
라고 말한다면 더블로 망한다.
이러면 남은 답은 하나, 바로 시온이 역으로 지랄을 하는 것이었다.
“두 분이 이리 유쾌한 ‘장난’ 으로 저를 곤란케 하니 일단 답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여인이 좋습니다.
단순히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내면의 것까지 전부 말입니다.”
“아?”
“흠?”
“동시에, 최소한 저보다는 아름다워야 제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여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허면 여기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누구일 것 같습니까?”
그리 말하며 시온은 당장이라도 치밀어 오르는 구역질을 참아내며 그윽한 눈동자, 잔뜩 내리 깔은 목소리, 그리고 살짝 얼굴을 틀어 완벽한 각도까지 만든 후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제가 제일 아름답군요.”
“에?”
“아앙?”
“이런, 이런.
진정한 아름다움은 남녀의 관계를 모두 떠나 적용되는 법인데 아직까지 두 분은 저를 능가할 만한 아름다움이 부족합니다.
정말 아쉽군요.
두 분 모두 말입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이게 세상 진지한 질문이었다면 이딴 식의 개소리는 내뱉을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하지만 바네사 왕녀와 쟌 모두가 이건 장난이라고 강조하며 다만 답을 하라고 요구했으니 시온 역시 이걸 장난으로 받아들여 그녀들에게 받아들이기도 모호하고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에도 역시 모호한 답을 한 것이었다.
‘마나도 못 다루는 이 몸뚱이가 그래도 밸런스 맞춰준다고 미모를 주어서 참 다행이지.’
시온이 찡긋, 하고 한쪽 눈을 감으니 바네사 왕녀가 가장 먼저 거기에 공략 당해서는 큭!
하고 가슴을 부여잡는다.
이번에는 쟌을 향해서 찡긋을 시전하니 멍하니 그걸 바라보고 있던 쟌은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더니 과거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더는 시온을 똑바로 보지 못 하고 있었다.
‘···시펄.
그나마 이게 통하는 얼굴에 우월한 기럭지까지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지.
안 통했으면 바로 모가지였다.’
그렇게 생각하며 시온이 한 방에 제압된 두 여인을 바라보며 조금은 여유를 되찾은 목소리로 다시 파티장으로 들어가자고 막 말하려던 참이었다.
“그, 그러면 혹시 시온 클라우젠 공자, 그대 다음으로 아름다운 이가 누구인지는···.”
그만해, 시발!
―――――――작품 후기―――――――
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