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242)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242화(242/439)
242―――――
추락하는 모든 것은
“여왕께 인사드립니다.”
파티의 마지막 날,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에라더 왕자가 나타났다.
아직까지 귀족들은 전혀 알지 못 하는 이유로 인해, 바로 후사를 볼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인해 자연스레 왕좌에서 탈락한 후계자.
이제는 계승권 1위의 강자가 아니라 현 국왕을 위해서라도 당장 제거해야 할 위험 대상 1순위가 된 남자.
“어서 오세요, 오라버니.”
하지만 바네사는 그를 경계하는 모습 대신 여유를 가진 채 그를 맞이했다.
괜히 자신이 먼저 나서서 굳은 모습을 보이면 밑의 신하들은 오해를 하기 마련이고, 그 오해는 결국 비극으로 치닫기 때문이었다.
“부디 여왕 전하의 치세에 히스파냐가 번영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오라버니.
굳이 자리에 나와 주어서.”
약간은 민감할 수도 있었던 일도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리는 바네사.
그 모습을 바라보며 시온은 일단 왕실 내부에 대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남은 건 밖에서부터 온갖 해괴한 짓들을 할 놈들이었다.
“···시온 클라우젠.”
꽤나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본다.
그 자리에는 레데넨 후작가의 루드비히가 서있었는데 평소의 그 뽐내기 좋아하는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상한 복장이 아닌, 꽤나 단출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거기까지만 해도 이미 충분히 놀라운데, 심지어 루드비히는 원래 그답지 않게 시온이 자신을 바라보자 고개까지 살짝 숙이는 것이었다.
‘저 새끼가 드디어 미쳤나?’
가진 실력은 고만고만한데 자존심만 워낙 드높아서 스스로 명을 재촉한 캐릭터.
그래도 주제에 명예로운 귀족이자 남자라고 해서 배신까지 하는 성격은 아닌, 그야말로 ‘계륵’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미래의 레데넨 후작이었다.
“왕성 이후 다시 만나보고 싶었는데 네가 워낙 바빠 보여서.
이제 겨우 말 좀 붙이는군.”
“보다시피 엄청나게 바빴지.
여러모로.”
“···그래 보여.”
루드비히라고 아예 실전 경험이 없는 건 아니다.
볼코 후작을 따라서 종군도 몇 번 해보았고 대규모 군사 훈련도 받아보았다.
하지만 시온처럼 엄청난 활약을 한 적은 없다.
아니, 애초에 할 수도 없었다.
이제 겨우 성인이 된 애송이한테 백전노장인 그의 아비, 볼코 후작이 무슨 중요한 임무를 시키려고 하겠는가.
부족한 점을 지적 받고 혼만 나지 않으면 다행인 수준이었다.
“난 이제 겨우 후계자 수업을 마친 보통의 후계자인데.
너는 너무 멀리 가버리고 있네.”
“멀지 않아.
너도 충분히 따라올 수 있는 정도지.
네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잊은 건 아니지?”
“난 아버지만큼 훌륭한 기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목표였던 아버지는 당신이 아니라 너를 목표로 삼으라고 했지.”
“···.”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 했다.
대련장에서 거짓 항복으로 상대를 속이고, 눈에 모래를 뿌리고.
도대체 그런 놈을 왜 목표로 삼으라는 것인지.
명예와는 거리가 먼 너를 도대체 뭘 보고 따르라는 건지 난 이해하지 못 했어.”
크흠, 과거 생각이 나니 절로 헛기침이 나오는 시온이었다.
그 때는 정말 그 수 외에는 이길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었다.
이 몸뚱이가 기본적으로 검술을 배운 귀족이긴 하지만 마나를 다루지 못 한다는 약점이 최악으로 다가오기에 선택한 결론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네가 여태 보인 행보를 통해 비로소 알았다.
아무리 명예를 지키는 기사라고 해도 결국 한 가지를 이루지 못 하면 전부 쓸모가 없는 것이라고.”
“네가 느낀 그 한 가지가 뭔데.”
“이기는 것.
승리하는 것.
그래서 이 나라에 비로소 평화와 믿음을 가져오는 것.”
“의외네.
너라면 이기는 것도 명예롭게 이겨야 한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시온은 일부러 살짝 시비조로 그렇게 중얼거려 보았다.
그냥 깨달음만 얻고 본인이 바뀌지 않았다면 별 의미 없는 이야기가 될 터이니까.
하지만 루드비히는 시온이 그리 말할 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물론 그 결론에는 변함이 없어.
하지만 그 과정을 네가 보였던 대로 조금은 부드럽게 해볼 생각이라고 할까.
중요시 여기되 집착은 하지 않을 생각이야.”
“···이제야 조금은 진짜 의미의 기사답네.”
명예를 중요시 하며 그걸 외친다고 해서 훌륭한 기사는 아니다.
어찌 되었든 왕국이 위협을 받으면 창칼을 빼들고 달려들어서 적이라 판단되는 자들은 일단 나라의 안전을 위해서 전부 살상하는 것이 이 세상의 진짜 기사들이다.
멋 좀 부리고 여인들에게 인사 잘 좀 하고 멋들어지게 칼 뽑는다고 기사가 아니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최소한 시온은, 그렇게 생각했다.
“파티가 끝나고 여왕께서 본격적으로 국정을 보시게 되면 너는 어쩔 생각이지?”
“당연한 걸 묻는데.
당연히 집으로 돌아가야지.”
“의외네.
다른 귀족들은 네가 여왕 전하의 곁에 머물면서 그 분을 더 돕지는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볼코 후작님과 함께 원정군까지 이끄셨던 분이다.
또한 전 국왕께서 양위를 정하셨을 정도의 분이지.
더 말할 게 필요한가?”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다, 말이.”
루드비히의 대답에 시온은 그냥 웃고 말았다.
솔직히 조금 재수가 없는 놈이긴 하지만 태생이 배신자나, 혹은 실력도 없는 주제에 입만 산 놈이거나, 그도 아니면 히스파냐에 최악의 패배를 내주고 죽은 놈은 아니다.
조금 오버하는 면이 있기는 했어도 나름 쓸 만한 검으로서, 그리고 귀족으로서 자신이 원하던 대로 명예롭게 죽은 캐릭터였다.
레데넨 후작가의 후계자를 바라보며 시온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여태까지는 천족들의 세계 정화 프로젝트에 대항할 수 있도록 품질이 보증된 에이스들만을 구해서 옆에 두는 데에 주력했다.
그 결과로 현재 언제 복상사 당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가 되었지만 최소한 불에 타서 죽는 것보다야 그렇게 죽는 게 차라리 나을 테니 넘어가기로 하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눈앞의 적도 문제지만 뒤에서 자꾸 호박씨를 까는 배신자 새끼들도 문제란 말이야.’
카슈가르 백작가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기에 바로 박살을 내두었다.
문제는 그 가문이 끝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히스파냐가 휘청거리거나 자칭 빛의 후예들이라는 놈들이 날개를 펼칠 때 얼마나 많은 배신자들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었다.
앞뒤로 적을 맞이하는 건 그야말로 명백한 자살 행위.
때문에 시온은 바네사 왕녀를 여왕으로 세워 그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다.
헌데 생각해보니 여왕뿐만 아니라 다른 더 많은 우호 세력을 만드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이시크 백작가의 헤먼이 자신에게 무척이나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니 자연스레 이시크 백작가를 중심으로 모여 있는 남부의 해안 도시들이 합심하여 바네사를 지지하고 시온을 향해 찬사를 보내지 않았던가.
‘왕실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게 아니잖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 세대가 물러나고 그 자리를 새로운 이들이 채운다.
그 이들을 내게 호의적인 이들로 채울 수 있다면 왕국 내부의 문제는 그들이 나를 대신해서 스스로 처리해주지 않겠어?’
당장 이 시대의 주인 세대만 바라보고 있던 시온이었다.
에드가 4세, 볼코 후작, 브레멘 백작, 그리고 다른 귀족들 전부.
그들의 후계자보다는 그들에게 더 집중하고 있던 것이 여태까지의 시온 방식이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헤먼, 루드비히 같이 그 가문을 맡게 될 이들을 제 편으로 꽉 붙들고 있을 수 있다면?
그러면 그 이후부터 이 히스파냐만큼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클라우젠 변경백령으로 돌아갈 생각이라면 말이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잠깐 우리 영지에 들려서 이야기 좀 나누고 싶은데.
아, 검술로 승부를 보자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냥 북쪽과 남부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알고 싶을 뿐이지.”
“뭐가 그리 궁금한 건데?”
“북쪽 부족들의 전사들이 얼마나 강한지, 그들은 어떻게 살고 훈련하는지.
그리고 남쪽에서 활약할 때 그리핀 부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자세히 듣고 싶다고 해두지.”
그 정도라면 못 해줄 것도 없겠지.
시온은 루드비히의 요청에 잠깐 생각하는 척을 하고는 그리 하자고 대답하려는 순간이었다.
“···?”
갑자기 연회장이 무척 소란스러워진다.
뭔가 좋은 뜻의 소란스러움이 아니다.
이건, 좋지 않은 어수선함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던 귀족들은 하나둘씩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기고, 바네사는 한창 후작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말고 시종장의 귓속말을 듣고는 얼굴을 굳힌다.
“주인님, 주인님!”
꽤나 다급한 음색으로 시온에게 달려오는 리시키다.
혹 자신으로 인해 시온에게 무슨 방해가 될까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있던 그녀가 저리 급하게 달려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시온은 본능적으로 또 다시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했다.
“무슨 일이지, 리시?”
“지, 지금 빨리 밖으로 나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
빨리요!
나가셔서 하늘을···.”
시온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감정조차 드러내는 걸 극도로 자제하는 리시키다가 저런 반응을 보일 정도면 아무래도 보통 일이 아닌 모양.
벌써 귀족들 중 다수가 발코니로 향해서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고, 바네사마저도 상당히 당황스럽다는 기색을 숨기지 못 하고 있는 중이었다.
‘도대체 뭔데, 시발.’
리시키다의 뒤를 따라 시온은 연회장 바깥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녀가 말한 대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제 막 해가 저물고 세상에 어둠이 깔리고 있는 바로 그 때.
저 멀리서 한 눈에 봐도 상당히 불길한 빛을 머금은 뭔가가 천천히 하늘을 가르며 ‘추락’ 하고 있는 중이었다.
“저, 저게 무슨···.”
“유성이 갑자기 왜···.”
어느 누가 본다고 해도 요사스럽다고 말할 만한 붉은 불꽃을 사방에 퍼트리며, 유성은 그렇게 어두운 하늘을 찢듯이 날며 긴 꼬리로 만들어진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삐이이이―.
그 유성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저 머나먼 곳으로 떨어져 내리며 괴기한 소리까지 냈다.
‘···염병할 놈들.’
하필이면 흥겨웠던 분위기의 왕성 바로 위에서.
그것도 새로운 왕이 등극해서 나라의 모든 이들이 그 치세에 번영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바로 이 중요한 자리에서.
마치 모든 이들이 아주 똑똑히 보라는 듯 느린 속도로, 거기에 아주 시뻘건 빛을 발하며 추락하는 유성을 바라보며 시온은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차라리 누디아가 또 다시 전쟁을 선포한다거나, 아니면 신성 프러센이 빛의 교단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하는 일이 나았을 것이다.
최소한 외부에서 가해지는 위기는 내부 결속을 위한 기회로 돌릴 수도 있으니까.
이럴 때일수록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다독이며 고난을 뚫고 나아가자고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내부부터 대놓고 기둥을 빼겠다는 속셈이라고?
이런 썅간나 새끼들.’
현대에서나 유성 하면 그냥 ‘아, 뭐가 떨어지는구나.’ 하고 만다.
그 전에는 시대나 지리를 막론하고 저 유성은 항상 불길한 미래를 암시하는 하늘의 뜻이었다.
그 하늘의 뜻이, 일반 왕국민이든 대귀족이든 불길한 징조로 믿는 그 뜻이.
저 빌어먹을 유성이 여왕의 즉위를 축하하는 연회의 마지막 날에 왕성 위에 나타났다.
과연 자리에 모인 귀족들은 저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저 우연이라고 여길까?
새로운 왕의 등장을 축하하며 자신들의 축제를 벌이고 있던 왕국민들은?
그들도 그저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겠는가?
아니, 불가능하다.
당장 내일 아침부터 온갖 흉흉한 이야기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질 것이다.
시작점도 모르는 그 괴소문들은 점차 내용도 심각해지며 엄청난 불안을 야기하는 폭탄으로 변할 테고 말이다.
“빌어먹을.”
뒤에서 들려오는 루드비히의 욕설을 들으며 시온은 한숨을 내뱉었다.
잠깐 이 흥겨운 분위기에 취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작부터 이렇게 나오시다니, 참으로 머리 하나는 좋은 놈들이었다.
밖에서 몰려오는 백만 대군 보다 안에서 균열을 일으키는 백 마리의 개미가 더 무섭다는 것을 천족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당장 그들의 그런 잔인하면서도 확실한 면모는 소설에서도 드러났었으니 두 말 하면 잔소리.
바네사가 여왕의 자리에 올랐고 그녀를 따르겠다하는 이들이 많지만, 에라더 왕자보다 뭐가 나은지 모르겠다는 반응의 귀족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여태 왕자와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던 입장에서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상황.
천족들과 요정들은 바로 그 사이를 파고들어 균열을 일으키겠다는 속셈이었다.
다른 날도 아니고 딱 새로운 왕의 즉위식 이후 성대한 파티가 열리던 마지막 날 나타난, 어린 아이가 봐도 예쁘다고 말하기 보다는 무섭다고 부를 만한 시뻘건 유성.
그리고 여왕이 된 바네사는 이전 성전에서 히스파냐의 이탈을 주도했던 지휘관이기도 하다.
더해서 왕국을 혼란스럽게 한다면 빛의 교도라고 해도 용서할 수 없다는 뜻이 담긴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선동을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가능한 이야깃거리였다.
‘빛의 교도들을 이용해서 내부에서 혼란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자신들을 따르는 교도뿐만 아니라 일반 왕국민들이나 귀족들까지 흔들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할 줄은 미처 예상 못 했다.
진짜··· 빛의 후예인지, 아니면 사탄의 후예인지 모르겠구만.’
시온은 살짝 고개를 돌려서 2층 발코니에 서있는 바네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왕성의 하늘 위에서부터 천천히 떨어져 마침내는 저 멀리 머나먼 곳으로 멀어지고 있는 붉은 유성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분노와 함께 어찌 할 수가 없는 당혹감이 가득했고 말이다.
잠시 바네사를 바라보다가 옆에 서있던 리시키다가 자신의 소매를 잡아당기니 시온은 천천히 고개를 내려 자신의 기사를 바라보았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에··· 주인님, 이게 우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요?”
리시키다의 질문에 시온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강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딱 들어맞는다.
그렇다면 이건 우연을 가장한 필연, 아니 우연을 가장한 조작에 가깝다.
그리고 누가 이런 거대한 연극을 주관했을지는 누가 봐도 뻔한 것이고 말이다.
“주, 주인님.
어쩌죠?
저런 불길한 징조가 왜 하필이면···.”
불길한 징조.
그래.
바로 저 말을 사람들의 입 바깥으로 내기 위해서 이런 준비를 했을 것이다.
빛의 교리가 닿고자 하는 이상향과 멀어지려 하는 자가 왕이 된 세상에 언제든 저런 불꽃이 내리꽂힐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히스파냐가 스스로 빛의 교리를 따르는 국가라 천명하고 이 혼란과 불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들이 원하는 길로 걸어가 주기를 희망할 것이다.
예로 들자면 히스파냐가 다시금 성전을 하자고 주장하게 만든다거나, 아니면 빛의 교단을 함부로 하는 이들을 벌하겠다고 나선다거나.
‘지랄 염병을 하세요.
누구 마음대로?’
민심이 그 어떤 것보다도 더 강력한 무기라고 저들이 말하고자 한다면.
시온은 바로 그들에게 민심이란 이렇게 뒤바꿀 수 있다고 역으로 한 수 가르쳐줄 생각이었다.
너희가 불덩어리 하나로 흐트러뜨려 놓은 이 분위기를, 똑같이 불덩어리 하나로 되돌려주마.
“리시키다.
내일 오전에 일정 잡아둬.
하이네스 상단으로 간다.”
천족들에게는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하게도.
시온은, 아니 대한민국에 살았던 ‘이지훈’ 은 딱 그 시대에 유년기를 보낸 세대였다.
바로 ‘대한민국 위인전’ 이 어린이들의 필독서였던 그 시절 말이다.
―――――――작품 후기―――――――
저희 집에는 아직도 20년전 읽던 대한민국 위인전 50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