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274)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274화(274/439)
274―――――
건드리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살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리엔의 말에 누디아 1군 사령관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다른 종족도 아니고 그렇게나 스스로를 고귀하게 여기는 요정이 허튼말을 할 종족은 절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단순히 시위에 화살을 걸고 쏘아 보내는, 인간 따위와 우리 요정들을 비교하는 건가?
우리들은 화살에조차 마나를 실어서 쏜다.
상대가 마나 한 톨 쓰지 못 한다는 인간인데 화살은 둘째 치고 그 공격을 어떻게 막겠는가?”
“그러면 다행입니다만.”
“우리 동족이 그 주제 넘은 짓을 벌이던 인간을 해치운 거다.
그러니 걱정마라.
죽었다.”
그렇게 말을 끝낸 실리엔은 더는 이 막사에 있을 수가 없겠다는 듯 바깥으로 나섰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1군 사령관은 ‘개자식들.’ 이라고 짧게 욕설을 내뱉었다.
“저런 자들을 천족들이 사랑한다면 도대체 우리 인간들은 설 자리가 있는지 모르겠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여태까지 말없이 가만히 옆에 앉아있던 아이브가 그렇게 운을 떼었다.
“저희가 시온 클라우젠이 죽었다는 소문을 낸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죠.
마주치는 성이나 도시, 하다못해 군 내부에서 떠들게 만들어 첩자까지 들으라는 뜻으로 말이에요.”
“그렇지요.”
“그런데 이상해요.
왜 흔들리는 모습이 안 보이는 거죠?
우리 누디아와 전쟁에서 필승 카드라고 생각되던 이가 죽었는데, 왜 혼란스러워하거나 허둥거리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걸까요.”
그게 이상했다.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다른 곳이라면 몰라도 특히 이 동부에서는 클라우젠이 가지는 힘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특히 저번 누디아와의 전쟁에서 어지간한 이들은 감히 꿈도 못 꿀 활약을 한 시온 클라우젠에게 동경심과 존경심을 품은 이들이 무척이나 많다고도 했다.
그 시온 클라우젠이 죽었다는 소문을 퍼트렸고, 그걸 사실이라고 증명하듯 히스파냐의 본대는 물론이고 1군을 계속 괴롭히던 북쪽의 야만 전사들 역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하지만 동부의 어느 누구도 누디아 측에 슬그머니 다가오는 이가 하나 없었다.
오히려 무한한 적개심을 보이며 공격하기만 하면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같이 동귀어진할 것 같은 분위기만 내뿜고 있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생각을 잘못 한 것 같네요.”
영웅보다 더 위대한 것은, 죽은 영웅이라고 했다.
아이브는 그저 적들의 팔다리, 혹은 머리 역할까지도 할 수 있는 실력자를 제거하는 것으로 전쟁의 향방을 조금이라도 누디아 측에 이롭게 만들려는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몇 배로 더 싸늘해진 것이었다.
시온 클라우젠이 죽었다고 하니 절망하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라고 바들거릴 줄 알았던 히스파냐의 병사들과 사람들은 더할 수 없는 적개심을 내보이며 물어서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그와는 반대로 적의 군대가 모든 활동을 멈췄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미리 풀어두었던 첩자들에게서 아무리 재촉을 해봐도 그저 시온 클라우젠이 죽은 것 같다, 본대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 등의 보고만 올라올 뿐이었다.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이대로 재촉을 해서 자칫 정보원들을 잃을 수는 없었기에 그들을 닦달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휴우.”
아이브는 한숨을 내뱉으며 막사를 나섰다.
원래 목표는 히스파냐의 본대에게 타격을 입힌 후 약이 오른 저들을 적절한 전장으로 불러내서 회전일 치르던가 하는 것이었는데 이상하게 저들이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무서웠던 기병들도 갑자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아마 아이브 입장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이 바로 북쪽의 전사들이었을 것이다.
누디아 측에서는 어떻게 상대해볼 생각도 못 하고 있었던 자들이 갑작스레 들이닥쳐서 어느 누구라고 해도 결국에는 넘어갈 수밖에 없는 수법으로 꼬리를 살랑거리니 결국 기병들과 기사들이 넘어갔고, 결말은 보기 좋게 누디아 측이 깨지고 말았다.
그렇게 승리를 거두었으니 원래대로라면 계속해서 이쪽을 자극하며 이렇게 휴식을 취하지 못 하게 해야 하는데, 히스파냐에게 피해를 입히고 시온 클라우젠에게 변고가 생긴 이후 저들 역시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던 것이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가 북쪽으로 간 후에 그쪽의 야만 부족들이 유화적으로 변했다고 했으니 그가 연결고리였을 수도 있겠지.
그리고 그게 깨졌다면 저들도 더는 싸울 이유를 잃었을 테고 말이야.’
하지만 확실한 것은 없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시온 클라우젠의 죽음에 대한 소문으로 클라우젠 변경백령이 흔들려서 그 틈을 타 본대가 거기를 뚫는다는 것 정도일까.
하지만 시일이 많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본대는 클라우젠에 막혀 움직이지 못 하고 있었다.
그 많은 정규군이, 공성무기까지 대동했음에도 성 하나를 점령하지 못 하고 낑낑대고 있던 것이다.
‘장기전이 되면 안 되는데.’
신성 프러센 측이 마족들에게 역공을 가했고 성공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기세 좋게 밀고 들어왔던 마족들이 패배를 겪고 우왕좌왕하다가 물러설 것 같다는 낌새도 보였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누디아도 똑같은 꼴이 나게 된다.
공격에 나섰다가, 거센 저항을 받고 물러난다.
그림이 묘하게 똑같아지니 자연스레 빛의 뜻이 어쩌고 했던 누디아만 병신이 되는 것이다.
사실 알고 보니 빛의 뜻을 위해서가 아니라 마족들의 공세에 가담하여 히스파냐를 정복하고 마족과 세상을 반으로 나누려고 했다가 실패한 멍청이들로 말이다!
“하아···.”
아이브가 다시 한 번 깊은 한숨을 내뱉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뭔가가 반짝이는 것 같아 그녀는 슬쩍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기에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빛나고 있던 별 하나가 천천히 땅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뭔가 뜻을 담고 있는 듯 한 풍경이 그려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 별은 붉은 꼬리를 그리며 멀어지더니 이내 히스파냐의 본대가 있던 방향으로 길게 떨어져 내리며 은은한 소리까지 내었다.
‘시온 클라우젠이··· 정말로··· 죽은 건가?’
다른 이들도 아니고 요정들의 활솜씨, 거기에 정통으로 가슴을 맞는 것을 자신이 직접 확인했으며 요정들도 살아남았을 리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적군도 움직임을 멈춘 채 마치 이 혼란을 어찌 수습하면 좋을까 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되면 이제는 망설이는 것도 찝찝해질 단계이다.
정말 시온 클라우젠이 죽었다면, 그 무서웠던 북쪽 전사들과 히스파냐 간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이라면, 본대가 클라우젠에 가로막혀 아직도 움직이지 못 하고 있다면.
바로 지금 1군이 나서서 적의 본대를 상대로 그들을 깨트리고 클라우젠을 포위할 기회였다.
“사령관님!”
결정을 내린 아이브는 지체할 것 없이 빠르게 행동하자고 했고, 사령관이나 다른 지휘부의 인사들 역시 그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요정들의 화살에 맞았고, 그걸 아이브가 직접 봤고, 적의 군대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 정도면 말 그대로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봐도 무방하니 당연한 결과.
때문에 그동안 휴식을 취하며 또 샛길로 계속해서 합류한 원군들로 규모가 더 불어난 1군은 히스파냐의 본대가 있다는 위치로 재빠르게 진군했다.
물론 북쪽 야만 전사들의 움직임을 경계해서 정찰병을 평소보다 몇 배로 늘렸고 다행히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정말로 뭔가 일이 일어나긴 한 모양입니다.”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이대로 본대를 깨트리고 중앙으로 진격하든, 아니면 클라우젠의 뒤를 잡아서 완벽하게 함락시키든 뭘 해야 합니다!”
“마족들이 밀려났다고 합니다.
신성 프러센이 마족들의 공격으로 벌어진 성전에서 승리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 누디아가 밀려나면 마족과 똑같은 그림이 되고 말아요!”
“절대 아니 될 일입니다.
마족 추종자로 몰리는 순간 우리는 고립입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것이 바로 지금의 상황일 것이다.
시간을 더 끌었다가는 명분조차 잃고 마족 추종자라는 오명에 침략자라는 것까지 붙여가게 생겼으니 어떻게든 히스파냐를 무너트리고 그들이 마족 추종자들과 얽혀있었다는 자백과 협상 조건을 받아내야만 했다.
그런 이유로 누디아의 1군은 평소보다 배는 빠른 속도로 히스파냐의 본대를 찾아다녔다.
오래 걸릴 것도 없이,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도하를 마치고 뭔가에 대한 수습을 끝낸 후 진군 준비를 하고 있던 히스파냐의 본대와 딱 마주치고 말았다.
“히스파냐 본대입니다!”
“주변!
주변에 따로 파악된 건 없나?”
“없습니다.
그리고 아까 들어온 정찰인데, 그 북쪽의 야만족들이 저희가 처음 머물던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는 건.”
“그곳에서 여기까지 아무리 빨리 와도 몇 시간은 넘게 걸릴 겁니다.
최소한 뒤나 측면을 잡힐 일은 없다는 것이죠!”
걱정하거나 겁낼 것도 전부 없어졌다.
이제는 정말 저들을 뚫고 오직 승리할 생각만 해야 한다.
그렇지 못 한다면 집으로 살아 돌아갈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설사 살아 돌아간다고 해도 마족 추종자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으며 눈총을 받아야만 한다!
“진형을 갖추고 진격한다!”
“발걸음을 맞춰라!
간격을 재면서 이동해라!
한 덩어리가 되어 부딪치는 거다!”
싸우기 전부터 승리에 대한 온갖 미사어구를 듣고 온 누디아 병사들이다.
비로소 제대로 된 싸움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들은 잔뜩 흥분하고 또 자신감이 넘쳤다.
“기사들과 기병들은 각각 우측과 좌측에서 적의 모서리를 공략한다!”
“돌격!
돌격!”
누디아 쪽에서 기병들이 나서자 히스파냐 역시 기병들을 내보냈다.
보병들의 진형에 기병들이 뛰어들면 순식간에 쪼개질 수도 있고, 측면이나 후방을 내어주면 치명적이니 당연히 저들을 막기 위해서는 똑같이 기동력을 가진 병종을 보내야만 했다.
“하아앗!”
아이브 역시 검을 빼들고 기사들과 함께 움직였다.
본대 측에 있어봤자 어차피 사령관과 겹치게 되니 마음대로 지휘를 할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전장 상황을 보기 위해서는 이렇게 말을 타고 나서는 것이 훨씬 더 편했다.
콰콰쾅!
챙!
챙강!
보병들이 진형을 짜고 서로 노려보며 누디아 측이 천천히 접근하는 가운데.
그 양 옆에서는 기사들과 기병들이 서로 섞이며 엄청난 혼전 양상을 띠고 있었다.
“으아아앗!”
“꺽!”
“으아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이지만 누디아 측의 우세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누디아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분을 수도 없이 강조하며 적의 중요한 지휘관이 죽었다는 이야기로 사기까지 드높인 반면, 히스파냐 측은 먼저 있었던 공격에 대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서로가 펼쳤던 날개 중 누디아 측의 날개가 점점 히스파냐 측을 감싸 안는 형태가 되어간다.
이대로 가다가는 삼면에서 완전히 포위되어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이 그냥 몰살당할 수도 있었기에 히스파냐 측은 전장에서 물러서라는 신호를 보냈다.
“적들이 물러나려고 합니다!”
“발목을 잡아라!
여기서 큰 피해를 주어야 한다!”
“계속 물고 늘어져라!
달려들어!”
“우와아아!”
히스파냐의 기병들이 점점 뒤로 밀려나는 형국에 따라 누디아 측의 기병들 역시 그 뒤를 따르는 모양새가 되었다.
넓게 펼쳐졌던 날개가 다시금 좁아지고, 누디아 측의 보병 진형이 히스파냐의 진형 앞으로 거의 다다르며 본격적으로 전투가 막 벌어지려는 순간이었다.
화르르르르륵!
쿠과과과!
갑자기 거대한 울음소리가 토해내지며 세상이 시뻘겋게 변한다.
전장의 함성 소리와 말들의 울음소리, 지휘관들의 고성도 순식간에 먹어치운 그 괴물은 누디아 군의 양 옆을 거대한 불의 장벽으로 가두어버리며 마치 그들을 향해 비웃듯 이글거린다.
“뭐, 뭔 말도 안 되는···.”
“화공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초목으로 우거진 곳도 아니고, 바람도 저들의 편이 아니다.
그런데 어쩌면 저렇게, 마치 불꽃이 의지를 가지고 살아 움직이듯 꿈틀거리며 누디아의 군이 위치한 곳에서 딱 좌우 측면만 가로막을 수가 있단 말인가!
쿠와아아!
화르르르륵!
수만에 달하는 누디아의 군대, 당연히 그 규모도 엄청나게 컸는데 저 불길의 벽은 그 거대한 규모마저 빙 둘러칠 정도로 더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히히히힝!
히히힝!
누디아 측의 말들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서 돌격하기를 주저하는 상황.
아이브는 이 거대한 불길의 끝이 누디아 군대의 딱 뒤쪽에서 끝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넓은 평야에서, 이 거대한 군대가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적을 뚫고 지나가느냐, 아니면 뒤로 빠지느냐 이 둘 뿐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어떻게든 돌파를···.’
그렇게 생각한 아이브가 돌격 명령을 내리려는 찰나였다.
“와아아아아!”
“우와아!”
조금 전까지만 해도 혼란스러워하며 물러서려던 히스파냐 군이 갑자기 제자리에 멈추고는 당장이라도 누디아의 돌격에 맞서 역시 돌격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 거대한 함성의 사이에서 길이 트이며 부상자를 싣는 용도의 수레 한 대가 등장했다.
“···아, 아아.
아아아!”
그걸 본 순간, 아이브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속았다, 속았다, 너무나 완벽히 속았다!
팔에는 붕대를 두르고, 다리도 불편한 지 영 어정쩡한 자세로 앉아있는 남자.
하지만 그 얼굴만큼은 누구나 다 딱 보는 순간 알 수 있을 정도로 선명했고 빛이 났다.
시온 클라우젠.
죽은 줄 알았던 남자가 멀쩡히 살아서 전장에 나타났다!
“누디아는 어디로 내빼려 하느냐!”
“우와아아!”
“진군!
진군!”
거대한 불의 장벽에 막혀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는 누디아의 군을 향해 히스파냐 본대가 천천히 다가가며 그들을 압박한다.
누디아를 상대로는 당장이라도 태워버릴 듯 이글거리던 불길도 히스파냐가 다가가면 금세 불꽃이 잦아들다가 이내 사르륵, 하고 소멸한다.
“이, 이대로는 안 됩니다!”
“공간이 너무 협소합니다.
여기서 싸우면 우리끼리 얽혀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어서 퇴각 명령을!
진이 부딪치면 그 때는 물러날 수도 없어요!”
지휘부의 재촉에 1군 사령관도 퇴각 명령을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곧 들이닥친 정찰병에 의해 이들은 그마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보, 보고 드립니다!
저번에 아군과 교전했던 적 기병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몇 시간이 걸릴 거리였다.
그걸 고작 1시간 만에 주파한다는 게 말이 되냔 말이다!”
“저도, 저도 모르겠습니다,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 속도가 너무나도 빠릅니다!
아군과 비교할 수조차 없습니다!”
이럴 수가.
누디아의 1군 지휘부는 절망스러운 눈빛으로 아군을 바라보았다.
분명 수만이 넘는 대군인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군대보다도 더 적고 초라해보였다.
그리고 자신들을, 누디아의 자랑스러운 군대를 이리 만든 장본인은.
수레 위에 앉아서 여유롭게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
세상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이 딱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존 윅 선생님의 강아지이고.
다른 하나는.
“내 목숨.”
단순히 시온 자신의 목숨이 아쉬워서가 아니었다.
물론 죽는 건 무섭고 아픈 건 절대 사양하고 싶은 일이지만, 그보다는 다른 부분에서 걱정이 더 큰 시온이었다.
‘나 죽으면 그 뒤의 여편네들은 어찌 감당하려고!
그리고 그게 다면 내가 말을 안 해요.
염병할, 안전장치 풀린 핵폭탄은 어떻게 할 생각이었는데!’
―――――――작품 후기―――――――
그 분의 강아지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라고 제갈 시온이 속삭이셨다···.
내일도 3연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