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298)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298화(298/439)
298―――――
거짓말은 성의있게 연극은 막장답게
“아니면, 혹 여러분도 한 패인 겁니까?”
그 말이 가지는 의미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비록 요정들이 인간들이나 수인들에게 ‘쓸데없이 자존심만 높은 종족’ 이라는 평을 듣기는 했지만 그들이 빛의 종자라고 하는 부분에는 그들도 여태 동의하고 있었다.
요정들은 천족들을 도와 어찌 되었든 이 땅에 그림자보다는 빛을 나누어주려고 하는 종족이다, 라는 평가 말이다.
“지금 뭐라고 했지?”
시온의 말은 그걸 정면에서 반박하는 것이었다.
위대한 종족을 따르는 자들이니, 빛의 종자이니 하는 소리는 다 개소리 아니냐고.
사실 당신들은 진작 타락해서 마족들을 따르고 있는 건 아니냐고.
눈앞의 인간은 그렇게 질문하고 있었다.
“···인간.
죽고 싶나?”
그 말이 들리는 순간 리시키다가 바로 검을 빼들고는 사납게 눈을 치켜떴다.
동시에 핀츠 옆에 있던 요정도 바로 활에 화살을 얹곤 시위를 잡아당겼다.
호위를 맡고 있던 이들이 저마다 자신의 무기를 빼드니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던 히스파냐 군과 누디아 군도 바로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
”“···.”
누구 하나가 함부로 움직이거나 말만 해도 그대로 폭발할 것 같은 상황.
하지만 시온은 고작 이따위 상황에 겁을 먹을 인물이 절대 아니었다.
당장 바로 옆에 사상 최강의 결전병기인 김유현이 있고, 요정 뒤에 있는 건 겨우겨우 끌어 모은 누디아 군이 전부인데 뭘 겁내겠는가.
‘천족이 왔다면 또 몰라, 저 따위 놈들을 내가 왜?’
시온은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리고는 당장이라도 앞으로 내달려서 감히 제 주인에게 헛소리를 한 요정 여인의 목을 쳐버릴 것 같은 리시키다의 검을 가볍게 눌러주었다.
“주인님?”
“진정해.
아직 검을 빼들기에는 일러.”
그리 말한 시온은 미리 대동하고 있던 히스파냐 측 마법사를 불렀다.
시온의 손짓에 미리 언질을 받았던 듯, 그는 증폭 마법을 써서 이쪽의 말들을 양 편에 선 각각의 군대가 더 잘 들을 수 있게 만들었다.
그 행동에 요정들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여기서 그러지 말라고 말이라도 했다가는 정말 이상한 꿍꿍이를 품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었기에 부득이 히스파냐 측 마법사의 증폭 마법을 놔두어야만 했다.
“누디아와 우리 히스파냐가 싸운 것이 마족들, 혹은 그 추종자들이 뒤에서 꾸민 짓이라고요.”
“그렇다.”
“그러면 이건 뭡니까?”
시온이 내민 것은 몇 대의 화살.
겉보기에는 별 특이한 것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요정들이 거주하는 숲에서 최소 수 백 년 이상을 산 나무들의 가지들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이미 모든 정보를 알고 있던 시온은 다 안다는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런 질 좋은 화살에 마나까지 실어서 보낼 정도의 실력자들이 있었다면 본대에나 넣을 것이지, 왜 누디아 1군 측이 공격을 했을 때 이런 게 나왔을까요?”
“···그걸 우리가 어찌 아나?”
“이 화살이 뭔지 모르십니까?”
“인간의 화살을 두고서 뭔 소리지?”
“인간의 화살입니까?
아니면 요정의 화살입니까?
전 그것을 묻고 싶습니다만.”
“어이가 없군.
화살 따위로 뭘 하는 거지?
장난이라도 하고 싶나?
히스파냐가 정말 마족 추종자들의 손아귀에 넘어갔다고 하더니 이제는 요정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그렇군요.
지리도 잘 모르는 누디아의 1군이 마치 누가 상세히 보고 파악해서 정확하게 전달을 받은 것 마냥 히스파냐 본대를 공격하고, 지휘관을 일시에 저격할 정도로 뛰어난 궁사를 수십이나 보유했음이 확실한데 정작 그 정체는 모른다.
이거 참 이상한 일입니다.”
시작부터 센 걸로 나가면 안 된다.
그러다가는 초장부터 기가 죽은 놈들이 흥칫뿡을 시전하면서 내빼면 안 되니까.
충분히 저쪽이 받아칠 수 있는 것들로 간을 보면서 그 사이에서 저들 스스로 약점이 될 만한 꼬투리를 내밀게 하는 수가 최고다.
여전히 핀츠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식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화살 정도로는 저들을 , 그리고 그 뒤에 있는 누디아를 흔들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의문은 남겨두었고, 히스파냐 측 병사들이 ‘어어?’ 하는 분위기 정도는 별 어려움 없이 만들 수 있었다.
“그러면 이렇게 자리도 마련해주었으니 본격적으로 히스파냐가 왜 여기까지 찾아와서 이런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지 상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여러분.”
그렇게 말한 시온은 히스파냐 쪽으로 신호를 보냈고 잠시 후, 클라우젠 측 기사들이 뭔가가 들어있는 커다란 자루 하나를 가지고서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
분명 뭔가가 들어가 있기는 한데 움직임이 도통 보이지 않는다.
핀츠를 위시한 요정들이 이건 또 뭐냐고 막 입을 열려는 찰나.
김유현이 그 앞으로 다가가서는 가볍게 쳐내며 말했다.
“이제 움직여도 된다.”
그러자 갑자기 자루 안에서 뭔가 꿈틀거리더니 얼른 이것 좀 열어달라는 듯 버둥거린다.
그 모습에 요정들이 황당한 표정을 짓는 와중에, 김유현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가만히 있지 않으면 또 주물러주는 수가 있다.”
“···.”
바로 움직임을 멈추고 완전 정지하는 무언가.
도대체 이게 뭔가 싶어 요정들은 물론이고 핀츠마저 눈매를 좁히던 찰나.
자루를 연 김유현은 손을 집어넣어서 무슨 무 하나 뽑아내듯 머리채를 붙잡고 그대로 쑤욱!
하고 뽑아냈다.
“···.”
아마 아무도 눈치 채지 못 했을 것이다.
자루 안에서 낯익은 얼굴이 나오는 순간 핀츠의 얼굴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녀는 흔들릴 뻔한 표정을 바로 제자리로 돌리고는 대신 그게 뭐냐는 듯 한 얼굴을 해보였다.
“···인간.
뭐하는 짓이지?”
대신 다른 요정들이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김유현이 자루에서 꺼낸 것은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린 요정, 바로 노바시였던 것이다.
“이 친구가 어떤 요정인지는 압니까?”
“알게 뭐냐.
중요한 건 인간, 너희들이 우리 동족을···.”
“이 요정이 클라우젠 영지에 몬스터들을 끌어들여 히스파냐를 그야말로 혼란과 악으로 물들게 하려던 용의자입니다.
현장에서 제가 붙잡았지요.”
그 말을 들은 핀츠는 속으로 쯧, 하고 혀를 찼다.
소식이 끊겼다기에 무슨 문제가 생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자결도 아니도 생포 당했을 거라고 생각지는 못 했다.
인간을 상대로 요정이 붙잡히는 건 어리거나, 전투 능력이 부족하거나, 그도 아니면 완벽한 기습을 당했을 때일 텐데 몬스터들을 클라우젠으로 몰아넣을 당시의 동지들은 그 셋에 전부 포함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생포를 당했다니, 조금은 우려가 되는 부분일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요정들이라 하면 천족들의 종자라고 스스로를 부르며 빛의 뜻이니 교리이니 널리 퍼트린다고 하는데, 왜 갑자기 클라우젠으로 몬스터들을 몰아넣은 걸까요?”
“몬스터에게 쫓기던 것일 수도 있겠지.”
“아하, 그렇군요.
자칭 가장 고귀하고 우수한 종족이라는 요정이 몬스터 따위에게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다가 인간에게 붙잡혔다?
노예상들이 좋다고 떠드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말조심해라.”
“제 입을 막고 싶다면 협박이 아니라 적절한 이유로 봉하면 됩니다.
숲의 의지를 이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 요정이 도대체 뭘까요?
뭐기에 히스파냐에 해가 되는 짓을 버젓이 하다가 걸려서 이런 꼴이 되었을까요?”
“···.”
“다른 분들은 궁금한 눈치던데, 직접 한 번 들어나 보죠.”
시온이 슬쩍 김유현에게 신호를 주니 그는 노바시에게 다가섰다.
그리고는 다른 이들은 볼 수 없는 각도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며 협조하지 않을시 무림산 특별 문물을 다시 한 번 겪을 수도 있다는 협박을 제대로 해주었다.
끄덕끄덕끄덕끄덕!―
절대 그 문물만큼은 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듯 엄청난 고갯짓을 해 보이는 노바시.
그리고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바로 입을 열고는 제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나는··· 아, 아니!
저는 노바시입니다.
고귀한 숲의 종족으로 빛의 뜻을 잇고 더 널리 퍼트리기 위해서 과업을 받아들였고, 그걸 완수하기 위해 클라우젠에 몬스터들을 풀어놓아 누디아와 함께 그걸 무너트리고 히스파냐를 압박하고자 했습니다!”
“다시 말해.
누구로서, 누구와 함께 누구를 노렸다고?”
“요, 요정으로서 누디아와 함께 히스파냐를 노렸습니다!”
급진파 요정들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동시에 요정들 입장에서는 영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숲의 의지를 잇는 자가 눈앞에 있음에도 노바시는 사실을 말하는 데에 망설임이 없었다.
명예는 멀고 주먹은 가까운 법.
특히나 김유현의 손이 닿을 때마다 혈관 하나하나에까지 개미가 기어다니는 듯 한 고통에 노바시는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몰렸었다.
다시는 그런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다, 과업이고 뭐고 그냥 살던가 아니면 최소한 고통 없이 죽고 싶다, 라는 생각만 가득할 뿐이었다.
“···!
··· ···!”
“··· ···!”
웅성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다보니 아예 뭐라고 하는지조차 잘 모를 정도.
하지만 확실히 히스파냐고 누디아고 자신들은 전혀 모르던 사실을 다른 이도 아니고 요정이라는 존재의 입에서 직접 듣고 있다고 하니 확실히 놀라고 당황스러운 모습이었다.
핀츠 역시 이건 미처 예상치 못 했다는 듯 인상이 구겨졌다.
신념과 의무로 똘똘 뭉쳐 그 어떤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을 거라고 자신했던 동지가 저렇게 쉽게 넘어가서는 온갖 내용을 아주 술술 불어대고 있는 중이었다.
심지어 그 다음 말은, 당장 현재의 분위기에 치명적인 수준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저기 있는 요정들!
저들이 저와 함께 하던 동지들입니다!”
“누디아를 도와 히스파냐를 전복시키려 했던 자들이다?”
“그렇습니다!”
역시 무림산이 좋기는 좋아.
이렇게 술술 다 불어주고.
그렇게 생각하며 시온은 고개를 돌려서 핀츠와 요정들을 바라보았다.
이 요정의 말에 그쪽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무언의 질문.
“···.”
핀츠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여기서 더 망설이거나 답을 회피한다거나, 괜히 화를 낸다면 더 큰 의심을 살 뿐이다.
정말 자신들이 결백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당황하지 않고, 조금은 분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동시에 약점을 찾아서 물고 늘어져야 했다.
“당황스럽군.
요정들 중에 정말 타락한 자가 있었을 줄이야.”
“흠?”
“소문인 줄만 알았어.
요정들 사이에 변절하여 마족을 따르는 자가 있다는 말이 나돌았는데, 아무래도 자네들이 붙잡은 자가 그런 녀석인 모양이야.”
재빠르게 태세를 전환해서 살짝 물러서면서 바로 노바시를 버리는 핀츠였다.
그 모습이 워낙 자연스러워서 같이 보고 있는 시온조차 순간적으로 ‘배신 당한 동족으로 느끼는 분노와 침통함’ 이 아주 절절하게 느껴진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이 새끼들 보소?’
빠져나가는 실력이 아주 일품, 손절하는 건 거의 빛의 속도 수준에 표정 연기까지 완벽했다.
이 정도 되면 오히려 증거를 제시한 히스파냐 쪽이 난감해질 정도.
하지만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시온에게는 같잖은 연기, 딱 그 뿐이었다.
‘해보자는 거냐?
정말 제대로 한 번 해봐?’
그냥 좋게 좋게 넘어가서 ‘그래!
사실은 우리가 나쁜 놈이었다!
아하하!’ 하고 커밍아웃을 하면 그래도 조금은 악당 대접을 해주려고 했는데, 이러면 기분만 더러워진다.
이렇게 된거 아예 철저히 이 요정이란 놈들을 박살낼 작정으로 시온은 입을 열었다.
“···마족에게 넘어간 요정이라고요.”
“그렇다.
세월이 지나면서 우리 동족들도 때가 묻고 더럽혀져 결국 타락한 것이다.”
“인간들도 쉽게 더러워지니 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요정 여러분?”
핑계를 붙일 거였으면 생각을 하고 붙였어야지.
급해서 가져다 붙인 게 제 자폭 스위치를 누르는 길이었어?
“요정들이 타락했으니 당신들이 빛의 종자라는 말을 더는 써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뭐라고?”
“여태까지 항상 자신들을 고귀하고, 명예로우며, 빛의 뜻을 따르는 종족이라고 부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정작 이렇게 타락한 자가 나타나서 인간 세상에 해를 끼치려고 하는데 자기 동족 관리조차 제대로 안 되는 분들이 무슨 대륙 평화니 빛의 뜻이니 논한단 말인지?”
“···.”
“이러면 인간과 다를 바가 없는, 똑같이 타락하고 똑같이 배신하며 똑같이 나쁜 짓을 하는 똑같은 마족 추종자인데 이제 당신들을 빛의 종자라고 할 수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혹시 모르지요?
그런 말대로라면, 당신들도 얼마든지 타락해서 마족 추종자가 되었고, 지금의 상황을 넘어가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을 수도?”
시온의 입에서 부드럽고 나긋한 조롱의 말이 아주 술술 터져 나왔다.
다른 이도 아니고 요정이, 심지어 그 요정에서도 꽤나 중요한 인물인 숲의 의지를 잇는 자의 입에서 ‘요정도 타락할 수 있다.’ 라는 말이 흘러나온 게 문제였다.
다른 종족들은 무의식적으로 요정하면 좀 재수 없고 고귀한 척은 있는 대로 다하는 짜증나는 자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악하다, 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들의 생김새, 분위기, 그리고 그들 스스로가 매번 외치는 빛의 종자라는 것 덕분에 이미지가 확실하게 만들어진 덕분이었다.
그런데 그걸 요정 스스로가 깨버렸다.
타락할 수 있고, 배신할 수도 있단다.
빛의 종자라고 하면서, 빛의 뜻이라고 하면서 얼마든지 선한 이들을 조종할 수 있단다.
‘아무리 급했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지 말아야지.’
입을 다물고 있자니 긍정하는 것 같아 못 버티겠고.
그렇다고 모호한 대답을 하자니 의심만 더 살 것 같으니 대충 이 상황을 넘길 수 있는 거짓말을 한 것 같은데 상대를 잘못 골랐다.
단순히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약점을 얼마든지 붙잡고는 질질 끌고 늘어지며 상대가 지치고 약이 올라 결국 폭발할 때까지 도발하는 게 바로 시온이었다.
“우리는 결백하다.
숲에 맹세코, 그렇게 단언할 수 있다.”
“그렇다는 건?”
“저자는 분명 동족과 빛을 배신한 마족 추종자.
저 말에 속아 넘어가 억울한 이들을 적대시 여기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성의가 없는 거짓말을 해대는 요정들이었다.
이쯤 되면 슬슬 다음 장으로 넘어가야겠구나,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막장 스토리라고 했고, 지금 이 상황은 그 막장 스토리의 절정에 치닫는 도입부나 마찬가지였다.
시온은 다시금 손을 들어 다른 이를 이리로 불렀다.
그러자 히스파냐 쪽에서 한 여인이 나는 듯한 발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전히 스스로를 당당하게 여기시는 요정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분이 있습니다.
하루 전에 찾아오신 손님인데, 여러분들을 꼭 만나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말이죠.”
그리 말하며 시온은 한 여인을 슬쩍 앞으로 내세웠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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