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03)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03화(303/439)
303―――――
이제 누가 악역이지?
“···.”
아이브는 잠시 동안 두 눈을 깜빡이며 멍하니 시온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뭘 잘못 들은 건 아닐까, 혹시 이 남자가 또 이상한 장난질을 치는 건 아닐까.
온갖 생각이 다 들다가 결국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젓고는 입을 열었다.
“저, 시온 클라우젠 공자.
제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가 공자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은 모양입니다.
다시 한 번 답해주시겠어요?”
“바수라 백작령은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
역시 잘못 들은 게 아니었네.
그러면 이건 도대체 뭐지?
그렇게 생각하며 아이브는 혹시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
“네, 아이브.”
“혹시 바수라 백작령 말고, 뭔가 다른 걸 원하는 게 있나요?”
“무슨 말씀이신지?”
“바수라 백작령을 거부한다는 이 상황이··· 제게는 잘 와 닿지 않아서 말이에요.”
“아하.”
그 말에 시온은 쿡쿡, 하고 소리 내어 웃음을 내뱉었다.
일부러 상대방의 호감도를 노린 작업의 일환이었기에 당연히 그 미소나 몸짓이 상당히 위험했기에 아이브는 순간적으로 ‘으읏.’ 하고 히스파냐 측의 공격에 이를 악물어야만 했다.
“말한 그대로입니다.
바수라 백작령을 받지 않겠습니다.
필요 없으니까요.
대신 뭘 더 원한다는 것도 없습니다.
그냥 누디아 쪽 사신단과, 거기에 누디아 국왕 전하의 친서와 약속만 담겨있다면 히스파냐에게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
말도 안 돼.
아이브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 전쟁을 누가 일으켰느냐?
어찌 되었든 누디아다.
그런데 그 전쟁에서 누가 패배했느냐?
그것도 누디아다.
심지어 지금 누구의 땅에서 누가 더 위험한 곳까지 몰렸느냐?
역시나 누디아다.
어디로 어떻게 봐도 현재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쪽은 히스퍄나다.
먼저 숙일 필요도 없고, 숙여서도 안 되는 쪽이 바로 히스파냐란 말이다.
‘그런데.
그런데 도대체 왜?
어째서?’
바수라 백작령을 취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그 인근 지역까지 점하게 된다.
누디아의 가도 일부를 장악하게 되는 것이고 이전까지 그래도 방패 역할을 하던 바수라 백작령은 이제는 히스파냐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어지게 된다.
그렇게나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바수라 백작령을, 애송이 귀족도 아니고 전쟁에 대해서 거의 완벽하게 알고 있는 이 시온 클라우젠이 거부를 한다?
수상하게 여기는 아이브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그 눈길을 보아하니 왜 바수라 백작령을 받지 않겠다는 것인지 궁금해 하는 것 같군요.”
“당연한 거 아닌가요?
당신이 무슨 아무 것도 모르는 애송이도 아니고, 저와 누디아를 아주 손에 쥐고서 가지고 논 인물인데 갑자기 우리가 내놓겠다는 정당한 보상을 거부한다니.
이상하게 여기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서운하네요.
내가 무슨 전쟁이나 공훈에 미친놈도 아니고.
그저 히스파냐의 안정을 위해서 여기까지 싸운 사람인데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바수라 백작령을 받지 않는 겁니다.”
히스파냐와 누디아가 서로 영토 분쟁으로 인해 전쟁을 일으켰고, 이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싸웠으며 여기까지 오면서 성이란 성을 전부 떨어트리고 왔다면 이야기가 또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가 약간은 말이 안 되는 명분으로 싸웠다.
서로 외치던 빛이니 선이니 정의이니, 이제는 누가 적인지도 불명확한 상황.
여기서 히스파냐가 전쟁 승리에 대한 보상으로 땅까지 취하면 그림이 살짝 묘하게 변한다.
분명 누디아 측이 먼저 내어주겠다고 한 것이 누디아의 왕국민들이 보기에는 히스파냐가 겁박을 하여 빼앗았다고 비쳐질 수도 있음이었다.
무엇보다 히스파냐와 누디아 간의 사이를 회복해서 향후 다가올 대전쟁에서 최전방으로 누디아를 이용하려는 시온에게 그런 소문과 그로 인한 갈등, 그리고 불화는 썩 유쾌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누디아다 괘씸하긴 하지만 그에 대한 죄는 방패 역할로 충분히 갚을 수 있어.
그렇지 않아도 1군 궤멸, 본대 피해에 왕은 바뀌었고 새로운 왕에 대한 충성을 바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영토까지 타국에 넘겨주는 그림은 절대 좋은 게 아니야.’
죽이려고 했던 놈을 살려주면서 대신 목숨 값 치르라고 하면 무조건 복수심에 불타기 마련.
하지만 한숨을 내뱉으며 우리가 서로 오해가 많았던 것 같으니 이쯤에서 그만하고 서로에게 뺏거나 빼앗기는 것 없이 끝내자고 한다면 의심을 살지언정 복수심까지 사지는 않는다.
오히려 히스파냐도 ‘요정’ 들에게 쌓인 분노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누디아에 해를 입힌 것도 결국 그들로 인한 오해였으며 서로가 예전처럼 다시 괜찮게 지냈음을 희망한다는 메시지까지 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누디아의 국왕이 바뀌었으니 히스파냐와 누디아 간의 사이를 다시금 회복해야겠죠.
그런 때에 거의 항복에 가까운 굴욕적인 협상을 맺는다면 왕실이나 아이브, 당신에게나 좋을 것이 없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
“배상금과 땅을 내어주는 건 아예 다른 문제죠.
나는 어디까지나 히스파냐에 적의를 품고 해를 끼치려 했으며 누디아까지 이용했던 요정들의 본모습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것뿐이니 목표를 다 이루었습니다.
여기서 더 취할 건 없어요.”
시온의 말에도 아이브는 여전히 의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몇 번 경험한 시온이라는 남자는, 그렇게 정의롭고 속이 깨끗하기만 한 남자는 아니었다.
물론 썩어문드러졌다거나 아니면 제 잇속만 챙기는 사람도 아니지만 확실한 건 저렇게 말하는 것에 단순히 누디아를 위하는 이유만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대신,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부탁이요?”
“여전히 누디아의 몇몇 이들은 요정들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을 겁니다.
그들을 모조리 붙잡아서 그들과 요정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해주었으면 합니다.”
“···.”
“누디아 왕궁에 마수를 뻗친 이들이자 동시에 히스파냐 왕궁에 공격을 가한 자들입니다.
심지어 같은 동족에게조차 요정이 아니라는 말을 들은 자들.
그들을 추격할 겁니다.
인간 측에 협조하여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다른 요정들과 함께 말이죠.”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협력하자는 것이군요.”
히스파냐에서 이제 급진파 요정들이 발을 붙일 만한 곳은 없다.
같은 요정들조차 학을 떼버렸는데 더는 머물 수 없는 곳이 당연한 일.
때문에 그들은 신성 프러센과 누디아에 발을 걸치며 몰래 활동할 것이 확실히 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히스파냐는 정보 수집에 늦을 수밖에 없다.
누디아와 협력하여 요정들을 압박하고 진실에 한 발 더 다가가자는 시온의 의견에 아이브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나도 누디아를 아주 좋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브, 당신이 나와 히스파냐를 확실하게 믿고 있지 않는 것처럼.”
“···.”
“하지만 외부로 표명했듯이, 그리고 우리 둘도 이렇게 인정하듯이 당장 공통의 적은 우리들을 이용하고 그 사이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자들.
그리고 도대체 무엇을 원하고 노리기에 그런 짓을 벌인 것인지조차 모르는 그 자들입니다.
여기서 서로 반목할 만한 이유를 만드는 건 서로에게 현명하지 않은 짓이죠.”
“···동의해요.”
아이브가 반역이라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할 수 있었던 건 확실한 명분이 있어서다.
요정들에 의해 완전히 제정신을 잃고 나라를 망조로 치닫게 만드는 왕을 더는 왕국과 왕국민 모두를 위해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
이후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큰 반발을 얻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후 누디아 측 반감을 히스파냐가 아닌 요정들 측에 돌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아이브도 더는 이쪽의 의도를 수상하게 여기지 않겠지.’
바수라 백작령을 내어주겠다는 것에서 엄청나게 많은 말들이 오고갔을 것이다.
차라리 이대로 더 싸워서 히스파냐 측에 피해를 입히는 게 낫지, 자국을 침범한 자들에게 제대로 된 전투 한 번 치르지도 않고 영토를 내어주게 되면 차후 누디아를 만만하게 여길 수 있는 선례를 남기는 법이었으니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히스파냐가 한 발짝 물러서는 그림은 아이브와 그녀의 지지 세력, 그리고 새로운 누디아 국왕에게도 좋은 일일 것이다.
설마 아이브가 미쳤다고 자신과 뜻이 정반대인 사람을 왕으로 추대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녀가 새로운 왕으로 세운 사람이라면 최소한 사람 머리는 달고 있다는 소리니까 말이다.
‘이상.
여기까지가 무척이나 감동적인 이유고.’
그 다음으로 시온이 바수라 백작령을 거부하는 이유는 이러했다.
‘향후 대전쟁에서 발생할 누디아 측 난민들이 자국의 서쪽, 그러니까 히스파냐 동쪽으로 몰려들게 될 거야.
그런 상황에서 바수라 백작령을 덜컥 받아먹게 되면 분명 거기로 감당조차 불가능한 피난민들이 몰릴 테지.
최악이야.
최악이라고!’
시온 입장에서 바수라 백작령은 어디까지나 누디아 서쪽 끝에 위치한 보루가 되어야만 했다.
전쟁은 누디아의 땅에서, 고생도 누디아의 땅에서.
히스파냐는 오직 자신만을 위한 기회의 땅이 되어야 하니 괜한 전쟁의 직접적인 여파를 받을 필요는 없었다.
‘양심에 안 찔리냐고?
전혀.
오히려 이 상태로 밀고 들어가서 누디아를 완전히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이렇게 물러가주는 거면 그 정도 고생은 해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아마 아이브가 시온의 머릿속 일들을 알 수 있었다면 뭐 이런 끔찍한 남자가 다 있냐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그의 멱살이라도 쥐고 흔들었을 것이다.
그런 일을 다 알고 있다면 힘을 합쳐서 막아낼 생각을 해야지, 어떻게 이용만 해먹을 생각을 할 수가 있냐고 외치면서 말이다.
물론 상대가 그렇게 말한다면 시온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어쩌라고?’ 하고 중얼거리며 이거나 놓으세요, 라고 중얼거릴 남자였지만 말이다.
“얼마 전에는 서로가 서로의 악이었지만, 이제는 둘 다 아닙니다.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진정한 악에 맞서 싸워야하지 않겠습니까?
아이브 기 레스티온?”
이제 아이브도 그냥 재상의 딸, 혹은 뒤에 서서 이런저런 조언만 하는 여인이 아니다.
스스로를 드러내고 이제는 완벽하게 나서서 누디아의 일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아마 조만간 누디아의 요직에 자리하거나 그 이상으로, 어쩌면 20대에 재상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아이브의 입장에서 이런 조건은 차마 거절하기 어려운 것.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불리한 상황에서도 바수라 백작령을 넘기는 것까지는 막았다는 말들을 은근슬쩍 흘리면 반역을 주도하여 왕을 새로 세웠다는 반감을 한 방에 잠재울 수도 있었다.
“서로에 대한 적의를 다른 자에게 돌리자, 이거군요.”
“히스파냐와 누디아는 이미 실컷 싸우지 않았습니까?
또 싸우면 분명 누구 하나는 지도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겁니다.”
“···.”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아이브는 지도상에서 사라질 나라가 어느 쪽이 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히스파냐가 누디아보다 이로운 부분이 최소한 7개는 더 많았다.
‘그런데도 이렇게 나와 준다니 수상하면서도 따르지 않을 수가 없어.’
시온이 내민 손을 내치면 결국 남는 건 다시 전쟁, 혹은 그에 준하는 경직된 상황일 뿐이다.
현재 안정이 절실하게 필요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누디아 그 자체이니 아이브도 결국에는 의심을 거두고 시온이 내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후회하지 않으시겠어요?
바수라 백작령을 포기하겠다니.”
“포기가 아니라 넓은 아량으로 누디아의 실수를 선처하겠다는 겁니다.”
“···정말이지, 한 마디를 안 져주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아이브는 다른 부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여기까지가 히스파냐와 누디아 간의 앙금을 풀어내는 길이었다면.
이제부터 할 이야기들은 새로운 악으로 지목된 급진파 요정들을, 그리고 그들과 관련된 누디아 귀족들을 어떻게 조여야 할지에 대한 고찰이었다.
―
“고생하셨습니다, 주인님!
여기 앉아서 쉬시면···.”
“야, 리시.
너 진짜 왜 이리 변했어?
시온, 얘 이리 적극적이었나?”
“릴리트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또 성장했나보죠.”
분명 호위 기사인데 하는 일은 시녀 일까지 전부 다 맡고 있는 리시키다였다.
도대체 어느 틈에 막사 안에 클라우젠 변경백령의 시온 방과 다를 바가 없는 준비를 해둔 것인지 무척이나 편안해 보이는 의자에 다과까지 준비한 후였다.
“리아랑 루시아는요?”
“여기까지 온 김에 누디아에서 서로 할 일이 있다나봐?
네가 협상을 끝낸 이후로 공식적으로 전쟁도 끝났다고 하니 여기서 물러나기 전에 할 일이 있는 모양이야.”
“···대충 예상은 가네요.”
아마 리아는 누디아 쪽에 자신들 묘은족을 심어두기 위해서 적절한 준비를 하러 자리를 비웠을 테고, 루시아는 비록 무투술로 전환했다고는 하지만 태생이 결국 마법사이니 누디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마법 재료들을 구하러 갔을 것이다.
호위를 데리고 갔냐, 라는 말을 하려고 했다가 시온은 고개를 내저었다.
현재 상황에서 천족이 대놓고 나타나지 않는 이상 그녀들을 힘으로 제압하기는 어려웠으니까 말이다.
“시온님.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끝내는 게 맞아요?”
한편, 트리샤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전쟁이라고 해서 무척이나 흥분해있던 그녀는 히스파냐에서 누디아 측 1군을 궤멸시킬 때 자신이 만들어낸 거대한 불꽃의 벽으로 혁혁한 공을 세운 바가 있다.
물론 대외적으로는 아군 측 마법사들이 한 일이고 트리샤의 존재는 여전히 시온의 견습 기사로만 알려져 있지만 그녀에게 남들의 관심이나 칭찬은 필요 없었다.
자신이 한 일은, 오로지 시온만이 알고 있으면 되었고 시온만이 칭찬하면 되는 일이었다.
“이게 맞아.
애초에 누디아는 망하면 안 되는 법이니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누디아는 시온님을 성가시게 한 곳 아닌가요?”
“성가시긴 하지만 충분히 이용해먹을 가치가 있거든.
무엇보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니 함부로 없앨 수도 없고 말이야.”
“···너 또 뭐 이상한 일 꾸미고 있구나?”
“이상한 일이라뇨.
오히려 아주 좋은 일들입니다만.”
시온이 막 릴리트에게 자신의 이후 일들에 대해서 설명을 하려는 찰나.
밖에 나가 있던 리시키다가 갑자기 안으로 빼꼼, 하고 고개를 들이민다.
“주인님?
손님이 오셨는데요.”
“쟌이면 바로 들어오라고···.”
“아니요.
오신 분은 볼코 후작님이십니다만···.”
리시키다의 말에 시온은 ‘으응?’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금 전에 이미 볼코 후작을 만나서 누디아와의 협상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렸고 히스파냐 측의 향후 움직임이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을 끝냈다.
그리고 볼코 후작도 자신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전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렇게 하겠다는 대답을 했는데, 갑자기 그가 왜 다시 돌아온 건지 시온은 알 수가 없었다.
일단 트리샤와 릴리트를 내보낸 후 주변을 정리한 시온은 볼코 후작을 맞이했다.
그는 아까 전과는 달리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기에 혹 지휘부 인사들이 전쟁을 끝내자는 협상에 반대하여 소란이 일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시온이었다.
“볼코 후작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시온 클라우젠.
히스파냐로 돌아가는 걸 언제로 정했었지?”
“나흘 후입니다.
이틀동안 병사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누디아 측의 움직임도 조금 더 살필 겸 그런 것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는지요?”
시온의 질문에 볼코 후작은 씁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조금만 더 빨리 돌아갔으면 해서.
정확히는 지금 당장이라도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작품 후기―――――――
추천은 항상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