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04)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04화(304/439)
304―――――
이제 누가 악역이지?
“어서 오시오, 위니··· 아니, 리아 공주.”
“오랜만에 보네요.
제가 아주 어릴 적에 잠깐 봤었죠?”
“그렇지요.
대왕의 초대로 잠시 국경을 넘어 고향으로 갔을 때였나.”
수인들의 시작은 대륙 서쪽 끝자락, 그러니까 히스파냐였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현재는 많은 수가 고향을 떠나 대륙 곳곳에 퍼져서 생활하는 중이었다.
묘은족도 그 중 하나였는데 히스파냐에 있는 것만큼이나 누디아에도 비슷한 수의 묘은족들이 활동하고 있는 중이었다.
형식상으로 거스 대왕이 ‘대왕’ 이라고 불리며 묘은족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거리가 먼 누디아의 동족까지 돌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쪽에서 새로이 나온 또 다른 지도자, 나비 (수컷) 가 누디아 쪽의 묘은족들을 보살피고 있었다.
“그보다 내게 이렇게 몰래 찾아온 건, 무슨 부탁할 일이 있다는 것이죠?”
“맞아요, 나비님.
이번에 히스파냐 측 인간들이 누디아로 공격해 온 건 아시죠?”
“대충은요.
인간들의 전쟁에 괜히 말려들지 않기 위해 신경을 세우고 있었고요.”
“그러면 몇몇 요정들이 헛짓거리를 하다가 딱 걸려서 망신살 제대로 뻗친 건요?”
“당연히 알고 있죠.
듣자하니 인간 남자 하나에 의해 아주 제대로 박살났다고 하던데.”
나비의 말에 리아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남의 입에서 제 수컷을 칭찬하는 말이 나오니 절로 어깨가 다 으쓱였다.
“당연하죠.
누구 짝인데, 누구 수컷인데요!”
“···고향을 다녀왔다는 이들이 말하던 인간이 바로 그 시온 클라우젠이라는 귀족인 모양이었군요.
심지어 그게 공주님의 반려라니.”
“묘은족 뿐만 아니라 월랑족이나 호비족도 결국에는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어요.”
“월랑족은 그렇다 치고 호비족까지?”
리아의 말에 나비는 그 시온 클라우젠이라는 남자의 수완이 꽤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호비족이 인간을 경계하고 또 그 세상을 멀리하려는 건 같은 수인들조차 알고 있는 사실.
그런데도 그들의 반감을 사지 않고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는 건 그가 이쪽이 예상하던 것 이상으로 유능하다는 점이었다.
‘그런 인간 남자가 묘은족 공주, 그것도 번개의 선택을 받은 자의 반려라.
나쁘지 않은데.’
인간들이 더 이상 과거 약하고 어리석던 종족이 아니라 이제는 거대한 국가로 마족들조차 압박하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되었음을 나비는 잘 알고 있다.
이런 때에 인간과 조금 더 가까운 사이로 다가갈 수 있는 관계는 묘은족들에게는 분명 유리한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었다.
“부탁드릴 건 이거예요.
앞으로 며칠 뒤에 히스파냐 군이 본국으로 돌아갈 터인데, 그러는 동안 뒤쪽에서 뭔가 수상한 놈들이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나 봐달라는 거예요.”
“수상한 놈들?
이상한 짓?”
“이전에 성전에 참전했다고 귀환하던 길에 누디아의 땅에서 자꾸 화재가 발생했다는 건 알고 있으시죠?”
“그렇지요?
다만 그건 인간들의 부주의로 인해서, 혹은 자신들 땅이 아니니 그냥 불을 죽이지 않고 떠나 일어난 사건인줄 알았는데요.”
그 말에 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아무래도 그 일에도 이번에 일을 벌인 요정들이 있다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뾰족귀들이 그런 짓을 벌였을 수도 있다, 라.”
모든 수인들이 그러하듯이, 나비도 요정들에 대해서 별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더해서 그 요정들에 의해 누디아 땅이 전쟁의 불길 속으로 빠질 뻔 했으니 이쪽의 묘은족으로서는 그들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려야 할 수가 없었다.
“제 동족들에게조차 버림 받은 자들, 심지어 거짓말로 수인들에게 그 죄를 뒤집어씌우려고도 했어요.
우리들이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잖아요?”
“당연하죠.”
“인간들 뒤를 봐주는 것 같아 조금 그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우리 수인들을 애먹이려고 했던 요정들에게 우리 쪽의 적의를 보여줘야겠어요.”
“우리도 환영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인간들 전쟁으로 인해 반 강제적으로 동족들이 보금자리에서 나서지도 못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말한 나비는 동족들만 믿으라며 ‘냐앙!’ 하고 울부짖었다.
이걸로 괜한 불장난에서 한 발 가벼워진 히스파냐였고, 리아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금 히스파냐 본대가 있는 곳으로 우다다다!
하고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하루쯤 지났나?
시온 말로 인간들은 나흘, 아니 사흘 뒤에 출발한다고 했으니 시간 여유는 많은데.
온 김에 다른 곳이나 한 번 둘러보고 갈까.’
리아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발걸음을 재촉하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무척이나 익숙한 기운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은 그녀는 바로 가던 길을 멈추고 몸을 납작 엎드린 후 주변을 살폈다.
아는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결코 방심하지 말라고 또한 그 인간에게 배웠다.
때문에 리아는 빈틈만 보인다면 바로 달려들어서는 송곳니를 박고 손톱을 휘두를 준비를 했다.
덥석!―
“냐아앙!”
하지만 상대는 리아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괴물인 남자였다.
도대체 어느 틈에 자신의 뒤를 잡은 것인지, 리아는 갑작스레 자신이 뒷덜미를 잡아채서는 어떻게 반항해볼 틈도 없이 자신을 들어 올린 남자를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
“···괴물.”
리아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분명 앞쪽에서 달려오고 있는 걸 확인하고 바로 기척을 죽이고 몸을 숨겼는데, 상대는 그 찰나의 타이밍에 역으로 그녀의 뒤를 잡아버렸다.
여태까지의 속도는 그저 산보 수준이었음을 증명하듯이 말이다.
“어디를 다녀왔기에 이렇게 먼 곳까지 혼자 간 거지?”
김유현은 높낮이가 없는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모양새가 마치 자신을 의심하는 것 같아 기분이 확 나빠진 리아는 두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는 하악질을 해댔다.
“뭐야!
내가 아무리 너한테 매일같이 맞았다지만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무시한 적 없다.”
“내가 설마 시온을 배신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렇게 말한 적도 없다.”
“그렇게 바라보고 있잖아!
그리고 이거 놔!
두, 뒷목 잡지 말라고!”
공중에 매달려 바동거리는 리아의 몸짓에 김유현은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풋, 하고 짧게 웃음을 내뱉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아.’ 하고 탄식을 내뱉었고 그러다가 또 다시 웃기를 반복한다.
“···뭐야.
혹시 너 미쳤어?”
“미치지 않고서야 여기까지 버틸 수는 없었겠지.
아무튼 널 비웃은 건 아니다.
그냥 이렇게 멍청하게 웃고 있는 내 자신이 무척이나 신기해서.”
“뭔 헛소리야.
이상한 멋을 부리고 있네?
누가 들으면 수 백 년은 산 요정 보는 줄 알겠어.”
리아의 말에 김유현은 속으로 비슷하네, 라고 중얼거렸다.
수 백 년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슬슬 손자손녀에게 까꿍을 연신 해대면서 웃어야 할 나이였으니까 말이다.
“빠르게 복귀해야 한다.
일정이 당겨졌어.”
“냐앙?”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야.”
김유현의 말에 리아는 눈매를 좁히고 그를 바라보았다.
혹시 시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냐는 무언의 질문에 바로 눈치를 챈 그는 그건 아니라는 뜻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공자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다.
하지만 공자님 주변의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긴 해.”
“···냐앙.
알겠어.
바로 돌아가자.”
“뒤쳐지지 마라.”
그렇게 말한 직후, 김유현은 바로 몸을 돌려서 가볍게 산보를 하듯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기에만 그저 걷는 것으로 보일 뿐, 그 속도는 결코 산보 수준이 아니었다.
‘진짜··· 저게 어떻게 인간이냐고.
요정이나 수인은 물론이고 용인에 최고위 마족이라는 릴리트 언니까지 상대하는 괴물인데.’
혹시 나중에 모든 인간들이 저렇게 괴물이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상당히 바보 같은 걱정을 하며 리아는 바로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무슨 수를 써도 저 남자를 이길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그 등을 놓치지 않고 따라잡을 수준은 되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김유현이 정말 마음먹고 달리기 시작한다면 그것마저 불가능하겠지만.
‘냐아아아앙!
괴, 괴물!’
그렇게 시작된 말도 안 되는 달리기 경주.
애초 승자는 정해져 있었지만 리아는 정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한나절이 훨씬 넘게 걸리는 거리를 단 몇 시간 만에 주파하는 미친 결과를 내고야 말았다.
“깩!”
당연한 결과로 시온 막사에 도달하자마자 리아는 귀여운 비명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그러자 안에서 누군가가 입구를 걷어내고 나왔는데 그 인물은 리아가 기대하던 막사의 주인이 아니라 다른 이였다.
“리아?”
“···루시아?
어디 간 거 아니었어?”
“이전에 시온에게 선물했던 마법 망토를 조금 더 보완하기 위해서 재료들을 구하려고요.
누디아에서 많이 나는 마법 재료 중에 창칼이나 화살 따위를 막는데 제격인 게 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유현이 나타나서는 바로 돌아가야 한다고 해서···.”
“루시아도 이유는 모르는 거야?”
“네.
시온이 자리를 비웠어요.
리시키다도 없는 걸 보니 아무래도 볼코 후작님께 간 모양인데, 일단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루시아의 말에 리아는 무슨 일이지?
라고 중얼거리며 일단 물부터 찾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에는 릴리트와 트리샤가 한번에 막사 안으로 슬며시 들어왔다.
“뭐야?
갑자기 분위기 왜 이래?
루시아랑 리아는 한 이틀은 걸린다고 하더니 하루도 안 돼서 오고 말이야.”
“유현이 데리러 왔거든요.”
“흠?
넌 지금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좀 아는 모양이네?”
“···.”
물론 김유현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자신한테는 그 어떤 질문을 해도 답하지 않겠다는 듯 자리에 앉아서 두 눈을 감은 채로 검만 만지작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뭔데.
어제부터 갑자기 시온은 계속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병사들은 멀쩡한데 지휘부 인사들만 혼란, 그 자체라니까?
내가 오죽하면 한 놈 붙잡아서 정보나 좀 불어보게 할까 고민까지 할 정도였어.”
“냐앙.
언니, 그러다가 시온한테 걸리면 혼나.”
“맞아요.
그렇지 않아도 클라우젠 가문의 마법사임에도 딱히 하는 게 없다고 눈치 좀 받는 모양인데 여기서 사고 치시면 정말 안 된답니다?”
“···이것들이 누구한테 잔소리야.”
말은 그렇게 해도 릴리트는 내심 자신을 챙겨주는 여인들이 고마운 모양이었다.
왠지 모르게 뿌듯한 표정을 짓는 것이 ‘내가 동생들은 잘 둔 것 같다니까!’ 라는 모양새였다.
“시온 클라우젠!”
왜 이 여자가 안 오나 했다, 라고 릴리트는 중얼거리며 막사 입구로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바람결에 아무렇게나 휘날리던 머리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전사이자 한 자루의 칼 그 자체인 쟌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 남자 여기 없어.
또 지휘부 막사에 있나봐.”
“···그런가?”
“이상하네요.
당신은 우리들과는 달리 지휘부 막사 출입이 가능하지 않았나요?”
트리샤가 그렇게 말하니 쟌은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나조차 출입을 거부당했다.
그저 전사들을 이끌고 히스파냐 측으로 귀환한 후 필요한 인원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북쪽으로 돌아가라고 하더군.
아무래도 뭔가 일이 생긴 모양이야.”
“···안 좋은 일일까요, 쟌님?”
“글쎄.
내가 보기에 확실히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그게 또 전쟁마냥 막 위험한 것 같지는 않고.
나도 잘 모르겠단 말이야.”
그렇게 말한 후, 쟌은 반사적으로 김유현을 쳐다보았다.
어쩌면 자신들보다도 시온과 더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는 남자였기에 혹 뭔가를 알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였지만 곧 다른 여인들이 ‘포기해요.’ 라고 고개를 내젓자 끄응, 침음을 내뱉고는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김유현.”
“···?”
“전사들은 내 수하들이 통솔해서 먼저 귀환할 거다.
에오스는 나와 함께 히스파냐 군과 움직이다가 왕성으로 갈 생각이다.”
“···그 이야기를 왜 하는 거지?”
“감사한 줄 알아라.
솔직히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아서 네가 또 내 동생과 떨어져 지내는 것에 안절부절 못 하는 장면을 볼까 했는데 말이다.”
“···.”
쟌에게 한 벙 크게 먹은 김유현이었다.
얼굴이 살짝 붉어진 그는 고개를 돌리며 자신의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물론 막사 안에 모인 여인들에게는 시온과는 정반대인 그의 모습에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좋은 구경거리였지만 말이다.
“···다들 여기서 뭐하는데?”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드디어 막사의 주인인 시온이 나타났다.
조금 피곤해 보이는 기색으로 시온은 의자에 앉아서는 휴우,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심각해보여서 다른 여인들이 전부 눈치만 보는 상황.
심지어 릴리트조차 시온의 저런 모습은 처음이었기에 이유를 묻지 못 하고 있었다.
“···.”
“···.”
“···.”
그러다가 갑자기 여인들이 슬그머니 김유현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우리는 좀 그러니 아무 문제없는 당신이 입 좀 열어보라는 뜻.
그에 김유현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나?
내가?
내가 왜?’ 라는 듯 자신을 가리켰지만 여인들은 그냥 고개만 끄덕이면서 얼른 이유 좀 물어보라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시온 공자님.”
결국 입을 연 김유현은 딱 거기까지만 말했다.
어차피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시온이라면 왜 자신을 부른 것인지 바로 이해할 테니까.
“아.
그러네.
내가 설명을 안 해줬구나.
다들 얼른 집으로 돌아갈 준비들 해.”
“네?”
“냐앙?”
“시온?
우리 사흘 후에 출발하는 거 아니었어?”
“원래 계획은 그랬는데, 앞당겨질 거예요.
히스파냐 내부에 일이 좀 생겨서.”
그 말에 자리에 모여 있던 전부의 얼굴이 굳어졌다.
혹시나 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걱정하는 그 반응에 시온은 그게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그런 일 아니다.
그냥 조금··· 뭐랄까, 참 씁쓸한 일이어서.”
“씁쓸한 일?”
“네.
그 일 때문에 지휘부 인사끼리 일정 조정도 좀 하고, 누디아 측에도 이를 알려서 내일 중으로 급하게 우리들과 함께 히스파냐로 들어갈 사신단을 맞이하기로 했어요.”
“사신단은 나중에 자기들이 따로 온다면서?”
“지금 당장 준비해서 가야 할 일이 생겼거든요.
누디아도 이런 기회에 히스파냐에 조금이나마 잘 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긴 것 같고.”
소설 속 내용대로 일이 진행되어도 어떤 방식으로든 대처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실제로 여태까지 그랬지만, 이번만큼은 시온도 꽤나 난감한 상황이었다.
‘가까운 주변 사람이 그런 일을 겪게 되면 여기든 밖이든 참 똑같아.
그 사람도 힘들고, 나도 힘들지.
아, 젠장.기분 울적하네.
갑자기 놓아준 요정들 찾아서 머리통을 깨부수고 싶은데.’
애써 그런 장난스러운 말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시온은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대었다.
히스파냐 왕국의 큰 별이 마침내 떨어졌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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