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05)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05화(305/439)
305―――――
나는 그대를 포기하겠다
원래는 넉넉한 기한을 두고 있던 히스파냐 군의 귀환 일정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덕분에 병사들은 이전보다 배는 더 빠른 속도로 준비를 해야 했고 자연스레 불평이나 불만이 조금씩이지만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정을 아는 이들과 달리 병사들 입장에서는, 나흘의 시간을 준다고 해놓고 갑자기 하루가 지나서 내일 안으로 모든 짐을 꾸려야 한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병사들 고생에 그저 미안할 따름이군.”
“저들도 소식을 접한다면 이해해 줄 겁니다.”
“그러기를 희망할 뿐이지.”
“그보다 선왕의 소식은 언제 전할 생각이십니까?”
“누디아 땅을 벗어나면 바로 알릴 생각이다.
여기서 그런 소식을 전하기에는 좋지 않아.”
볼코 후작은 바쁘게 병사들이 짐을 싸는 장면을 바라보며 시온의 질문에 답했다.
타국에서 자국의 선왕이 붕어했다는 소식을 직접적으로 전하기에는, 특히나 볼코 후작이 에드가 4세의 죽음을 알리는 것에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평소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생각이 많아 보이는 표정이었는데 하도 그 표정이 심각해 보여서 다른 귀족들은 물론이고 시온마저 그 이유를 묻지 못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의 시간이 지나고, 히스파냐 군이 바쁘게 군장을 정리하고 막 귀환 길에 오르려는 때에 누디아의 왕성에서 딱 시간에 맞춰서 히스파냐 군과 함께 이동할 사절단을 보냈다.
이들 역시 원래 계획으로는 내부의 안정을 조금 더 확고히 하고 이후 히스파냐 측에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려고 했지만 선왕이 죽은 이 시점에 유감을 표한다는 사절과 함께 이후 두 국가 간의 미래를 논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확실히 저들에게는 에드가 4세가 죽은 이 시점이 천운일 수도 있음이었다.
‘언제 누디아나 히스파냐가 왕실 사람 죽었다고 이렇게 빠르게 사절단을 보내서 위로를 전한 건 전례가 없던 일이지.
확실히 세상이 바뀌긴 했어.’
볼코 후작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창 병사들을 독려하고 있는 시온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저 멀리서 아군 본대의 이동에 맞춰서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을 제 아들, 루드비히를 생각하며 한숨을 내뱉었다.
‘이제 우리들의 시대가 완전히 저무는군.’
선왕 에드가 4세 곁에는 자신, 볼코 레데넨 후작과 함께 호아킨 구첸 후작, 오네르 후작과 리히텐 변경백이 함께 했었다.
그 중 가장 먼저 오네르 후작가의 주인이, 그리고 뒤를 이어 에드가 4세가 세상을 떠났다.
아직 자신이나 호아킨 후작, 리히텐 변경백이 정정하다고는 하지만 언젠가는 져버릴 꽃들.
이후에는 왕국의 미래를 저 새로운 녀석들이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것이었다.
‘걱정은 되지 않아.
그렇고말고.
다만···.’
다만, 저 새로운 녀석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 때 자신이 과연 그때까지 남아있을까.
그 장면을 두 눈에 담으면서 그 많은 고생이 헛것이 아니었다고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그런 우스우면서도 상당히 현실적인 고민이 들었다.
더 오래 보고 싶은데, 더 많이 눈에 담고 싶은데, 그래서 후일 선왕을 만났을 때 그 분께 이런 일이 있었다, 하며 더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 싶은데.
볼코 후작은 자신의 부관들이 알면 기절초풍을 할, 그런 약한 생각들을 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쯧, 바보 같기는.”
아직 자신은 정정하다.
그리고 충분히 전장으로 나서서 검을 휘두를 수도 있다.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 것도 아니었으니 이런 바보 같은 감상에 젖어있을 시간은 없다.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여기 있는 병사들을, 누디아와의 전쟁에서 당당히 승리하고 그 땅을 마음껏 밟았던 이들을 몸 성히 본국으로 개선시켜 선왕의 마지막 떠나는 길에 이 자랑스러운 이들을 보라고 떠나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후작님.”
그런 생각에 잠겨 있을 무렵, 시온이 슬쩍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귀환 준비 끝났습니다.”
“우리와 함께 이동할 누디아 측 사절단은?”
“그쪽도 이동 준비가 끝났다고 합니다.”
“···그래.
이제 돌아가자꾸나.
오래 비워두었던 집으로 갈 시간이다.”
사령관이 말과 함께 히스파냐 군의 이동 명령이 떨어졌다.
히스파냐의 건국 이래, 누디아의 왕성에서 가장 가까이까지 진격했던 전대미문의 일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공식적으로 전쟁이 종료되었기에 전투 준비에 대한 부담이 없었고, 속도는 평소보다 빨랐다.
물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정찰병들이 항상 운용되고 있었지만 별 다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숙련된 병사들의 행군 속도는 예상보다도 훨씬 빠르다.
보통 사람들은 무기와 군장을 짊어졌기에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상황을 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여 몸이 단련된 이들에게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
시온은 공식적으로는 볼코 후작의 참모이자 히스파냐 군의 2인자.
전쟁이 끝난 마당에 현재 그의 주요 임무는 이쪽과 함께 움직여서 히스파냐 왕성으로 가야 할 누디아의 사절단을 챙기는 것이었다.
“뭐 불편한 건 없습니까?”
말을 타고는 있다 하나 사절단 전원이 말을 탄 것도 아니고, 애초에 이렇게 쉬지도 않고 말 등 위에 앉아서 가는 것도 엄청난 고역임을 잘 알고 있는 시온이다.
때문에 슬쩍 누디아 측의 사절단 대표에게 다가가 그렇게 물으니 대표는 화들짝 놀라서는 ‘어어.’ 하고 바보 같은 탄식을 내뱉다가 가까스로 대답했다.
“아아, 네.
시온 클라우젠 공자님.
저희는 괜찮습니다.”
“혹 문제가 있다면 미리 말씀해주시길.
그래야 우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히스파냐 군이 움직이는 대로 절대 뒤처지지 말고 따르라는 왕명을 받고 가는 길입니다.
때문에 사절단 인원들도 과거 히스파냐나 신성 프러센을 갔던 경험이 있는 숙련자들로 구성했고 말이지요.”
그 말에 시온은 외부적으로는 왕명이지만 안에는 아이브의 관여가 어느 정도 있었을 거라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난 직후 조사를 해보니 현재 에텔모 기 레스티온은 화병을 얻었다가 회복 중이라고 했고 새로운 국왕은 15살 소년이라고 했다.
물론 15살이면 어린 나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문제는 그 소년이 왕자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기에 시작부터 자신의 뜻을 주도적으로 펼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새로운 왕은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많고, 그동안 자연스레 나라의 현명한 이가 나서서 분열된 국론을 정리하고 엉망이 된 나라 상황을 안정시켜야 했다.
‘아이브가 고생이 많겠네.
이거 내 욕을 진탕해도 할 말이 없겠는걸.’
그의 생각대로, 현재 아이브는 시온 클라우젠!
시온 클라우젠!
이라고 외치면서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들어오는 온갖 업무들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뒤에 서서 이런저런 조언만 할 때와는 다르게, 이제 전면적으로 나선 그녀는 진정한 ‘일 지옥’ 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아마 이대로만 시간이 흘러준다면 결국 또 다시 누디아의 경쟁 상대는 히스파냐가 될 테지.’
지금이야 누디아의 상태가 요 근래 들어서 최악이기에 히스파냐와의 평화가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이후 시간이 흐르고 누디아의 힘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면 다시금 이전의 상태로, 적개심을 폴폴 풍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디까지나 경쟁상대로만 인식하는 그 때로 돌아갈 것이라고 시온은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정말 이대로만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천족들이 진짜 움직이면 이제는 히스파냐에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고, 이후에 이쪽의 도움 없이는 나라 전체가 완전히 주저앉아 다시는 움직일 수 없다는 교훈을 확실히 알려줘야지.’
자신이 베푼 이번의 호의가 아이브에게는 그저 승자의 아량 정도로만 비쳤다면.
이후 벌어질 대전쟁에서 히스파냐의 지원은 누디아 전체에게 히스파냐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요정들을 이유 삼아 벌인 전쟁에서 히스파냐가 이제는 누디아보다 더 우위에 서있음을 알려주었고, 그 다음에는 비록 전쟁을 치렀던 나라라도 언제든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누디아가 히스파냐를 더는 따라올 수 없게 만듦과 동시에 경쟁하자고 부추기는 이들의 말에도 누디아 측 인사들이 고개를 젓게 만드는 게 바로 시온의 큰 그림이었다.
때문에 누디아는 반드시 망하지 않고 살아남아야 했다.
시온이 바수라 백작령을 받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고, 요정들을 악역으로 만들어 더는 히스파냐 군의 적의를 누디아 측으로 돌리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였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지.”
“예?”
“아아, 아닙니다.
그냥 혼잣말이었습니다.”
“아, 예···.”
대답은 그렇게 하지만 ‘분명 뭐라고 한 것 같은데.’ 라는 표정으로 사절단 대표가 시온을 바라보고 있자 시온은 별 것 아니라는 말투로 이런 말을 했다.
“누디아를 이참에 완벽히 무너트리자는 의견들이 나온 적이 있었죠.
왕실은 혼란스럽고 여전히 서쪽은 힘의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에 내란까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하면서요.”
“···.”
내용은 별 것 아닌 게 아니었기에 누디아 사절단 대표는 당연히 얼굴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도 현재 누디아를 대표해서 히스파냐로 향하는 자신인데 그런 말을 들으면 진정을 할 수가 없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군 인사들은 반대했습니다.
전쟁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일수록 그걸 멈출 수 있을 때 멈춰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니까요.
여기서 정말 창칼을 거두지 않으면 더 많은 피가 흐르고, 더 많은 목숨이 스러질 겁니다.”
“아마도 그랬겠지요.”
“나랏일이 언제 어떻게 또 바뀔지 저도 장담은 못 하겠습니다.
다만 현재 두 나라는 싸우는 것보다 화해하고 공통의 적을 향해 경계심을 보이는 데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또한 동의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누디아를 대표해서 가는 사절단 대표가 히스파냐에 악감정을 지닌 사람일리도 없고, 뇌 하나가 없는 멍청한 사람일리도 없다.
누디아의 새로운 실세인 아이브가 그렇게 무른 여인이 아니니 반드시 괜찮은 인사를 보냈을 것이다, 라고 시온은 확신하고 있었다.
“아이브님의 말씀이 맞았군요.”
“뭐가 말입니까?”
“시온 클라우젠 공자는 이 이상의 확전을 원치 않을 거라고.
히스파냐의 날 선 반응은 알아서 그를 위시한 이들이 막아줄 테니 그저 성실하게 임무만 다 하고 오면 된다고 했었습니다.”
“듣기 좋은 말이네요.”
그렇게 말하며 시온은 점점 멀어지는 누디아의 땅을 슬쩍 바라보았다.
지금이야 전쟁의 참화를 비껴가서 아직까지는 평화롭다지만, 곧 여기에 여태까지의 그 어떤 불길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어마어마한 불꽃이 몰려들 것이다.
어쩌면 정말 무고한 이들이 그 불꽃에 휘말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주 조금은 마음이 무거워졌지만, 결국 결론은 단 하나.
모든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내 능력으로는 히스파냐까지가 한계야.
이 이상은 정말 능력 밖의 문제.
시간이 넘쳐났다면 또 모르겠는데 소설 흐름대로 본다고 해도 이제 고작 한 달에서 두 달 밖에 안 남았어.’
시온이 여기까지 온갖 일들을 벌인 건 결국 천족들이 더는 망설이지 않고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만약 그들이 정말 작정하고 자신을 악을 추종하는 세력으로 밀어붙이면 제아무리 왕국의 영웅이라는 자신도 오래 버틸 수가 없으니까.
되도록 그들이 지금 당장 움직여도 무리 없이 대륙 정화를 마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세상이 뒤숭숭한 이때에 모든 종족들의 명백한 적이 되는 그림을 시온은 원하고 있었다.
여기서 누디아까지 구하겠다고 나서는 건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몸부림일 뿐이다.
아니다 싶으면 빠지는 건 죄나 잘못이 아니라 당연한 선택이라고 했다.
‘대신 소설처럼 누디아가 뭐 어떻게 건질 것도 없이 모든 게 재가 되는 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새로 들어선 왕이랑 아이브가 어떻게든 버텨준다면 말이야.’
정말 1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미친 듯이 싸돌아다니며 온갖 일들을 마주했다.
거기에서 자신이 집중한 건 천족들과 그들을 따르는 자들의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게 방해하는 것, 그리고 정말 대전쟁이 벌어졌을 때 서로 엉망이 되어서 저항도 못 해보고 불타 죽는 게 아니라 여태 단물 쪽 빨아먹고 뒤통수를 치려는 잘난 놈들의 머리통을 깨부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소설이랑 얼추 시간 흐름이 비슷하기는 한데.’
원래라면 지금쯤 천족들과 급진파 요정들의 완벽한 그림이 그려졌을 때였다.
누디아는 완벽하게 통제에 들어오고, 클라우젠은 무너졌으며 히스파냐 남부에는 해적이, 그리고 북부에는 몬스터와 북부 야만족들의 난민들이, 서쪽에는 이종족들이 온갖 난리를 치며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히스파냐를 더욱 지옥 아가리로 들이밀었을 것이다.
그것들을 전부 막았다고는 하지만 결국 천족들이 일어서는 것만큼은, 그리고 그들이 너희 생각대로 정말 ‘빛’ 이 아님을 대륙 모든 이들에게 알리지는 못 했다.
솔직히 그 부분은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었으니 실망할 것도 없었다.
마족이라는 마음 속 공포의 존재가 확연히 자리를 잡고 있으니 동시에 천족이라는 기댈 수 있는 강력한 뭔가를 인간들을 포함해서 모든 종족들이 본능적으로 원했을 때이다.
그저 천족이 워낙 머리가 좋고, 그걸 이용할 줄 알았던 반면에 마족은 워낙 피해가 커서 얌전히 있으면 적을 만들지 않을 거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던 것뿐이다.
“그러면 전 앞쪽으로 가보겠습니다.
혹 불편하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길.”
“알겠습니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
누디아 사절단과 거리를 벌린 후, 시온은 여전히 클라우젠 변경백령 소속의 마법사로 위장 중인 릴리트에게로 다가갔다.
“그쪽에서 뭐 전해진 건 없어요?”
“아직.
우리가 그렇게 완벽하게 패퇴하는 그림을 그려줬으면 자신감이 붙었을 만도 한데 아직은 움직일 낌새도 보이지 않는다고 희대의 또라이년이 그렇게 전해주더라.”
“···이러면 조금 불안한데요.”
시온의 그림은 어디까지나 천족이 더는 쓸데없는 짓 말고 그냥 질러버리는 장면이었다.
다른 세력을 마족 추종자라고 몰 것도 없고, 괜히 대륙에 빛의 뜻이니 교리니 더 퍼트릴 것도 없이 지금 당장 일만 저질러도 충분히 자신들의 과업을 달성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말이다.
그런데 만에 하나 천족들이 그 조심스러운 성격에 또 뒤로 숨어서 완벽하게 밑그림이 그려질 때까지 채색을 거부한다면 시온으로서는 퍽 난감해지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의심이 높아진 때에 천족이 일을 저질러야 더욱 재미난 상황이 연출되는 법인데, 정작 그쪽은 딱히 지금 일을 벌여줄 생각이 없다고 한다면 무척이나 곤란했다.
‘하다하다 천족이 얼른 일을 저지르라고 빌게 될 줄은 예상 못 했다, 염병.’
시온은 속으로 한숨을 내뱉으며 한창 성수기일 때 반강제로 휴가를 얻은 느낌으로 히스파냐로 돌아가는 길을 서둘렀다.
그나마 휴가 기간에 큰일 하나를 치르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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