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07)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07화(307/439)
307―――――
나는 그대를 포기하겠다
“당장!
지금 당장!”
“기다려.
아직 내가 기다리는 분이 오지 않았다.”
“으으으윽!
길어, 너무 길어!
잠깐만?
생각해보니 그 기다리게 만드는 인간을 죽이면 인간, 네가 나와 싸워주는 거 아닌가?”
에카테리나의 말에 김유현의 눈매가 매섭게 치켜세워졌다.
그는 한동안 살기가 줄기줄기 뿜어져 나오는 기세로 그녀를 노려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랬다가는 네년이 평생 나와 싸울 수도 없게 팔다리만 매번 잘라낼 거다.
죽지도 못 해서 굴러다니는 고깃덩이로 만들어준다, 이 소리다.”
“흐음.
그건 안 돼.
싸우다가 죽는 것도 아니고, 죽여주지도 않을 거라면 안 되지 말고.”
“그러니까 기다리라고.
조금만 기다리면 전처럼 원 없이 싸워준다는데 왜 자꾸 보채는 거냐.”
“인간들이 산해진미를, 혹은 완벽한 남성이나 여성을 눈앞에 둔 것 아니겠냐!
참을래야 참을 수가 없는, 본성이 미쳐 날뛰는 것이지!
아하하하!”
호쾌한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에카테리나는 이번에는 또 어떻게 김유현을 상대할지, 그는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 거칠게 몰아세울지 무척이나 기대되는 눈치였다.
그에 김유현은 한숨을 내뱉으며 도대체 이런 미친년이 있을 수가 있을까 생각했다.
차라리 죽여 버릴까 고민도 했지만 이전에 누디아와 싸울 때 그녀는 나름 제 쓸모를 입증한 통에 김유현은 그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금 고려를 해봐야만 했다.
물론 지금은 생각이고 고려고 나발이고 그냥 집어치우고 죽이고 싶었지만.
“내가 뭐랬어.
용인들 참 대단하다고 했지?”
“···확실히 여러모로 좀 강렬한 종족이긴 하네요.”
“냐앙.
저러니 모든 종족이 학을 떼고 살지.”
“내 안에 잠들어있는 다크 드래곤도 저 정도는 아니겠어요.”
시온을 호위하는 리시키다를 제외하고 순서대로 릴리트, 루시아, 리아, 그리고 트리샤의 에카테리나라는 존재에 대한 감상평이었다.
“요정들은 물론이고 마족들조차 고개를 저을 정도라는 말이 사실이었군요.”
그리고 그들 옆에, 요정 여인 하나가 추가되어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자리했다는 듯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그곳에 서있던 헬렌 덕분에 위화감이 들지 않던 찰나, 릴리트가 ‘에?’ 하고 탄식을 내뱉더니 가장 먼저 인원이 늘어난 걸 파악했다.
“뭐야.
저 요정은 도대체 언제···?”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헬렌 하이네스라고 합니다, 서큐버스 퀸.
릴리트시여.”
“···최대한 기운을 숨기고 있었는데.”
“시온 공자님께 대충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 분의 곁으로 들어온 이상 대강의 설명 정도는 해주는 편이 낫다고 하셨거든요.”
“···.”
릴리트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
그저 잠깐 지나가는 인연, 그냥 불쌍해서 시온이 쓰다듬어 준 것 아닐까 했는데 역시나 한 번 시온의 마수에 걸린 여인답게 스스로 풍덩 빠진 모양이었다.
혹시 너희들은 저 여인이 이 무리에 끼게 될 걸 미리 알았냐는 뜻으로 사방을 살펴보니 루시아와 리아, 그리고 트리샤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뜻을 내비쳤다.
“냐앙.
언니도 받아줘.
헬렌 불쌍한 요정이야.”
“여기서 불행한 사연 없는 녀석이 어디 있다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릴리트는 이미 시온에게 대충의 이야기는 들은 후였다.
노예상들에게 붙잡혀서 어느 누구보다도 비참한 삶을 살다가 겨우 그 지옥에서 벗어나 이제 겨우 꽃을 피워보려고 하는 불쌍한 꽃봉오리.
여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릴리트로서는 그런 꽃을 차마 꺾을 수가 없었다.
“···넌 요정이고, 난 마족인데 딱히 거부감 같은 건 안 보이네?
참고 있는 거야?”
“이미 요정 사회에서 버려진 저랍니다.
그런 동족을 동족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고, 저 스스로를 요정이라고 여기고 싶지도 않네요.”
하긴, 요정들 성격상 노예로 끌려갔다가 돌아온 동족을 받아줄 리가 없지.
그렇게 생각하며 릴리트는 헬렌이 동족들에게 어떤 대우를 받았을지 훤히 예상이 간다는 듯 혀를 차고는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지금이야 미소를 짓고 있다지만 저렇게 웃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헬렌이 웃음을 되찾는 데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시온이 가장 큰 역할을 했을 테고 지금 그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시온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스스로를 요정이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 태생은 어쩔 수 없어.
순수하고 지고한 사랑을 항상 최고로 꼽는 본능이 어디 가는 게 아니야.’
억지로 시온 곁에서 떼어놓으려고 하면 반작용만 더 심해지는 케이스다.
좋게 말하자면 리시키다와 비슷한 부류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트리샤의 전단계라고 해야 할까?
“뭐, 좋아.
애초에 시온을 많이 도와줬다고 했는데 이 정도는 내가 넘어가줘야지.”
“감사합니다, 릴리트님.”
“당연한 소리지만 독점은 없어.
그리고 네 할 일 때려치우고 오는 것도 금지.
자기 할 일에 충실한 여인만이 시온에게 보상을 요구할 자격이 생기는 거야.
이해했지?”
“당연한 말씀을, 애초 제게는 그저 이렇게 곁에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상황입니다.
욕심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욕심으로 다른 분들까지 피해가 가는 건 결코 원하지 않으니 안심하세요.”
“···조금씩은 피해를 입어도 넘어갈 애들이니까 너무 마음고생만 하지는 말고.”
헬렌이 너무 저자세에 순종적으로 나오니 괜히 난감해진 릴리트는 그렇게 덧붙였다.
그리고는 괜히 난감해진 나머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제 남자에게 성질을 부렸다.
“이 인간은 왜 안 와?
왜 이리 늦냐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우아하고 고상하게 앉아서 기다리던 분 아니었나요?”
“냐앙!
맞아.
릴리트 언니가 분명 그렇게 말했는데?”
“이것들이 요즘 들어서 자꾸 내 머리 위에 앉으려고 하는구나.
오랜만에 대련 좀 해볼까?”
릴리트의 협박성 가득한 질문에 루시아와 리아는 바로 고개를 내저었다.
자신들도 여태 수련을 하면서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릴리트는 애초부터 강자였던 존재다.
당장 가지고 있는 실력부터 실전 경험까지 비교가 될 수가 없었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또 한 시간 후.
김유현이 슬슬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옆에서 계속 싸우자고 졸라대는 이 용인족을 어떻게 묵사발을 내야 할까 고심하던 찰나, 마침내 시온이 별장으로 들어섰다.
“···뭐야.
왜 다들 나와서 이러고 있는데?”
“왔다!
자, 인간!
왔으니까 얼른 싸우자고!”
“제발 좀 닥쳐.”
맹수가 으르렁거리듯 거칠게 내뱉은 김유현은 시온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리고는 향후 계획을 묻는 듯 그를 바라보자 시온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일단 회의실로 모이··· 기 전에.”
시온이 쟤는 어떻게 할 거냐는 뜻으로 에카테리나를 바라본다.
무슨 산해진미를 앞에 두고서 더는 버틸 수가 없다는 듯 입을 다시며 김유현을 바라보고 있는 꼴이 여기서 더 두었다가는 정말 상상을 초월할 뭔가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결국 김유현은 제발 이게 먹히기를 바라며 입을 열었다.
“저번에 너랑 나랑 아주 신나게 치고받고 싸우던 장소 기억하겠지?”
“대충은?
그런데 그건 왜?”
“가서 기다려라.”
“뭐야.
안 오고 도망치··· 는 건 아니겠지만.
늦게 오면 내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정확히 한 시간 뒤에 네년을 따라잡아줄 테니 먼저 가라는 거다.
너무 약한 네 녀석을 위한 내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
시온 곁에서 허투루 시간을 보낸 건 아닌지 상대를 도발하는 법도 배운 김유현이었다.
덕분에 졸지에 먼저 출발해도 따라잡힐 정도로 병신 취급을 받아버린 에카테리나는 바로 웃는 낯을 지워버리고는 두 눈에서 살기라고 부르다 못 해 광기라고 불러야 맞을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와, 이렇게 무시받기는 또 처음이네.”
“더럽게 약하니 무시를 받는 거다.
그게 불만이라면 네가 먼저 도착해서, 이번에야말로 날 쓰러트리면 되는 거 아닌가?”
“자신만만하네, 인간?”
“네년이 얼마나 느려 터졌는지 누구보다 잘 아니까.”
그렇게까지 말하니 에카테리나는 더 투덜거리지 않고 바로 몸을 돌렸다.
혹시나 자신보다 늦게 도착하면 이번에야말로 여기 있는 인간들이고 다른 종족들이고 모조리 죽여 버리겠다는 상당히 광오한 말까지 내뱉으면서 말이다.
“···혹시 갑자기 막 확!
날개 펼치는 건 아니겠죠?”
멀어지는 에카테리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트리샤가 그렇게 물었다.
다크 드래곤이니 성흔 보유자이니 해도 결국 태생은 클라우젠 변경백령의 영지에서 살던 평범한 소녀였으니 용인이라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알 리가 없었다.
그에 릴리트와 김유현이 거의 동시에 입을 열어 대답했다.
“아니야.”
“없어.”
용인이라고 해서 정말 용처럼 비늘로 가득 덮여있다거나 날개를 펄럭이는 건 아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과거 드래곤, 혹은 용으로 불렸던 자들이 너무 오만하고 잔혹하여 온 종족들의 저주를 받아 거대한 몸과 날개를 잃고 땅에 추락했다고 하는데 진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저 머리에 솟은 두 뿔과 엉덩이에 붙어있는 꼬리, 그리고 파충류의 눈처럼 세모꼴로 찢어진 눈에 언뜻 보이는 비늘 약간이 전부였다.
“그래도 저 용인 성격 상 아마 김유현을 이기려고 아주 미친 듯이 거기로 달려가고 있을 걸?
얼른 끝내고 가봐.
또 왠 미친년이 다 죽이겠다고 달려들면 나도 상당히 귀찮아질 것 같아.”
릴리트의 말에 시온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모여 있던 전원을 데리고서 이동했다.
아쉽게도 현재 쟌은 에오스와 함께 북부의 전사들을 인솔하는 중이었기에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 했다.
그래도 중간 지점까지는 같이 가다가 나머지는 부하들에게 맡기고 다시 왕성으로 온다고 했으니 딱히 문제될 건 없을 것이었다.
“다들 앉으시고.”
회의실에 들어선 후 시온은 오른쪽의 김유현을 시작으로 자신의 왼쪽에 앉은 릴리트, 그리고 그 옆쪽 순서대로 루시아, 리아, 트리샤, 그리고 헬렌을 쳐다보았다.
리시키다는 굳이 앉으라고 해도 곁에 서있겠다는 통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고 쟌은 현재 북부 부족들을 고향 땅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위치에 있었기에 자리를 비웠다.
“이번에도 다들 수고 많았어.
특히나 릴리트님.
오랜만에 고향 가시자마자 바로 미친 빛쟁이들과 싸우시느라 고생 많으셨고요.
김유현, 너도 왠 미친년 봐주느라 애 많이 썼고.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
제자리에서 내가 말한 대로 따라주느라 고마웠어.”
시온의 감사 인사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한 일을 했다는 반응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그리고 하라는 대로 따라서 손해를 봤던 적은 없으니 당연한 일.
“이번 일로 이제 빛의 후예라 자칭하는 요정에 대해서 의구심이 짙어졌어.
히스파냐도, 그리고 누디아도 받아들였지.
겉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그러니까 어쩌면 그 위대하신 빛의 뜻도 알려져 있는 게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이야.
헬렌?”
“이번에 히스파냐와 누디아를 이간질하려고 했던 요정들과는 관련이 없음을 직접 히스파냐와 누디아 왕실에 알리기로 부족들이 뜻을 내놓았다고 해요.
그런 이유로 현재 요정 측의 특사라고 할 수 있는 시리엔이 히스파냐의 여왕과 면담 중이라고 하고요.”
“냐앙!
수인들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기운이 번지고 있어.
정말 요정들이 빛의 후예들을 따르는 자들이라면 왜 그들이 침묵하고 있었을까.
알지 못 했던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것일까, 라고 말이야.”
“아버지께 소식을 들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성하던 빛의 교리가 순식간에 사그러든 느낌이라고 하셨어요.
입만 열면 빛의 뜻이니 뭐니 하는데 정작 돌아오는 건 전부 다 의도가 심히 나쁜 소식들뿐이니까요.”
모두가 시온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것이고 즐거운 것들이었다.
당장 ‘빛이니 뭐니 좆까라 그래!’ 라는 말은 나오지 않아도 ‘정말 빛의 뜻이 우리가 생각하던 대로 밝고 순수하기만 한 건지 난 잘 모르겠다.’ 라는 의심만으로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누디아에 비해서 아직 많은 피해를 입지 않은 히스파냐가 멀쩡한 정신머리로 천족들의 공격에 맞서 싸워주기만 해도 피곤한 일이 배로 줄어들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일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요정들조차 타락한 마당에 천족이라고 다 믿을 수 없게 되었어.
이제부터는 정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으로 움직일 거야.
혹시 아직도 내 걱정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인원?”
처음부터 이런 말을 했다면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을 것이다.
다짜고짜 천족이 개새끼일 줄도 몰라, 라고 말하면 믿어줄 사람이 당연히 없을 테니.
하지만 그동안 온갖 일들에 여기 모여 있는 이들을 몰아넣었고 그런 와중에 진실에 가까워지게 만들었으며 빛을 따르는 종족이라던 요정들의 이해할 수 없는 짓들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여기 있는 녀석들은 걱정할 필요 없잖아, 시온?”
“맞아요.
문제는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보통의 사람들이죠.”
릴리트와 루시아는 그들을 어떻게 설득할 거냐고 묻고 있었다.
요정들은 이미 자신들의 마을 공격 건으로 천족들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갔고, 수인들은 천족 그 자체에 대한 믿음보다는 요정들에게 뒤처지기 싫은 감정, 거기에 더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과 천족들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면 바로 돌아설 이들이다.
그렇다면 인간들은?
히스파냐의 사람들, 누디아의 사람들.
그리고 이미 빛의 뜻에 대해서 의구심을 조금이라도 가지면 미친개처럼 컹컹 짖어대는 신성 프러센의 사람들은?
“설득해서 제정신으로 돌릴 수 있는 사람과, 그렇게 해서도 돌아오지 못 하는 사람들을 구별해야 할 거야.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천족보다도 더 성가신 자들은 바로 뒤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광신도들이 될 테니까.”
다만 아쉽게도 그들을 추려낼 뾰족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었다.
사람들 전체를 불러다가 하나, 하나 조사해서 솎아내기는 불가능하고 전체를 다 감시하는 일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그러니 천족들이 빠른 시일 내에 움직여줬으면 하는데.
내가 그놈들을 걸러내는 게 아니라 의심이 깃든 주변인들이 그 미친놈들을 알아서 잡아주는 그림이 최고인데.’
흉흉한 소문이 돌 때 옆집 이웃이 갑자기 이상한 짓을 하면 당연히 수상해보이기 마련.
시온은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그들이 알아서 뒤통수를 치려는 자들을 묶어주고 감시하며 대신 정리해주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이 상황에 천족들이 움직여주는 것이 베스트 중의 베스트.
시온은 소설의 원래 진행을 떠올려보며 얼추 시간의 흐름을 확인해보았다.
지금쯤이면 누디아는 이미 폭망, 마족들도 이전에 있었던 성전으로 절멸 단계에 들어서기 전.
히스파냐도 나라 꼴이 그야말로 엉망진창에 왕은 바네사가 아니라 에라더 왕자가 되어서 점점 능력 있는 자들은 의심을 받고 스스로 모습을 감추거나 쫓겨나는 형국.
‘지금으로부터 세 달 뒤였나.
천족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때가.’
늦어, 너무 늦어.
시온은 고개를 내저었다.
자신의 그림대로라면 한 달 내로 천족들이 움직여야만 했다.
그 이상 늘어지면 또 타올랐던 의심의 불길이 픽, 하고 꺼져버릴 것이다.
한 달,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그게 시온에게 놓인 마지막 준비이자 휴식이었다.
―――――――작품 후기―――――――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이 최고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