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09)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09화(309/439)
309―――――
한 달
‘약하군.’
처음 듣는 말, 그것도 마족이나 천족도 아닌 인간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에카테리나는 아직도 그 날을 잊지 못 한다.
자신에게 죽어줄 강자, 혹은 자신을 죽여줄 강자를 찾아 헤매기를 수 년.
그녀는 요정의 숲을 지나다가 희미하게나마 그 기운을 포착했었다.
처음 그걸 느꼈을 때는 마족이나 천족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그 뒤를 따라잡아 그 정체를 파악했을 때 그녀는 정말 순수한 의미로 감탄을 토해냈다.
‘인간!’
그 어떤 종족보다도 약하다는 평을 듣던 인간이었다.
그들 특유의 사회 형성, 뭉치면 엄청난 효과를 낸다는 말이 있었지만 그것도 결국 한계가 있는 법이니 그런 평을 들을 만도 했다.
하지만 그날 에카테리나가 마주했던 인간 남자, 김유현은 달랐다.
수준이, 아니 말 그대로 격이 달랐다.
인간은 물론이고 수인이나 요정들과 비교해도, 심지어 용인이나 천족, 마족과 비교해도 전혀 꿀릴 것이 없는.
에카테리나가 그렇게나 찾아 헤매던 강자 중의 강자였던 것이다.
‘아하하하하!’
김유현을 보자마자 에카테리나는 거칠게 달려들었다.
이유 설명이라던가, 아니면 다른 어느 것도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저 강자를 다른 이에게 빼앗기기 전에 자신이 죽이던가, 아니면 자신을 죽이는 존재로 만들고 싶을 뿐이었다.
오늘 비로소 최고로 만족스러운 혈투를, 혹은 죽음을 취할 수 있겠구나!
에카테리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김유현에게 거칠게 꼬리를 휘둘렀다.
김유현은 처음에는 대충 제압해서 쫓아내야겠다는 모습이었지만 에카테리나가 워낙 미친 듯이 달려들고 그녀가 살아나가면 자칫 계획이 어그러질까 걱정되었기에 결국 진심으로 임했다.
서걱!
푸화아악!
검에 뼈와 살이 잘려나가고 풍선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피가 분수처럼 치솟았다.
순식간에 두 팔이 잘려나가는 것을 확인하며 김유현은 끝을 직감했다.
아직 이세계의 강자들과 전부 겨뤄본 적은 없지만 양 팔이 저렇게 다 잘려나가고 출혈이 계속되는데 그 어떤 이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크하하학!’
하지만 김유현이 미처 모르고 있던 사실.
에카테리나는 용인답게 두 팔이 잘려나갔음에도 김유현의 목을 물어뜯어주겠다는 듯 입을 쩍 벌리고 달려들었으며 김유현이 그걸 피해내자 꼬리를 휘둘러 그의 몸통을 가격하기까지 했다.
결국 사지를 몽땅 잘라내고서 그도 모자라 날이 서지 않은 쪽으로 머리통을 거의 깨트려 죽일 듯 후려친 후에야 조용해졌던 에카테리나.
‘뭐 이런 미친년이.’
사지가 잘려나가는 피해, 거기에 엄청난 출혈로 인해 정신이 희미해지면서 에카테리나가 들었던 마지막 말이었다.
그녀는 비로소 자신도 동족들을 따라 죽을 수 있음을 생각하며 저 인간에게 감사했다.
자신에게 이리도 훌륭한 마지막 싸움을 선사해준 그에게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말이다.
“···그렇게 죽은 줄 알았는데.”
눈을 떠보니 자신은 살아있었고, 자신을 상대했던 남자는 다른 인간과 함께 자신을 내려다보는 중이었다.
그렇게 피터지게 싸웠는데 죽이지는 않고 이게 뭐하는 일인가 싶어 의문과 분노를 표출하니 바로 제압당해서 또 정신을 잃기도 했다.
이후 에카테리나는 김유현이라는 이 인간 남자가 자신을 죽일 생각이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당연히 그녀로서는 황당하면서 동시에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
죽이지도 않을 거면 도대체 왜 싸운단 말인가.
싸워서 승리를 거두었다면 왜 죽이지 않는 거란 말인가.
네가 말도 안 되는 성인군자 흉내 놀음을 하는 것이라면 내가 본성을 드러나게 해주마.
에카테리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정말 끊임없이 김유현에게 싸움을 걸었다.
먼저 달려드는 쪽은 에카테리나, 그리고 먼저 패해서 나가떨어지는 쪽도 에카테리나였다.
싸울 때마다 그의 패턴을 파악하고 학습하며 그를 역으로 이용해서 반격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승리는 언제나 김유현의 차지였다.
‘죽여!’
‘···.’
‘멍청한 인간.
이번에도 죽이지 않으면 넌 정말 계속 죽을 때까지 나와 싸우게 될 거야.
네가 죽거나, 내가 죽거나.
싸움은 그래야 끝이 날 거다!’
‘네 마음대로 해라.’
네까짓 것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격해오든 아무런 걱정도 없다는 김유현의 모습.
그에 에카테리나는 더더욱 열을 올리며 그와의 싸움에 열중했다.
용인에게 있어 따로 훈련 같은 건 필요 없다.
강자와의 싸움이 곧 훈련이었고 거기서 이겨서 살아남는 것이 성장이었으며 패배는 곧 죽음이었고 모든 것의 끝이었다.
김유현이 에카테리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그녀는 계속 성장해나갈 것이다.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실력자들이 말하곤 하는 ‘벽’ 에 가로막힌다고 해도 용인은 기어코 그 벽을 넘어가든 깨부수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미친 인간은, 도대체가 인간이 맞나 싶어?”
하다못해 동족들도 이렇게 까마득한 존재로 느껴진 적은 없었다.
천족이나 마족의 실력자들과 제대로 부딪쳐본 적은 없지만 아마 그 김유현이라는 인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자신을 5의 힘으로 쓰러트렸던 것을 기억하고 에카테리나 자신이 6의 힘으로 나서면 김유현은 7의 힘을 보이며 그녀를 제압한다.
이후 에카테니라가 모든 것을 짜내서 8의 힘을 쓰면 김유현은 별 어렵지 않게 9를 내보여서 자신에게 덤벼들던 용인족 여인을 완전히 패퇴시켰다.
김유현이 보였던 것, 그 이상의 힘으로 아무리 도전하고 도전해도 그의 힘에 끝이란 것이 도저히 보이지를 않았다.
아무리 불길이 거세게 타올라도 바다 앞에서는 그냥 들이부으면 끝나는 것 마냥 에카테리나는 서서히 김유현에 대해서 평가를 달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도 이건 조금 무리 아닌가?”
인간들의 도시에서 자신과 김유현이 거하게 싸움을 벌이던 곳은 한나절이 더 걸리는 곳에 위치한 산에 둘러싸인 너른 공터였다.
자신조차 쉬지 않고 달렸음에도 이제 겨우 반 정도 온 상황.
그러면서 흘끗흘끗 뒤를 돌아봤지만 딱히 자신을 쫓아오는 김유현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인간들 허풍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에카테리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더욱 속도를 높였다.
김유현이라는 인간이 아무래도 자신을 너무 얕보는 모양인데, 용인은 전투를 통해서 더욱 더 강해지는 종족임을 아직도 의심하는 듯 했다.
당장 그와 싸우면서 몸에 새겨진 경험이나 반사적인 움직임이 몇인데 아직도 자신이 무리 없이 에카테리나를 쓰러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런 자세가 심히 오만하다고 할 정도였지만 에카테리나는 딱히 화가 난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김유현이 그러는 게 아주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럴 만한 강자니까.”
곧 도착할 공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어떤 말을 해야 곧 따라잡겠다고 말한 김유현에게 한 방 제대로 먹일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찰나.
“이제 오냐.”
“?”
전혀 생각지도 못 했던, 전혀 느낄 수 없었던 남자의 존재가 비로소 드러났다.
분명 자신이 먼저 출발했는데, 혹 뒤따라오는 건 아닐까 계속 확인도 했는데.
어떻게 저 남자가, 김유현이 자신보다 먼저 와서 마치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 마냥 저렇게 태평하게 앉아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뭐, 뭐야.
인간.
도대체 뭔데?”
“내가 말했을 텐데.
먼저 가도 어차피 너 따라잡을 거라고.”
“아니,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용인이라고 하지만 놀랍고 당황스러운 일을 만나면 다른 종족들과 별 다를 것 없다.
에카테리나가 어이가 없다는 듯 난감한 웃음을 내뱉자 김유현은 당연한 거 아니냐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가 나보다 느린 거지.
나보다 약한 너니까 당연한 결과다.”
“···.”
또 다시 에카테리나를 정면에서 도발하는 김유현.
그에 용족 여인의 눈이 흉흉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그저 싸움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 여기서는 저 남자 역시 에카테리나가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파충류의 눈동자처럼 세모꼴의 황금 눈동자를 번뜩이며 에카테리나는 송곳니를 드러냈다.
“정말이지, 당장이라도 죽여 버리고 싶어.
너라는 인간은.”
“네년 따위가?
날 몰아붙여서 널 죽이게 만들지도 못 하는데?”
“아하하!
그것도 그러네.
이런 싸움은 정말 처음이란 말이지.
상대에게 나에 대한 살의를 증명하기 위해 벌이는 싸움이라.
황당하지만 마음에 들어!
아하하하!”
웃음소리와 동시에 에카테리나가 김유현에게 쏜살 같이 달려들었다.
거의 무방비 상태로 있던 김유현이었지만 그에게 있어 시작하겠다는, 준비하라는 말 따위가 필요 없다는 건 에카테리나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콰아앙!
온힘을 다해서 휘두른 꼬리는 김유현의 손목에 아주 가볍게 가로막혀 있었다.
에카테리나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짓고는 본격적으로 전투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손과 발, 이빨과 꼬리 등으로 싸웠지만 그래서는 무기를 다루는 김유현의 밑바닥까지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거의 쓰지 않던 병기까지 쓰는 에카테리나였다.
그렇게 사방에서 불똥이 튀고, 화려한 기술이나 틈을 노리는 속임수 따위는 없는.
그야말로 완벽하게 힘과 힘이 부딪치는 묵직하면서도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는 결투가 시작되었다.
‘···정말이지, 이 인간은!’
손이 저릿저릿하고 다리는 후들거린다.
얼마 부딪치지도 않았는데 신체가 이 모양이다.
그만큼 눈앞의 인간에게 극한까지 몰렸었고, 그로 인해 몸이 반사적으로 저 남자에게 거부감을 지니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에카테리나는 입술을 깨물고는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웃음을 참느라 힘이 들었다.
그동안 이렇게 자신을 몰아붙였던 이가 있었나?
하고 묻는다면 이제는 자신 있게 그런 자는 결단코 없었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피식!
픽!
결국 버티지 못 한 몸의 곳곳에서 또 피가 튀기 시작한다.
이전에는 피만 보면 오히려 상대가 자신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더 흥분감이 들었는데, 이제는 흥분보다는 올 것이 오고 있구나 하는 약간은 낯선 경계심이 들고 있었다.
여전히 김유현은 멀쩡한데, 자신만 이를 악물며 힘을 쓰고 있는 이 장면은 도저히 용인과 인간의 싸움이라고는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던 것이었다.
“커헉!”
잠깐의 잡생각이 몸을 굳게 만들자 김유현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감히 누구 앞에서 되도 않는 짓거리냐고 타박하듯, 그는 거칠게 주먹을 휘둘러 에카테리나의 고운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피가 사방으로 튀고 부러진 이빨 몇 개가 나뒹군다.
에카테리나의 자세가 무너지자 김유현은 때를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둘러 그녀의 목에서부터 가슴까지 한 번에 베어냈다.
다만, 이번에는 그리 쉽지 않을 거라는 듯 에카테리나는 제 팔로 그 공격을 막아냈다.
“막아서 뭐.”
오히려 그게 더 좋다는 듯 김유현의 검이 그 자리에 빙글, 돌자 또 다시 거대한 피분수가 뿜어지며 38번째로 에카테리나의 팔이 떨어져 나갔다.
엄청난 고통, 그리고 출혈로 인해 눈앞이 빙그르르 도는 것 같은 상황에서도 에카테리나는 전투에 대한 열정을 조금도 식히지 않았다.
그녀는 다른 팔로 반격을 꾀하면서 동시에 꼬리를 지지대 삼아 잠깐이나마 비어있던 김유현의 옆구리를 기어코 발차기로 가격하는데 성공하고 말았다.
뻐억!
“큭···!”
하지만 신음이 터져나온 건 김유현의 입이 아니라 에카테리나의 입술 사이.
분명 자신과 똑같은 뼈와 살로 이루어진 곳을 후려쳤는데, 마치 무쇠를 후려친 것 같았다.
그 순간 김유현의 두 눈이 번쩍하고 빛나며 에카테리나에게로 섬광이 날아들었다.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음을 직감한 그녀는 이판사판이라는 듯 그 빛으로 몸을 날렸고 잠시 후, 김유현의 검에 완전히 꿰뚫려버린 에카테리나는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피를 토해냈다.
“쿨럭!
컥!”
“죽지 않는다고 몸을 함부로 집어넣는데.”
쑤우욱―.
김유현이 검을 조금 더 집어넣자 여인의 몸에서 붉은 피가 뿜어져 나온다.
더는 움직일 수조차 없는 듯 부들부들 떨고 있던 에카테리나.
하지만 곧 그녀는, 김유현에게 자신이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님을 어필할 수 있었다.
“그, 그래도··· 이번에는··· 아직, 아직 정신 안 잃었어.”
“···.”
“그리고··· 드디어 내 의지로 잡았어.”
푸우욱!
제 몸을 꿰뚫은 검에는 이미 신경을 껐다는 듯 에카테리나는 김유현에게로 다가섰다.
덕분에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완전히 꼬챙이에 꿰인 형태가 되었지만 결국 그녀는 기어코 김유현의 몸을 붙잡는데 성공하고 말았다.
“쿨럭, 쿨럭···.”
연신 피를 토해내던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김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피와 장기 조각으로 시뻘겋게 물든 입을 벌려서는 그 안에서 빛나던 송곳니로 김유현을 물어뜯겠다는 듯 그의 어깨에 입을 가져다 댔다.
하지만 이미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말하는 것조차 버거운 입으로 뭔가를 물어뜯는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
아무리 거칠게 물어뜯으려고 애를 써도 그냥 이빨이 나서 간지러운 강아지가 주인에게 매달려서 장난을 치듯 앙, 하고 무는 것이 전부였다.
결국 그조차 포기한 에카테리나는 김유현의 품에 허물어져서는 중얼거렸다.
“···이걸로 ···또 졌어···.”
“그래.
네 패배다.
약해빠진 여자.”
“후, 후후··· 다, 다음에는 안 질 거야···.”
도대체 몇 번이나 패배한 건지 이제는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싸우는 게 즐겁고, 피투성이가 되어서 쓰러지는 것도 즐겁다.
무엇보다 눈을 떴을 때 항상 자신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 서서 오만한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을 남자가 있다는 사실이 에카테리나에게는 미치도록 흥분되는 일이었다.
“나만··· 죽일 수 있어.
···너만··· 죽일 수 있어···.
그러니까, 계속.
계속···.”
에카테리나의 혼잣말을 듣던 김유현은 점점 제 몸에도 여인의 피가 번져가자 혀를 차고는 떨어지라는 듯 검을 뽑아내면서 그녀를 거칠게 밀어냈다.
그러자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고여 있던 피 웅덩이에 에카테리나가 무너졌다.
“지겨운 여자.”
그녀가 강하다는 건 인정한다.
애초 태어날 때부터 강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존재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결코 이길 수 없다고 김유현은 확신했다.
애당초 걷는 길이 다르다.
자신은 살기 위해서 강해졌고, 살기 위해서 죽이지만.
저 여자는 강해서 살고 있을 뿐이고 다만 죽기 위해서 죽일 뿐이다.
그게 달라지지 않는 이상 발전을 한다고 해도 넘을 수 없는 산을 넘을 수는 없다.
“···이런 걸 신경 쓰는 나도 미친놈이지.”
후우, 한숨을 내뱉은 김유현은 일부러 남겨둔 에카테리나의 멀쩡한 팔을 붙잡고서 공터 구석으로 그녀를 질질 끌고 가기 시작했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피 웅덩이에 처박혀서 잠들어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괜히 자신이 전대미문의 악당이 된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찝찝해서였다.
지이익―.
지이이익―.
물론, 피범벅에 넝마가 된 여자를 질질 끌고 가는 장면부터가 이미 공포범죄물이었다.
―――――――작품 후기―――――――
질질질 ···.
데바데···.
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