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14)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14화(314/439)
314―――――
한 달
“테무친, 정말 저희와 함께 돌아가시지 않을 겁니까?”
“몇 번을 말하지 않았나.
왕국에서 볼 일이 남았다고.
당장 여왕을 만나서 할 이야기도 있고, 우리들에 대한 반응이 어떤지 직접 두 눈과 귀로 확인해야 한다.”
“그건 그냥 휘하 전사들을 시켜도···.”
전사들의 말에 쟌은 고개를 저어 부정의 뜻을 내비쳤다.
이왕 왕국과 손을 잡을 생각이라면 북부의 여러 부족들이 왕국과의 관계에 예전과는 달리 꽤나 기대하고 있다는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만 했다.
그래야 왕국의 여러 사람들도 북쪽과의 관계가 가벼운 것이 아님을 깨닫고 조금은 더 진중한 자세를 보일 것이었다.
더해서 선왕의 장례식이 끝난 후 누디아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이들을 위해 포상을 내리기 전인 상황에 이쪽의 수장이 훌쩍 떠나버린다면 히스파냐에 대한 무시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었으니 한동안은 더 머물러야만 했다.
‘솔직히 한 몇 달은 있고 싶은 것이 속마음이지만···.’
자신은 북쪽 부족들을 대표하는 존재, 그들에게 테무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여인이다.
자신이 머물러야 할 곳은 히스파냐가 아니라 북쪽에 자리한 자신의 고향.
자신이 보살펴야 할 이들은 바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동족들이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시간이 되는대로 보러 올 수밖에.’
그래도 쟌이 조금은 위안을 얻는 것.
바로 여동생인 에오스 역시 자신과 별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었다.
둘 모두가 하필이면 북쪽 사람이 아니라 왕국의 사람을 마음에 품는 바람에 이 고생이다.
연심을 품은 상대를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다는 최악의 경우이지만, 자신도 에오스도 거기에 목을 매다는 바보 같은 존재는 아니었다.
원래는 칼타와 아이기오르가 이전처럼 대립하는 사이가 아닌지라 이 둘을 통합하고 자신들은 뒤로 물러선 채 새로운 지도자를 뽑게 할까 고민도 했었다.
그렇게 하면 자신도, 여동생도 아무런 부담 없이 원하는 때에 왕국으로 내려가서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북쪽의 부족들 사이에서 말하는 지도자라 함은, 물론 통솔력과 지혜도 있어야하겠지만 전사들이 스스로를 숙일 만큼 강한 힘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쟌이나 에오스를 뛰어넘을 만한 이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단 하나도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
‘언니.
아무래도 우리들이 그냥 특이 체질이었나봐.’
자신들이 덕을 봤던 곳에 전사들을 데려가도 딱히 크게 변하는 것이 없는 상황.
결국 쟌과 에오스는 후임자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는 것을 후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미 나와 에오스가 없는 동안 일을 맡을 이들을 정해두었다.
너희들은 나와 에오스를 대하듯 그들을 대해서 우리 자매가 없어도 우리 부족들이 얼마든 생존할 수 있음을 보이도록.”
“알겠습니다.”
여태까지 두 자매에게 알게 모르게 의지하던 부분이 많던 부족들이다.
자신들이 자리를 비워도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만 하는 상황.
언제까지 쟌과 에오스만 믿고 왕국과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너희들도 이만 가보도록 해.
볼일이 다 끝나면 나랑 언니도 바로 지체 없이 돌아갈 테니 괜한 걱정 말고.”
“네, 버일러님.”
히스파냐의 정예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한 북쪽의 전사들.
그들은 이제 자신들의 할 일이 다 끝났다는 듯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쟌과 에오스가 같이 돌아가지 않는 것 외에 다른 점을 꼽자면, 그 수가 북쪽에서 출발할 때보다는 줄어들어 있다는 것, 그렇지만 히스파냐 측에서 내민 전리품들을 양손 가득 쥐고 돌아간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왕국이 정말 약속을 지켜줘서 다행이네.”
“설마 우리들을 본토에 끌어들여놓고 뒤통수를 치는 멍청한 짓을 하지는 않을 테지.
우리 북쪽의 실력을 직접 봤는데 전국이 약탈과 방화로 물드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왕국 녀석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이야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네.”
“그럴 수도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러지 않을 거라고 나도, 언니도 확신하잖아?
언니의 그 남자.
시온 클라우젠.”
“···.”
“그 남자가 있는 한, 그리고 그를 받쳐주는 세력과 여왕이 있는 한 우리 부족들도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삶을 누릴 것 같은데.”
에오스의 말에 쟌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저들이 들고 돌아가는 전리품들은 교역으로도 만지지 못 한, 정말 어마어마한 것들.
히스파냐를 위한 칼로서 맘껏 휘둘러지고 그에 대한 보상까지 확실하니 이제 간간이 부족원들이나 전사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던 히스파냐를 적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오히려 히스파냐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칼을 휘두르고, 활을 당기고, 말을 달리며 자신들의 강함을 뽐낸 후에 그에 대한 보상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이게 긍정적인 부분으로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다.
왕국의 어떤 이들은 전사들의 실력을 보고 오히려 더더욱 우리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할 테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야.’
시온의 말대로, 좋은 일이 생기면 나쁜 부분도 자연스레 나타나는 법이었다.
거기서 욕심을 부리다가 넘어지고, 그렇게 해서 서로가 오히려 악의만 늘어날 수도 있다는 시온의 말을 쟌은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
한참 북쪽으로 향하는 전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에오스는 말머리를 돌렸다.
그리고는 옆에 서서 멍하니 뭔가를 생각 중인 제 언니를 불렀다.
“이만 돌아갈까?”
“···너답지 않게 꽤나 조급한 모양새구나.”
“언니가 할 말은 아니지 않아?”
둘 모두 하필이면 왕국의 남자들에게 마음을 품은 터라 바쁘기 그지없었다.
원래는 북쪽 가까이까지 가서 전사들을 돌려보낼 생각이었지만, 그래도 전사들 사이에서 눈치가 좀 있는 이들이 나서서 그녀들이 왕성에서 멀어지기 전에 자신들이 알아서 돌아가겠다며 그녀들을 설득한 것이었다.
더해서 여왕의 명령을 받은 왕국 측 기병들이 그들과 함께 할 터라 혹 철없는 전사 몇이 이상한 짓을 저지를 걱정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글쎄다.
나는 조금 늦어도 된다.
오히려 내가 늦으면 걱정할 남자일 텐데 조금은 기다리게 만드는 것도 재미있지 않겠느냐?”
“···정말 언니 맞아?
원래 내가 알던 언니라면 바로 달려갈 사람인데.”
“밀고 당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어떤 여인이 그랬다.
너도 명심해두어라.”
무조건 돌격이 최고라고 여기던 쟌에게 밀당을 가르쳐 준 여인은 역시나 릴리트.
칸이라 불리는 쟌조차 시온의 첫 번째 여인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존재였다.
그녀뿐만이 아니라 쟌은 요 근래 들어서 다른 여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꽤나 재미를 들이고 있는 중이기도 했다.
원래 사람끼리 나누는 대화는 그냥 간단한 인사말, 그 외에는 칼로서 나누면 된다고 생각하던 쟌에게 여인들끼리 나누는 이야기가 주는 재미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으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네.
항상 당기기만 하거나, 밀리기만 한다면 재미가 없으니까.”
“그렇지.”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거 따지지 않고 얼른 가봐야 할 것 같아.”
에오스의 말에 쟌이 ‘으응?’ 하고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상하게 감이 좋지 않은 게, 어째 내 거에 이상한 것이 꼬일 것 같은 기분이라서.”
그렇게 중얼거리며, 에오스는 살벌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도대체 어떤 미친 여자가 감히 자신의 남자에게 달라붙는 것인지, 혹 정말로 그런 여자가 있으면 얼마나 잘난 것인지 그 면상을 두들겨줄 생각이었다.
―
“어어···.”
응접실 안으로 들어선 김유현을 바라본 순간, 시리엔은 탄식을 내뱉더니 멍한 눈길로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중이었다.
김유현은 이전에 입고 있던, 피로 범벅이던 복장을 벗어던진 후였다.
얼굴에 묻은 피와 먼지까지 전부 씻어내고, 그 위에 히스파냐 쪽 정복을 입은 상태.
생긴 것 자체가 사기라는 시온만큼은 아니어도 소설 속 주인공인 만큼 어디 가서 꿀릴 외모는 아니었기에 옷이 날개가 되어서 받쳐주니 갑자기 사람이 확 달라져 보였다.
‘지금 시리엔이 김유현을 바라보는 모습이 다른 여자들이 날 바라볼 때의 그 모습이려나.’
그 모습이 상당히 웃겼기에, 시온은 속으로 웃음을 삼키느라 고생 중이었다.
다른 이도 아니고 그렇게나 잘난 요정이 인간 하나를 보면서 저렇게 넋을 놓을 줄이야.
요정으로서 요정 사회에서만 살던 시리엔이다.
잘난 외모에 대해서는 면역력이 있을 테고, 그 증거로 다른 모든 이들이 감탄하던 시온 앞에서도 어느 정도 평정심을 가지고 그를 대하지 않았던가.
그런 이유에서 볼 때 김유현의 생김새만을 이유로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게 아닐 것이다.
‘아마 처음 봤을 때랑, 지금이랑 괴리감이 워낙 커서 그렇겠지.’
정확히 시리엔은 누디아에서 김유현과 몇 번 부딪치기는 했다.
하지만 거기서는 서로에게 딱히 용건이 없던 터라 말조차 나누지 않았던 때고, 그러다가 오늘 비로소 바로 앞에서 서로를 마주한 것이었다.
시리엔이 여태까지 기억하던 김유현은, 온몸에 피를 덕지덕지 칠한 채 먼지까지 뒤집어쓰고 두 눈에서는 살벌한 안광을 뿜어대던 괴물이었을 것이다.
인간의 몸으로 용인을 아주 시원하게 털어버리는 그런 무지막지한 괴물.
‘그런데 그 괴물이 쨔잔?
알고 보니 멀쩡하다 못해 괜찮은 남자네요?’
공식적으로 김유현은 클라우젠 쪽 기사 서임을 받은 사람인지라 기사들에게 지급되는 정복, 즉 군 제복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그 모습이 주는 진중하면서도 절제된 화려함은 당연히 주인공이기에 가지고 있던 김유현의 외모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요정들도 강한 이를 좋아한다.
자신들이 잘났다는 그 요소는, 반대로 자신들보다 더 잘난 이들에게 무척이나 호의적인 마음을 지니게 하는 함정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요정들이 이상하게 천족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이유.
‘알고 보니 외모 상급, 옷빨도 상급, 그런데 실력은 최상급이다 못해 아예 하늘을 뚫고 날아갈 정도로 격 자체가 다름.
시리엔이 호감을 가지지 않을 이유가 없지.’
시리엔을 통해서 요정들과의 소통 창구를 만들려는 시온.
그런 상황에서 괜히 다른 여인들의 반발을 사면서까지 그녀를 자신 곁에 둘 필요는 없다.
애초에 자신이 따로 무슨 짓을 하지 않는 이상 그녀는 소설 흐름처럼 김유현에게 호감을 품을 것이고 자신은 거기에 살살 부채질만 해주면 그만이었다.
시리엔은 김유현을 위해서, 그리고 김유현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시온 자신을 위해서.
이런 그림이라면 시온은 얼마든지 김유현에게 여인들을 붙여줄 요량이었다.
‘다만, 에오스가 조금 마음에 걸리기는 하는데···.’
영웅은 삼처사첩이 죄가 아니라는 무림의 명언이 있었다.
그리고 무림에서 김유현은 실제로 여러 여인들과 핑크빛 분위기를 몰고 다닌 적도 있었다.
물론 그 끝이 상당히 좋지 않게 끝났지만.
‘유현아.
그래도 여자 하나 더 들이는 게 죄는 아니잖냐?
이 형 도와주는 셈치고 에오스랑만 지내지 말고 요정 하나 더 잡고 지내자.
솔직히 너도 여자 많은 거 좋아하잖아!’
본인의 의견은 전혀 묻지도 않은 채, 이미 모든 그림을 다 그려놓은 시온이었다.
이후 어떻게 시리엔과 김유현의 사이를 진전시키고, 그녀가 인간 세상에서 더 머물며 이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동족들을 설득할 이유를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나쁜 짓이지 않냐고?
또 주인공 이용해 먹으려고 한다고?
정작 김유현은 아무런 생각도 없어 보이는데 왜 자꾸 사악한 짓을 하냐고?
‘아니, 전혀.
이게 나쁜 건가?
오히려 우리 주인공 챙겨주는 건데?’
김유현의 여태 행동 패턴을 보면 제 마음은 잘 안 줘도 또 자신에게 호감을 품고 있던 이들을 어찌 되었든 제 울타리 안에 넣고 돌봐주려는 매우 경향이 강하다.
시리엔이 자신에게 호감을 품었다는 걸 알면 적극적으로 말리거나 다가오지 말라고 밀어낼 남자가 아니란 소리였다.
그런데 그런 모호한 자세가 항상 그에게는 독이 되어 돌아왔다.
무림에서는 빙궁마녀가 그러했고 여기서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바네사가, 그리고 릴리트가 그러했다.
겉으로만 철벽이지 정작 속은 무르기만 한 주인공 놈, 이럴 때 방법은 딱 하나.
바람을 아주 화려하게 잡아줘서 김유현이 거기에 휩쓸리게 만드는 것.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과 같이 이 여자, 저 여자에게 시달리는 미래를 그리는 것이었다!
‘미안하다, 유현아!
하지만 나만 죽을 수는 없어!’
아랫도리가 미쳐 날뛰어서 여인들을 곁에 두었다면 이러지도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남의 손에 들어가면 분명 후회할 만한 인재들이었기에 부득이 자신의 곁에 둔 것이었다.
덕분에 눈총도 받고, 하루가 멀다 하고 밤에 찾아와서 단백질을 훔쳐가려는 여인들 덕분에 마음 놓고 잘 날이 많지 않았지만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이렇게 고생하는데, 주인공이란 놈이 보기 좋게 여인 하나랑 순애물 찍는 모습을 어떻게 보냔 말이다!
원래 주인공이라 함은 응당 하렘을 찍으며 여인들에게 시달려야 하는 법이거늘!
“트리샤?
넌 이쪽으로 오고.
김유현, 너는 시리엔 옆에 앉도록 해.”
“알겠습니다.”
이런 시온의 속마음을 알 리 없는 불쌍하고 가련한 주인공은 결국 무대 위에 오르고 말았다.
약간은, 아니 심하게 둔하기에 자신을 묘한 눈길로 쳐다보는 시리엔의 시선을 조금도 느끼지 못 한 채 김유현은 그저 시온과 시리엔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나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이쯤에서 우리 유현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강조해줘야겠군.’
그렇게 생각하며 시온은 ‘아!’ 하고 이제 막 생각났다는 듯 탄성을 내질렀다.
“김유현.
잊지 않고 있지?
이번에 여왕님이 직접 포상을 내리실 거야.
특히 너는 클라우젠의 수성전에서 결정적인 공을 세웠기에 직접 바네사 여왕님 앞에 나아가는 영광을 누릴 거고.”
“···대충 듣기는 했습니다.”
“이젠 왕녀님이 아니라 여왕님이셔.
히스파냐 전체랑 척을 지고, 나까지 난처하게 만들 게 아니라면 제발 부탁인데 지금과 같이 멀쩡한 모습으로 여왕님 앞에 섰으면 좋겠네.”
원체 스스로를 꾸미거나 괜찮게 보이는 데에 관심이 1도 없는 주인공이다.
이렇게 주의를 주지 않는다면 그런 중요한 날에까지 이런 정복이 아니라 평소의 그 밋밋한 수련복을 입고 나갈 것이 훤히 보였기에 하는 말들.
동시에 옆에 있는 시리엔에게는 ‘이 남자가 인간 왕국의 여왕에게까지 포상을 받는, 엄청나게 뛰어난 녀석임!’ 이라고 자랑하는 말이었다.
“···.”
덕분에 시리엔은 배는 더 초롱초롱한 눈빛을 김유현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
그 눈빛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이제는 김유현조차 그걸 눈치 챈 상황.
그럼에도 주인공은 왜 이 요정 여인이 갑자기 자신을 이렇게 쳐다보는지 아직 상황 파악도, 이해도 되지 않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역시.’
역시, 저 둔감함으로 릴리트와 바네사를 미쳐 돌아버리게 만든 장본인다웠다.
어떻게 해야 저놈에게 시리엔을 꽉 매달아놓을 수 있을까, 시온은 열심히 고민 중이었다.
그러는 사이, 에오스가 막 왕성으로 들어오는 성문을 지나쳤다.
“아,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 거야.”
라는 말을 중얼거리면서 말이다.
―――――――작품 후기―――――――
나만 죽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