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15)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15화(315/439)
315―――――
한 달
“김유현, 이라고 했죠?”
“···그렇다만.”
“묘하게 생김새가 대륙 어떤 인간하고도 다르네요.
혹시 다른 곳에서 온 건가요?
바다 너머, 또 다른 곳에 있을 새로운 대륙에서?”
“아마 그렇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대답을 하면서도 김유현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답을 해주는 것도 시온 앞이고, 시리엔이 그의 손님이어서 최대한 예의를 차리는 것이지 만약 그저 낯설기만 한 이였다면 아예 개무시를 했을 것이다.
‘아니지.
무시가 아니라 입 닥치라고 검이라도 뽑았을지도.’
무림에서는 여인, 아이, 그리고 늙은이를 조심하라고 했다.
당장 빙궁마녀부터 시작해서 아름다운 여인에게 홀리면 어찌 되는지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이 김유현이고, 때문에 여인들을 멀리 하는 데에 그의 성격과 멘탈 상태에 더해서 환상의 대환장 콜라보가 된 것이었다.
그러니 시리엔에게 김유현이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요정들을 상대로 전투까지 벌일 뻔 했고, 요정들은 악의 축이라는 프레임을 씌워놓은 이가 다름 아닌 시온이었으니 김유현이 그 요정들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그거 아니야, 유현아.
아니야!
저 여자는 해롭지 않아!’
도움이 되면 되었지, 불이익을 가져다 줄 인물은 결코 아니다.
특히 장로들을 대표해서 왔다고 할 정도면 요정들 사이에서 나름 인지도도 있다는 소리.
적대시해서 이쪽에 좋을 것이 없다는 소리였다.
‘이 눈치 없는 주인공 녀석을 위해서 힘 좀 써야겠는데.’
자기 연애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한 게 바로 남의 연애사라고 했다.
지금도 어떻게 해야 저 둘을 이어보는 그런 재미난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시온은 잔뜩 기대를 하며 일단 바람부터 제대로 잡기로 했다.
“그렇게 경계할 필요는 없어, 김유현.
정신머리가 나간 이전의 그 요정들과는 달리 우리 인간들에게 악감정이 없는 분이거든.”
“···.”
“무엇보다 이전에 우리들을 도와주었잖아?
그런데 이렇게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 이 소리야.”
과하게 아름다운 여인, 거기에 요정이라는 종족이 주는 불신.
김유현은 옆에 앉아있던 시리엔을 쳐다보다가 잠시 후, 조그마한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도 시온의 말대로 이쪽에 도움을 준 은인인데 너무 과하게 대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혹 불쾌했다면 사과하겠습니다.”
어조도 조금은 부드러워지고, 두 눈에 머물던 의심도 어느 정도 사라졌다.
김유현의 변화에 시리엔은 두 눈을 껌뻑이며 그를 쳐다보다가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우리 요정들에게 경계심을 가지는 거야 당연하게 여겨요.
오히려 이 별장 안에 함부로 들어선 저를 공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감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뭐.”
“그거야 딱히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런 겁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적의가 조금이라도 느껴졌을 경우 현재 죽은 듯이 잠만 자고 있을 에카테리나의 옆에 시리엔이 같이 누울 수도 있었다는 소리였다.
그래도 에카테리나가 숨은 붙어있는 상태라면 시리엔은 아예 목숨이 끊어진 채로 말이다.
“정식으로 인사드릴게요, 검은 고목 부족의 시리엔입니다.”
“···김유현, 그 외에는 딱히 설명할 것이···.”
“인간 왕국의 군대를 단신으로 분쇄하셨다고 들었어요.
처음에는 과장된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그 용인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정도라면 그러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기사인가요?
그런데 인간 기사들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마나는 잘 안 느껴지는데.
흐음, 다른 대륙에서 오셔서 그런가요?
무척 신기하네요!”
아, 참고로 시리엔은 요정답지 않게 말이 많다는 설정이 붙어있었다.
전문 용어로 좀 ‘깬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고상한 외모와는 달리 입만 열면 재잘재잘 떠들어대는지라 요정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헤프다고 뭐라 하기도 했었다.
이후 그녀는 시온과 이야기를 나누러 왔다는 것을 아예 잊어먹은 듯, 자신이 무슨 기자라도 된 것처럼 김유현에게 온갖 질문을 내놓기 시작했다.
“검을 쓰시는 건가요?
손을 보니까 딱 그런 것 같은데요!”
“정복이 무척 잘 어울리네요.
아까 제가 봤던 분이랑은 완전 딴판인데 평소에도 이렇게 하고 다니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편하게?”
“용인이랑 싸우셨을 때 어땠나요?
죽을 뻔 했나요?
원래 용인족은 상대를 살려두지 않거나 아니면 스스로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싸운다고 했는데 왜 그녀를 살려둔 거죠?”
어찌나 재잘거리는지 시온 옆에 앉아있던 트리샤가 ‘뭐 저딴 요정이 다 있어?’ 라는 표정을 지으며 어이가 없다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무척이나 고상한 단어들만 내놓을 것 같은 입에서 저렇게 수다스러운 말들이 튀어나오니 확실히 그 ‘깬다.’ 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시온도 아주 잘 알 수 있었고 말이다.
“···.”
하지만 현재 가장 당황한 이는 역시나 시리엔 옆에 앉아있는 김유현일 것이다.
자신과 시리엔이라는 이 요정의 첫 만남은 썩 유쾌하지 않았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에게 대놓고 경계심을 보이던 게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그런데도 시리엔은 오히려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고 있는 중이었다.
이전의 그가 보였던 날이 선 반응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듯, 오히려 김유현이 왜 그런 모습을 보였는지 다 이해한다는 듯이.
피식―.
김유현은 저도 모르게 그만 웃고 말았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상대가 껄끄러워서라도 이렇게 다가오지 못 할 텐데.
요정이라고 해도 방금 전까지 자신을 적대시 여기던 인간에게 미소를 짓지 않을 텐데.
이상하게 시온 곁에만 있으면 무척이나 흥미롭고, 또 무척이나 괜찮은 이들이 몰려드는 느낌이었다.
“시온 공자님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온 것 아니었습니까?”
“네?
아, 그러네요.
죄송해요, 시온님.
제가 잠시 궁금증이 도져서···.”
“개의치 않습니다, 시리엔.
오히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 때 그 때 해야 속이 시원해진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시온의 말에 김유현과 시리엔이 동시에 ‘엥?’ 이라는 탄식이 담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본다.
김유현은 갑자기 왜 이러시냐는 뜻으로, 그리고 시리엔은 정말로요?
라는 뜻으로.
“어차피 오늘 당장 떠날 것도 아니고 시간은 좀 있지 않습니까?
하고 싶은 건 다 해야 머리가 깔끔히 정리되는 법이니 그냥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한데.”
“아니, 시온 공자님?
저는···.”
“저는 좋아요.
솔직히 묻고 싶은 게 한 두 개가 아니거든요!”
미처 김유현이 반대 의사를 보이기도 전에 시리엔이 선수를 쳤다.
아까와는 다르게 멀쩡한 모습으로 들어온 이 인간 남자에게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서 지금 당장 대화를 나누지 않고는 버티지 못 하겠다는 모양.
김유현이 ‘아니, 이건 좀···.’ 이라고 중얼거리며 거부 의사를 보이려 했지만 기대 만발인 시리엔의 눈동자와 얼굴을 보는 순간 그는 끄응, 하고 침음을 내뱉었다.
‘내가 네 성격을 모르겠냐?
네가 인상 한 번 찡그리고 눈 한 번 부라리면 워낙 흉흉한 기세를 드러내서 사람들이 함부로 뭘 하지 못 하는 거였지만 정작 네 성격은 그렇게 모질지 못 하다는 거 말이야.
저렇게 누군가의 기대를 쿨하게 내친다거나 부탁을 거절하는 일은 잘 하지 못 하지.
그런 이유로 고생도 많이 했고.’
그리고 김유현도 어찌 되었든 남자다.
신체가 아주 건강하다 못 해 미쳐 날뛰는 남자.
아름다운 여인을 경계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곤 해도 경계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굳게 닫혀있던 문이 순식간에 흔들리는 건 당연한 이치였던 것이다.
당장 조금 전 김유현이 보인 미소가 확실한 증거.
아직 시리엔에게 호감을 가지기 전 단계라고는 하지만 마냥 경계만 하던 방금 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라고 할 수 있었다.
“부탁하는 거야, 김유현.
사실 내가 다른 일이 좀 생겨서 시리엔을 잠시 혼자 두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네가 시간을 같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네.”
“···다른 일이라 하시면?”
“클라우젠 쪽 문제야.
자세한 건 집안 문제라 나중에.”
사실 문제 따위는 없다.
그냥 둘이 같이 있게 하려는 수작질일 뿐.
하지만 그걸 알 리가 없는 김유현은 시온이 그렇게까지 말하니 뭔가 중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고개를 끄덕인 주인공은 슬쩍 시리엔을 곁눈질로 쳐다보다가 일단 한숨을 내뱉었다.
“말주변이 없다는 건 공자님도 잘 아시겠죠.”
“그냥 듣고, 대답만 조금 해주면 되지 않을까?”
“그렇죠?
제가 묻는 거에 대답만 해주시면 되는데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추임새를 넣어주는 시리엔.
일이 이렇게까지 흐르면 천하의 김유현이라고 해도 볼을 긁적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오래는 안 걸려.
한 30분?
그동안만 시리엔이랑 이야기 좀 나누고 있어.
우리들을 도와주었고, 앞으로도 도와줄 요정인데 지금부터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두면 나쁠 건 없잖아?”
그 말에 김유현은 딱히 틀린 부분이 없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리엔 덕분에 누디아에서 급진파 요정들을 제대로 물 먹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요정들의 협력을 이끌어 냈다는 부분에서 시온이 만족하고 있으니 자신은 그걸 성실하게 유지시켜야 할 의무도 있었다.
직후 시온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트리샤까지 그를 따라 일어서고 방에서 나서니 잠시 후에 시리엔의 본격적인 호구 조사가 이어지기 시작했고, 끙끙거리던 김유현이 결국 대답을 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뭔가, 여태 생각하던 요정들과는 조금 다르네요.”
“원래 저런 이들이 있어야 그나마 고인 물웅덩이가 조금이라도 더 오래 버티는 법이야.”
엘프들이 스스로를 폐쇄적인 사회로 만들었음에도 여전히 버티고 있는 건 바깥세상 전부에 신경을 끄고 있지 않는 인원들이 있어서다.
시리엔도 그 중 하나로 아마 그 부분에서 능력을 인정 받아 장로들의 뜻을 전하는 막중한 임무까지 띠고 히스파냐로 파견된 것이리라.
“그런데 시온님.
클라우젠에서 무슨 소식이 왔었나요?
저는 모르는 부분인데요.”
“안 왔어.”
“예?”
“거짓말이라고, 그거.”
그 말에 트리샤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갑자기 그런 뜬금없는 거짓말을 왜 한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감정이 여인의 얼굴에 역력했다.
설명을 해줄까 말까 고민하던 시온은 그래도 대충은 이유를 말해줘야 이 녀석이 이해를 하고 넘어가겠지, 라고 생각하며 막 입을 열려는 찰나였다.
“···아하?”
갑자기 미소를 지은 트리샤가 슬쩍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생각해보니 리시키다는 시리엔이 별장으로 그냥 들어왔다는 말에 경계 수준에 대해서 확인을 해야겠다며 자리를 비웠고, 가장 강력한 적인 릴리트는 지금 이 상황까지는 딱히 감시할 게 아니라는 듯 이쪽을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리아와 루시아는 자리를 비웠고, 쟌은 아직 돌아오지도 않은 상황.
‘혹시 그렇다면 이건!’
원래는 시리엔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시온이, 갑자기 김유현에게 그 손님을 맡겨두고는 자신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현재, 다른 여인들은 전부가 자리를 비운 상태다!
“갑자기 왜 탄성을 지르는··· 억?”
시온이 막 말을 다 하지도 못 하고, 화들짝 놀라서는 비명을 지른다.
얌전히 옆에서 걷고 있던 트리샤가 갑자기 뛰어올라서는 정말 말 그대로 시온의 몸에 착 달라붙어 매달린 것이 그 이유였다.
“그냥 말로 하시면 되는데.”
“너 지금 뭔 소리를···.
아니, 그보다 좀 놓고 내려가!
갑자기 왜 이러는데.”
“에이.
이제 와서 갑자기 왜 부끄러워하실까요?
이런 그림 원하시고 빠져나오신 거잖아요?”
이 녀석은 또 뭔 헛소리야!
내가 너랑 이런 짓 할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시리엔이랑 만나지도 않았단 말이다!
그야말로 환장하기 직전의 상황, 그렇지만 트리샤에게는 오해가 쌓일 만한 상황.
시온은 참다 참다 결국 또 발화해버린 이 흑염룡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다른 여인들이라면 적당히 하라고 밀어내거나 아니면 나중에, 라고 말해주면 알아서 비켜설 것이지만 트리샤는 또 다른 케이스였다.
솔직히 여태까지 조용히 참고 있던 것도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을 지경.
‘요 근래 워낙 바빠서, 그리고 전쟁 중이라 신경을 못 쓰고 있었더니···.’
이러다가 사고 치면 기껏 준비한 그림 위에 불똥이 튀는 것과 다름없다.
정말 이 시한폭탄 같은 여자가 적진이 아니라 본진에서 터지기 전에 한 번 다독여서 타이머를 재설정 해둘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선객이 있었다.
‘이번에도 먼저 다른 여자 안았다가는 릴리트님한테 정말 죽는다.
무조건 죽어.’
여태까지는 릴리트가 그래도 마음씨 좋게 참아주었다지만 결국 그녀는 마족이다.
그것도 최고위 마족이라는, 수틀리면 일단 다 죽이고 본다는 무시무시한 종족들.
자꾸 심사가 뒤틀리는 짓을 하면 제아무리 제 남자라고 해도 항상 웃으면서 맞이해줄 수는 없다, 이 소리였다.
항상 웃던 이가 한 번 화를 내면 그 때는 정말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 만큼, 시온은 릴리트가 정말 제대로 열 받기 전에 그동안 받아두었던 경고 카드를 돌려놓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미안하지만, 오늘은 안 된단다.
흑염룡 아가씨.’
시온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이 여자를 어떻게 떼어놓아야 할까 막 고민하던 찰나였다.
“주인님!”
멀리서 리시키다의 목소리가 들리자 트리샤가 두 눈을 반짝이더니 바로 시온에게서 떨어진다.
원래라면 누가 오든 말든 붙어있을 성격이었지만 몰래 이런 짓을 하다가 걸리면 자연스레 여인들과 쌓아둔 협력 관계가 흔들릴 수 있으니 스스로 물러선 것이었다.
여태껏 자신이 가장 먼저였던 소녀가 이제는 어느 정도 세상과 타협을 할 줄 아는 여인이 된지라 시온은 속으로 박수를 쳐주며 곧 나타난 리시키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리시, 나 여기 있다.”
“아, 주인님!
쟌님이 돌아오셨어요!”
“쟌이?
뭐야.
하루는 걸린다고 하지 않았나?
이렇게 빨리 돌아올 리가 없는데.”
“왜 그러냐.
내가 빨리 돌아와서 무슨 불만이라도 있나?”
아예 리시키다가 데리고 온 것인지, 그 뒤로 쟌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척이나 내달렸는지 머리가 바람에 휘날려 흐트러진 것이 그녀가 북쪽 전사들의 수장이라는 부분을 여실히 알려주고 있었다.
“저번에 말했을 때는 하루가 넘게 걸린다고 했으니까.”
“부하 녀석들이 얼른 돌아가 보라고 눈치껏 해주었다.”
“오, 상당히 성실한 부하들이네.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돌아간다고 했나보지?”
“왕국 기병들이 붙었고, 단단히 주의도 주었으니 허튼 짓 안하고 돌아가겠지.”
“만약 허튼 짓을 한다면?”
시온의 질문에 쟌은 슬쩍 미소를 짓고는 뭔가를 접는 듯한 손짓을 해보였다.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몸을 떤 시온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며 손을 내저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대가 왜 나와 있는 것이냐?”
“음?”
“리시키다가 그대는 현재 김유현과 새로 온 손님과 함께 응접실에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밖에 나와 있지 않느냐.
당장 동생 녀석은 이상하게 마음에 뭔가가 걸린다며 먼저 응접실로 달려갔는데 말이다.”
“···?”
어, 잠깐만.
지금 뭐라고?
내가 잘못 들었나?
에오스가 함께 별장으로 와서, 쟌과 함께 있는 게 아니라 먼저 응접실로 향했다?
시온은 슬쩍 고개를 돌려 응접실 방향을 바라보았다.
에오스와 시리엔, 그리고 그 사이에 앉아있을 김유현을 떠올린 시온은 이렇게 외쳤다.
‘유현아!
시련이 영웅을 더 강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리고 저는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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