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31)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31화(331/439)
331―――――
누가 빛입니까?
이제 그만 좀 꺼져주지 않겠냐는 정중한 부탁.
원래라면 자칭 빛의 열렬한 교도들이라는 귀족들이 또 한 번 들고 일어나야 할 테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들조차 함부로 입을 열지 못 했다.
‘비둘기 주둥이를 틀어막았으니까.
천족이 인상은 찌푸린 채로 말도 못 하고 있는데 저놈들이 무슨 깡으로 대신해서 입을 열겠어?’
히스파냐의 귀족들 중 누디아의 광신도들마냥 빛의 교리 아니면 살 수 없다고 헛소리를 할 만한 놈들은 최소한 이 자리에는 없다.
누디아에 비해서 그래도 빛의 교리에 영향을 덜 받았고, 덕분에 이렇게 왕궁 회의에까지 참석하는 유력한 귀족 인사들은 그래도 최소한의 정신머리가 아직은 남아있는 이들이었다.
물론 그 빛의 교리를 이용해서 제 잇속을 챙기기는 했지만 더는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단물이 다 빠졌다고 생각한다면 바로 손절할 자들이 바로 조금 전까지는 신나게 입을 털다가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서 눈치만 보고 있었다.
‘걱정 마.
내가 뒤끝이 엄청 심하거든.
차라리 그 타이밍에 천족 편을 들어서 더 지랄이라도 해볼걸, 하고 후회할 정도로 괴롭혀줄게.
이 바밤바들아.’
시온은 마음 속 데스노트에 조금 전 천족들의 편을 들어 자신을 압박하려고 했던 귀족들의 이름과 얼굴을 아주 낱낱이 기입해두고는 천족, 리치엘을 바라보았다.
“···.”
그는 인간 따위에게 축객령을 받았다는 사실이 꽤나 분한지 두 눈동자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숨기지 않은 채 시온을 노려보는 중이었다.
더해서 슬쩍 눈동자를 굴려 입을 다물고 있는 귀족들도 잠깐씩 봐주는 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신나서 제 편을 들던 인간 귀족들이 분위기가 묘해지자 바로 손절을 한 것에 꽤나 열 받은 모양이었다.
시온은 리치엘을 바라보며 속으로 낄낄 웃어대는 중이었다.
믿을 놈을 믿어야지, 설마 저들이 분위기가 반전되어도 제 편을 들어서 빛의 후예에게 무례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느니, 빛의 뜻을 따라야 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해줄 줄 알았나본데.
눈치가 없는 놈은 결코 정치의 한 구석에도 자리할 수 없다고, 그래도 나름 눈칫밥 먹고 자란 이들이라 이렇게 왕궁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자들이다.
방금 전까지 천족이 대세였다지만, 시온이 나서서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는 소설 속 천족들의 이후 행보를 은근히 풀어놓으며 리치엘을 압박하니 그는 입을 닫고 노코멘트로 들어갔다.
원래 말이 없던 놈이 입을 닫고 있으면 무섭지만, 조금 전까지 신나게 입을 털던 놈이 갑자기 입을 꾹 닫고 침음만 내뱉고 있으면 바로 무시당하는 곳.
그게 바로 천족들이 그렇게나 추하다고 말하는 인간들의 세상이었다.
“···정녕 그게 히스파냐의 뜻입니까?”
리치엘이 비로소 입을 연 건, 잠시 후에나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애써 시온의 시선을 피하며 바네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말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인지 그나마 만만한 상대를 골라서 어떻게 분위기라도 좀 환기시켜보려는 것 같은데, 그걸 그냥 두고 볼 시온이 절대 아니었다.
“이게 정녕 빛의 뜻입니까?
입 다물고 그냥 하라는 대로 따르라.
그렇지 않는다면 전부 죄인이 되어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게 빛의 뜻이냐 이 말입니다.”
“질문은 내가 먼저 했습니다.”
“그 질문의 대답은 제 질문의 대답 여부에 따라 갈리니까 이러는 겁니다.
빛을 원해서 어둠을 뚫고 따라갔더니 시뻘건 불길이 이글거리고 있는데 그걸 계속 따라갈 이가 어디 있답니까?”
“도대체 왜 자꾸 불길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온 클라우젠.”
“그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심판자이니 빛의 군세이니 하는 말도 하지 말았어야죠.
위협을 먼저 해놓고 막상 그 위협을 위험하다고 여기니 불편하신 모양입니다?”
“···.”
이죽거리는 건 시온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 동시에 이렇게 대화에서 상대의 입을 틀어막는 신랄한 비난이 된다.
항상 논리적으로 말만 해서는 결코 말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때로는 목소리 좀 크게 내고, 억지를 부리고, 밑도 끝도 없는 비난을 퍼붓고, 그렇게 해서 상대가 열 받아서는 결국 제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이다.
“···죄를 짓지 않았다면 떳떳할 터인데, 자꾸 그 부분을 언급하는 걸 보니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있는 모양이군요.
시온 클라우젠?”
오호라, 하다 하다 안 되니까 이제는 몰아가기로 전환하시겠다?
시온은 역시나 추한 종족답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혀를 찼다.
몰아가기도 분위기가 좋을 때 해야 몰아가기가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제 적만 더 늘리는 꼴이 되기 마련이다.
차라리 시온이 등장하자마자 바로 그 부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서 아직 제 편들이 입을 열 힘이 남아있을 때 공격을 퍼붓던가 해야 했다.
기세를 다 잃은 후에 내지르는 공격은 오히려 빈틈만 더 많이 보이게 해줄 뿐이니까.
“리치엘님.
인간을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우리 인간은 괜한 의심을 받을 때 가장 분노하고, 또 모욕감을 느끼며 그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가장 강렬한 반감을 품게 된답니다.
여태 내가 해온 일들이 있는데 그걸 인정하기는커녕 이상한 구석으로 몰아간다면, 어지간한 인간은 거기에서 실망하기 마련이죠.
지금까지 이 히스파냐라는 거대한 나라를 위해서 힘써 온 저를 그렇게 몰아간다면 제가 거기에서 가만히 고개만 끄덕이고 있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억울하면 당연히 억울하다고 소리치는 게 인간이다.
의심을 받는데 입 다물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는 놈은 그냥 나 잡아먹어줍쇼, 하고 목을 내밀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즉 다른 귀족들이 보기에 리치엘의 말들에 시온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뭔가 찔리는 게 있어서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응당 보일 자기 방어에 의한 행동으로 비쳐진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멍청하고 멍청해서 그야말로 돌대가리가 아닌 이상, 이렇게 속을 훤히 드러내면서 강렬한 반응을 보일 이가 과연 어디 있을까요?
의심을 받을게 뻔한 데 말입니다.”
“···.”
시온이 이리 답하니 리치엘도 딱히 답할 내용이 없었다.
그가 정말 수준 이하의 인간이라면 또 모를까, 여태 한 일들을 보면 오히려 인간들 중에서는 영리한 쪽에 속하는데 자신이 이렇게 몰아세울 가능성을 눈치 채지 못 하고 자신에 대한 의심을 대놓고 불쾌하게 여기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리치엘이 더는 입을 열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자 시온은 이 정도면 되지 않았냐는 듯 바네사를 돌아보면서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에 바네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평소의 절제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천족이여.
아무래도 우리 히스파냐와 그대들이 나눌 이야기는 이게 전부인 듯 하군.”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 히스파냐는 선을 사랑하고 평화를 원한다.
그랬기에 여태 빛의 교리가 들어오는 걸 막은 적도 없고, 신성 프러센과도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 와중에 무척 흉흉한 사건들로 인해 비록 잠시 길을 엇나가기도 했지만 결국 목적지는 같다.
그런데도 빛의 후예들이,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자들이 히스파냐를 압박한다면 우리들도 침묵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그렇게 말을 하는 순간, 길이 엇갈려서 다시는 만나지 못 하는 것입니다.
인간 여왕이여.
정말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누디아에서의 과업을 끝난 후 빛의 군세가 당도했을 때 어둠을 밝히며 그들을 맞이하겠습니까, 아니면 어둠 속에서 경계의 눈길을 번뜩이면서 결코 환영할 수 없는 모습으로 있을 겁니까.”
끝까지 히스파냐를 악의 축으로 몰고 싶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단어 선택부터 대놓고 귀족들이 분열을 일으켜서 누디아 꼴이 나게 만들려는 모습.
마음 같아서는 개소리좀 하지 말라고 면박이라고 주고 싶었지만 이미 바통은 자신에게서 바네사에게로 넘어갔다.
반격은 자신이 했을지 몰라도, 그 끝은 다시금 히스파냐의 주인이자 이 자리에 모인 모든 귀족들의 여왕인 그녀가 맺는 것이 가장 확실했다.
“···정말 히스파냐에 찾아오는 것이 따스한 빛이라면 어둠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들을 건져줄 것이고, 시뻘건 불길이라면 우리들을 어둠과 함께 전부 태우겠다고 더욱 거세게 이글거리겠지.
그렇지 않은가, 리치엘이여.”
바네사는 역시나 여왕답게, 시온이 마련해준 역전의 발판을 이용하여 리치엘의 마지막 위협을 가뿐하게 분쇄해버렸다.
심지어 시온을 닮아가는 것인지, 히스파냐가 죄인이 된다면 그건 정말 우리에게 죄가 있어서가 아니라 저희들이 죄를 강제로 넘긴 것이라는 말까지 섞여있는 대답이었다.
“끄응.”
일이 잘 풀려가다가 단 한 번에 그 모든 것을 말아먹게 된 리치엘.
시온의 입담이 워낙 화려하고 공격적이기도 했지만, 마치 모든 것을 전부 꿰고 있다는 듯 자신 있게 말하는 통에 반사적으로 그 부분을 숨기려고 했던 자신의 행동이 패착이었다.
한 번 잡은 공세로 계속 밀어붙여야 했는데, 그러지 못 했으니 남은 건 바로 물려서는 이리 끌리고 저리 끌려다니는 것뿐이었다.
“좋습니다.
히스파냐 왕국의 뜻은 잘 알고 가지요.
물론!”
이만하고 좀 사라져주면 안 되는 걸까.
시온은 이대로 저놈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싶었지만, 팩트로 폭행하는 것과 주먹으로 때리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 나온 대답이 히스파냐의 모든 인간들, 그리고 이 땅에서 같이 살고 있는 또 다른 이들의 공통된 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마음속에서 그래도 빛을 따르며 항상 옳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이들이 있음을 우리들은 인지하고, 또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배신할 생각 있으면 언제든 하라는 소리였다.
자신들도 그 배신자를 공로자로 대우해줄 테니 잘 생각해보하는 뜻이고.
시온은 리치엘의 말이 끝나는 순간에 맞춰 조금 전만 해도 천족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하던 귀족 몇몇을 대놓고 노려보았다.
혹시 너희들이 저 말에 넘어갈 놈들이냐고.
빛의 뜻이니 뭐니 해서 여태 받아먹을 거 다 받아쳐먹고 챙길 거 다 챙기게 해주던 이 나라와 왕실을 배신할 것이냐는 무언의 질문이었다.
“크흠!”
“흠, 흐흠!”
다시 말하지만, 여지는 신성 프러센이 아니다.
빛의 교리가 전부인 세상이 아니고, 왕실이 솔선수범해서 빛의 교리 앞에 대가리를 처박고 오오오!
하고 탄성을 내뱉는 곳도 아니다.
저들도 그냥 전해지고 전해진 교리의 일부를 받아들여서 자신들 입맛에 맞게 조금씩 틀고, 그렇게 해서 이용해먹을 생각으로 빛이니 뭐니 떠든 게 전부다.
빛의 교도들마냥 신실한 마음도 아니고, 광신도들마냥 미친 듯이 따르는 것도 아니다.
‘유리할 때 이용해 먹고, 불리할 때는 바로 손절하고 싶은 것.
그게 바로 우리 정치꾼들의 삶 아니겠냐.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천족 코인이 떡락이라는 거지.
최소한 히스파냐에서는.’
빛의 군세가 바로 대문 앞까지 들이닥쳤다면 천족 코인은 떡락이 아닌 떡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천족들은 이제 막 누디아에 대한 압박을 넣기 시작했고, 그마저도 새로 들어선 누디아 국왕과 그의 든든한 후원 세력인 아이브에 가로막혔다.
이렇게 되면 이제 천족들도 결단을 해야 한다.
공세를 중지하고 이전처럼 착한 경찰 놀이를 하면서 말로 좋게 타이르는 모습을 보이던가.
아니면 이제 참을 만큼 참았고 쌓을 만큼 쌓았다고 생각하고 이대로 밀어버리던가.
무엇이 되었든 더 우물쭈물하다가는 기껏 쌓아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게 더 심해지면, 마족과 다를 게 뭐냐는 최악의 말까지 나올 수 있었고 말이다.
“···실망이 큽니다, 히스파냐.”
끝까지 뒤끝을 남기는 비둘기였다.
바닥에 던져두었던 후드를 뒤집어 쓴 그는 부디 좋은 자리에서 좋은 뜻으로 다시 만나기를 조금은 희망하겠다는, 부탁인지 협박이지 모를 말을 남기고는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섰다.
아마 그 후에는 왕궁을 떠나 자신이 출발했던 성소로 향할 테고 말이다.
“···.”
“···.”
“···.”
리치엘이 떠난 후 회의실에는 그야말로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았다.
바네사도, 볼코 후작, 호아킨 후작, 그리고 에스티아 후작도.
그 외에 나름 이름을 날리던 히스파냐의 모든 귀족들 전원이 입을 열지 못 했다.
방금 전까지 벌어지던 모든 상황이 너무 엄청나고, 또 믿기 힘든 것들인지라 쉽사리 말을 내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흠.”
오직 한 남자만 빼고 말이다.
“어디선가 들은 것인데, 이런 말이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든, 천족이 어떤 위협을 가했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목소리.
시온은 평소의 그 여유만만 모습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적과 친구를 가려보고 싶다면, 본인이 잘 나가봐라.
그렇다면 적은 배가 아파서 어떻게든 훼방을 놓으려고 할 것이고, 친구는 배가 아플지언정 그래도 축하한다며 어떻게 더 잘 지내보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이죠.”
“그 말은.”
“분명 더 없이 믿을 만한 존재였다고 생각했던 자들은 갑자기 찾아와서 한다는 게 범인 찾기고, 여태 불편한 이웃인 줄 알았던 이들은 그래도 이제라도 서로 잘 지내보자고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정신이 박힌 인간이라면, 누구를 잡고 누구를 내칠지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아예 왕궁 회의실에서 수인과 요정들에 대한 완전한 호의적 모습으로 전환하자고 대놓고 건의하는 시온이었다.
얼마 전까지는 조심스레 서로가 서로를 다시 알아가는 단계였고, 히스파냐도 혹 요정들이나 수인들이 왕국에 무슨 위해를 가하지는 않을까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 현실.
‘신뢰는 찔끔찔끔 주는 것보다 한 번에 그냥 확 내어주는 게 나아.
그래야 배신당하면 미련 없이 조질 수 있는 거고, 그게 아니라면 이쪽도 나중에 생색이라도 낼 수 있거든.’
더해서, 이 다음 천족들이 할 짓이 뻔히 예상이 가기에 하는 말이었다.
히스파냐를 흔들었는데 예상외로 그 결속이 강하다면, 원래 그들의 계획 중 일부였던 ‘이종족들을 이용한 균열을 일으키는 방법’ 으로 다시금 도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천족들이 사용할 방법이야 간단하다.
지금처럼 그들 앞에 갑자기 짜잔!
하고 나타나서 반짝이는 외모 자랑 좀 하고, 보고만 있어도 코가 근질거리는 깃털 휘날리기도 몇 번 하면 금방 넘어갈 테니까.
라고 비둘기들은 생각하고 있을 확률이 아주 높았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을 거다.
비둘기들아.’
요정들은 김유현 투하 작전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천족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수인들은 이미 예전부터 히스파냐와 교류하고 있었고, 결정적으로 소설에서는 전부 목숨을 잃어야 했던 각 부족의 수장들이 멀쩡히 살아있으며 그들은 전부 시온에게 꽤나 호감을 가지고 있다.
‘바깥쪽 삶이든, 소설 속 삶이든 별 다를 거 없어.’
얼굴 한 번 제대로 본 적도 없는 이들을 돕기보다는, 그래도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연이 닿아있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게 당연하다.
지연(地緣) 이란, 바로 이런 때에 써먹는 것이었다.
―――――――작품 후기―――――――
추천은 항상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