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35)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35화(335/439)
335―――――
누가 빛입니까?
히스파냐 왕궁을 떠나면서 리치엘은 비록 가장 원하던 대답은 듣지 못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권력이라는 약에 취한 자들은 잘 모르는 모양이거나 혹은 애써 외면하려는 모양이지만, 보통의 인간들은 천족하면 선과 빛을 떠올리기 마련.
거기에 반하는 자들은 마족과 같은 악, 그리고 어둠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여태까지의 대륙 상황이었고, 신성 프러센의 상황이었으며 누디아의 상황이었다.
그리고 히스파냐도 비록 곳곳에 빛의 교리가 스며든 건 아니어도 최소한 천족이 좋고 마족이 나쁘다는 말은 어린 애들도 할 정도였으니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래, 그게 옳은 거다.
그게 옳은 것인데···.’
하지만 리치엘의, 천족들의 행복 회로는 얼마 가지 않아서 완전히 망가졌다.
히스파냐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빛의 교리, 그리고 신성 프러센, 더 나아가서 굳건할 것이라고 여겼던 천족들에 대한 적의가 가면 갈수록 증폭되고 있었던 것이다.
‘기다려보자.
며칠만.’
당연히 흔들릴 줄 알았다, 당연히 무너질 줄 알았다, 당연히 죄를 용서해달라고 빛을 바라보며 무릎을 꿇고 빌 줄 알았다.
자신들이 선이라고, 정의라고, 빛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또 말했으니까.
마족들의 악함을 계속 알리고 위협을 줘서 천족을 따르지 않는다면 마치 다 죽는 것처럼 모든 그림을 그려두었으니까!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자신들이 원하던 상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가면 갈수록 예상과는 전혀 반대되는 상황이 그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었다.
‘어째서?’
분명 히스파냐의 인간들은 마족을 멀리 하며 그들을 두려워하는 이들.
지금도 마족 추종자이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정색을 하며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천족들을 적대적으로 몰아가는 소문들에 응당 믿을 수 없다며,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코웃음을 치고 넘어가고,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이라며 분노해야 하는데.
“도대체 왜 그따위 말도 안 되는 헛소문에 넘어가느냔 말이다!
멍청한 것들!”
리치엘은 억울했다.
억울해도 너무 억울했다.
소문과는 달리 자신은 왕궁에서 시온 클라우젠에게 말 그대로 두들겨 맞았다.
제대로 말조차 못 해보고 그의 연속되는 공격, 그리고 추종자들의 기세를 등에 업고 자그마치 상위 천족인 자신을 그대로 억눌러버렸다.
그곳에서 자신이 히스파냐에게 실망했다느니 심판이니 빛의 군세를 말하기는 했다만 ‘히스파냐의 모든 자들’ 을 빛이 무겁게 벌할 거라는, 상당히 문제가 될 만한 말은 결코 하지 않았다.
자신들은 히스파냐 전부를 적으로 돌릴 생각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적당히 분열을 일으켜 저항을 포기하고 순순히 자신들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저항을 한다고 해도 일부만이 그러는 모습을 원했을 뿐이다.
인간이란 종족에게 괜히 반감을 사면 곧 그들 종족 전체가 순식간에 들고 일어나 서로 손을 잡고 저항한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어서였다.
‘그걸 막기 위해서 그 긴 시간동안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신성 프러센은 완벽히 손에 넣었고, 누디아도 이미 균열을 일으켰다.
히스파냐도 당연히 그래야만 했는데!
모든 계획은 완벽했는데 도대체 어쩌다가!’
시온 클라우젠이라는 귀족의 존재 정도는 그들도 알고 있었다.
그가 나타나서 원래 히스파냐에 가해질 혼란을 정리하면서 영웅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그게 천족이 가지는 확고한 위치에 위해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시온은 겉으로는 철저하게 착한 역을, 영웅 행세를 했다.
비단 자신에게 호의적인 눈길을 보내는 이들만을 노린 것이 아닌, 자신을 경계하거나 적대시 하는 자들에게도 거짓된 이미지를 보여준 것이었다.
그러면서 뒤에서는 자신이 입만 열면 언제든 사람들이 ‘그런가?’ 하고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고, 알게 모르게 빛의 교리가 가지는 힘을 빼두었다.
빛의 교도라던 이들이 알고 보니 노예상이었던 부분을 강조하고 그들을 바로 처형한 것으로.
빛의 뜻이니 뭐니 하면서 쳐들어온 누디아를 일격에 박살내며 빛 따위가 승리를 주는 것도 아니고 명분으로도 힘을 잃었다고 증명하는 것으로.
빛의 후예들의 종자라고 하는 요정들도 결국 타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들은 빛의 뜻이 없어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며 오히려 그 빛은 우리들을 알게 모르게 은근히 질투한다고 외치는 것으로 말이다.
‘큰일이다!’
리치엘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균열을 일으키려 왔다가 되려 내부 단결만 공고히 시켜주고 얻는 것 하나 없이 씁쓸하게 귀환하게 생겼다.
이렇게 된 이상 그는 다음 방법을 쓰기로 했다.
인간이 자신의 등장에 별 타격을 받지 않았다면 다른 존재들, 특히 예전부터 천족들에게 무척이나 호의적인 눈길을 보내던 요정과 수인들을 찾아가기로 한 것이었다.
‘그들의 마음을 돌리고, 그들을 일으켜서 인간들과 다시 싸우게 만들면 히스파냐는 흔들린다.’
최근 들어 이종족과의 사이가 좋아진 게 히스파냐의 인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파악한 리치엘은 그걸 망가트리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그는 가장 먼저 요정들의 숲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히스파냐 왕궁에서 했던 것처럼 최대한 찬란하고 성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의 모습을 밝혔다.
“빛의 후예이시여.”
“당신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생각보다 요정들의 반응이 꽤나 잠잠했다.
하지만 리치엘은 이게 그들의 환영 방식이라고 지레짐작을 했고, 덕분에 그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미처 눈치 채지 못 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실책은 이후 그가 인간들을 믿어서도 안 되고, 그들과 싸워야만 한다고 성토할 때 더 큰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빛의 후예시여.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질문 하나를 드려도 될런지요.
꼭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말해보시오, 충실한 종자들이여.”
“저희 요정들이 여태 인간에게 치이고, 수인들에게 시달리는 동안 도대체 어디 계셨습니까?”
“···?”
“저희는 당신들의 종자를 자처하며 빛의 뜻을 사방에 알리고 그 위치에 걸맞게 고귀한 모습으로 살아가려 애썼습니다만,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저희들에게 빛의 뜻과는 정 반대의 길을.
피와 혼란으로 가득 찬 방향으로 걸어가라고 하시는지요?”
순간 리치엘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가 생각했던 그림은 자신의 말에 요정들이 바로 알겠다고 외치며 고개를 숙이고 인간과의 교류를 다시 끊고 전쟁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오히려 두 눈 가득 의심을 품은 채 자신을 응시할 뿐이었다.
“히스파냐의 인간들은 우리 빛을 저버렸습니다.
악의 농간에 놀아나고, 제 잘못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죄인으로서 반성하기조차 거부하고 있어요.
그러니 그대들이···.”
“인간과의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을 저희들은 생각도 하지 않으시고, 그저 빛만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시는 것이군요.
여태 저희들이 당신들을 위해서 희생했는데, 끝까지 희생만을 원하며 결국 그것 외에는 저희에게 바라는 것이 없는 모양입니다.”
리치엘은 미처 몰랐겠지만, 이미 요정들은 시온이 각본을 짜고 김유현이 주연을 맡아 행동한 일명 ‘요정 마을 대습격 사건’ 을 모두 관람한 후였다.
마족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고, 수인도 아니고, 동족도 아니라면 결국 좁혀지는 용의자는 하나로 귀결된다.
자신들의 행보에 은근히 불만을 품었을 가능성이 높은 자들, 요정들이 잘 나가는 것보다 그저 빛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만을 원하는, 아무리 부르짖어도 대답조차 없다가 자신들이 필요할 때에만 나타나서 지금과 같이 요구하는 자들.
“빛의 후예시여.
이만 가주시지요.
희생을 원하시거든, 숲에서 쫓겨난 자들에게 문의하시길.
우리들은 요정 종족을 위해서, 숲을 위해서 살아가는 자들이지 빛이라는 것을 위해 몸이고 마음이고 전부 바치는 자들이 아닙니다.
희생을 원하신다면, 잘못 찾아오셨습니다.”
“무, 무슨···.”
영원히 자신들의 노예라고 생각했던 요정들이 갑자기 돌변해서는 천족을 내쳤다.
충격 그 자체, 리치엘은 요정의 숲을 벗어나면서도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건 정말 예상지도 못 했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상황이었는데 그게 눈앞에서 벌어졌다.
‘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고!’
이를 악문 리치엘은 고개를 돌려 요정의 숲을 노려보았다.
오냐, 너희들도 아닌 척하더니 결국 인간들에게 물들어 빛을 배신하고 어둡게 타락했구나.
이 모든 사실들을 낱낱이 고해서 전부 불꽃 속으로 내던져주마.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는 다음 행선지, 수인들의 영역으로 나아갔다.
그는 요정들이 배신했다고, 이제 남은 건 수인 밖에 없다는 말로 그들을 띄워줄 생각이었다.
요정들만큼이나 자존심이 강하고 또 천족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종족이니 당연히 넘어올 것이 확실하다고 리치엘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꺼지시오.”
만나자마자 욕을 거하게 처먹기 전까지는 말이다.
“···?”
요정의 숲에서 받았던 충격만큼 놀라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리치엘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과 같은 상황을 맞이했다.
수인들이 어떤 종족인가.
요정들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천족들에게 호의적인 시선과 생각을 품은 자들이다.
비록 그 시선과 생각이 천족을 동경해서가 아니라 제 종족들의 이상향과 빛의 뜻이 일치하다고 여겨 그러는 것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적당히 이용하면서 필요한 것만 쏙 빼어가고 나중에 버리면 그만이었으니까.
“갑자기 이게 무슨 무례···.”
“하도 빛 뒤에 숨어 지내다보니 귀까지 막힌가보오.
다시 한 번 말하겠소, 천족, 아니 낯선 이여.
우리들의 영토에서 이만 꺼져주시오.”
“···.”
그런 의미에서, 수인들이 갑자기 돌아서서 적대적인 모습을 보일 거라곤 또 생각 못 했다.
분명 저들도 천족하면 빛의 후예니 뭐니 하면서 좋은 눈길을 보냈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몇 년은커녕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무슨 소문을 들었는지 몰라도, 인간들이 무슨 말로 현혹했는지 몰라도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종족들이여!
이건···.”
“우리 눈으로 직접 보고, 우리 귀로 직접 들었으며, 우리 손과 발로 직접 해결한 일이 있소.
거기에서 답을 얻었으니 그만하시구려.”
거스 대왕은 시온을 맞이할 때와는 달리 무척이나 싸늘한 눈길을 한 채로 그렇게 답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월랑족 부족장 하운드, 그리고 호비족의 대모 파울가까지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그나마 손톱이나 송곳니만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이지, 이 이상 리치엘이 입을 열면 정말 힘으로 제압할 분위기였다.
리치엘은 제대로 소식을 듣지 못 했을 테지만, 수인들은 이미 북쪽에서 일을 벌이려던 급진파 요정들을 전부 사냥한 후였다.
숲이 아닌 드넓은 평야, 거기에 몬스터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산에서부터 활동하던 터라 급진파 요정들은 수인들에게 하나도 남김없이 잡힐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에서 그들은 기밀 유지를 위해 입을 열지 않고 전부 죽음을 맞이했는데, 사실 이 부분까지도 전부 시온이 계산한 상황이었다.
―차라리 입을 열어서 거짓말이라도 쏟아내면 혼란이라도 줄 수 있는데, 그놈의 쓸데없는 자존심이 뭔지 죽어도 입을 열지 않겠다고 고집부릴 거다.
바로 그 부분이 오히려 수인들에게는 더 수상한 부분이지.
빛의 후예들을 따른다는 요정들이 왜 입을 열지 않고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일까?
그렇게 고귀하다는 놈들이 들짐승이라고 부르는 수인들에게 사냥 당했는데도 뭐라 말하기는커녕 어서 죽이라고 한다?
수인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수상하지.
―
시온의 예상대로 수인들은 그 순간부터 요정들, 더 나아가 천족들에게 희미한 의심을 품었다.
그 후로 요정들이 배신했다니, 타락했다느니 하는 소식을 접하며 그 의심이 커졌는데 그들이 하는 짓들 전부가 수인들이 꿈꾸던 이상향과는 전혀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
더해서, 시온은 여태까지 천족들이 미처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을 아주 살뜰하게 챙겨주었다.
일명 처갓집 챙기기, 혹은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다는 방식이었다.
“우리 수인들이 인간들과의 사이를 진전시키면서 참으로 많은 것들을 얻어냈지.
심지어 어지간해서는 허락하지 않을 수인령까지 왕명으로 해서 내주었소.
왕국 서부의 너른 땅을 이제 마음껏 다닐 수 있다는 것이지.
그 외에도 참 많은 것을 수인들에게 내어주었고 말이오.”
“그런데 빛의 후예, 아니.
천족들은 여태 한 번도 우리 동족들을 돕지 않았지.”
하운드가 리치엘을 향해서 슬쩍 송곳니를 드러냈다.
1:1 싸움에서는 리치엘이 유리할지 모르지만 월랑족은 단체 생활에 이골이 난 자들.
부족장이 저렇게 날이 선 반응을 보인다면 그 밑의 부하들은 또 어떨지 충분히 상상이 되었다.
“빛의 후예들은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나 무슨 말을 할지, 참으로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파울가가 나서서 미소를 지으면서 예의를 차린 듯한 말로, 그러나 목소리에는 서슬 퍼런 살기가 가득 돋친 채로 리치엘에게 더는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
결국 리치엘은 수인들에게 무슨 말조차 못 해보고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그들을 붙잡고 일단 말이라도 들어보라며 저자세를 보일 수도 있었지만, 리치엘은 자신이 빛의 후예인데 저런 종족들에게 그런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아마 시온이었다면, 바로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일단 한 번 들어보고 결정해봐!
라고 말하며 온갖 약을 팔아댔을 텐데 말이다.
―오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는 법이지.
여태 퍼줬는데도 아무런 답도 없다가 슬쩍 노선 변경해서 좀 살만해지니 나타나서 하는 말이 나 한 번 도와라?
어떤 병신이 거기에 좋다고 수락해.
그들도 헌신하면 헌신 받는 게 아니라 헌신짝이 된다는 걸 안 거야.
―
시온의 예측이, 그리고 그로 인해 펼쳐둔 사건사고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성가신 급진파 요정들은 요정 사회에서 완전히 이탈시켜 두었고, 수인들은 애당초 자신들의 이상향을 위해 사는 종족들.
천족들은 해줄 생각도, 마음도 없었던 일을 시온이 나서서 대신 해주니 결국 저들도 그 헌신에 지쳐서 오는 게 있는 방향으로 마음이 돌려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리치엘은 이를 악물고 천족의 자존심을 조금 내려놓기로 했다.
그건 바로 인간 왕국에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서 빛의 후예들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고 그들이 히스파냐 왕실에 의문을 가지게 하여 들고 일어나게 하는 것.
그는 왕국민들이 많이 살아가는 성과 도시로 찾아가 후드를 내리고 날개를 펼치며 왕국민들 앞에서 빛의 후예가 정말 존재하며, 자신들은 그야말로 빛 그 자체이자 선을 행하는 자들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했다.
그러면 왕국민들은 당장 눈앞에 쏟아지는 시각적 효과로 인해 ‘오오!’ 하고 탄성을 내뱉으면서 빛의 후예가 정말 존재하는구나, 저런 종족이 악할 리가 없지 않은가, 라고 말하며 리치엘이 다시금 행복 회로를 돌리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아니, 솔직히 이상하지 않아?
빛의 교리가 히스파냐에 들어온 게 백년이 넘었는데 여태 한 번도 나타나지 않은 빛의 후예가 이제 와서 나타난다?”
“우리 히스파냐가 우리들만의 힘으로 승리고 평화고 번영이고 쟁취하니 오는 게 확실히 이상하긴 하죠, 형님.”
“소문 들으셨어요?
신성 프러센이 히스파냐를 죄를 지은 자들의 나라로 떠들었답니다!”
“빌어먹을, 그 빛의 후예인지 뭔지 그냥 장난질 아니야?
그냥 교도 한 놈이 분장하고 나타나서 연극한 거에 넘어간 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 뒤를 이어 나타난 익숙한 얼굴들의 청년들은, 그런 리치엘의 노력마저 전부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었다.
―――――――작품 후기―――――――
즐거운 선동!
날조!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