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5)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5화(35/439)
<―>
“아흥헿헿!”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고, 일행들과 헤어져 배정된 방으로 오고 나서도.
시온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웃음에 계속 낄낄거렸다.
‘새끼, 아주 좋아 죽으려고 했지?’
겪어보지 못 한 자에게나 전쟁은 달콤하고 멋져 보인다는 말.
그건 전쟁이 어떠했냐는 볼코 후작의 말에 대한 대답이자, 비겁한 수를 썼다며 징징거리는 루드비히에게 날리는 철퇴였다.
볼코 후작은 시온이 한 말이 자신의 아들이자 가문의 후계자인 루드비히에게 날리는 경고이자 전쟁을 먼저 겪어 본 자로써 날리는 따끔한 충고라는 걸 눈치 챘다.
아비로써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겠지만, 그 역시 전쟁을 수도 없이 겪어본 자다.
그 아들이란 놈이 기사 놀음에 빠져서는 진짜 전쟁의 의미도 모른 채 비겁을 운운하는 꼴이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을 터.
‘큰일을 겪은 남자는 달라진다고 하더니.
네 녀석 주제에 꽤나 성장했군.’
무덤덤하게 말한 볼코 후작이었지만, 그 안에는 내심 제법이라는 기운이 담겨있었다.
이후 초대된 저녁 식사에서, 그는 한 번 더 시온을 칭찬함과 동시에 제 아들에게 경고를 날렸다.
‘리히텐 녀석, 매번 아들 걱정하면서 징징거리더니 개수작이었어.
멀쩡하기만 한데.’
지나가는 듯 한 말투, 하지만 확실히 시온을 인정한 그였다.
히스파냐에서 강자 축에 속하는 볼코 후작이 그리 말했으니 루시아는 두 눈을 반짝였고, 반대로 루드비히는 식사를 먹고 있는지 아니면 똥을 먹고 있는지 모를 표정이 되었다.
‘아버지.
그래도 기사들 간의 대련에서는···.’
‘실전을 원한 건 너다, 루드비히.
사내새끼가 한 입으로 두 말 하지 마라.’
볼코 후작의 따끔한 경고에 루드비히는 입을 다물었다.
자존심 강하고 제 잘난 맛에 사는 놈이었지만 제 아비만큼은 어려워하고 두려워했다.
“아, 새끼.
그 때 얼굴 표정이 진짜 진국이었는데.”
혼자서 낄낄거리던 시온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곤 다음 일들을 떠올렸다.
김유현도 비슷한 시기에 왕성으로 올라갔었다.
당시 갑작스레 등장한 신성에 여러 귀족들이 호기심과 시기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렇게 해서 루드비히와 김유현이 모든 귀족이 보는 앞에서 대련을 하게 되는 찰나.
갑작스러운 사건이 터지면서 왕성 파티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된다.
‘처음에는 마족들의 소행인 줄 알았지.’
왕성의 경계와 마법 방어막을 뚫고서 이런 사악한 짓을 벌일 이들은 마족 밖에 없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말했고 소설의 흐름도 마족이 꾸민 짓처럼 묘사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아님이 밝혀졌다.
나중의 일이긴 하지만.
‘막냐, 아니면 이용하냐.
이게 문제인데.’
지금의 시온은 돌 중 하나만을 이용할 수 있었다.
막으면 이용하지 못 하고, 이용하려 한다면 막아서는 안 된다.
뭐가 더 자신에게 이득이 될까, 진지하게 고민해보려는 찰나였다.
“자?”
갑자기 들려오는 여인의 목소리에 시온은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곳에는 얇은 프릴 블라우스와 스커트 형식의 잠옷을 입은 릴리트가 서있었다.
시온은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그녀를 맞이했다.
“갑자기 무슨 일이세요?”
“아니, 그냥.
밤중에 심심해서.
잠깐 놀러왔다고 할까.”
“···.”
시온은 한 눈에 그게 거짓말임을 간파했다.
다른 건 몰라도 계약자 앞에서는 쑥맥이 되는 것이 서큐버스.
지금도 딱 보이는 것이, ‘나 너한테 용건 있어서 왔어.’ 였다.
“놀러 오신 거라면 나중에 안 될까요.
전 지금 상당히 피곤해서.”
그래서 시온은 슬쩍 장난을 쳐보았다.
할 말 없으면 그만 꺼져줄래?
라는 정중한 부탁에 릴리트는 어버버거릴 뿐이었다.
“피, 피곤해?
그렇게 많이?”
“마나도 못 쓰는 놈이 검을 막!
어?
엄청나게 휘둘렀지 않습니까.
피곤하죠.”
개소리다.
뭘 엄청나게 휘두르기는 개뿔.
루드비히의 목에 검을 들이댄 것을 빼면 검을 움직인 횟수가 다섯 번도 안 된다.
하지만 릴리트는 그것마저 잊어먹은 듯 ‘그, 그러면 어쩔 수 없나.’ 라고 중얼거렸다.
‘확실히 예속의 계약이 좋긴 좋아.’
계약자인 자신 앞에서나 저렇게 헤픈 모습을 보이는 릴리트다.
진짜 모습은 서큐버스 퀸, 최고위 마족, 천족들조차 경계하던 강자.
그 김유현마저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산산조각을 내주겠어!’ 라고 외치며 몰아붙이던 여인이다.
“무슨 일이신데요.
일단은 들어나보죠.”
시온은 턱을 괴곤 마치 릴리트를 감상하겠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러자 여신의 강림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여인은 얼굴에 홍조를 띠며 입을 열었다.
“그, 있잖아.
나, 이제 거의 다 되었는데.”
“뭐가요?”
“이, 있잖아.
저번에 말한 거.”
“기억이 안 나는데.”
한 눈에 봐도 시온이 장난을 치고 있다는 건 바보라도 알 수 있다.
릴리트 역시 그걸 알고 있다.
원래의 자신이었다면 감히 나를 놀리는 거냐며 바로 분노를 표출했을 테지만, 계약자 앞에서는 어림도 없는 짓이었다.
“너,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진짜 기억이 안 난다니까요.”
“씨잉···.
너 진짜···.”
릴리트의 분하다는 목소리에 시온은 이쯤 하면 되었으려나, 하곤 손짓으로 그녀를 불렀다.
투덜거리면서도 또 몸은 착실하게 시온 곁으로 다가온다.
정말이지, 솔직하지 못 한 누님이시네, 라고 중얼거리며 시온은 릴리트의 허벅지 안쪽을 만져보았다.
“우와.”
흥건하다, 라는 말이 아마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관계는커녕 애무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리 젖을 수가 있나?
시온은 고개를 올리곤 릴리트를 바라보았다.
“아,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러고 보니 왕성으로 이동하느라 시일이 꽤 지났죠?”
“그, 그래.”
“릴리트님이 말씀하셨던 일주일이라는 시간도 거의 다 되었고.”
“···맞아.”
“궁금해서 그러는 건데, 만약에 계약자와 오랜 시간 동안 떨어져야 해서 관계를 맺지 못 한다면 어떻게 되나요?
그냥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약에 취한 중독자가 그 약을 못 먹으면 어떻게 되겠어?
당연히 이성을 잃고 날뛰겠지.”
“릴리트님도 그렇게 된다는 건가요?”
“조, 조금은 그럴 거야.
그래도 안심해.
일반 서큐버스마냥 죽겠다며 난리를 치지는 않으니까.”
과연 그러시려나.
이렇게 흥건한 것부터 조금 걱정이 되는데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시온은 지금 이 자세로 한 번 해볼까, 라고 생각했다.
“릴리트님.
잠깐 이 스커트 좀 잡고 계실래요?”
“응?
어, 응···.”
릴리트는 시온의 말대로 스커트의 끝자락을 손에 쥐곤 가만히 서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치마가 위로 올라가자 여인의 굴곡진 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속옷은요?”
“아, 안 입었어.
소, 솔직히 좀 불편해서···.”
서큐버스들의 복장은 딱 몸에 달라붙는 타이즈라고 했었다.
당연히 속옷은 없으며, 그 한 장 벗으면 바로 나신이라고 작가 후기에 나와 있었다.
인간들의 복장을 입고는 있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는 여전히 불편한 모양이었다.
‘흠.’
어찌 할까 고민하던 시온은, 달콤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여인의 허벅지를 바라보았다.
이성은 참자, 참자 하며 그를 붙잡고 있었지만 생물의 당연한 본능과, 당장 불끈 솟아서는 하늘까지 꿰뚫을 기세의 우리 똘똘이는 ‘미쳤냐, 시발!
들이대!’ 라고 외치고 있었다.
이성과 본능의 싸움.
다이어트와 출출한 한밤중에 이제 막 배달된 치킨을 두고 경쟁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아!”
릴리트의 입에서 가벼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남성의 미끈한 혀가 신경이 잔뜩 몰려있는 허벅지 안쪽을 핥아온 것이었다.
바르르, 떨리는 여인이 연신 신음을 토해내자 남자의 혀가 점점 위로 올라간다.
“흐으으···.”
부끄럽다는 감정과, 동시에 기대되고 흥분된다는 감정이 솟구쳐 얽히고설킨다.
릴리트는 어찌 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그녀도 역시나 본능을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앙.”
슬쩍 다리를 벌려 시온이 들어오기 조금 더 편히 만들어준 릴리트.
시온은 고맙다는 의미로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꼭 닫혀있는 여성으로 바로 밀고 올라갔다.
“으응···.”
샤아악―, 사악―.
저번처럼 빨지는 않고, 그저 혀끝을 이용해서 아주 살살.
마치 여인을 간지럽히듯 균열을 핥고 있는 시온.
그러자 이미 완전히 젖어서는 더 나올 것도 없을 것 같은 균열 입구에서 또 다시 달콤한 꿀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달콤한 액체를 조금 더, 그리고 더 진하게 맛보고 싶다는 듯 시온은 슬쩍 혀끝을 입구 너머, 따스하고 진득한 곳으로 밀어 넣었다.
“하으으으···.”
릴리트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파고 든 남자의 혀가 안쪽에서 꿈틀거릴 때마다 여인의 몸도 흔들린다.
아래가 핥아지는 거야 이미 많이 겪었던 일이다.
물론 본체가 아니라 정신체로 경험했던 일이지만, 시온과는 저번에도 관계를 가졌었다.
하지만 마치 오늘 처음으로 은밀한 곳을 혀로 공략 당해보는 듯, 릴리트는 자꾸만 터져 나오는 신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나, 나 도대체 왜 이래···?’
바들바들하던 릴리트는 그냥 체위가 달라져서 그렇다고 지레짐작을 해버렸다.
그 때는 자신이 누워있고, 시온이 그 안을 파고 든 형식이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서있고, 시온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는 아래에서부터 위로 공략하고 있는 그림이었으니까.
그저 남자를 자신의 밑에 두고 있다는 쾌감에서 비롯된 흥분감이라고 여겼다.
“앙, 하앙··· 흐으으···.
이, 이상해.
나 점점 이상해져.
자, 잠깐만··· 하으으읏!”
고요하던 파도가 순식간에 거대한 해일이 되어 자신을 덮쳐온다.
고개를 내려 보니 시온이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살살 쓰다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손으로 여인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 사정없이 공략 당하자 릴리트는 순식간에 제 몸이 뜨거웢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애무만 당하는 중인데, 이대로 몸이 녹아내리는 건 아닐까 무서워졌다.
“흐으으으응···!
아, 안 돼.
나, 나 이거 안 돼.
아, 아냐.
이건··· 이건···.”
여인의 떨림이 점점 심해진다.
그러자 시온은 균열 안쪽을 휘젓던 혀를 빼내어서는 그대로 손으로 문지르던 클리토리스를 부드럽게 핥다가 입을 맞추었다.
샤아아악―.
쪽.
“아응!
으, 으아으··· 아아아, 아으으!”
여인의 신음 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따스하고, 끈적하고, 부드럽고 말캉한 혀가 가장 민감한 곳을 연거푸 자극하자 릴리트는 순식간에 몸이 뻣뻣해진다는 감각이 들었다.
‘마, 말도 안 돼.
내, 내가.
서큐버스 퀸인 내가··· 이, 이렇게 가볍게 가, 가버린다고···?’
저항하고 싶었다.
다른 건 고사하고 이건 종족의 자존심 문제였다.
몽마인 서큐버스가 고작 애무 몇 분에 남자보다도 먼저 가버린다는 건 가장 큰 치욕이다.
더더욱 그녀들의 여왕인 자신은 절대 그리 해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그녀의 바람일 뿐, 몸은 솔직했다.
시온이 슬쩍 입술로 클리토리스를 덮어주고 살살 빨아주기 시작하니 전기가 통한 듯 크게 몸을 떤 릴리트는 ‘아아.’ 하고 탄성을 내뱉더니 그대로 사지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갔네.’
원래라면 절정의 여운을 주기 위해 이쯤에서 애무를 멈추지만, 시온은 그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릴리트를 괴롭히겠다는 듯 조금 더 거칠고 노골적으로 클리토리스를 노렸다.
원을 그리듯 공알을 굴리다가 갑자기 빨았다가, 입술 안쪽으로 부드럽게 매만지다가 다시 강하게 쭈욱, 빨아 당겼다.
“학, 학··· 하윽, 아으으윽···.
응, 으읏··· 그, 그만··· 그마아안···.”
여인의 몸이 사정없이 흔들리더니 다리에 힘이 빠진 듯 휘청거렸다.
그런 상태에서도 시온이 다리를 놓아주지 않고 계속 절정 그 너머로 밀어붙이니 릴리트는 완전히 힘이 다 빠진 듯 그대로 옆의 침대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제야 시온은 입을 떼었고 순식간에 몸 속 깊은 곳까지 살살 녹아내린 여인은 침대에 허물어져서는 간신히 숨만 색색거리고 있었다.
“이, 이거 대체 뭐야··· 무, 무서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분명 마나는 남아있는데, 뭔가 이상했다.
릴리트는 덜컥 겁이 났다.
이대로 있다가는 자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사라질 것 같았다.
“도, 도대체··· 응읏.”
뭔가 말하려고 하던 릴리트의 입술을 시온이 그대로 키스로 덮어버렸다.
자신이 흘린 꿀물과 남자의 타액이 섞여 안으로 들어온다.
릴리트는 가만히 시온이 리드하는대로 입술과 혀를 내주었다.
서큐버스 퀸이라는 자존심도, 그 키스 한 번에 완전히 녹아 사라졌다.
“다음은 어디로 할까요?”
잠시간의 키스 후, 시온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물었다.
잠깐 멈칫했던 릴리트는 가만히 그를 올려다보다가 말 대신 행동으로 답했다.
사르륵―.
말없이 블라우스를 걷어내는 릴리트.
역시나 속옷을 입지 않은 터라 여인의 새하얀 가슴이 그대로 드러났다.
티 하나 잡을 수 없는 우윳빛의 향연, 그 끝에 솟은 분홍빛 꽃망울이 정점이었다.
시온은 저도 모르게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이미 여인이 흘리는 꿀을 한껏 빨아먹었지만, 이렇게 또 다른 먹이를 보니 본능을 억제하기 힘들었다.
“···먹고 싶지?”
그 마음을 잘 안다는 듯 릴리트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물었다.
그리고는 슬쩍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잡고는 오지 않을 거냐고 무언의 질문을 던졌다.
“당연한 걸.”
시온은 그 식사를 뿌리칠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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