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53)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53화(353/439)
353―――――
정의의 전장으로!
그리핀의 공중정찰에 더해서 누디아 귀족의 안내 덕분에 히스파냐 2군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누디아의 왕성 근처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도중에도 계속해서 자신들과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피난민 행렬을 바라보며 병사들은 현재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알아가는 중이었다.
“이쯤에서 멈추는 게 좋겠군.”
아무리 히스파냐의 원군이라고 해도 왕성 가까이에 타국의 병사들이 몰려드는 건 그 나라 국왕과 귀족들의 입장에서 반기고 싶지 않은 일.
더해서 왕성 안에 살고 있는 누디아 왕국민들의 불안감까지 증폭시킬 수 있기에 볼코 후작은 그들을 배려하여 반나절 거리에 군대를 정지시켰다.
볼코 후작은 여기까지 안내해준 누디아 귀족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잠시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한 후에 따로 지휘부 인사들을 소집하여 회의를 열었다.
전원이 모이자 그는 잠시 고민하는 기색을 내비치더니 곧 결심했다는 뜻으로 말했다.
“누디아 왕궁으로 한 번 가봐야 할 듯 싶다.
다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야 하니 시온 클라우젠, 그대는 부사령관 자격으로 여기에 남도록.”
“예?”
“사령관님?”
“만에 하나 누디아의 내부가 이미 적들에게 넘어갔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지휘관들 전부가 안으로 들어갔다가 싹 다 잡혀 몰살 당하기라도 하면 군대는 그 순간 붕괴다.”
그의 말은 상당히 가능성이 있는 말이었다.
당장 이전 누디아의 국왕도 알아주는 빛의 교도이지 않았던가.
지금도 왕궁 안에 얼마나 많은 수의 이들이 광신도의 모습을 숨긴 채 위장하고 있을지 히스파냐 측으로는 알 수가 없는 상황.
때문에 볼코 후작은 그런 사태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 준비를 철저히 하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정말 들어가야 한다면 그건 무조건 자신이어야 한다고 시온은 생각했다.
희생정신 뭐 그딴 것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건 결코 아니다.
일단 호위에서부터 자신이 볼코 후작보다 훨씬 더 위에 자리하고 있다.
릴리트는 말할 것도 없고, 리시키다도 이제는 인간들 사이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강해졌을 것이다.
수틀리면 그냥 누디아 왕궁을 개박살 내놓고 여유롭게 도망칠 수 있는 전력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른 사람들 눈과 귀로 전해 듣는 것만큼 답답한 일도 없거든.’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직접 자신의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듣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고 시온은 생각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왕궁으로는 자신이 직접 들어갈 결심을 마쳤기에 볼코 후작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논리로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사령관님.
그런 부분이 걱정이라면 더더욱 제가 들어가고 사령관님이 머무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만.
사령관이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는 것과 부사령관이 들어가는 건 아예 다른 일입니다.
당장 지휘부의 여러 귀족 분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만.”
시온의 말에 귀족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볼코 후작은 군부의 최고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자 선대 국왕부터 전쟁에서 활약한 백전노장이라고 불릴 만한 인물이다.
비록 이제는 많이 노쇠하여 예전만큼의 활약을 할 수는 없다고 해도 병사들에게 있어 정신적 버팀목이 되는 인물이라는 소리였다.
그런 이가 정말 무슨 일이라도 당한다면 제아무리 시온 자신이라고 해도 병사들을 잘 다독여 완벽하게 통제하는 건 조금 힘들 수도 있었다.
‘아이브라면 사전에 사람이라도 보내서 경고를 해줄 여자다.
멍청하게 이제 와서 빛의 교리에 넘어갈 이도 아니고 기껏 저항하다가 아무 의미 없는 항복을 할 여자도 아니야.’
릴리트와 리시키다에 더해서 믿는 구석이 있었기에 당당히 자신이 들어가겠다고 말한 시온.
다만 그 모습이 꽤나 멋지게 비쳐졌는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루드비히가 슬쩍 나선다.
“사령관님.
시온 클라우젠 부사령관이 저런 의견을 내놓는다면 분명 타당한 이유와 더불어 믿고 있는 구석이 있다고도 할 수 있으니 믿고 맡겨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
부사령관의 부관이자 레데넨 후작가의 후계자인 루드비히가 그렇게 말하니 귀족들도 조금 더 열과 성을 다해서 볼코 후작을 설득했다.
확실히 사령관 자리에 있는 이가 굳이 위험을 무릅쓰는 건 그 어떤 군대라고 해도 피해야 할 명백한 부분이었기에 볼코 후작은 결국 제 뜻을 굽히고 말았다.
“좋다, 시온 클라우젠.
그대가 나서서 누디아 왕성으로 가라.
루드비히 레데넨.
그대는 부관 자격으로 부사령관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시온이 저리 나선다면 응당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볼코 후작은 누디아 왕성으로 향하게 될 시온과 그를 호위하는 이들에게 몇 번이고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누디아가 이제는 아군이라고 하지만 내부에 어떤 의도를 숨긴 적들이 있을지 모르니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라는 말.
“걱정 마시고 병사들이나 잘 추슬러 주시길 바랍니다, 사령관님.”
“···아무튼 되던 걱정도 다 날아가게 만드는 재수 없는 놈이다!”
시온의 자신만만한 대답에 결국 볼코 후작은 그렇게 말하며 그들을 보냈다.
이후 시온 일행은 누디아 귀족과 함께 말을 달려 반나절 거리에 떨어진 왕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원래라면 히스파냐의 왕성과 마찬가지로 웅장하면서도 한 나라의 중심이니 활기찬 분위기가 돋보여야하건만 현재 누디아의 상태가 결코 좋지 못 했기에 어불성설에 가까운 말이었다.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히스파냐의 손님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이렇게 음울하기 그지없는 왕성의 모습이라니.”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쟁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잠잠한 것을 보면 확실히 누디아의 국왕 전하나 아이브 님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칭찬할 것이 딱히 없는 상황에서도 굳이 그런 구석을 찾아서 칭찬해주는 시온이었다.
원래 이런 상황에서 해주는 칭찬이 평소에 툭툭 던지는 것 이상으로 효과적이라고 했던가.
누디아 귀족은 ‘그건 그렇지요.’ 라고 중얼거리며 시온 일행을 왕궁까지 안내했다.
“흠, 아직 할 만 하겠는데?
다들 눈빛이 살아있어.”
왕궁 경계를 맡고 있는 이들에게 검문검색을 받은 후 릴리트가 속삭인 말이었다.
그에 옆에 서있던 리시키다도 슬쩍 입을 열었다.
“딱히 이쪽에 무슨 해코지를 가할 눈치들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경계심이 조금 과하게 드러난 상태라고 해야 할까요.”
“지금 누디아 상황에서 경계심을 드러내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거지.
그보다 아이브가 확실히 일 하나는 잘 하고 제 사람들은 잘 꽂아 넣은 모양이네.
릴리트님이나 리시, 네가 보기에 탈락인 이들이 거의 없다는 걸 보니까.”
“다행이네.
시온한테 한 방 먹였다는 년이 그래도 일은 잘 해서.
일도 못 하는 주제에 감히 내 남자 몸에 흠집을 냈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거든.”
“제발 참아주세요, 릴리트님.
그렇지 않아도 군에 두고 온 에카테리나 때문에 아주 그냥 두근두근하니까.”
인내심, 그리고 휴식.
그 두 개를 강조하고 또 강조하며 얼른 싸우고 싶어 안달이 난 여인을 반 강제로 억눌러두기는 했으나 그게 언제까지고 용인의 본능을 잠재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혹시나 누군가가 그녀를 자극할까 아예 개인 천막까지 쳐주고 클라우젠에서부터 데리고 온 백작령 기사들에게 신신당부를 하여 누가 절대 접근 못 하게 막아둔 상황이긴 했으나 그들이 에카테리나를 막을 수는 없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시온 클라우젠님, 이쪽으로.”
이때 누디아 귀족이 계단 위를 가리키며 자신은 이제 더는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위로 올라가면 아마 익숙한 분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말을 끝으로 그는 제 할 일을 마쳤다며 인사를 하고는 몸을 돌려 사라졌다.
“···설마 제가 걱정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
“걱정되었으면 따라오지 말던가요, 루드비히 공자.”
“저는 부사령관님을 수행하는 임무를 가진 사람입니다.
그 자리가 위험하다고 하여 피한다면 그나마 남아있는 제 명예까지 내던지는 일이죠.”
그래, 그 명예 타령 많이 하세요.
난 그런 거 줘도 안 가지련다.
물론 그 명예가 다른 이득을 줄줄이 꿰어가지고 온다면 생각은 해보겠지만.
시온은 그리 생각하며 계단을 올랐고,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인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역시나 그 여자였다.
“어서 오세요, 시온 클라우젠님.”
첫 만남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고, 지금도 시온을 썩 좋게 보고 있지만은 않은 여인.
당장 그에게 자신이, 그리고 누디아가 당한 게 몇인데 좋은 감정을 지닐 수 있겠느냐 만은.
그러나 시온의 도움이, 그리고 그가 주도하고 있는 히스파냐의 도움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기에 제 불편한 속내를 숨긴 채 시온을 맞이하고 있는 아이브 기 레스티온이었다.
“간만에 뵙는군요.
아이브님.
그동안 별일, 은 많았던 것 같고 덤으로 고생도 많이 하신 모양이네요.
얼굴이 반쪽이 다 되었습니다.”
“···상당히 힘든 상황이죠.”
시온의 농담에 딱히 악의는 없다는 걸 눈치 챈 그녀는 슬쩍 시온의 주변을 둘러보았다.
리시키다와 릴리트, 그리고 루드비히, 그리고 호위 기사 다섯.
2만이 넘는 거대한 군의 부사령관이 끌고 온 인원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수가 적었다.
이곳이 자국도 아니고 타국, 심지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활을 건 전쟁을 치르던 사이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수를 최대한 많이 이끌고 와서 안전을 보장하려고 해도 무리가 없을 터인데 정작 시온이 데리고 온 수는 아이브 입장에서 봐도 터무니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시온이 보통 인물도 아니고 왕국의 영웅이라 불리면서 동시에 누디아에서는 당장이라도 제거하고 싶은 숙적 1순위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니 당연히 그 호위가 두터울 것이라고 아이브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무리 상급 기사가 있다곤 해도 저게 다라니.’
리시키다는 아이브도 몇 번 본 적이 있는, 한 때 누디아의 천재 기사로 불렸던 여인이다.
상급 기사가 가진 실력은 아이브도 의심하지 않으니 그렇다 치고 마법사도 실력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니 역시나 넘어간다고 해도 나머지는 딱 평범한 수준이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시선을 보아하니 호위 수가 적어도 너무 적다, 뭐 이런 걸로 느껴지는데.”
“알고 계시네요.
만에 하나 누디아가 돌아섰고, 히스파냐를 배신하는 조건으로 신성 프러센과 손을 잡았으면 어쩌려고 이렇게 막 들어온 건가요?”
“그 정도로 얕은 수를 지닌 사람이었다면 그 날 살려서 보내지 않고 그냥 죽였을 겁니다.”
시온의 말에 아이브 곁을 지키고 있던 누디아 측 기사들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들에게 최악의 패배를 안겨주었던 히스파냐의 주역이 누디아의 안방에서 국왕 다음 가는 실권을 지닌 이에게 그런 말을 하고 있으니 당연한 반응.
상대의 반응이 영 심상치 않자 리시키다와 릴리트가 슬쩍 주변을 확인한다.
이미 수중에 있는 무기는 전부 내놓았지만 굳이 무기가 없어도 적을 제압할 수 있는 실력은 충분히 있는 이들.
이대로 분위기가 더 험악해지면 당장이라도 상대를 때려눕히고 역으로 아이브를 인질 삼아 이곳을 빠져나가려는 모습이었다.
“뭐, 그 날 절 돌려보낸 덕분에 누디아가 신성 프러센의 농간에 놀아나서 히스파냐에 창칼을 겨누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그들과 싸우고 있는 것 아닐까요?
저를 살려 되돌려 보낸 것에 감사를 표하긴 하지만 저도 그만큼의 고생은 하고 있는데.”
하지만 아이브는 시온의 말에 딱히 기분이 나쁘다는 반응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리 말하며 날 살려 보낸 게 당신한테도 이득 아니었냐고 묻는 배짱까지 보일 정도.
그에 시온은 가벼운 미소를 짓고는 한창 경계 태세를 하고 있던 여인들을 손짓으로 말렸다.
“그건 그렇죠.
아무튼 얕은 수를 지닌 사람이 아니기에 누디아가 이렇게까지 버티고 있던 것이고, 또 그렇기에 당신이 신성 프러센의 헛소리에 넘어가 우군을 저버리고 배신을 할 거라고는 생각 안 한 겁니다.”
“이상하게 저에 대한 믿음이 있으시네요.”
“허를 한 번 찔려봤으니 당연히 믿음이 생기죠.
적의 허를 어떻게든 노리려고 하며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니까.”
상대를 도발하는 것 싶다가도 또 말을 바꿔서 치켜세워준다.
시온의 유려한 혀 놀림에 릴리트는 속으로 ‘역시 시온, 침대 위에서만 혀 놀림이 좋은 게 아니라니까.’ 라고 중얼거렸다.
“···칭찬은 그쯤 하시고 가시죠.
국왕 전하께서 히스파냐의 전쟁 영웅이자 누디아의 숙적이었으며 이제는 누디아의 구원자 자리까지 맡아야 할 당신을 기다리고 계시니까요.”
“그럴까요?”
아이브와 대화를 나누면서 더는 위협이 없다고 확신한 시온은 접견실로 들어가기 전 자신의 호위들에게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 아이브와 둘이서 그 안으로 들어갔다.
누디아의 전 국토가 전쟁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조용하다고 할 수 있는 왕궁의 분위기는 물론 아이브의 영향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 나라의 군주가 흔들리지 않고 계속 이 위험한 곳을 사수하며 버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누디아 국왕은 전대 국왕과는 비교도 안 될 멀쩡한 사람이라는 증거.
“전하, 히스파냐의 시온 클라우젠이 당도하였습니다.”
아이브가 허리를 숙이며 그렇게 고하자 옆에 서있던 기사가 가까이 가보라는 표시를 해보였다.
두 남녀가 걸음을 옮겨 더 안으로 들어가니 누군가가 한창 엄청난 보고서들에 둘러싸여 끙끙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아무리 높게 잡아줘도 14살 정도가 한계.
대충 딱 중학생 정도의 소년이 누디아의 최고로 존엄한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은 시온에게는 살짝 낯선 것이었다.
“어서들 오시오, 아이브.
그리고 멀리서 온 손님까지.”
하지만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건 확실한 군주의 위엄.
히스파냐 왕실과 헬렌이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오히려 혈통은 전대 국왕보다도 더 왕좌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했는데 확실히 왕가의 피는 속일 수 없는 모양이었다.
바네사만큼이나 총명한 기운이 들어있는 눈동자를 확인한 시온은 고개를 숙이며 생각했다.
저 소년은 그래도 이 나라를 망치지는 않을 국왕이 되겠구나, 라고.
“후우.”
한숨을 내뱉은 누디아의 어린 국왕, 사라딘은 한창 확인하고 있던 보고서들을 옆으로 치워내고는 아이브와 시온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원래라면 타국에서 온 인사가 한 나라의 군주에게 예를 취하고서 인사를 올려야 하겠지만 그는 과감하게 그딴 것들은 전부 넘겨버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거두절미하고 말하겠습니다, 시온 클라우젠.
히스파냐에서는 현 누디아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다고 상정하고 지원을 한 것이오?”
더해서 숨기는 것 하나 없이 바로 직설적으로 질문하는 과감함까지.
저 말 속에는 누디아가 딱 버티는 선까지만 지원을 하고 그 후에는 바로 그들을 버리면서 자국 방어에 힘을 기울일 생각이냐는 말도 함께 섞여 있음을 시온은 눈치 챘다.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상당히 껄끄럽고 더해서 누디아 쪽의 자존심도 걸려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런 말을 하다니.’
이제 겨우 중학생 정도의 소년이라고 보기에는 이미 상당히 왕으로서 잘 제련된 모습이었기에 시온은 속으로 박수를 보내면서 입을 열었다.
“전제가 잘못 되셨습니다, 사라딘 국왕 전하.”
“···전제가 잘못 되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사라딘 국왕.
아이브는 다른 이도 아니고 자신의 군주 앞에서 혹 시온이 또 말장난을 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눈치였지만 시온도 이게 애들 장난이 아니라는 것쯤은 진작 알고 있었다.
그러니 더더욱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안심시킬 수 있는 말을 꺼내놓아야만 했다.
“히스파냐는 누디아와 함께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버티겠다는 건 히스파냐와 저희 여왕 전하의 생각에 일말도 있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신성 프러센까지 밀고 들어가 그들의 그 잘난 성소에 깃발을 꽂을 겁니다.”
―――――――작품 후기―――――――
그냥 씬도 쓰고 스토리도 밀게 3편 올렸습니다.
그러니까 추천을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