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55)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55화(355/439)
355―――――
정의의 전장으로!
사라딘 국왕은 물론이고 아이브까지 시온의 말에 멍하니 그를 쳐다본다.
우리들의 성전이라니,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어려울 것 없습니다.
저들과 똑같이 하는 겁니다.
우리가 악이라고 하는 저들을 악이라고 부르고, 우리들을 죄인이라고 부르는 저들을 또한 죄인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우리더러 타락했냐고 묻는 저들에게 역으로 너희들은 타락하지 않았냐며 반문하고 빛을 배신했냐고 소리를 지르는 저들에게 애당초 너희들이 빛이긴 했냐고 일갈하는 겁니다.”
“그런··· 그런 방식으로 한다면 결국 저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소리이지 않나.
우리 누디아를, 그대들 히스파냐를 괴롭게 하는 저 빛의 교도들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역시 어쩔 수 없는 소년, 군주의 자리를 위한 교육을 받지 못 한 이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한 환상을 품고 있는 모양이었는데, 시온은 그 부분을 망설임 없이 께트려주기로 했다.
“착각하고 계십니다, 사라딘 국왕 전하.
그 자리는 원래 그런 것입니다.
남의 위에 선다는 건 그런 것입니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자리일 줄 아셨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가장 더럽고, 가장 냄새나며 가장 추악한 자리가 바로 전하와 아이브 기 레스티온, 그리고 저 시온 클라우젠이 머무는 바로 그곳입니다.
썩어버린 세상에서 혼자 정의롭게 싸운다고 한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저 비웃음을 당하며 패해 죽을 뿐입니다.”
“하지만···.”
신성 프러센의 방식에 깊은 증오를 느끼던 사라딘 국왕에게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맞서 싸우자는 시온의 의견은 확실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더해서,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는 점.
의젓한 국왕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름 열심히 하고는 있으나 결국 그 속은 이제 겨우 세상 조금씩 알아가는 중인 어린 소년의 모습 그대로다.
추악한 면보다는 뭔가 멋지고, 화려하고, 다른 이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끌리기 마련.
‘그런 부분에서 적의 짜증나는 부분과 똑같이 행동한다는 건 쉬이 받아들이기 어렵겠지.’
이미 히스파냐는 바로 그 점을 십분 활용하여 여기까지 왔다.
내 탓이 아니라 남의 탓, 나는 아무 문제가 없고 오직 너희만이 잘못되었다는 것.
나는 올바르며 너는 그릇된 자라고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확신이 있어야만 한다.
그 확신이 비록 아무 논리도 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해도, 수많은 사람이 그 헛소리가 맞는 것이라고 외친다면 그건 헛소리가 아니라 다수의 목소리가 된다.
“실망이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
히스파냐의 명예롭고 대단한 전쟁 영웅이라고 해서.
아이브와 다른 귀족들이 그대를 경계하면서도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실력자라고 해서 조금은 기대했는데.
결국 한다는 말이 우리 누디아를 괴롭게 하는 자들과 똑같은 수법으로 나아가라, 오직 그 뿐이라니.”
“제 말씀이 달갑지 않으십니까?”
“당연한 것이 아닌가!
난 당연히 다른 방안을···.”
“그러면 저로서는 어쩔 수 없겠군요.”
그리 말한 시온이 갑자기 고개를 숙이며 사라딘 국왕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또 다시 누디아의 두 남녀가 당황하는 찰나.
시온은 고개를 숙인 채로 말을 이었다.
“전하.
남의 위에서 군림하면서 의무를 가지는 건 진흙탕에서 꽃을 피우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사람들은 그 꽃을 보지만 저희들은 그 진흙탕을 봐야합니다.
그 더러운 곳에서 어떻게 해야 그 아름다운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지, 오직 그것만 생각해야 합니다.”
“···.”
“현재 누디아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 심한 무례를 끼치는 말들을 했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시길.
혹 이대로 물러가라 하신다면 저는 이만 물러나서 누디아 측이 원하는 방식으로 군을 움직일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온의 말에 사라딘 국왕은 말이 없었다.
그는 잠시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는 타국의 손님을 바라보다가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시온이 은근히 원하던 말을 꺼내놓게 되었다.
“···그대가 보기에 우리 누디아가 오직 그것만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던가?”
“싸울 의지도 있고, 싸울 수 있는 능력도 있으며 전투력도 상당합니다.
그런 용사들이 버티는 것이 한계인 지금의 상황에서 부족한 것은 제가 말씀드린 바로 그것.
확신입니다.
우리들이 저들을 상대로 악귀가 되어 처죽여도 된다는 그 확신, 저들을 해치면 오히려 그것이야말로 빛을 위하는 진정한 길이라는 그 확신 말입니다.”
누디아는 히스파냐보다도 빛의 교리가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빛의 교리에 심취하지 않은 이들조차 무의식적으로라도 빛의 후예들을 의심하거나 욕하는 건 은연중에 피할 정도였다.
그러니 병사들이라고 해서 그 빛의 교리를 외치는 자들과 싸울 때 확신이 생길 수가 없다.
우리가 속고 있는 것인지, 정말 우리들은 죄인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부딪쳐 싸우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 그런 마음가짐은 치명적이야.
히스파냐 군은 그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작업을 거쳤지만 누디아는 그게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신성 프러센의 전격적인 침략을 받았고 심지어 천족들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각적으로 커다란 충격까지 준 후지.
심리적으로 위축될 만 해.’
아이브도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은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다만 누디아는 시간이 워낙 촉박했고, 시온과는 달리 그래도 정도(正道)가 더 옳다고 여기는 그녀로서는 이렇게 거침없이 왕국민들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지 못 했을 것이다.
“후우.”
마음을 정리한 듯 사라딘 국왕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시온에게 이만 고개를 들라는 말과 함께, 어쩌면 자신이 그저 투정 비슷한 걸 부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중얼거렸다.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상황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길 생각을 해야지, 다른 걸 따지다가는 당장 왕실은 물론이고 왕국민 전체가 다 해를 입을 거라고도 말했다.
대충 사라딘 국왕의 마음도 돌렸고, 허락도 받았다.
이렇게 되면 이쪽도 슬쩍 물러서면서 누디아의 의견도 충분히 수용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주면 된다.
어차피 여태까지 시온이 그리 강하게 밀어붙였던 건 이 어린 국왕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함이었을 뿐, 누디아에 처방하려는 약은 히스파냐와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해줄 생각이었다.
“국왕 전하.
아직도 마음이 불편하시다면 비록 그 끝은 동일하겠지만 시작을 달리 하여,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여 누디아 군의 전투력을 지금보다 배로 더 올릴 수도 있습니다.”
“···무슨 소리지?”
“알게 모르게 누디아 군과 히스파냐 군은 경쟁 관계에 있죠.
물론 그 경쟁 관계가 조금 뒤틀리기는 했습니다만 어찌 되었든 그 부분을 자극해주면 어떨까 합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당연한 말이지만 사라딘 국왕 자신과 아이브는 누디아 측 사람, 그리고 저 이야기를 하는 시온은 히스파냐의 사람이다.
그런데 두 국가의 군대가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경쟁심을 자극하자니, 이건 도대체 무슨 뚱딴지같은 말인지 누디아의 두 남녀는 이해할 수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어려울 것 없지.’
그 말대로, 어려울 건 하나도 없다.
간단하다.
무척이나 간단한 논리다.
여태까지 해볼 만 하다고 여겼던 이들이 갑자기 앞서나가는 것만큼 질투심이 드는 것도 없다.
그 경쟁 심리에 슬쩍 부채질만 해도 알아서 활활 타오르는 것이 남자들의 세계였다.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이후 시온은 사라딘 국왕와 아이브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은 두 눈을 깜빡이다가 고개를 끄덕거리고, 그러면서 탄식을 내뱉으며 꽤나 신선한 반응을 보였다.
시온의 이야기는 길지 않았고, 상황도 무척이나 급박한 만큼 그들의 만남은 끝이 났다.
사라딘 국왕과의 대화를 모두 끝내고 시온이 막 접견실을 나서는 찰나.
뒤에서 아이브의 목소리가 그의 발길을 붙잡았다.
“시온 클라우젠님.”
“말씀하시죠.”
“정말 괜찮나요?
그런 방법을 써도 말이에요.”
“신성 프러센가 똑같은 방식을 쓰는 게 가장 확실하겠지만 누디아의 국왕께서 많이 불편해하시니 차선책을 쓰는 겁니다.
혹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설마요.
오히려 저는 히스파냐 군이 괜찮겠냐고 묻는 거예요.”
“물론 아무런 문제없습니다.”
한 명이 하면 미친 짓이고 두 명이 하면 부끄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셋이 하면 퍼포먼스가 되고 더 많은 수가 하면 사회적 행동이 된다.
그리고 원래 인간이란 존재는 그 사회적 행동에는 아주 쉽게 휩쓸리고, 또한 쉽게 물들어서 옆에서 같이 소리 지르고 같이 행동하는 이들이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히스파냐 군은 즉시 지금의 누디아 방어선으로 이동할 겁니다.
남부 쪽으로는 평야가 많다고 했으니 북쪽에서 온 전사들이 향할 겁니다.”
“히스파냐의 보급 부대가 올 동안 모든 지원을 우리 누디아가 맡고요.”
아이브의 말에 시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히스파냐 쪽 움직임에 맞춰 누디아 역시 움직여달라는 말을 끝으로 그는 누디아 왕궁을 나섰다.
미리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릴리트와 리시키다, 그리고 루드비히는 바로 시온의 옆으로 다가와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 조금이라도 설명을 해주었으면 하는 분위기였다.
“루드비히 레데넨.”
“예, 부사령관님.”
“본군으로 귀환하면 바로 쟌 테무친을 불러와주세요.
당장 방어선으로 이동해서 누디아 군을 도와 전선을 역으로 밀어내야 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적들의 공세가 약해졌다는 건 천족들이 대거 이탈했다는 소리다.
마족들이 자꾸만 뒤를 성가시게 하니 그들부터 빠르게 정리하기 위해 굳이 인간들을 해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없는 천족들이 빠진 모양인데, 바로 그 순간이 시온에게는 정말 완벽한 순간이었다.
‘천사 코스프레 할 놈도 없어지니 이쪽이 뭐라고 지랄을 해도 딱히 받아칠 만 한 놈이 없거든.’
누디아 군은 어디까지나 쳐들어온 적들을 막아내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히스파냐 군은 반대로 거짓된 빛을 심판하자는 이쪽만의 성전으로 무장한 후였다.
―
한 차례의 전투가 또 끝이 났다.
이번에도 신성 프러센 군은 결국 방어선을 뚫지 못 했고, 누디아 군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사상자를 후송하고 빈자리를 예비대로 채워나갔다.
처음에만 해도 모조리 불태워버리겠다는 듯 엄청난 기세로 몰려들던 신성 프러센 군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갑자기 그 기세가 조금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귀신 같이 날아들어 병사들이고 지휘관들이고 가리지 않고 사살하던 화살도 줄어들었고, 갑자기 전장에 나타나서 그 찬란함을 뽐내는 통에 사기를 갉아먹던 천족들도 더는 보이지 않았다.
“소식 들었나?
히스파냐 군이 곧 당도한다는데.”
“괜히 불러들인 거 아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들이랑 미친 듯이 치고받고 싸운 놈들인데 이런 때에 갑자기 우리 뒤통수라도 치면 그 순간에는 정말···.”
“쉿.
전하와 귀족 분들이 정하신 일이라더군.
괜히 이상한 소문내서 두 군대 간에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되면 절대 안 된다고 지휘관 분들도 말씀하셨고!”
누디아와 히스파냐의 갈등은 하루 이틀 있던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병사들은 아직도 히스파냐가 자신들을 도우러 왔다는 소식에 의문을 표하며 저번처럼 이번에도 누디아 안에까지 들어와서 이상한 짓을 하려는 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자신들을 도우러 왔다고 하고, 실제로 누디아의 상황이 좋지 못 한 것도 사실이니 대놓고 의심을 하거나 적대할 수도 없어 병사들은 그저 삼삼오오 모여서 도대체 이 나라가 어찌 될 런지 걱정만 하는 것이 일상이 되는 순간이었다.
“야야야!
소식 들었냐!”
부상병들을 후방으로 후송하고 돌아온 병사들이 돌아오면서 갑자기 누디아 군 전체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무척이나 놀랍고 또 신기한 뭔가를 봤다는 듯 두 눈을 반짝이면서 각자의 부대로 돌아가 자신들이 보고 들은 것, 그리고 조만간 이쪽에서도 벌어질 일들을 이야기했다.
“히스파냐 군이 방금 방어선 근처에 도달했다.
그런데 그 놈들, 신성 프러센을 막는 게 아니라 아예 공격을 하겠다는데?”
“···뭔 헛소리야?
신성 프러센 군이 얼마나 강한데!”
“우리와의 전쟁에서 한두 번 이겼다고 눈에 뵈는 게 없나?
상대는 신성 기사단까지 보유한 놈들이라고.
우리라고 뭐 병신들이라서 여기서 이렇게 막기만 한 건가?”
“설마.
그냥 헛소리겠지.
그걸 믿을 수가 없잖아.”
병사들의 반응은 당연히도 기가 막히다는, 그리고 어리석다는 것들이 대다수였다.
당장 신성 프러센과 혈전을 벌이던 이들이 바로 자신들이다.
히스파냐 군이 전보다 더 강하다는 것, 그래서 누디아가 몇 번이고 패배했다는 것 정도는 그래,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히스파냐 군이 신성 프러센을 누디아와의 전쟁 때처럼 마구잡이로 두들겨 팰 수 있냐고 묻는다면 병사들은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할 것이었다.
훈련도 잘 되어 있고, 수도 많으며 무엇보다 강렬한 신념으로 무장한 이들이다.
내지르는 창질 한 번, 휘두르는 칼질 한 번에 반드시 적들을 모두 심판하고 모든 것을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겠다는 그런 무시무시한 신념 말이다.
“대열 좌측으로!”
“우측으로!”
그러는 사이 굳게 닫혀있던 진을 움직이라는 명령과 함께, 누디아 병사들의 뒤에서 한 무리의 새로운 군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누디아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또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는 그들이 바로 히스파냐에서 지원을 왔다는 군대였던 것이다.
원래 그들이 예상했던 히스파냐의 지원은 어디까지나 예비대 형식.
즉 누디아의 진이 상해서 빈틈이 생기면 그 자리를 바로 메꾸는 방식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그게 타국을 지원하는 당연한 방식이라고 누디아의 모든 이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다음 시작된 장면은, 정말 그들 입장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대오를 맞춰 전진하라!”
“거짓된 자들을 심판하자!
저들이 빛이 아니라면, 여태 빛을 찾던 우리야말로 진정한 빛이다!”
“가자!
우리의 손으로 정의를 집행하리라!”
같이 방어선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대오를 맞춰 전진한다.
찬란하게 반짝이는 병장기를 하늘 높이 치켜들며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의 대리자라도 되는 듯, 앞에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자들이 마치 악이고 불의이며 어둠이라고 굳게 믿는 듯이 말이다!
“뭐, 뭐야?
뭔데?”
“미친놈들?
막는 것도 버거운데 갑자기 무슨 반격을 가한다는 거야!”
누디아 병사들로서는 당연히 그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한차례 공방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 물론 적들도 지쳐있겠지만 만에 하나 역으로 히스파냐가 패전할 시 이쪽은 계속된 전투로 지쳐서 저들을 지원하기는커녕 반대로 저들이 밀려서 도망쳐오면 받아줄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그걸 히스파냐가 모를 리가 없음에도, 저들은 두 눈 가득 강렬한 불꽃을 품고 있었다.
승리에 대한 갈망, 그리고 악을 처단하고 빛을 바로 세우겠다는 사명감으로!
“뭐, 뭐냐?”
“왜, 왜들 저러는 거지?”
한때는 누디아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던 히스파냐 군이다.
서로가 서로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했고, 몇 번 패배하기는 했어도 여전히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하는 게 누디아 병사들의 공통된 결론.
그런 히스파냐 병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찬란하게 빛나며 새로운 전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은, 여태 힘겨운 싸움을 하면서 계속 밀리기만 하던 누디아 병사들의 마음 속 뭔가를 살며시 자극하고 있었다.
‘괜찮아, 원래 그게 정상이야.’
히스파냐 군의 선두에 서서 말을 달리며 시온은 생각했다.
여인들은 잘 이해하지 못 할 남자들만의 세계, 쟤가 뛰면 나도 뛰고 내가 뛰면 너도 뛰게 된다는 것이 세계 막론하는 공통부분이었다.
―――――――작품 후기―――――――
예비군 훈련 때 한놈이 진지하게 해주면 다 같이 참전 용사가 되는 마술
약진 앞으로오오오오 구와와아ㅗ와와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