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59)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59화(359/439)
359―――――
아무튼 우리가 이겼음
진과 진이 부딪치는 본대의 싸움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말하지만, 그만큼이나 중요한 전투가 바로 근처 평야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적의 측면과 후방을 교란하고 마비시키는 위력을 지닌 기병들의 싸움.
여기서 패퇴하게 되면 다시는 전장으로 복귀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상대는 전열을 재정비하여 무방비로 노출된 진형의 측면과 후방을 사정없이 유린할 것이었다.
때문에 이 싸움의 승패가 차후 본대끼리의 전투에서도 결정타를 가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루드비히는 이를 악물고 반드시 이 전투에서 승리하고자 했다.
‘아버지께, 그리고 그 잘난 놈에게 내 가치를 증명해야만 한다!’
얼마 전부터 자꾸만 늙었다는 말이 늘은 제 아버지, 볼코 후작이었다.
아무래도 시온 클라우젠이라는 훌륭한 후배가 나오니 이제는 짐 좀 내려놓아도 되겠다고 생각한 모양이고 그로 인해 조금은 마음의 짐도 내려놓은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 후계자인 자신은 제 아버지가 가문을 걱정하지 않게 더더욱 성장해야 하건만, 아무리 노력해도 아버지에게 인정받은 그 시온을 넘을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도대체 그놈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지.
하지만 이제는 상관없다.
그 녀석이 나보다 더 위에 있다고 해도 상관없어!
시온이 히스파냐의 영웅이 되었다면 나는 히스파냐의 자랑스러운 기사가 되면 그만이다.
뒤쳐질 수 없어.
부끄럽지도 않냐, 루드비히!’
과거 자신은 시온을 참으로 많이도 괴롭혔고 또 업신여겼다.
볼코 후작이 아무리 경고를 해도 그 때만 일 뿐, 어린 소년의 치기로 계속해서 어리석은 짓만 반복하고 있었다.
그 철없고 멍청한 줄 알았던 소년이, 실은 잔뜩 웅크린 채 자신이 나설 때만 기다리며 두 눈을 번뜩이고 있던 거인인 줄은 전혀 모른 채로!
‘부끄럽다!
내 철없던 과거가, 상대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 하던 멍청한 내가!
이런 눈깔을 눈이라도 두고 있었다니, 이런 대가리를 머리라고 달고 살았다니!
아버지께 부끄럽고, 어머니께 부끄러우며 가신들에게 부끄럽고, 내 가문에게 부끄럽다!
그리고, 그리고!’
왕국의 미래를 이끌 기사를 꿈꾸던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다!
루드비히는 그렇게 외치며 다시금 힘차게 창을 내질렀다.
하지만 신성 프러센의 기사들은 만만치 않은 적들이었다.
루드비히의 공격을 단순히 막는 게 아니라 아예 창대를 후려쳐 루드비히의 균형을 무너트려 낙마시키려고 했고 루드비히는 그 순간 바로 미련 없이 창을 버리고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빈틈을 노려 상대 기사의 어깻죽지를 찌르는데 성공했고 그대로 말을 부딪쳐 중심을 잃었던 상대를 낙마시키는 데에 성공하고 말았다.
물론 낙마를 했다고 해서 적의 기사나 기병이 더는 싸울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건 아니다.
플레이트 아머가 단단하다고는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무겁지도 않고, 낙마한다고 해도 몸을 움직이지 못 할 정도도 절대 아니다.
그러니 낙마한 기사는 완전하게 제압하거나 아예 죽이지 않으면 계속 저항하며 싸우는 적일 뿐이다.
“하앗!”
박차를 가한 루드비히는 가차 없이 낙마한 상대편 기사를 짓밟아버렸다.
적에 대한 자비는 어디까지나 항복한 자들에게만 보이는 것, 그 전에는 기사의 명예란 적을 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군을 살리기 위해 전쟁에서 상대를 하나라도 더 죽이는 것이라고, 시온에게서 새로이 배운 루드비히였다.
히히히힝!―촹!
차창!
퍽!
퍽퍽!
기병들이라고 해서 창이나 검만 쓰는 건 결코 아니다.
도끼나 메이스 같은 타격을 중점으로 하는 무기들도 애용되었고 때로는 날붙이 대신 방패로 상대를 밀어내 낙마를 시키기도 했다.
말을 탄 이들의 힘은 돌진력에서 온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가 보병들일 때나 통용되는 것이고, 지금처럼 같은 기사, 기병들을 상대할 때는 속도보다는 개개인의 능력, 그리고 찰나를 가르는 기술과 상대를 압도할 만한 기세뿐이었다.
“와아아아!”
“적들을 몰아내라!
밀어붙여라!”
시간이 흐르고 처절한 혈투가 계속되었지만 쉽사리 승부가 나지 않았다.
히스파냐는 누디아, 그리고 북쪽의 전사들과 싸우며 단련된 이들이고, 신성 프러센 역시 오늘 이 날을 기다리며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고 마족들과도 싸웠던 자들이다.
실력과 훈련 강도가 비슷한데 거기에 더해서 둘 모두 꺾이지 않는 강한 의지까지 지니고 있으니 어느 한 쪽이 밀리는 그림이 도저히 나오고 있지 않았다.
“루드비히 공자님!”
“적을 꿰뚫고 나가야 한다!
기병들을 돌려서 측면으로 들이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저들이 움직일 때 기사단을 이용해서 반으로 갈라버려!”
“예, 알겠습니다!”
이들의 싸움은 본대와 비교적 먼 곳에서 이루어진다.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오롯이 자신들의 힘으로 적들을 격퇴하고 전장으로 돌아가 적 본대의 측면부터 때려야만 한다.
반대로 자신들이 격퇴 당하면 적들이 그대로 말을 몰아 아군의 후방이나 측면을 강타할 것이니 이들이 결코 물러서지 않고 피 튀기는 혈전을 벌이는 이유였다.
“돌격!”
“돌파해라, 돌파해라!”
거대한 얼음덩이를 쪼개면 녹는 속도는 2배, 아니 그 이상으로 빨라진다.
그 점을 노리고서 루드비히는 여유가 되는 기사들을 이끌고 직접 적들의 진형으로 돌파해갔다.
이미 난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장이라 속도를 많이 낼 수 없고, 적들도 이쪽의 움직임을 확인했을 테니 대비에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 수 외에는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히스파냐 군은 오직 히스파냐 군 자체만 있는 반면에 신성 프러센 군은 현재 남쪽에서도 병력들이 북상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었다.
만에 하나 그들이 딱 알맞게 전장에 도착하여, 하다못해 기사들과 기병들만이라도 먼저 보내 히스파냐 2군을 공격한다면 그대로 진형이 무너지고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
“토막을 내라!
사이를 갈라버리고 다시 합류하지 못 하게 해라!”
“물러서지 마라!
더러운 이단들에게 패할 우리 신성 프러센이 아니다!”
“추악한 놈들!
빛이라고 자칭하는 저들에게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자!”
서로가 자신을 빛이라고, 선이라고 믿으며 싸우는 자들의 난투극.
어느 한 쪽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상대를 격퇴하여 전장으로 복귀하겠다는 일념이 이글거리는 싸움터였다.
그렇게 한참을 싸우던 와중, 루드비히는 문득 적들 쪽에서 약간의 동요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고는 눈에 이채를 띠었다.
이런 전쟁터에서 저런 사소한 반응 하나, 하나가 가져다주는 힘이 얼마나 큰데 저리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단 말인가.
“놈들이 이상하다.
지금이다!
적들을 몰아세워라!
여기서 이탈하게 만들어라!”“와아아아아!”
히스파냐의 용사들을 이끌며 막 돌격해 들어가던 루드비히.
곧 그는 왜 여태껏 잘 싸우고 있던 신성 프러센의 기사들과 기병들이 당황하여 허우적거리는 지 알 수 있었다.
―
“좌측 진형의 전열이 붕괴하려고 합니다!”
“조금 전 투입된 예비대로 뒤에 다시 진형을 쌓고 버티라고 전하세요.
우측이 적들을 밀어내고 있는 상황에서 왼쪽 진형이 무너지면 중앙도 못 버팁니다.
무조건 버티라고 하세요!”
미친 듯이 싸우고 있는 병사들, 그리고 현장 지휘관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버텨라, 무조건 버텨라.
그 수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시온은 전황을 살피며 슬며시 입술을 깨물었다.
릴리트라도 그냥 투입해버리고 싶은 게 속마음이었지만, 현재 그녀는 제 동족들과 함께 신성 프러센의 뒷구멍을 쑤셔주러 이동한 상황.
그나마 다행이라면 에카테리나가 천족들을 상대로 무쌍을.
정정하겠다, 잔혹한 학살극을 벌이고 있는 게 여기서도 대충 보일 정도였다.
‘진짜 정신머리 돌아버린 여자.
눈깔 돌아가지 말라고 했더니 정말 눈깔만 안 돌아가고 하는 짓은 똑같으면 어쩌냐고!
염병하겠네.
저러다가 악마로 몰려도 할 말이 없어요, 시펄!’
전장이 워낙 치열해서 각국의 병사들이 에카테리나와 천족들의 싸움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 하고 있어서 망정이지, 만약 두 군대 사이에서 저랬다면 천족을 잡아먹는 악마의 등장이라고 해도 전부 믿을 판국이었다.
‘···아니지.
차라리 보는 게 나으려나?
그 잘나신 빛이 후예들이 탈탈 털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신성 프러센 놈들도 좆 됐음을 감지하고 사기가 좀 꺾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왕 그럴 거면 잔혹한 분위기보다는 화려한 뭔가가 필요하다.
피로 분수 쇼를 하고 사지를 잡아 뜯어내는 것보다 그냥 여기 쾅!
저기 쾅!
번쩍!
하는 것들이 인간들을 현혹하는데 훨씬 더 좋으니까 말이다.
“리시.”
“네, 주인님.”
“루드비히가 너무 늦어.
네가 예비 편성되어 있는 기병들을 이끌고 한 번 가봐.”
“그러면 주인님을 호위하는 기병들이 단 하나도 없어요!
저까지 빠지게 되면···.”
“만약 루드비히가 밀리고 있다면 더 큰일이다.
그나마 에카테리나가 천족들을 정리하고 있으니 전멸은 면하겠지만 적들 기병들이 몰려든다면 낭패야.”
신성 프러센의 광신도들이 천족들이 학살당하고 있는 장면을 봐주었으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저들은 전투라는 자신들의 본분에 충실하고 있기에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는 상황.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막 떨어지며 미친 듯이 싸우고 있는 두 군대의 시선을 집중시키지 않는 이상 딱히 쓸모가···.
콰콰콰콰쾅!
콰쾅!
파지지직!
늦은 오후의 청명한 하늘에, 갑자기 시퍼런 번개가 작렬하며 천둥소리가 세상을 메운다.
심지어 그 날벼락들은 두 군대가 싸우는 곳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 바로 에카테리나가 자리하고 있던 곳에 떨어지며 섬뜩한 섬광까지 토해내고 있었다.
덕분에 한창 전투를 치르던 이들은 그렇다 쳐도 뒤에서 어느 정도 주변을 살필 여유가 있던 각국의 병사들은 그 장면을 보고서 무슨 일인가 하고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파앗!―
그 순간, 시퍼런 섬광 속에서 순백의 날개를 펼친 누군가가 하늘 위로 치솟았다.
천사의 날갯짓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장면을 본 순간 신성 프러센의 이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으며 빛의 후예들을 외친다.
우리들은 틀리지 않았다고, 빛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니 그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고 그 어떤 추악한 적들이라고 해도 밀어내며 승리를···.
푸확!
그 순백의 날개가,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게 빛나며 빛의 후예들의 몸에 붙어있던 그 날개가 붉은 핏물을 흩날리며 공중에서 힘없이 휘날린다.
하늘을 바라보며 한창 함성을 지르던 신성 프러센의 병사들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그 와중에 또 다시 날개 하나가 통째로 뽑혀 하얀 깃털, 그리고 붉은 핏방울과 함께 대지로 흩어져 내린다.
‘···진짜 미친 도마뱀.
적당히 좀 하라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
아무래도 구경꾼이 없는 비둘기 해체 쇼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손수 이목을 이끈 후 천족을 데리고 공중으로 치솟아 그곳에서 손수 비둘기 한 마리를 해체해준 에카테리나였다.
시온의 속마음을 알아차린 건지 알아서 번개 좀 쾅쾅 해주는, 나름 눈길 끄는 연출을 한 그녀였지만 결국 피를 좋아하는 본성은 버리지 못 한 모양.
비둘기에서 날개 두 쪽을 뽑아낸 다음 남은 몸뚱이를 가지고서 가뿐하게 대지에 안착한 그녀는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제 손에 붙들려있는 천족을 이리저리 흔들던 에카테리나는 그 천족을 대충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
“···.”
“무, 무슨···.”
조금 전까지 그 어떤 종족도 감히 흉내 내지 못 할 순백의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로 날아올라 적들을 향해 돌격하던 빛의 후예들이 지금은 하나 같이 날개가 잡아 뜯긴 채 땅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빛의 후예들을 꺾은 여인은, 제 손에 들려있던 천족의 검을 만지작거리다가 마치 나무젓가락 부러트리듯 그걸 툭!
반 토막을 내버렸다.
“···.”
“···.”
제발 악마의 재림이라고, 악을 처단해야 한다고, 그런 이상한 헛소리를 하면서 분기탱천하여 달려들지만 마라.
그냥 당황해서 기세만 좀 잃어줘라.
시온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신성 프러센 측이 물러서기만을 바랐다.
슬슬 적들의 원군이 올 시간이 되어 가고, 이쪽의 공격 소식이 전해졌을 테니 마족들을 잡고서 한창 돌아오던 천족들이 속도를 내서 몰려들 수도 있었다.
여기서 계속 싸움의 승패가 결정 나지 않고 지지부진하게 계속 된다면 이제는 히스파냐가 더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기에 후퇴 명령이라도 생각해봐야 하나 시온이 고민하던 순간이었다.
“···우와아아아!”
“밀어붙여!
밀어붙여!”
“모두 거짓이었다.
보아라!
세상 그 어떤 종족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천족이 날개를 잃고 바닥에 처박혀서 살려달라고 바동대는 저 모습을 말이다!”
“사기꾼들!
가증스러운 거짓말쟁이들!”
참고로 바닥에 처박힌 것까지는 맞지만 살려달라고 바동대는 장면은 없었다.
그냥 히스파냐의 지휘관들과 병사들 몇이 그렇게 외쳐댔을 뿐이다.
하지만 그 말들은 순식간에 일파만파 퍼지며 천족들이 사실은 별 것 없는 종족, 그냥 날개 좀 가지고 다니면서 까불다가 그 날개를 다 잡아 뜯기면 개처럼 비는 그런 놈들이라는 생각이 가득 퍼지기 시작했다.
“1보 전진!”
“1보 전진!”
여태까지 우측의 돌파를 기다리며 버티는데 주력하던 중앙이 함성에 맞춰 천천히 신성 프러센의 중앙을 밀어붙인다.
그 거대한 파도가 쾅!
하고 부딪치니 신성 프러센의 중앙 진형이 일순간 흔들리며 여기저기에 작은 균열들이 생겨났다.
“주인님!
저기!”
막 루드비히 쪽으로 이동하려던 리시키다가 시온을 부른다.
그에 고개를 돌린 시온은, 적들의 기사들과 기병들을 맹렬히 추격하며 동시에 전장으로 복귀하고 있는 루드비히와 휘하 기병들, 기사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
루드비히, 네가 드디어 밥값 좀 해주는구나!
새끼, 자칭 왕국의 미래를 이끌 기사라면 그 정도는 해줘야지!
조져!
조져버려!
전부 다 조져어어!’
가즈아아!를 속으로 외치며 절로 어깨춤이 들썩이는 와중에, 시온은 더해서 또 한 번 몰려오는 감동의 쓰나미를 맞이해야만 했다.
루드비히의 뒤쪽에서 히스파냐의 기사들이라고 보기에는 약간 이상한, 왠지 모르게 익숙한 모습의 한 무리 기사들이 그들의 뒤를 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설마 벌써 적들의 원군이 도착했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만약 저들이 적이었다면 도망치는 쪽은 신성 프러센의 기병들이 아니라 히스파냐 쪽이 되어야 했으니까 말이다!
“주인님.
누디아의 기사단입니다.
저 깃발은 분명···.”
“부사령관님!
보고 드립니다!
후방에서 누디아 측 지원군이 접근 중입니다!
이대로 이동하여 신성 프러센 측의 측면을 노리겠다고 전령을 보내왔습니다!”
아무래도 시온의 예상보다도 일찌감치 정신을 차린 모양이었다.
비록 방어선을 사수해야 하고, 또 전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가까스로 천 명이 되는 숫자라고 했지만 누디아 군대가 오고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시온에게는 충분했다.
말했다시피 전투는 흐름을 거스를 수 없고, 그에 맞춰 진행된다.
팽팽한 분위기는 그 흐름 한 번에 따라 뒤집을 수 없는 승리로 굳혀지기도 하고 때로는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싸움을 시원하게 뒤집어주는 역풍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그 흐름이 히스파냐 측으로 넘어왔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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