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63)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63화(363/439)
363―――――
승리를 위한 1보 후퇴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디아와 히스파냐 군은 방어선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다만 사방에 광신도들이 눈에 불을 켜고 이쪽을 주시하고 있으니 최대한 은밀하게, 그리고 그들의 눈을 속여서 방어선에서 순차적으로 물러날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정찰병들을 몇 배로 늘려서 사방을 살피게 했고 북쪽 전사들도 특유의 그 뛰어난 기마술로 주변을 샅샅이 훑는 중이었다.
“국왕 전하께서 왕성을 떠나셨다는 전갈이 도착했어요.”
아이브가 시온의 말을 귀를 기울인 지 고작 하루 만에 나온 결론이었다.
아무래도 사라딘 국왕에게 아이브라는 이 여인이 꽤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모양.
좋게 보자면 의지되는 신하이나 다른 이들에 의해서 나쁘게 해석되면 어린 왕을 틀어쥐고 국사를 이리저리 휘두르는 여인으로 비칠 수도 있음이었다.
정작 아이브 본인은 그 부분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모양새였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필요한 모든 건 이미 서부로 떠난 후였어요.
국왕 전하께서 직접 향하시기만 하면 되는 길이었으니 문제없이 일주일 안으로 바수라 백작령에 도착하실 거예요.”
“호위 병력은 충분하겠지요?”
“누디아의 상급 기사 반수가 거기 있어요.
설사 전부가 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국왕 전하만큼은 반드시 후방으로 보낼 거예요.
당연한 말이지만 이미 수도 없이 확인 작업을 걸쳐서 배신자들일 확률도 없고요.”
원래라면 그 상급 기사들도 나중에 가면 반수 이상이 돌아서게 된다.
애당초 소설에서는 사라딘이 국왕 자리에 오르지도 못 했고 아이브도 소리 소문 없이 제거되었으니 당연히 미친 광신도들을 막을 방지책이 있을 턱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이후 아이브는 후퇴 순서에 대해서 시온에게 일러주었다.
가장 먼저 누디아와 히스파냐의 부상병들을 후송하면서 동시에 그들을 보호할 명목으로 병사들을 원래보다 더 많이 빼낸다.
빈자리는 일부러 허수아비를 채워서 멀리서 보기에 병사의 수가 평소와 비슷한 것이라고 착각하게 하도록 만든다.
그 후 내일 밤중에 히스파냐의 본대가 빠르게 후퇴를 하고 가장 늦게까지 남아서 기만 작전을 펼칠 후미는 누디아 군이 맡는다.
“숫자가 과하게 많이 빠져나가니 위험할 수 있을 텐데요.”
“그래서 부탁을 좀 하려고요.
히스파냐와 함께 온 야만··· 북쪽 전사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그들이 주변을 정찰하고 그 사이에 누디아 본대가 후퇴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군요.”
“정확해요.
그들보다 더 뛰어난 기마술을 지닌 이를 누디아에서 찾기는 힘들 거예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히스파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북쪽의 전사들이 너무 대단한 것이죠.
그러니 딱히 그 부분을 부끄럽게 여기지는 않아도 됩니다.”
시온이 그렇게 말을 해주자 아이브는 내심 고맙다는 듯 미소를 짓고는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지휘관들이 무척 반대하더군요.
비록 우리끼리 거둔 승리는 아니지만 신성 프러센을 상대로 대승이라 할 만한 것을 거두었고, 히스파냐가 도착했는데 갑자기 후퇴를 언급한다면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알량한 자존심 문제도 언급하고 말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했죠?”
“뭐 어쩌겠어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해야죠.
군권을 지닌 나는 다름 아닌 나, 아이브 기 레스티온이고 나의 명령은 후퇴라고.
전시에 명령을 거부하는 자는 무조건 극형에 처할 것이니 원한다면 계속해서 명령을 거부하라고 말이에요.”
“채찍은 아프게 내리쳤군요.
그렇다면 당근은?”
“미리 국왕 전하와 입을 맞춰두었어요.
혹시나 좋지 않은 상황이 터진다면 그때는 국왕 전하의 이름을 써도 된다고.
해서 그들에게 말했죠.
이미 그대들의 승리는 국왕 전하께 보고가 올라갔고, 그분이라면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필시 적들의 대대적인 반격을 걱정할 테니 국왕 전하의 염려를 감안해서라도.
그리고 당장 적들의 원군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는 첩보도 있으니 기껏 오늘 잘한 일들을 고집 부리다가 우리 손으로 망치지 말자고 했어요.”
시온에게 영향을 받은 것일까.
아이브도 조금씩이지만 확실하게 그를 닮아가는 중이었다.
정도(正道)만으로는 나라와 세상을 안정시킬 수가 없다.
그리 했다면 성인군자들이 어찌 실패하고 좌절하겠는가.
어둠을 밝히는 건 빛이라지만 동시에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든다.
때로는 단순히 빛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두워져서 그 그림자들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법도 꼭 필요한 법이었다.
“1차 후퇴는 오늘 밤에 진행될 거예요.
히스파냐 군은 내일 밤이니 그 전에 준비를 미리 해두세요.
시간이 끌리면 우리만 위험하다는 건 시온 클라우젠님이 더 잘 아시겠죠.”
물론이죠, 라는 대답에 아이브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부상병 후송이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확인하러 가겠다는 말과 함께 저 멀리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시온은 몸을 돌려 자신의 막사로 향했다.
원래대로라면 볼코 후작과 지휘부 인사들을 만나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이것저것 논의를 해야 했을 테지만 지근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주인님.”
“잘 묶어뒀어?”
“네.
김유현 경한테 배운 대로 확실히 해두었습니다.”
그놈은 도대체 왜 리시키다에게 사람 묶는 방법을 가르쳤는지 모르겠다.
리시키다 말로는 그가 ‘평생 쓸모없을 것 같은 일도 막상 배워두면 쓸모가 있다.’ 라는 말과 함께 그걸 가르쳐주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에카테리나는.”
“막사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많이 투덜거려?”
“예전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래도 김유현과 자신의 조련이 조금씩 통하고 있는 모양이다.
인내!
그리고 휴식!
즉 기다려!
와 가서 놀아!
라는 교육 말이다.
최고로 지랄 맞은 맹수를 길들이는 데에 성공만 한다면 정말 최고로 만족스러운 연극을 그려낼 수 있었기에 시온은 아주 조금은 기대를 하게 되었다.
‘아, 아니다.
기대하지 말자.
트 선생님의 격언을 또 잊으려 하다니.’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시온은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내가 도대체 왜 여기에 있는 건데.’ 라고 중얼거리는 에카테리나와 여전히 몰골이 병신 중의 상병신인 천족 여인 하나가 묶여있는 중이었다.
‘···왜 이리 잘 묶었어?’
슬쩍 가서 줄을 당겨봤는데 조금이라도 움직이기는커녕 꿈쩍도 하지 않는다.
어찌나 세게 묶어 놓았는지 천족이 제 힘을 낸다고 해도 쾅!
하고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해야 할까.
시온은 잠시 리시키다의 묶기 솜씨를 확인하고는 뒤에서 얌전히 서있던 그녀를 바라보았다.
“···?”
“···.”
“주인님?
혹 하실 말씀이라도 있나요?”
하고 싶은 질문은 있다.
혹시 너 줄 묶는 거 배운 게 다름 아닌 구속···.
‘아니다.
리시가 그럴 리 없지.
암, 내가 아무리 이상한 여인들한테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우리 리시만큼은 절대 그럴 리가 없어!
항상 밝고 순수하고 귀여운 강아지지!’
기대를 하지 말자고 한 7초 전에 자신에게 속삭인 것 같은데 결국 그 기대를 하고 마는 시온이었다.
“이봐, 시온.
이거 버리는 거 아니었어?
굳이 왜 살려둔 거야?”
“그걸 살려서 가지고 온 네가 할 말은 아니잖아?”
“그렇긴 한데, 나는 그냥 구경이나 좀 하라고 준 거지.
솔직히 천족 구경하는 게 인간들의 평생의 소원이라고 했는데.
혹시 내가 알고 있는 게 틀린가?”
아마도 그건 빛의 교리를 아주 열심히 따르는, 지극히 평범한 대륙 사람들의 소원일 것이다.
그리고 더해서, 천족을 본다고 해도 후광과 함께 순백의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와 희고 고운 손을 내밀며 그 어떤 종족보다도 아름다운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축복을 내리는 그런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에카테리나가 가지고 온 천족 여인마냥 날개 하나는 아예 뽑혀서 오고, 피범벅에 잠시 후에는 리시키다 덕분에 물에 젖은 꼴에 흙먼지까지 다 들러붙어서 짐짝처럼 대해지는 모습은 그 어떤 이가 본다고 해도 고귀한 빛의 후예라고는 전혀 상상치 못 할 것이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더 큰 문제가 있네.’
치료 마법을 써서 상처들을 회복시키고 심문을 해야 하는데, 치료 마법이 무슨 1플러스1―2 식의 쉬운 마법도 아니고 꽤나 복잡한 수식을 지닌 꽤나 어려운 마법이다.
당장 일반 병사들이 치료 마법이라는 최고의 약이 있음에도 그걸 대부분 누리지 못 하고 그냥 자연 회복을 기다리는 게 그들이 신분이 낮아서가 결코 아니다.
그 마법을 쓰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고 상처의 부위, 정도, 내부의 피해 규모, 외부의 상처 크기까지 전부 계산해서 마나를 써야 시전자도 피시전자도 전부 최고의 효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라이도가 치료 마법만으로도 마법의 천재라고 불리며 괴짜, 폭행 마법사, 물리 마법사 식으로 불려도 사람들에게서 평가가 좋은 게 치료만큼은 아주 전문적으로 다뤄서 였다.
‘생각해보면 리시키다는 마법과는 그리 친하지 않고, 이 몸뚱이는 애초에 마나 자체를 못 쓰고.
에카테리나는···.’
용인이라고 해서 막 마법의 천재, 내키는 대로 마법을 난사하는 그런 종족 같겠지만 그들조차 치료 마법은 뛰어나다고 할 수 없었다.
이유?
이유야 아주 간단하다.
“치료 마법은 기대하지 마.
우리들은 회복력이 워낙 좋아서 그거 잘 안 쓰거든.”
“기대 안 했어.
걱정 마.”
그렇다면 남은 건 히스파냐 군이나 누디아 군에 소속되어 있는 치료 마법사를 부르는 것인데, 현재 그들은 저번 전투에서 생긴 부상자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스스로 회복할 수 없는 중상자들에게 응급 처치 식으로 치료 마법을 약간씩 쓰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상당히 고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
당장 중상을 입은 병사들이 수백인데 거기서 천족 여인 하나 치료하겠다고 인원을 빼 가면 그 모양새가 상당히 이상하게 보일 건 당연한 일이었다.
‘조그마한 빈틈도 크게 벌어지는 곳이 이런 상황이다.
절대 이상한 짓 하면 안 돼.’
이미 천족 여인을 직접 심문하겠다고 데리고 갈 때부터 잠깐이기는 했으나 묘한 눈길이 시온에게 쏠리기는 했었다.
천족이라는 엄청난 전리품을 그가 챙긴 것이라고 바라볼 수도 있는 상황이니 시온이 주의에 주의를 기울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주인님.
그래도 자잘한 상처는 꽤 많이 아물었어요.
에카테리나님 만큼은 아니어도 회복력이 좋다는 주인님의 말씀이 사실이었군요.”
“괜히 마족과 함께 2강 종족으로 불리겠어?
광신도 놈들이 미쳐서 좋다고 소리 지르는 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지.”
“흥.
우리 용인들의 꼬리나 뿔, 비늘 등은 흉하다고 하면서 저런 날개는 좋다고 하는 인간들?
무슨 발정 난 개새끼들도 아니고 도대체 날개에 왜들 그리 집착하는 거야?”
날개 성애자라고, 하늘을 아직 정복하지 못 한 인간들이 하늘을 날 수 있는 존재들만의 특권이라는 그 날개에 묘하게 집착하는 경향이야 전부터 있었다.
더해서 잡티 하나 없는 순백의 깃털들로 이루어진 날개가 주는 그 느낌은 확실히 아는 놈만 더 믿고 따른다는 강렬한 뭔가를 선사한다고 어디선가 듣기는 했다.
‘물론 여기서는 천족들의 이미지 작업이 최고로 빛을 발하긴 했지만.’
이번 전쟁이 끝나면, 그리고 시온의 생각대로 일이 잘 풀려 모두가 살아남는다면 그 후부터 천족이라는 존재에 가지는 생각이 아예 달라질 것이다.
“···콜록, 콜록!
콜록!
흑, 끄으으···.”
그 때, 여태까지 죽은 듯이 앉아있던 천족 여인이 드디어 몸을 움직인다.
연신 검붉게 죽은피를 토해내면서도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서 제아무리 고귀하다는 빛의 후예들도 죽기보다는 사는 것을 본능적으로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 여기는···.”
왜 항상 하는 말들이 다 저 모양일까.
여기는, 라는 대사 말고 다른 참신한 뭔가는 없는 것일까, 하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시온은 걸음을 옮겨 이제 막 정신을 차린 천족 여인에게로 다가갔다.
그러자 뒤에 서있던 리키시다가 잽싸게 의자를 집어서는 딱 그 앞에 가져다주었고 시온은 그 의자에 딱 앉으며 입을 열었다.
“한 번, 딱 한 번만 설명합니다.
잘 들으세요, 고귀하신 빛의 후예님.”
“으, 으으?”
“당신이 죽을 뻔 한 거 일단 살려는 두었습니다.
오해 마세요.
빛의 교리를 따르는 자들이 아니라 그 교리 깨부수려는 죄인들 쪽이니까.
그러면 우리 대단하신 빛의 군세들은 뭐 했느냐?
당신 살아있다고, 데리고 가라고 했더니 필요 없다며 그냥 죽으라고 하더군요.”
시온이 손을 뒤로 내밀자 역시나 리시키다가 잽싸게 화살 하나를 손바닥 위에 얹어놓는다.
그걸 천족 여인의 눈앞으로 가져다 댄 시온은 가볍게 흔들며 말을 이었다.
“믿든 안 믿는 그건 그쪽 자유지만 일단 당신 목을 노리고 날아든 화살.
보다시피 인간의 것이 아니라 요정들이 제 손으로 숲의 나무를 잘라 직접 만든 화살이죠.”
“무, 무슨···.”
“입 열지 말고 듣기만 해요.
못 들었다고, 다시 설명해달라고 말하지 말고.
아무튼 당신은 버림 받았고 일단 우리 ‘죄인’ 들이 당신을 챙겨서 왔습니다.
이게 여기까지 당신의 상황 정리고, 그 다음은 이쪽의 요구 조건입니다.
잘 들으세요, 아주 중요한 거니까.”
풀썩―.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댄 시온은 우아하게 다리를 꼬고는 고귀한 빛의 후예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초라하고 비참한 여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뭐가 되었든 지금 당장 말하거나, 아니면 아예 말하지 마세요.
지금 아니면 뭐라고 떠들어도 안 들어줄 생각이니까.
지금 당장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실들을 털어놓으면 그래도 포로 대접은 해줄 겁니다.
하지만 버티겠다고 한다면, 상상 그 이상의 지옥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쉽게, 쉽게 갑시다.”
“···.”
“말해요.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천족들의 이후 움직임, 신성 프러센의 이후 작전, 요정들은 어디에 얼마나 매복하고 있으며 광신도들은 또 어디서 무슨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지.
뭐라도 말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면 일단은 포로 대접 해줍니다.”
“···.”
“그렇게 묵비권을 행사하면 후회할 일만 생길 텐데.”
시온은 의자에서 몸을 살짝 띄우고는 천족 여인 가까이로 향했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쫙, 펼치고는 손가락 다섯 개를 까딱거리며 말했다.
“다섯.
그 안에 입을 열지 않는다면 이후 무슨 말을 해도 이쪽은 안 들어줍니다.
이 다섯 이후에 무슨 일이 생길지 각오하는 게 좋아요.
하나.”
“···.”
“둘.”
셋을 세고, 넷을 지나고, 마침내 다섯에 다다르기 직전.
천족 여인은 잠깐 고민하는 기색을 내비쳤지만 딱히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저 모든 걸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시온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다섯.”
손가락을 다 접은 시온은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하아암, 하고 길게 하품을 하던 에카테리나를 바라보았다.
“에카테리나.”
“응?”
“물어.”
―――――――작품 후기―――――――
컹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