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65)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65화(365/439)
365―――――
승리를 위한 1보 후퇴
카각.
카가각―.
그 날카롭던 검의 이가 다 나가버렸다.
서슬 퍼런 빛도 완전히 죽어버리고, 거기에 남은 그저 쇠 뭉텅이 한 자루일 뿐.
“흐음.”
제 송곳니를 연신 만지작거리던 에카테리나는 흡족한 미소를 짓고는 제 손에 들려있던 검을 조금 전 시온이 앉았었던 옆의 의자 위에 올려두었다.
사실은 조금 폼 나게 의자에 꽂아버릴까 했는데 그랬다가는 정말 검이 부러지고, 그래서 시온의 불만을 사서 덤으로 김유현에게 엄청나게 시달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솔직히 이제 그 남자는 조금 부담스러워.’
김유현과 신나게 싸우는 거야 자신도, 그도 항상 환영하는 일.
그런데 아주 가끔 김유현을 귀찮게 하면 인상을 굳히고 자신을 노려보곤 했는데 에카테리나는 그럴 때마다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뭘 어찌 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는 그녀의 이런 말을 듣는다면 바로 그런 느낌이 들 때 덤벼들어서 그냥 죽기 전까지 싸우면 되지 않겠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에카테리나라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건 결코 아니다.
그가 화가 났을 때 덤벼든다면 저 남자도 분명 제 모든 것을 퍼부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십중팔구, 아니 무조건 자신은 싸우다가 죽을 게 확실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단 말이지.’
묘하게 그런 대치가 오래 되었으면, 하고 무의식적으로 원하고 있던 에카테리나였다.
그와 싸울 때, 그리고 그의 화난 모습을 맞이할 때 온몸이 얼어붙는 감각도 분명 있었지만 가슴 속 어딘가에서 불길이 치솟으며 가슴이고 머리고 순식간에 뜨거워지기도 했다.
특히나 김유현을 마주하고 있을 때 자꾸만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오르며 가랑이를 배배 꼴 때는 도대체 이놈의 몸뚱이가 왜 이러나 싶은 순간도 있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난 그 남자와 좀 더 즐기고 싶다는 거야.’
자신의 욕망, 특히 싸움에 대한 욕망만큼은 다 이루고 싶은 에카테리나였다.
그가 정말 전력을 다해서 자신을 단 몇 초 만에 박살내는 일을 당해보고 싶다.
그 일을 당하고도 살아남아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패배하고 싶다.
세상에 존재하다 사라진 동족 그 어떤 자도 이런 엄청난 강자와 쉬지 않고 계속 싸울 수 있는 황홀한 일을, 누구도 손에 쥐지 못할 행운을 누리지 못 했을 것이다.
그래서 에카테리나는 김유현과 조금 더, 아니 아주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었다.
애당초 승패를 가르기보다는 싸움 그 자체에 가장 황홀경을 느끼는 종족인데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수도 없이 부딪치며 언젠가 반드시 넘어보겠다고 외치는 일은 정말 매일 매일이 짜릿한 순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일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 남자와 정말 제대로 싸워볼 수 있는 좋은 기회란 말이야.”
“으읍!
으브븝!”
“차라리 널 죽여 달라는 부탁이었다면 훨씬 편했을 텐데, 물어달라니.
김유현도 참.
그런 이상한 남자의 말은 왜 그렇게 잘 듣는지.
아, 시온이 싸움을 보는 눈만큼은 좋다고 했나?”
에카테리나는 손과 발이 아주 단단히 묶여있는 천족에게로 다가갔다.
확실히 리시키다의 줄 묶는 솜씨가 대단했는지 중위 천족이 꼼짝도 못 하고 그저 으읍!
하는 비명만 연신 내지를 정도였다.
“으음.”
잠시 턱을 만지작거리며 눈매를 좁히고 뭔가를 생각하던 에카테리나.
그러다가 아하!
하고 탄성을 내뱉고는 손을 뻗는다.
용인의 무서움을 온 몸 가득 겪은 천족 여인이 움찔 놀라며 피하려고 했지만 몸이 묶여있으니 그리 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
와중에 용인의 우악스러운 손길은 천족의 목이나 날개가 아니라,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을 쥐고 있는 중이었다.
“아, 오해는 마.
이 천 째로 물면 자꾸 이 사이에 끼거든.
그거 빼내느라 내가 몇 번을 고생해서 최근 들어서는 이 천이 없는 목이나 얼굴을 주로 물었는데 이번에는 그랬다가 네가 바로 죽을 수 있어서.
그래서 미리 좀 치워두는 거야.”
찌이익!
찌익!
겉옷이고 속옷이고 전부 사정없이 찢어지며 쪼가리가 되어 흩날린다.
천족 여인은 연신 비명을 지르고 몸을 비틀어 저항을 해보려고 했으나 다 헛수고였다.
아직 몸 상태가 정상도 아닌데다가 리시키다의 포박 솜씨는 김유현에게 직접 배운 것.
더해서 상위 천족도 아니고 중위 천족이 용인인 에카테리나의 기세 앞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가만히 있어.
맘 바뀌어서 그냥 살점 하나씩 뜯어낼 수도 있으니까.”
목소리는 장난스러우나 그 안에 담긴 기세는 절대 장난스러운 것이 아니다.
특히나 두 눈동자에서 번뜩이는 진득한 살육에 대한 욕망은 중위 천족 따위의 저항 정도는 쉽게 분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으으···.”
결국 협박에 굴복한 천족이 신음만 내지르며 가만히 앉아있자 에카테리나는 장하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툭툭 쳐주며 마저 옷들을 전부 찢어냈다.
마침내 대부분의 천들이 걷혀나가고 남아있는 건 줄이 묶여 있어 옷을 치워낼 수 없는 부분이 전부였다.
아마 지금의 이 모습을 남정네들이 봤다면 눈깔이 돌아갔을 지도 모르겠다.
비록 몰골이 처참하다고는 하나 외모를 전부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무엇보다 비교적 깔끔한 상태의 맨살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이런 초절정의 미녀가 절망한 눈빛에 심지어 묶여있기까지 하니 뭇 모든 이성들의 정신을 헤까닥하게 만들어도 모자람이 없었지만, 안타깝게도 이 천족 여인의 앞에 서있는 이는 남성이 아니라 여인, 심지어 용인족이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여인의 몸을 탐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천족이라 하여 손속에 자비를 둘 존재도 아니다.
그냥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한 도구, 그리고 지름길.
에카테리나에게 있어 지금 이 천족 여인이란 딱 그 수준의 존재일 뿐이었다.
“아, 여기다.
그래, 대부분의 여인들은 바로 여기가 약점이라고 아주 오래 전에 나와 붙었던 수컷 녀석이 말해준 적이 있었어.”
그녀의 손가락이 툭툭, 하고 가볍게 두드리는 곳은 다름 아닌 천족 여인의 가슴.
심지어 그 중에서도 분홍빛 과실이 맺혀있는 가장 끝부분을 말하고 있는 중이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천족 여인이 에카테리나를 바라보니 그녀는 이미 결심을 끝마친 듯 천천히 상체를 숙여 그녀의 가슴 쪽으로 얼굴을 가져다대었다.
그리고 슬며시 입을 벌렸는데 절로 소름이 쫙 돋는 무시무시한 송곳니가 안에서 번뜩였다.
“으읍?
으읍!
으으읍!”
그 송곳니가 천천히 제 가슴 끝 젖꼭지로 향하자 천족이 몸부림을 친다.
이 미친 여자가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지, 어느 부분을 물려고 하는지 알아차리고는 본능적으로 그곳을 깨물리는 순간 빛의 후예고 뭐고 그대로 뒤집어질 것이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었다.
하지만 에카테리나가 그런 저항에 어디 신경이나 쓰겠는가.
오히려 천족의 몸부림에 그나마 조금 괴롭히는 맛이 생기겠는걸, 하고 중얼거리며 입가에 그려져 있는 미소만 한층 진해질 뿐이었다.
“걱정 마.
죽지는 않을 거야.”
“으읍!
으븝!
으브브븝!”
절대 안 된다며 고개를 내젓고, 몸까지 흔들려고 애를 쓰는 천족 여인.
그러나 모두가 부질없는 짓이었고 곧 용인족의 가차 없는 공격이 쏟아졌다.
바르르 떨리고 있는 여인의 가슴 끝, 조그마한 과실로 떨어지는 시퍼런 빛의 송곳니.
괴물 같은 여인이 조금만 힘을 줘도 툭 하고 끊어질 것 같은 그 작은 곳으로 그 칼날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꾸욱―.
피슛!
“으으으읍!”
여인이 두 눈을 홉뜨더니 곧 비명조차 제대로 내지르지 못 하고 그저 숨만 컥컥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도저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 그리고 치욕감이 전신을 휩쓸고 지나간다.
잠시 후 슬쩍 고개를 드는 에카테리나의 송곳니에는 붉은 피가 묻어나는 중이었다.
“꽉 깨물면 떨어질까 송곳니 끝으로 살짝 물어봤어.
흐음, 방금 깨문 곳으로 아기들에게 젖을 준다는데 젖이란 게 피인가?
깨물었더니 피밖에 안 나오던데.”
“으븝··· 끄으으!”
그저 고통에 가득 찬 신음만 내지르며 덜덜 몸을 떠는 천족 여인.
여인의 가슴에서는 한 줄기 붉은 선혈이 떨어지고 또 흐르는 중이었다.
에카테리나는 잠시 그걸 쳐다보다가 돌기가 돋은 긴 혀를 내밀어서 남김없이 핥아먹었다.
“으음, 약하기는 해도 피 맛은 괜찮네.
역시 비둘기들이 달달한 맛이 있어.
그래서 다음이 더 기대되네?
가끔 가다가 심심할 때 몬스터를 좀 먹긴 하거든.
맛은 더럽게 없는데 그 고약한 냄새가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먹을 만한 부위라면 다리, 그 중에서도 허벅지인데.”
그렇게 말하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천족 여인의 옆에 쪼그리고 앉는 용인, 에카테리나는 여인의 희고 고운 허벅지를 살살 쓰다듬으며 혀로 입술을 축인다.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보며 마치 먹을 만한 과일을 한 번 확인해보는 듯 한 움직임을 보인 그녀는 허벅지를 두 손으로 잡고 입을 벌린다.
“이번엔 조금 더 세게 물 거야.
아, 그렇다고 살점을 발라내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말고.”
“으으읍!
으브브븝!”
“조금 있다가는 줄 좀 풀고 다리 안쪽이랑 가랑이 사이도 물어봐야지.
열심히 물어두어야 시온, 그 인간이 나와의 약속을 지켜주지 않겠어?”
그렇게 말하는 에카테리나의 두 눈동자에는 김유현과 제대로 한 번 붙어볼 수 있다는 기대감만이 반짝이고 있을 뿐이었다.
용인의 그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모습에 천족 여인은 다시 한 번 공포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자신이 어떻게 되든 얼마나 괴롭히든 그건 전혀 개의치 않을 존재다.
그저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자신을 하루 종일이라도 고통스럽게 할 괴물이다.
“으읍!
으으읍!”
아까 전 상위 천족들을 산 채로 찢어 죽이고 물어 죽이던 공포, 그 자체의 모습이 떠오르자 천족 여인은 비로소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말해야 했다, 아까 그 인간 남자 앞에서.
그 인간이 말할 것이라면 후회하지 말고 지금 말하라고.
나중에 가서는 절대 기회가 없다고 하던 바로 그 순간에 입을 열어야 했다고!
“읍!
으브븝!
으으으읍!”
지금이라도 말하겠다고, 제발 이러지 말라고, 너무 두렵다고, 너무 무섭다고.
천족 여인은 애써 소리를 질렀으나 아주 착실하게 재갈을 묶어둔 리시키다 덕분에 그 말조차 제대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설사 제대로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해도 이미 늦은 후였다.
시온은 아까 이 막사를 떠나 리시키다의 막사로 향한 후였으니까.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기회가 없다는 자신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는 중이었으니까.
“아으으!
우으으으!”
고귀한 빛의 후예라는 것도,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 자랑스러움도, 눈앞의 이 무시무시한 괴물 앞에 맨몸으로 내동댕이쳐졌다는 사실에서 그녀를 구원할 수 없었다.
그걸 비로소 깨달은 여인이 눈물까지 줄줄 흘리며 제발 용서해달라고 빌었으나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에카테리나가 그걸 이해할리 만무했고, 설사 이해했다고 해도 그냥 순순히 넘어가줄 확률은 제로.( 0) 라고 할 수 있었다.
“얼른 물어주고 김유현이랑 싸울 준비 해야지.
그러면 이 악물고 준비하렴.”
“우으으!
으으!
···우윽!
으브브브븝!
으으으으으으읍!”
와득!
으스스한 소리와 함께 피가 튀고, 천족 여인이 눈물, 콧물, 침까지 줄줄 흘리며 고통 속에 몸부림친다.
이 지옥에서 제발 벗어나게 해달라고, 다 말할 테니까,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다 해줄 테니까 이 무시무시한 여인 앞에서 자신을 구해달라고, 그녀는 빌고 또 빌었다.
“으음, 자꾸 마시다 보니 비둘기 피도 괜찮네.
몬스터 것 보다야 나아.”
와득!
꽈득!
“흐윽!
끄으읍!
아우으으읍!”
하지만 그녀는 그 지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이미 한 번 내려온 구원의 밧줄을 스스로 내친 이상, 자신이 원할 때 그 줄을 다시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방법은 오직 하나, 그 구원의 밧줄을 내려주려고 했던 이가 다시 되돌아와 감히 건방을 떨었던 그녀를 용서해주는 것뿐이었다.
―
“유현 경이 오고 있다고요?”
“그래.
조금 전 도착한 매는 에오스가 김유현한테 선물한 녀석이야.
그 매가 도착했다면 아마 김유현이 최소한 반 정도는 도착했다는 소리겠지.”
원래라면 최소한 3주가 넘는 긴 이동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남부에서 중앙 지역까지 일주일, 그곳에서 클라우젠까지 다시 일주일.
클라우젠에서 누디아 왕성까지 아무리 못 해도 또 일주일.
이것도 정말 이동에만 집중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은 것이지 이런저런 사정이 붙으면 한 달은 족히 걸리는 게 원래의 일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남부에서 누디아로 달려오고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김유현이다.
체력 소진을 막기 위해 말을 타고 이동하는 거리도 있겠지만 그 말이 지치면 그보다 훨씬 빠른 제 보법으로 미친 듯이 달려올 테니 한 달이 아니라 2주에서 3주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심지어 출발 전에 전서매를 날려 보냈을 테고 그게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걸렸을 테니 지금쯤이면 클라우젠에 거의 다 당도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조금 늦었네?
무슨 일 있었나?’
적들이 자신의 예상보다 더 늦게 남부에 수작질을 부린 건가 싶은 시온이었다.
원래 예상대로라면 김유현이 클라우젠에 도착했을 타이밍이었는데 일정이 조금 늦어졌다.
김유현이라면 글로 구구절절 설명할 인물도 아니고 그냥 직접 만나서 말하는 편을 선호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시온이었기에 일단은 만나서 이유를 물어봐야 할 듯 싶었다.
“갑자기 부하 막사는 왜 쓰겠다는 건지.”
그때, 투덜거리는 목소리와 함께 쟌이 안으로 들어섰다.
히스파냐와 누디아의 군대가 신성 프러센을 상대로 싸우는 동안 북쪽의 전사들은 그쪽으로 향할지 모르는 적들의 원군을 방해하거나 차단하고 그게 힘들 경우 시간이라도 버는 목적을 띤 채로 따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번에 남쪽에서 적들이 몰려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이들이 바로 그 전사들이었고, 덕분에 시온과 히스파냐 군은 포위를 하다가 역으로 포위를 당하기 전에 재빠르게 후퇴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시온, 그대만 재미를 봐서 영 기분이 별로인데.”
아무래도 저게 투덜거리는 진짜 이유였던 모양이다.
대규모로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에 정작 자신은 빠져서 다른 일을 하고 있었으니 아무리 여인이라고 해도 결국 천성이 전사인 쟌으로서는 상당히 기분이 언짢았던 듯 하다.
하지만 시온으로서는 기동력에서 누디아 기병들조차 압도하는 저들이 반드시 정찰병 역할을 해주어야만 했다.
천족들이 그리핀보다는 느리다고는 하다 그래도 어지간한 말보다는 빠르다.
북쪽 전사들이 아니었다면 속도에서 밀렸을 것이고 결국 두 시간의 여유가 아니라 30분도 채 안 되는 너무나도 촉박한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다음번에는 나도 전투에 껴줘, 시온.
나 역시 그들을 죽일 권리가 있단 말이다.”
“권리?”
“그래.
내 혼약자를 적대시 하는 자들이다.
그렇다면 내게도 적이고, 우리 전사들은 적이라고 확실시 되는 자들을 절대 고이 돌려보내주지 않아.
그건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란 말이다.”
그리 말하며 다음 싸움에서는 자신을 꼭 끼워달라고 말하는 쟌.
시온은 일단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알겠다고 대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아까부터 자꾸만 마음이 불편한 것이, 시온은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불길한 예감이 들 때면 항상 틀리는 적이 없었는데.’
도대체 뭘까, 이 불안한 마음은.
답답해지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아 더더욱 걱정이 되는 시온이었다.
―――――――작품 후기―――――――
추천은 항상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