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87)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87화(387/439)
387―――――
다름 아닌 이곳에 있나니
‘염병, 환장하겠네.’
글자 그대로, 이게 현재 시온의 속마음이었다.
최상위 천족인 샤를 이용해서 천족들 사이에 내부 분열을 일으킨다.
샤이엘라 말로는 그녀가 최상위 천족 여덟 중 가장 온건한 인물이라고 했으니 약간의 바람만 잡아줘도 무조건 히스파냐 측의 이들이 죄인이라는 흑백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시온은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기억을 끄집고 끄집어내서 소설에서 쓰였던 구절들을 무척이나 성스러운 표정, 근엄한 목소리로 읊어주었고 곧 그의 예상대로 샤가 흔들리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까지는 좋았지.
다 내 예상대로였고.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고, 천족들이나 빛의 교도들은 죄인이라고만 생각하던 이들을 다시 바라보고, 동시에 광신도만으로 이루어진 괴상한 종교라고 외치던 연합 쪽에도 조금은 좋게 생각해보라는 여유를 줄 생각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런데 염병, 이런 그림은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 했던 것이었다.
일단 샤가 갑자기 다급한 모습이 되어서 신의 사자이니, 당신이 회색빛이니 하는 순간부터가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시작이라고 부를 수 있었다.
밑도 끝도 없이 정체를 묻는 것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바람잡이가 들킨 건가 싶어서 별 다른 티를 내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게 샤에게는 확신으로 전해진 모양.
눈동자를 번뜩이며 제 생각이 맞다고 확신하는 듯, 샤는 계속해서 자신에게 물어왔다.
당신이 혹시 회색빛이냐고, 사자, 혹은 대리자냐고 말이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머리가 아팠어.
생각 좀 해야 하니까.
그런데···.’
다음 벌어진 일은 그렇지 않아도 당황스러운 시온을 더 당혹하게 만들었다.
만에 하나 샤가 시온을 인질로 잡을 것을 대비하며 대기하고 있던 건 김유현이었다.
한데 갑자기 안으로 들어온 건 김유현이 아닌, 뜬금없는 릴리트.
천족을 설득하는 자리에 다른 이는 가능해도 마족은 절대 불가한지라 분명 일정 거리 이상 접근하여 샤를 자극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을 텐데, 왜 그녀가 자신과 김유현의 제지에도 굳이 안으로 들어왔는지 시온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릴리트!
이 가증스러운 것!”
그리고 시온의 예상대로, 당장 샤는 엄청난 적개심을 드러내며 뒤로 훌쩍 물러났다.
무척이나 분노하고 또 혼란스럽다는 눈빛을 번뜩이며 릴리트와 시온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냐는 듯, 정말 타락하여 마족과 손이라도 잡은 것이냐고 묻듯이.
‘아니, 도대체 이 누님은 갑자기 왜 이래!’
자신이 그리는 그림에서 릴리트는 절대 외부로 보여서는 안 될 것이었다.
그릇된 신념을 가지고서 빛이라고 주장하며 함부로 날뛰는 천족들을 심판하겠다는 이쪽의 명분이, 그 안에 마족이 있다고 한다면 단박에 흐려지니까.
천족이 얼마나 잘못된 종족이라도 하든, 결국 마족에 대한 선입견에 지워진 건 아니니까.
대륙의 모든 존재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마족을 싫어한다.
그게 천족들의 오랜 기간에 걸친 세뇌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마족들이 그만큼 자신들의 대외적 시선 관리에 소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장 릴리트도 예속의 계약이 아니었다면 오늘도 내일도 여러 남자들의 꿈을 찾아다니며 정기를 아주 쪽쪽 빨아먹고 다니는 단백질 괴도로 남았을 것이다.
‘마족에 대한 건 나중에 차차 풀어갈 생각이었는데 도대체 왜!’
설마 릴리트가 자신을 배신할 리 없고,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머리를 안 쓰는 여인도 아니고.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릴리트가 굳이 이 자리에 나타날 이유를 알 수가 없었던 시온은 도대체 왜 이러냐는 뜻으로 릴리트를 쳐다보았다.
“···.”
그러다가 시온은 문득, 릴리트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가 있음을 눈치 챘다.
항상 연극 위에서 살아가는 자신이고, 그 연극의 주인공과 함께 하는 그녀이기에 당연히 지금 자신이 벌이는 짓이 진짜인지 아니면 연기인지 시온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때문에 릴리트는 항상 자신의 행동이나 말이 본심이 아니라 그저 상황을 타개하거나, 혹은 역으로 상황을 만들려고 연기를 할 때 그게 진행 중에 있음을 시온에게 알리곤 했다.
그리고 지금, 릴리트의 바로 그 미소가 연극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일종의 표식이었다.
“여전히 어리석어.
교만하다 못 해 오만한 것들.
그저 자신들의 외모에 취해 빛의 후예라고 자칭하지 않나, 결국 믿는 자가 없으면 빛도 빛이 아님을 깨닫지 못 하고 세상의 모든 것들을 적으로 돌리려고 하지 않나.
그렇게 해서 결국 자신들이 빛이 아니라 어둠임을, 선이 아니라 악임을, 정의가 아니라 불의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고 있는데.”
“닥치세요!
내 지금 당장 당신을···.”
그렇게 말하던 샤는 다시금 느껴지는 불길 같은 통증에 이를 악물어야만 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오히려 당장이라도 쓰러져야 정상인 최악의 상태에 가깝다.
여기서 최고위 마족이라는 저 서큐버스 퀸, 릴리트와 싸움을 벌인가?
열에 열해서 전부 필패일 것이다.
몸이 엉망이라 도망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역시, 역시 히스파냐와 누디아의 것들은 전부 죄인들이었어!
마족들의 농간에 넘어가 빛을 배신하고, 선을 저버리고, 정의를···.’
문득, 샤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챘다.
최고위 마족이, 서큐버스 퀸이, 릴리트가 여전히 인간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자존심이 강한 것으로는 최상위 천족들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최고위 마족이 말이다.
마족 여인의 함정, 혹은 연기라고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천족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마족들이 다른 종족들을 업신여기는 건 이미 정평이 난 사실.
아무리 장난을 친다고 해서 짐승 앞에서 나체로 기어 다니며 바닥을 핥는 짓은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인간들을 가지고 노는 마족이 저렇게 굴욕적인 짓까지 할 리는 없을 것이었다.
‘도, 도대체 무슨···.’
샤가 상황을 살피며 열심히 머리를 굴리려는 찰나, 릴리트는 다시금 연기에 박차를 가했다.
“샤, 최상위 천족.
너희가 왜 빛의 후예로 남아 빛이고 선이며 정의라고 불릴 수 있었지?”
“뭐라고요?”
“왜 우리 마족들이 어둠이고 그림자이자 악으로 불렸을까.”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당신들의 악하고, 추하고!
그리고···.”
“아니, 틀렸어.
그냥 세상이 그렇게 생각해서, 그리고 그렇게 불러서야.
그게 전부지.”
세상이 그렇게 생각해서, 그리고 그렇게 불러서 그리 하다는 릴리트의 말.
그 말을 들으며 시온은 비로소 자신의 여인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내조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눈치를 챌 수 있었다.
단순히 적들을 분열시켜 세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더 크게 판을 벌여 놀자고.
아예 저들이 자랑하는 그 잘난 빛을 이쪽이 완벽하게 뒤집어쓰고 저들을 심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상징적인 의미로, 저들이 우리를 죄인이라고 부르고 우리들은 죄가 없으니 저들을 역으로 죄인이라 부르는 것으로 대신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정말 저들이 신의 심판을, 하늘의 분노를 받아야 하는 자들이라고 몰아붙여서 저들의 모든 세력을 남김없이 쪽쪽 빨아먹자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회색이니, 대리자이니 하는 게 좀 이상하다 했는데.’
릴리트는 과거 자신의 내부를 커다란 공동이라고 했었다.
마나로 차있어야 할 곳이 텅 비어 있다고, 그런데 그 크기는 웬만한 사람보다 더 크다고.
마치 하나의 안에 둘이 있는 것처럼 넓다고 말이다.
‘마나가 없는 몸뚱이에 나를 처박은 게 그저 골탕만 먹이겠다는 게 아니었던 겁니까, 작가놈 님이여!
당신의 깊은 뜻이라는 겁니까!
는 지랄.
그럴 리가 있나.
그냥 시온 클라우젠에 대해서 뭐라고 하니 덜컥 붙여준 거겠지.
그렇게 생각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면 중반부터 글을 그렇게 망치지도 않았을 거라고.
아무튼 가능만 하다면 뭐든 이용해 먹어야겠지.’
정말 이게 자신에게 한정된 특전이라면 그게 필연이든 우연이든 기꺼이 사용해주겠다.
최상위 천족이라는 존재조차 착각하고 망설일 정도라면 한 탕 거하게 뽑아먹어야지.
그래야 한때는 악역이었고 지금은 영웅이라고 하나 결국 알맹이는 제 살 길 열심히 강구하는 중인,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릴리트, 너무 시끄럽네요.
입 다무세요.”
“아.
죄송해요, 대리자여.”
대리자, 라고 굳이 말하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자신과 샤의 대화까지 전부 들은 모양.
듣기로는 그녀가 과거 최상위 천족인 루를 유혹하면서 우연하게 천족들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들었다고 했으니 이번에도 뭔가 돌파구를 찾은 모양이었다.
“?”
한편, 샤는 제 앞에서 펼쳐진 광경에 릴리트에 대한 적의까지 잊어버릴 정도였다.
최고위 마족이 인간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것도 모자라서 심지어 죄송하다고 말하고, 고개까지 숙이고 있다고?
차라리 요정이나 천족이 저런 모습을 보인다면 또 모르겠다.
마족이 저러고 있다니, 그 입에서 자신을 낮추는 말이 나오고 있다니!
“샤.”
“네, 네?”
심장을 서늘하게 긁어내는 듯한 목소리에 샤는 반사적으로 그렇게 답하고 말았다.
인간인데, 분명 인간인데, 마나 한 톨조차 없는 너무나도 약한 인간일 뿐인데.
이 세상에서 비교할 이가 거의 없다는 강자인 자신이 무척이나 초라하게 느껴졌다.
“릴리트가 한 말, 정말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 한 거라면 천족들은 이제는 더 빛의 후예라고 불릴 자격을 잃을 겁니다.”
“···?”
“이 여자의 말대로 결국 빛도 선도 정의도 모두 믿는 자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제까지는 빛이었던 것이 오늘은 어둠이 될 수도 있고, 오늘은 악이었던 것이 내일 가서는 선이 될 수도 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둘은 결국 하나니까.
그저 그걸 어느 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당최···.”
“여태까지 빛의 후예들이, 빛의 교리는 비교적 옳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점점 다른 이들의 마음에 빛이 자리 잡는다고 생각하니 교만해졌고 또한 오만해졌으며 결국 지금처럼, 어둡고 추악하며 잘못된 것을 모조리 불태우고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망상까지 하는 것이죠.”
시온의 말에 샤는 이해할 수 없다는,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둡고 추악하며 잘못된 것을 세상에서 지우는 게 뭐가 잘못이냐는 듯이.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빛과 어둠을 구별해주는 건 결국 세상이라고 했습니다.
그게 당신들의 뜻과 다르다고 하여 불태운다고 해서 당신들이 빛이 되는 게 아닙니다.
결국 당신들은 그 불타가는 세상에게 악이라고 불리며 끝까지 저주 받을 자들이라는 거죠.”
“헛소리!
마족과 결탁하여 나를 유혹하려는 것이라면···.”
“여기, 당신들이 닿고자 하는 회색이 있습니다.
이 회색을, 나를 어둠으로 밀어 넣을 겁니까?
이 마족 여인이 원하는 대로 유혹에 빠지게 할 겁니까?
아니면 당신들이 진정 원하는 대로, 빛으로 이끌고 구원하여 진정 빛의 후예임을 증명하고, 이 세상에 빛을 널리 퍼트리고 싶은 겁니까.”
분명 이 여자, 최상위 천족 샤는 자신에게 회색이니 대리자이니 떠들었다.
그렇다는 건 그녀가 믿는 신념 속에 그와 관련된 뭔가가 있다는 명백한 증거.
잘못되었다고, 믿지 않는다고 무조건 적으로 보며 다 불태우겠다는 광기 대신 더욱 신실한 마음으로 그들을 인도하고 안내하여 진정 너희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면 되지 않겠냐고 시온은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자가 샤를 포함하여 소수라도 괜찮다.
아니, 오히려 소수라면 시온 자신에게는 훨씬 더 좋다.
사방팔방에서 빛이라고 떠드는 놈들이 생기면 결국 지금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질 테니까.
“당신의 말대로 내가 회색이든, 대리자이든 그게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난 그대들 천족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이 알고, 들으며 생각하는 자라는 것.
그러니 다시 묻겠습니다.
정녕 이게 옳은 겁니까?”
“···.”
“빛을 외치면서 정작 어둠처럼 집어삼키고, 선이라 하면서 악처럼 행동하며, 정의라고 자신하지만 결국 그 무엇보다 불의를 따르고 있는 자들.
빛으로 인도하기는커녕 전부 다 불태우고 그 위에 뭔가를 새로이 만들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지만 정작 그 세계에서 어느 누구도 당신들을 빛이라고 불러주지 않을, 정말 말 그대로 말도 안 되는 바보 같은 세상.
그걸 당신네 동족들이 원하고 있는데, 가장 위에 있다는 당신은 그걸 말리기는커녕 휩쓸리고 있지 않습니까.”
시작부터 천족들이 대놓고 인간이고 이종족이고 다 학살하지 않은 이유.
그건 비록 수는 적다고 해도 분명 이 정화 프로젝트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세상이 타락했다고, 마족들이 득세하려고 하고 있다고, 이 난잡하기 짝이 없는 세상을 정화하여 회색으로 돌리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보여주기 위해 여태까지 온갖 술수를 써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노력, 정확히는 술수로 인해 결국 그들이 원하는 대로 천족의 온건파들도 더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 지금과 같은 전면전에 찬성하여 미련 없이 자신들의 몸을 밀어 넣고 피와 살을 바치고 있다.
“당신들만이 외롭게 외치는 그 빛이 정말 빛입니까?
내가 보기에는 차라리 이렇게 우리들을 도와주겠다는 이 어둠이야말로 진정한 빛으로 보이는데.”
시온이 그렇게 말하며 릴리트에게로 손을 뻗으려고 한다.
그러자 샤는 다급하게 그를 제지하며 무척이나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마족은 악한 존재입니다.
지금이야 거의 멸망하기 직전이니 도와준다고 해도, 언젠가 당신들을 절벽에서 밀어버릴 자들이에요.
그런 자들을 믿으려고 한다니, 미련해도 그리 미련할 수가 없는···.”
“그러니, 당신들이.
빛의 후예들이 우리들을 인도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당신들 말대로 미련하고, 가련하며, 바보 같을 정도로 순수한 자들을 끝까지 밝은 빛으로 비춰주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희망이 없다고 그냥 세상을 불태우는 게 아니고 말입니다.”
시온은 확신했다, 이 샤라는 여인은 선민사상이 아니라, 모든 자들을 가엾게 여기는 여인.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제 동족들의 뜻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이미 샤이엘라가 최상위 천족이라는 이 여인을 직접 언급까지 했다.
어떻게 잘만 설득한다면 중재자로서 이쪽을 도울 수 있을 수도 있다고.
그리고 한 세력의 중재자라 함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면 아예 새로운 물결이 되어 여태껏 고여 있던 썩은 것들을 쓸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이가 될 수도 있었다.
‘끝까지 빛의 교리를 공격해서 완전히 세상에서 지워버리면 나중에 잡음이 좀 많이 생기겠지.
하지만?
하지만 역으로 그 교리가 잘못되었다고 외치며, 전면적인 수정과 자아성찰 및 자기반성을 언급하며 그들의 모든 것을 폭로하는 이가 생겨난다면?
빛은 정말 빛이었으나 다만 잘못된 생각을 지닌 자들에 의해 그게 더럽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어찌 되려나.’
이미 충분히 분노하고 있는 세상은 완전히 폭발할 것이다.
빛이 자신들을 배신한 게 아니었다!
추악한 자들이 오히려 빛을 더럽히고 있었다!
빛은 그 안에서 고통 받고 있었고, 우리들은 그 고통 받던 빛을 구원하는 자들이 될 것이다!
그 이후의 그림은, 완벽하다.
여태까지 그들이 해왔던 그대로, 모든 일들을 그들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이다.
‘승자는 리스크 따위, 위험 부담 따위 짊어지지 않는 법.’
히스파냐의 예비대가 도착했다, 누디아의 병사들이 충원되고 있다.
수인들과 요정들의 연합군도 히스파냐를 출발하여 이곳으로 오고 있다.
바로 그 순간에, 세상의 모든 눈과 귀와 입이 모인 바로 그 곳에서 선포하는 거다.
‘빛은 다름 아닌 이곳에 있나니.’
―――――――작품 후기―――――――
돈, 명예, 권력 쥐었으니 다음으로는 신성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