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94)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94화(394/439)
394―――――
이번 기회에
클라우젠에 누디아 왕실의 서신이 닿은 일이 생기기 얼마 전.
바수라 백작가에서 지내던 사라딘 국왕은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중이었다.
1차 방어선이 무너진 것도, 수많은 병사들과 기사들, 지휘관들이 죽은 것도.
히스파냐의 사령관이었던 볼코 레데넨 후작이 그 혼전의 와중 속에 전사한 것도 충분히 그의 속을 마구잡이로 헝클어트려 놓는 일이긴 했지만, 사방에서 몰려드는 피난민 문제만큼이나 최악인 것도 없었다.
민심은 곧 천심이라고 했다.
그들의 목소리가 비록 미약하다고 해도 모이게 되면 그 어떤 권세보다도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을 사라딘 국왕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피난민들이 곳곳에서 모여들면서 그렇지 않아도 요동치던 민심은 이곳저곳에서 흉흉한 소문과 함께 날뛰기 시작했고 자칫 잘못하면 전쟁에 이어서 민란까지 일어날 지경이었다.
국왕이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데, 원래라면 감히 꿈도 꾸지 못 할 대역죄다.
하지만 그 국왕이 왕성이 아니라 바수라 백작가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이 사라딘 국왕에게는 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왕성이, 왕궁이 거대한 화재와 함께 사라졌다.
왕국 영토의 절반 이상이 적들에게 유린당했고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보다 몇 십 배는 더 많은 이들이 고향과 집을 잃고 처량하게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
헌데 과인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이곳까지 물러나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또 일이 좋지 않다 싶으면 물러서는 것.
오직 그것만이 사라딘 국왕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차라리 자신도 함께 전장으로 나아가서 싸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으나 왕국에서 왕이 사라지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끝, 완벽한 망조의 지름길이었다.
그걸 사라딘 국왕 본인도 잘 알고 있기에 아이브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왕국민들의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조금씩이나마 받아들이고 있는 히스파냐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으니 매일매일 고민만 커지는 게 일이었다.
‘제발, 제발 신이시여.
누디아를 구원해주소서.
불쌍한 왕국민들을 보살피소서!’
어린 국왕의 기도를 들었는지, 하루 뒤 극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차 방어선으로 몰려들던 적을 누디아와 히스파냐의 연합군이 막아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냥 막아낸 수준이 아니라 아예 완전히 박살을 내었다는데 그 선두에는 과거 누디아 군을 단신으로 상대했던 히스파냐의 김유현이라는 이가 있었다고 했다.
그가 이번에도 나서서 적들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최상위 천족을 사살했다는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 기도를 들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만에 하나 2차 방어선까지 뚫린다면 바수라 백작령까지는 아무리 못 해도 사흘, 어지간해서는 이틀이면 와 닿을 거리였다.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사라딘 국왕은 히스파냐까지 도망칠 바에 차라리 무장을 하고서 싸우다가 죽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전해진 소식은 방어 성공, 그것도 아주 대승을 거두었다는 것이었으니 사라딘 국왕으로서는 죽다 살아난 일이요, 기뻐서 춤이라도 춰도 모자랄 정도의 사건이었다.
“전하, 아이브 기 레스티온으로부터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승리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왕실의 대들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이브의 서신이 도착했다.
이번 승리에 대해서 자세히 보고를 하기 위해 급하게 서신을 보낸 것인가 하고 그걸 받아든 사라딘 국왕은 잠시 후, 조금은 당황한 기색으로 ‘응?’ 하고 탄식을 내뱉고 말았다.
‘지금 내가 뭘 잘못 본 건가?’
사라딘 국왕은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 제 손에 들린 서신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고개를 내젓고는 다시 한 번 그 안에 적힌 내용들을 읽어나갔다.
―이미 전해 들으셨겠지만 아군 측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피해가 물론 발생하기는 했으나 적들이 입은 피해에 비하면 약하다고 할 정도입니다.
제가 전하께 이리 서신을 보내는 것은 이번 전투에 대한 보고를 올리기 위함이 아닙니다.
들으셨겠지만 히스파냐의 사령관인 볼코 레네넨 후작이 이전 전투에서 전사하였습니다.
히스파냐의 3후작이 말입니다.
―
아이브의 강조에 사라딘 국왕은 슬며시 입술을 깨물어야만 했다.
히스파냐 군에서 절대 죽거나 다쳐서는 안 될 인물이 둘이었는데, 그 중 하나가 전사했다.
단 셋 밖에 없다는 후작 가문의 수장, 히스파냐 군의 사령관이 말이다.
심지어 후퇴하는 아군들의 뒤를 지켜주기 위해서 이탈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끝까지 남아 버텼다고 하니 히스파냐 입장에서도, 그리고 누디아 입장에서도 그의 죽음을 애통해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지금이야 다들 애통만 하겠지.
하지만 나중에, 지금의 일이 잘 풀린다고 해도 히스파냐 측에서 반드시 그 일을 붙잡고 늘어질 것이다.’
자신들은 3후작 중 하나를 잃으면서까지 너희들을 도왔는데 너희는 도대체 한 게 뭐냐, 라는 소리가 나와도 누디아로서는 할 말이 없을 것이 확실했다.
당장 적군을 분쇄하는 데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것도 김유현이라는 ‘히스파냐’ 의 기사이다.
또한 이전에 당당히 진군하던 적들을 한 번 크게 깨부순 것도 히스파냐의 작품, 특히나 전쟁 영웅이라고 불리던 시온 클라우젠의 공이 가장 컸었다.
굵직굵직한 것들은 전부 히스파냐가 이뤄내고 있으니 누디아로서는 그들과 같이 싸우고 있음에도 가면 갈수록 점점 목소리를 크게 낼 수가 없었다.
당장 히스파냐 군과 김유현이 이탈해버리면 누디아 혼자서는 일주일도 안 돼서 모든 것이 신성 프러센과 천족의 손아귀에 떨어질 테니까 말이다.
‘히스파냐가 차후 무리한 요구를 하지 못 하도록 내어줄 건 내어주어야 한다는 소리인데.’
정치란 결국 하나를 받고 하나를 내어주는 것.
다만 그 받고 내어주는 것에 차이가 있을 뿐.
사라딘 국왕은 그렇게 알고 또한 배웠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히스파냐 측에 뭔가를 내어주어야만 할 것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 전투에서 엄청난 활약을 한 이는 히스파냐의 기사입니다.
대충 듣자하니 시온 클라우젠과 막역한 사이라고 합니다.
여러모로 누디아에는 다행이면서도 썩 유쾌하지는 않은 소식들입니다.
―
누군가가 이걸 본다면 히스파냐 덕분에 버티고 있으면서 너무한 거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의 세계는, 권력의 세계는 상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냉혹한 곳이다.
당장 전쟁에서 패하고 밀려서 도망치는 와중에도 누군가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또 어떻게든 그 힘을 누르려고 하는 것이 그 두 가지다.
전쟁에서 이긴다면 거기에서 공을 세운 자들은 그 덕분에 전쟁 이전보다 훨씬 더 융성한 때를 맞이하겠지만 거기에서 공을 세우지 못한 자들은 전쟁 전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 때를 보내야 할 테니까.
그리고 권력, 정치판이라는 링 위에서 그런 조그마한 차이는 순식간에 밀려날 수도 있는 어마어마한 힘으로 작용하니 당연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심지어 이게 귀족과 귀족의 문제도 아니고 국가와 국가와의 일이다.
히스파냐는 미친 듯이 상승하고 반대로 누디아는 계속해서 떨어진다면, 그걸 가장 달갑게 여기지 않을 이는 당연히 누디아의 모든 일을 총괄하고 있는 아이브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시온 클라우젠이 은밀하게 요구를 해왔습니다.
평시라면 상당히 무례한 부분이지만, 전시인 지금에서는 누디아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것으로, 동시에 이쪽도 어느 정도 생색을 낼 수 있는 그런 요구 말입니다.
―
볼코 후작이 전사한 상황에서 이제 히스파냐 측 총사령광은 시온 클라우젠이다.
아니, 애당초 볼코 후작은 군의 서열 관계를 걱정한 바네사 여왕으로 인한 출전이었으니 따지고 보면 처음부터 실질적인 지휘관은 시온이었다.
그가 하는 요구라 한다면 결국 그것이 히스파냐 측의 요구가 될 것이고, 그 조건에 응한다면 누디아도 이후 발생할 일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면책권을 가질 수 있음이었다.
하지만 시온 클라우젠이라는 히스파냐의 거대한 영웅이 요구한 것은 상당히 어려운 것.
더 정확히 말하자면 누디아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황스럽고 황당한 것이었다.
―시온 클라우젠은 국경의 관리를 위해서 일대에 왕국민들의 거주를 엄금해놓은 조치를 풀고 근처의 땅에서 피난민들이 새로이 터를 잡고 살아가는 것을 허락하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
국경 인근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는 당연히 바수라 백작가의 성이다.
나머지 도시들, 하다못해 조그마한 마을 하나라도 그곳을 경계로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히스파냐와 툭하면 싸우고, 클라우젠 변경백령과 바수라 백작령 사이에 껴서 살아야 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야 하고 또 상황이 바뀔 때마다 국가까지 바뀌는 일이 허다할 것이기에 조치한 일이었고 당연한 수순이었다.
―어차피 이제 누디아와 히스파냐는 동맹 수준을 넘어선 혈맹에 가깝다고 시온 클라우젠이 언급했습니다.
같이 싸웠고, 같이 다쳤으며 같이 피를 흘린 이들인데 예전처럼 다투는 것이 더 이상하다는 말과 함께 말이죠.
솔직히 저 역시 그의 말에 일부 동의합니다.
이렇게 힘든 시기를 같이 헤쳐 온 사이인데 몇 년 만에 사이가 또 망가진다면 그건 열에 아홉은 누디아의 피해가 더 클 것입니다.
평화는 누디아에 있어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전하.
―
아이브의 말에 십분 동의하는 사라딘 국왕이었다.
당장 누디아는 신성 프러센과의 격전으로 인해 국토의 절반이 훨씬 넘는 면적이 말 그대로 초토화가 되었다.
죽거나 다친 병사들만 해도 수만을 훨씬 넘기며 그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수의 왕국민들이 집과 땅을 잃어버리고 오늘도 낯선 곳을 헤매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성 프러센을 밀어놓고 히스파냐와 자칫 사이라도 어그러지는 날에는 바로 그 날이 누디아 최후의 순간이 될 것임은 어떤 바보가 와도 다 알 것이었다.
―히스파냐는, 시온 클라우젠은 다른 요구를 할 수도 있었는데 딱 그것만 누디아 측에 요구했습니다.
절대 착하기만 한 인물이 아니니, 분명 이득을 노리고서 그런 요구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누디아로서도 그의 요구가 꽤나 매력적인 건 사실입니다.
당장 피난민들을 국경 인근에 정착시키고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니까요.
적들을 완전히 격멸하기 직전으로 대승을 거두었고, 국경 인근은 땅이 꽤나 비옥하기에 사람만 있으면 마을, 도시들이 들어서는 것이야 금방입니다.
여태까지는 두 나라 사이가 날카로웠기에 사람이 살 만한 곳이 되지 못 했으나 이제부터는, 최소한 몇 십 년 동안은 조용할 것으로 예상되니 그곳에 왕국민들을 정착시키고 히스파냐의 힘을 빌려 안정을 꾀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합니다.
후방이 안정되어야 어떻게 역전의 발판이라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
구구절절이 다 맞는 말이라 사라딘 국왕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대승을 거두었다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당장 병사들을 위한 병참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히스파냐에 기대기만 해서는 현 상황을 이탈할 수가 없을 테고 말이다.
더해서 피난민들도 결국 누디아의 백성들이다.
그들을 히스파냐가 받아들이는 건 명분, 그리고 인도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그들 중 많은 수가 누디아로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히스파냐에 남는다고 하면 누디아는 그들을 강제로 끌어올 그 어떤 힘도, 명분도 없었다.
다시 말해서 누디아는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백성들을 히스파냐에 밀어넣어주고 있다는 것.
즉, 히스파냐는 왕국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이라는 ‘사람’ 들을 새로이 얻는다는 소리였다.
‘왕국민들의 누디아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이번 대승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국경에 왕국민들을 정착시켜야 한다.
히스파냐와 인접한 곳에 후일 중요한 곳이 될 수도 있는 마을이나 도시를 건설하는 게 거슬리기는 하나 어찌 할 수 없는 일.
선택권이 많지 않다.’
물론 문제도 많이 생길 것이다.
당장 그쪽의 치안을 관리해줄 이들은 누디아의 병사들이 아니라 히스파냐의 병사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클라우젠 변경백령의 병사들이 될 것이었다.
현재 가장 많은 수의 치안 유지 병력을 가진 쪽은 클라우젠이었고, 정작 누디아는 당장 왕실을 지키기 위한 소수의 정예 병력을 제외하고는 전부 방어선 유지에 매달리고 있는 중이다.
당연히 새로이 건설될 마을들이나 도시에는 그 클라우젠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터.
즉 땅은 누디아인데 민심은 히스파냐로 더 많이 향하는, 누디아 입장에서는 결코 반길 수 없는 그런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시온 클라우젠의 요구는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용도입니다.
손해와 위험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자신들과 함께 승리의 길로 같이 걸어갈 테냐.
아니면 예전처럼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며 시간을 허비하던 때로 돌아갈 것이냐.
저는 두 가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만, 전하께서도 아시다시피 누디아에는 선택권이 많지 않습니다.
하여 저는 그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이렇게 서신을 올려드립니다.
차후 국경에서 벌어질 문제들은 전하께서 그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시어 민심을 되찾아오면 될 일,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사라딘 국왕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끝으로 아이브가 보낸 장문의 서신은 거기에서 끝이 났다.
샤라락―.
아이브의 서신을 내려둔 사라딘 국왕은 한숨을 내뱉었다.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히스파냐와 거의 대등한 국력을 자랑하던 누디아였는데, 10년도 안 되는 그 짧은 시간 만에 회복이 힘들 정도의 피해를 입고 말았다.
전대 왕은 빛의 광신도들로 인해 정신줄을 놓아버렸고 귀족들은 그들이 내민 유혹에 넘어가 나라를 배신하고 빛의 교리에 붙어버리는 추한 꼴을 보이고 말았다.
왕국민들조차 분열되어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죽이는 사태까지 왔으니 가히 풍전등화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이리도 슬프고 잔혹하며, 처참한 일이구나.’
힘이 없으면 선택 당할 뿐이고 타의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세상의 논리, 간단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잔인한 그 진리를 받아들이며 사라딘 국왕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시종장과 신하들을 불렀다.
그는 히스파냐 왕성으로 보낼 서신과, 클라우젠으로 보낼 서신을 작성하라 명령했다.
내용은 간단했다.
피난민들로 인해 두 국가 모두가 힘겨운 상황이니 여태까지의 국경에 대한 인식을 바꿔 피난민들이 정착하기 알맞은 곳에 마을을 세우고 확실한 치안을 보여줘서 안정시키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이다.
물론 누디아 혼자만으로는 힘들고, 아무 것도 없이 몸만 온 피난민들이 맨손으로 마을과 도시를 건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히스파냐, 정확히는 클라우젠 측에서 지원을 한다는 조건을 함께 붙였다.
그 과정에서 몇몇 이들의 극심한 반대가 있었지만 사라딘 국왕은 그들을 뿌리쳤다.
당장 그들조차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 하는 마당에, 그리고 피난민들의 불안함을 다스리지도 못 하는 마당에 그냥 꾸역꾸역 몰려드는 그들을 데리고만 있다가는 무슨 사달이 날지 모르니 어떤 방식으로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사라딘 국왕의 굳은 마음이었다.
‘부디 누디아가 빠르게 회복되고, 이곳의 사람들과 도시들을 품을 수 있는 강성한 곳이 되기를 빌어야 하는 것인가.’
사라딘 국왕은 그렇게 생각하며 클라우젠 변경백령으로 사람을 보냈다.
바로 그 상황이, 누디아가 그런 결정을 내린 이 상황이 시온이 원하던 최고의 상황.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최고는 땅이라는 그의 큰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이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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