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395)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395화(395/439)
395―――――
이번 기회에
“시온 공자님.
공자님의 능력에 의구심을 가지는 건 아니지만, 정말 그게 가능할까요?”
“당연히 가능하지.
원래 사람이란 게 눈에 보이는 걸 더 믿는 법이고, 한 번 믿으면 어지간해서는 호감을 가지고 있는 법이거든.”
어려울 건 없다, 오히려 아주 쉬운 일이다.
혹 누디아가 거부하면 어쩌나 그걸 걱정했는데 그래도 아이브나 사라딘 국왕이 수긍을 했기에 일이 착착 진행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쪽은 내가 무슨 준비를 해두었는지, 국경으로 어떤 이들이 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그저 피난민들의 마음을 어떻게든 자신들에게로 다시 돌려놓으면 된다고 생각하겠지.’
미쳤다고 아이브나 사라딘 국왕이 자신의 제안을 덜컥 받아들일 리는 만무하다.
국경 인근에 수많은 사람들이 머무는 마을이나 도시를 건설하는 건 상대편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고, 이미 누디아에서 마음이 떠난 피난민들이 갑자기 히스파냐로 속하고 싶다며 외치는 순간 국경이 순식간에 붕괴될 테니까 말이다.
때문에 그들은 피난민들을 수습하고 계속해서 누디아에 붙잡아둘 수 있는 방책을 생각해두고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었을 것이다.
히스파냐의 도움을 받아 누디아의 피난민들을 안정시키겠지만 결국 그들은 다시금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누디아를 위해서 힘쓰게 만드는 그런 방책 말이다.
‘어림도 없다, 아암!’
이전 바수라 백작령과 그 일대를 넘겨준다고 했을 때 거부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땅이야 물론 좋지만, 사람들의 반감을 사면 오래 갈 수가 없는 법이니까.
당장 히스파냐가 그 땅들을 먹었다고 하면 누디아의 민심이 좋다고 하겠는가?
오히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누디아의 귀족 놈들이 또 히스파냐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는 방법으로 이용했을 게 뻔한데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피난민들은 누디아에 대해서 실망했고, 동시에 히스파냐에 대해서 기대를 하고 있다.
자신의 나라는 막지 못 한, 자신의 병사들은 이기지 못 한 자들을 히스파냐가 오니 승리하고 있고,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는 것도 결국 히스파냐다.
이전까지는 히스파냐하면 적으로 생각하던 이들이 이제는 동맹을 넘어서 누디아보다도 낫다고 생각하는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의 상황이었던 것이다.
‘사람과 땅, 그 두 가지를 전부 챙길 수 있는 기회.
이걸 놓치면 사람 새끼가 아니지.’
누디아에는 안된 일이지만 이게 히스파냐가 받아가는 대가가 될 것이다.
이런 정치판에서 ‘공짜’ 가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명분을 위한 참전, 자국을 위한 싸움이라고 한다고 해도 어찌 되었든 히스파냐는 남의 나라 싸움에 참전하여 같이 싸웠고 같이 피를 흘렸으며 같이 스러졌다.
때문에 누디아에서 어떤 대가를 받아간다고 하든 그들은 그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런데 헬렌.
지금은 일 이야기 하지 말자고 했을 텐데?”
“아!
아앗!”
시온이 일부러 조금 강하게 여인의 분홍빛 유두를 깨무니 그를 껴안고 있던 요정이 새된 비명을 내지르며 저도 모르게 남자를 더욱 바짝 끌어안는다.
오전부터 갑자기 뭐하는 짓이냐고 묻는다면, 시온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헬렌이 한 일이 있으니 응당 그 부분에 대한 값을 치르고 있는 중이라고.
“하, 하지만 궁금해서요.
시온 공자님께서 또 어떤 책략을 쓰실지···.”
“상인이 너무 많은 걸 물어보네.”
“아!
죄송해요.
실례가 되었다면···.”
“하지만 내 사람으로서 물어보는 거면 언제든 환영이지.”
그렇게 말한 시온은 슬쩍 얼굴을 위로 올려 헬렌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핥다가 살살 빨았다.
희고 고운 여인의 피부가 그 자극에 금방 붉게 물드니 헬렌은 ‘으으!’ 하고 신음을 내뱉으며 조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자, 자국 남으면 어떻게 하시려고···.”
“영수증이라고 해.
내가 네게 값을 치른 흔적이라고 말이야.
너도 이번에는 당당하잖아?”
“···그렇긴 해요.”
헬렌은 웃으면서 남자의 손길과 입술을 전부 받아들였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달콤한 키스, 그리고 자신의 몸을 부드러이 쓸어주는 손길.
예전 같았으면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무섭고 치욕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을 헬렌이었지만, 시온의 품에 안겨서는 이제 다만 행복하다는 기분만 가득할 뿐이었다.
“우으응···.”
한참 자신의 입술과 혀를 탐닉하던 남자가 슬슬 빠져나가려는 모습을 보이자 헬렌은 조금은 다급한 기색으로 남자의 입술을 열심히 두드렸다.
더 해달라고, 이 달콤한 것을 자신에게서 뺏어가지 말라고, 자신은 아직도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고 조르듯이 말이다.
헬렌의 투정 아닌 투정에 시온은 떼려고 했던 입술을 다시금 키스에 몰두했다.
다만 이번에는 자신이 리드를 하는 게 아니라, 주도권을 헬렌에게 양보한 채로 말이다.
“흐으응!”
대신 슬쩍 손을 밑으로 내려 여인의 속옷을 들춰내고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여태껏 한 애무라고는 가슴을 좀 만지고 핥아준 것, 그리고 키스 약간인데도 손끝에는 벌써부터 물이 찰랑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슬쩍 손을 빼내니 순간적으로 여인의 눈동자에서 아쉬움의 빛이 머무는 걸 놓치지 않은 시온은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눈웃음을 보이고는 속옷 너머 균열 부근을 검지로 강하게 훑고 지나갔다.
“으응!”
맨살을 직접 만진 건 아니나 강도가 꽤나 강했으니 여인의 몸이 움찔 떨리는 건 당연한 일.
그 뒤로도 계속해서 균열 부근을 꾹꾹 누르며 장난 같은 자극을 계속해주니 금방 속옷이 젖어들며 이 요정이 얼마나 애를 태우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자, 장난은 이제 그만 쳐주세요···.”
얼마나 애가 탔는지 그렇게나 원하던 키스까지 끝내고 매달리는 헬렌.
어서 자신을 당신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해달라는 듯 시온의 품에 안겨서는 제 볼을 비비적거리며 무척이나 귀여운 애교까지 부리고 있었다.
평소에는 무척이나 이지적인 모습의 여인이 이리 변해서는 얼른 더 해달라고 조르니 당연히 남자 된 도리로서 어찌 그걸 무시하고 계속 장난만 치고 있겠는가.
시온은 알겠다는 뜻으로 계속해서 달라붙는 여인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춰준 후 속옷의 끄트머리를 슬며시 잡았다.
그러자 헬렌은 남자의 뜻을 알았다는 듯 살짝 허벅지를 벌리며 그가 자신의 속옷을 벗겨 다리 쪽에 걸쳐두는 것을 조금 쉽게 하도록 도와주었다.
곧 헬렌의 늘씬한 다리에 물기를 머금은 속옷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리고, 여인의 가장 은밀한 곳이 그대로 모습을 내보인다.
“우, 웃지 마세요.”
자신도 잔뜩 젖은 제 속살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시온이 미소를 짓자 입술을 삐죽이며 제 손으로 남자의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귀여운 건 귀여운 거고,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것이며 그래서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
남자의 손길이 여인의 은밀한 곳을 부드럽게 한 번 훑고 지나가자 헬렌이 탄식을 토해내며 가볍게 몸을 떤다.
한 번, 정말 딱 한 번 만져졌을 뿐인데도 벼락같은 쾌감이 몰려드니 흥분으로 인해서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쿵쾅거리며 미친 듯이 질주한다.
“좋아?”
“모, 몰라요.
묻지 마세요.”
“모른다면 알 때까지 한 번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네?
아, 응아?
하읏!”
손바닥을 여인의 가랑이 사이를 덮어주듯 밀착한 시온의 손이 곧 이리저리 움직이지 시작하자 헬렌의 입술 사이에서 바로 쾌락에 겨운 신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잔뜩 흘린 애액이 윤활유 역할을 해주며 그렇지 않아도 민감한 부위, 민감해진 여인의 몸에 배는 더 큰 쾌감을 선사해준다.
“아아아!
하아앗!”
“아직도 모르겠어?
어떠냐니까, 헬렌?”
“흐으읏!
아앙!”
설마 정말로 모를 리는 없고, 다만 부끄러워서 답을 못 하고 있다거나.
아니면 일부러 답을 안 하고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다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시온은 슬쩍 헬렌의 얼굴을 살폈고, 곧 그녀가 아주 미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음을 확인한 후 그녀가 지금의 이 상황을 꽤나 즐기고 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다만 좋다고 말하자니 자신이 가벼운 여인으로 보일까, 혹은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내보이는 일이라고 생각할까 일부러 참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말이다, 헬렌.
남자는 원래 여인이 제 품 안에서 거짓말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하는 종족이라고.
특히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시온은 당장이라도 헬렌을 그대로 절정으로 치닫게 할 생각인 듯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여인의 가랑이를 마구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품에 안겨있던 헬렌은 당연히 아아앙!
하고 연신 신음을 내지르다가 제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애써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듯 행동했다.
하지만 지금의 이 모든 것이 좋은 건 어찌 할 수 없는지 얼굴이 연신 미소로 씰룩이는 건 숨기지 못 하고 있었다.
‘아아, 시온 공자님.
시온 공자님!
가, 가요.
저, 저 가···!’
점점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느낌을 받으며 헬렌이 속으로 그리 비명을 지르던 찰나.
갑자기 전해지던 모든 쾌감이 뚝, 하고 멈춰버리며 동시에 치솟던 쾌감마저 끊어졌다.
덕분에 한창 신음을 내지르던 헬렌은 ‘어?’ 하고 당황해서는 시온을 바라봐야만 했다.
찰박!―
“아!”
헬렌이 막 이유를 물어보려는 찰나, 갑자기 화끈한 감각과 함께 이물감이 느껴졌다.
남자의 손가락 두 개가 한 마리의 뱀처럼 그녀의 속살 안으로 파고들어 안을 헤집은 것이다.
“흐아앗!
아아아!”
조금 전의 가랑이 사이를 문지르는 것도 저릿한 쾌감을 전해주었지만 지금 것보다 더 강렬하지는 못 했다.
시온의 두 손가락이 퍽퍽 소리를 내며 움직일 때마다 헬렌은 두 다리에서 힘이 빠져 그대로 쓰러질 것 같은 걸 억지로 참아내느라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힘이 쭉 빠져서 이대로 그냥 남자의 품에 기대고 싶지만, 그렇게까지 시온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버티는 중이었다.
물이 튀는 소리, 안에 고인 물들이 찰랑이는 소리, 살과 살이 부딪치며 나는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이곳에서 열락의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음을 알린다.
그 속에서 헬렌은 또 다시 밀려드는 쾌락의 파도에 몸을 맡기며 연신 아아!
하고 옅은 신음만을 내지를 뿐이었다.
사랑 받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 자신을 그저 도구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람이라 불러주는 그 말에 기쁨에 겨워 눈물까지 차오르는 그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지금의 이 모든 것에 몸을 맡기려는 순간이었다.
“아아··· 아, 에?”
갑자기 또 별안간 멈춰서는 남자의 손길.
덕분에 한참 신나게 올라가던 쾌감도 확 멈춰버렸고 당연히 고양되던 절정도 줄이 끊어진 것처럼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여전히 가랑이 사이와 속살이 간질거리고 있긴 하다만 이건 정말 장난질에나 미칠 듯한 그런 움직임.
헬렌은 비로소 자신을 품은 이 남자, 시온이 일부러 이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왜, 왜 그러세요.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대답을 안 해주니 나도 뜸을 들일 수밖에 없지.”
“그런!
그런 것 때문에!”
“그런 것 때문에 남자도 충분히 약 오르거든.
아니, 남녀 문제를 떠나서 당장 거래를 할 때도 내가 원하는 말을 상대가 자꾸만 숨기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그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을까?
하이네스 상단주님?”
찌걱, 찌걱―.
그리 말하며 서너 번 헬렌의 속을 헤집어주는 시온이었다.
헬렌은 그 감각에 하악!
하고 신음을 내뱉고는 자신이 졌다는 듯 가볍게 두 손을 들어보였다.
“알겠어요.
알았으니까 제발 심술은 그만 부려주세요.”
히잉, 하고 작게 투덜거리는 여인의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다.
상단에서는 지극히 차가운 마음, 이성적인 부분만을 보이는 상단주인 그녀가 자신의 앞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이니 더더욱 그녀의 입에서 ‘좋아요!’ 라는 말이 듣고 싶은 시온이었고, 얼른 대답해보라는 뜻으로 헬렌을 응시했다.
“좋아요, 너무 좋아요.
지금의 이 상황만이 아니라, 시온 공자님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 모든 순간이요.
물론 이렇게 저를 만져주시는 당신의 손길도 좋아요.
이러면, 이제 되었죠?”
“어···.”
이상하네, 원래라면 엄청 부끄러워하면서 낑낑댈 줄 알았는데.
릴리트로 처음에는 부끄러워했고 리시키다나 루시아, 리아도 마찬가지였으며 쟌도 그러했고 심지어 트리샤마저 이런 말을 하라고 하면 엄청 부끄러워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헬렌은 그 부끄러운 말을 부탁하자마자 바로 시온이 원하는 말을 해주며 시온이 원하던 그림과는 약간 다른 것을 그려주었다.
물론 헬렌은 이렇게 말했으니 어서 더 예뻐해 달라는 듯 애타는 시선으로 시온을 쳐다보고 있었고 말이다.
“예상 외로 무척 적극적이네.
저번에는 꽤 부끄러워했던 것 같은데.”
“아아···.
그게.
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시간도 아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당장 오랜만에 시온 공자님을 보는 건데 그런 걸로 시간을 끌면 너무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혹시 제가 부끄럽다고 막 망설이시는 모습을 기대하셨던 건 아니죠?”
조금 기대하기는 했지만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지.
시온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어서 하던 것을 재개해달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 여인의 애타는 몸짓에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아, 아아!
히잉!
힉!”
차오르던 쾌감이 뚝 끊어지기는 했지만, 그만큼이나 달아올랐던 몸.
그만큼 다시 그 쾌감이 차오르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곧 사방으로 다시 물이 튀고 무척이나 음란한 소리 역시 같이 흩어진다.
이대로 그냥 가버리게 만들면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자신이 심술을 좀 부렸으니 이번에는 보다 더 확실하게 값을 치르기로 시온은 생각했다.
“아앗!
또, 또 왜!
시온 공자님!”
또 갑자기 균열 입구에서 빠져나가버리는 시온의 손가락에 헬렌은 너무하다는 듯 울상이 되어서는 울먹거릴 정도였다.
벌써 세 번째로 시온이 이러고 있으니 그녀 입장에서는 확실히 마음이 상할 상황이긴 했다.
“진정해, 손가락보다 더 좋은 걸로 값을 치르려고 하는 것뿐이니까.”
하지만 곧 자신이 생각한 이유가 아닌, 그보다 훨씬 더 좋은 이유로 시온이 그리 했다는 말을 듣자 헬렌은 곧 눈물을 거두고는 바로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직후 시온이 옷을 탈의하는 걸 도와주다가 헬렌은 요정이나 천족과 비견해도 모자람이 없는 남자의 맨몸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고 말았다.
“헬렌?”
“···아, 아!
네!”
이게 처음 갖는 관계는 아니지만, 지금과 같이 제일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처음이고 이렇게 마음 놓고 시온 곁에 있는 것 또한 처음인 헬렌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마음에 품은 남자, 자신을 마음에 품은 남자를 자세히 살피며 그녀는 자기 자신이 어떤 남자와 함께 하고 있는지 아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자꾸 보면 부끄럽다.”
“아, 네.
그냥··· 릴리트님이 시온 공자님께 엄청 공을 들이시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할까요.”
뜻하지 않은 헬렌의 대답에 시온은 그대로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다른 이도 아니고 요정이, 자신들의 외모에 큰 자부심을 가지는 종족이 인간의 외모에 감탄을 내뱉으며 저리 말하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하고 또 재미있었던 것이다.
“학!”
웃지 말라고 귀엽게 투덜거리던 헬렌은 곧 손가락보다도 더 단단하고, 더 뜨거운 뭔가가 자신의 안으로 들어오는 감각에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항상 그렇듯이 처음에는 약간의 아픔이 찾아왔지만, 곧 그 아픔은 봄볕에 눈 녹듯이 사라지고 곧 하늘을 향해 날아올라 붕 떠있는 듯 묘한 감각이 들었다.
“흐아아···!
아, 아아!
너, 너무 좋아요.
이, 이대로 정신 잃을 것 같아···.”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뭘 벌써 정신을 잃어.
시온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부드럽게 안은 채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곧 남성의 끝에서부터 뭔가가 왈칵!
하고 터져 나오며 뿌리를 타고 밑으로 흐른다.
“우리 상단주님, 좋은 게 좋은 거지만 너무 좋아하시는데요?”
“모, 몰라요.
말하지 마요!
으아앙!”
“상단의 다른 이들은 이런 모습 당연히 모르겠지?”
“절대!
절대, 절대 절대 말씀하시면 안 돼요!
아시겠죠?
이, 이건 비밀이에요!”
“당연한 소리를.
나도 내 여자 흐트러지는 모습 남한테 말하는 취미 없어.”
시온이 또 자신을 놀렸다는 것에 헬렌은 다시 한 번 입술을 삐죽이려 했지만 그 타이밍에 갑자기 확 거세지는 남자의 허리 움직임에 다급하게 양 다리로 그의 허리를 옭아매었다.
찰박!
철벅!
철썩!
철썩!―
“흐으읏!
으으으읏!”
이미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몸인데도 용케 절정을 참고 있다.
아무래도 이대로 같이 가고 싶다는 것이 헬렌이 원하는 것인 모양이었고, 그걸 알아차린 시온은 그녀가 버티지 못 하고 비명을 지르기 전에 미친 듯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흐으으으아아아아앙!
너, 너무 빨라아아아아!”
“조금만 참아봐, 헬렌.”
“안 돼요!
모, 못 참아!
히익!
흐으윽!
이, 이건 안 돼!
아아!
가, 가요!
아으으아!”
그대로 시온을 꼭 끌어안은 채 바르르 몸을 떨다가 직후 축 늘어트리는 헬렌.
가쁜 숨을 내쉬며 안겨있던 미녀를 바라보던 시온은.
“흐익?
자, 잠깐만!
바, 방금 갔어!
방금 갔어요!
아아앙!”
“무슨 섭섭한 소리를.
난 아직 값 다 안 치렀거든.”
“아아앙!
으아아아앙!”
자신이 치러야 할 셈을 아주 확실하게 치러나갔다.
―
“저, 시온 공자님.”
몇 차례의 정사 후 옷을 갈아입던 시온에게 헬렌이 뭔가를 내밀었다.
반투명한 유리병에 들어가 있는 건 처음 보는 액체.
시온이 이게 뭐냐는 듯 헬렌을 쳐다보자 그녀는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곤 답했다.
“요정의 숲에서 나는 하늘나무 오일이에요.
요정들이 자신들의 피부를 훨씬 더 좋게 유지하는데 쓰곤 했다는데 얼마 전에 우연하게 상단에 들어왔거든요.”
“그래?
그런데 이걸 왜 나한테···.”
“릴리트님 거예요.
시온 공자님께서 직접 발라주시면 아마 엄청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물론 제가 드린 선물이라는 거 잊지 마시고 말씀드려주시고요.”
“···오호.”
역시 누가 상인 아니랄까봐, 자신에게 이득을 가져다 줄 이를 빠르게 포착해서 사이를 진전시켜두는 데에 아주 재능이 뛰어난 헬렌이었다.
―――――――작품 후기―――――――
추천, 선작, 코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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