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407)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407화(407/439)
407―――――
가망 없음
다 없던 일로 하겠다, 우리가 오해한 것으로 결론짓겠다, 앞으로 죄를 묻지 않겠다.
그러니까 그리도 당당하게 빛을 되찾겠다며 떠들던 네가 한 번 죽어봐라.
차는 그런 식으로 시온 클라우젠이라는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인간을 몰아세웠다.
어떤 대답이 나오든, 어떤 반응이 나오든 이쪽은 상관없다.
어차피 과업을 실패해도 죽고, 과업에 성공해도 죽는 목숨들인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하지만 저들은 살기 위해서 추악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 자들이다.
분명 어떤 식으로든 균열이 일어날 것이고, 어떤 결론이 나든 자신과 천족들, 그리고 이쪽을 따르는 자들은 지금이든 나중이든 저들을 결국 싸그리 잡아 죽일 것이다.
‘눈앞의 이 인간이 안 죽겠다고 버틴다던가, 대답을 꺼리면 저 인간들을 자극하면 된다.
너 하나의 말을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너 하나가 죽으면 끝난다는 걸 왜 망설이냐는 식으로.
약속을 지킬지 어떻게 아냐고?
날개 하나 잘라내면 결국 다 믿게 되어 있어.
그리고 이건 진실이니까.
지금 당장은 너희들을 용서하고 물러날 생각이니까.’
여전히 차는 이 김유현이라는 인간을 포함하여 저들 전부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쪽도 거의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각오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남은 마족들은 과연 누가 감당하느냐, 바로 그 점이 문제였다.
‘만약 이 인간이 정말 죽기라도 한다면 지금은 오히려 우리에게 이득이다.
잠깐 물러나서 정비를 하고 시온 클라우젠, 저 남자의 죽음을 이용해서 저들을 이간질시키면 그만.
원래 무리란 머리를 떨어트리면 힘을 못 쓰는 것이니 어떤 선택을 내리든 손해는 없다.’
그러니까 대답해봐라, 시온 클라우젠.
네놈이 무슨 성스러운 영웅이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어 저 어리석은 자들을 여기까지 이끌고 온 네놈이니 대충 예상은 하고 있을 게 아니더냐.
무슨 대답을 할지 확실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차는 눈앞의 이 남자가 정말 스스로 목숨을 내놓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동류는 동류를 알아보는 법이고, 눈빛이 비슷한 자는 서로를 보는 순간 느낀다.
아, 이 녀석은 나와 비슷한 놈이구나.
나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같은 놈이구나, 라는 생각.
‘시온 클라우젠.
이놈은 제 목표 달성을 무엇보다 우선시 하는 놈.
더해서 제 목숨은 무척이나 아끼는 놈이다.
확실하지 않으면 나서지 않고, 아니다 싶으면 빠지는 놈이지.
인간 주제에 숭고한 희생 따위 할 것도 같지 않은데 이 인간은 더 하면 더 했지, 덜 한 놈은 아니야.’
차는 자신의 예상에 확신을 가졌다.
여태까지의 일들을 추려보면 뭔가 엄청 나서는 것 같아도 결국 안전한 곳에 앉아서 이득이란 이득은 전부 저 인간이 취하는 형태였다.
그렇다는 건 제 목숨을 무엇보다 중요시 한다는 것,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도 굳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지 않아도 되니 나설 이유가 없을 것이었다.
‘너는 이번 전쟁에서 무조건 이길 거라고 확신하겠지, 시온 클라우젠.
그러니 이 상태에서 계속 싸우고 싶을 거야.
그래, 싸우자.
누가 죽고 누가 살든 결국 너는 여기서의 오점을 지우지 못 할 테니까.
우리들이야 어차피 과업을 위해서라도 죽어야 하는 몸이지만 너는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인간 따위니까.
어서 입을 열고 대답해라.
헛소리 말라고.
거짓된 위선자들이 함부로 입을 놀린다고 외쳐!
그리고 전쟁을 다오!
우리 모두 함께 피와 시체 속에 매몰되는 그 거대하고 잔혹한 전쟁을 내게 달란 말이다!’
차는 그렇게 기대를 하며 입을 다물고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시온을 응시했다.
아무래도 도대체 무슨 대답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모양인데, 자꾸 시간을 끌면 좋을 게 없으니 한 번 더 도발해주기로 했다.
“뭐지?
저 죄인들인지 아닌지 모를 불쌍한 것들을 이 참화에 밀어 넣고서 정작 너 하나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하니 겁나나?
무섭나?
아쉽나?”
“당신이 약속을 지키리라고 누가 확신하지?”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역시 인간들, 할 말이 없으면 그걸 어떻게 믿느냐고 말을 돌리지.”
그렇게 말한 차는 갑자기 제 날개 한 쪽을 활짝 펼쳤다.
그리고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그걸 우악스럽게 쥐고는 그대로 잡아뜯어버렸다.
푸학!―
피와 살점, 그리고 깃털이 튄다.
그리고는 그걸 바닥에 떨어트리며, 이죽거리는 낯으로 말을 잇는다.
“빛의 후예로서 내 날개에 걸고 맹세하지.
네가 너희들의 결백을 증명하면 우리들은 우리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너희에게 사죄하며 물러나겠다.”
“···.”
이 정도 되면 아마 더더욱 고민이 많아질 것이다.
제 입으로 일으킨 전쟁, 제 손으로 끝내라 하니 당연히 망설여질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놈이 그걸 바쳐야 하니까.
뭐 죽으면 성스러운 영웅이니 뭐니 해도 결국 다 살아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놈이니 더더욱 다음 일은 예상하기가 쉬웠다.
“왜 자꾸 그러나.
너희들이 말한 대로 거짓된 자들의 사과를 받아낼 수 있는 절호의···.”
“좋습니다.”
···어?
“뭐라고?”
“좋다고 했습니다.
이 한 목숨 바쳐 우리들이 그 어떤 죄도 없이 떳떳하다는 걸 밝힐 수 있다면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죽을 수 있습니다.”
“···어어?”
자신이 죽음으로 결백을 증명하라고 말한 지 3분이 이제 채 될까 말까한 시간이다.
그 짧은 시간 만에 갑자기 저런 반응이라고?
긍정의 대답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건 너무 빠른데?
‘무슨 꿍꿍이지?’
전혀 예상치 못 한 상황이 전개되니 차는 본능적으로 의심을 가졌다.
당연한 것이다, 도대체 어떤 놈이 여기서 ‘어, 그래.
잘 생각했어.’ 라고 말하겠는가.
여태까지 온갖 수로 자신들 천족을 방해하던 자가 바로 저 인간, 시온 클라우젠이다.
그런 놈이 저보고 죽으라는 말에 별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죽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니 어느 누가 바로 수긍하며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당연히 의심부터 해야지!
“김유현.
검.”
“시, 시온 공자님!
왜, 왜 그러십니까!
이러시면 안 됩니다.”
“깨끗하게 죽을 자신이 없어서 네게 부탁하고 싶은데, 그래서는 남의 손을 빌리는 일이고, 네게도 죄를 지우는 일이니 절대 그리할 수 없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검이나 내놔.”
“안 됩니다!
왜 이러십니까?
저들이 그 약속을 지킬 것 같습니까?
차라리 이 가증스러운 자들을 전부 처리하심이···.”
“그렇게 해서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가야 하는지 너도 잘 알 텐데?
그리고 네가 얼마나 많은 자들을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또 죽여야 하는지도 말이다.”
근엄하다 못 해 비장하기까지 한 목소리.
김유현으로서는 처음 마주하는 표정, 그리고 목소리였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하고 그저 멍한 기색으로 시온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여태까지 다른 이들을 위해서 항상 노력하던 그였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어떻게 사람으로서 고민을 얼마 하지도 않고 저런 결심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스르릉!―
그러는 사이 시온은 김유현의 허리춤에 있던 검을 순식간에 뽑아냈다.
워낙 경황이 없던 터라 김유현은 그가 자신의 검을 낚아채는 걸 막지 못 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제 검은 시온의 손에 잡혀있는 중이었다.
“시온 공자님!
자, 잠시만!
잠시만 생각을!”
“천족들은 그 약속을 지켜야 할 겁니다.
정말 당신들이 빛의 후예라고 스스로를 부르고 싶다면, 영원히 그런 존재로 남고 싶다면 말이죠.
더는 추악한 짓도, 더는 잔혹한 짓도 일삼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그거야 당연··· 아니,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하다!
도대체 뭘 믿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기에 저리 행동을 하는 거지?
혹시 정말 여기서 제 목숨이라도 바칠 생각이었던 건가?
차는 갑자기 미친 듯이 흘러들어오는 온갖 정보와 추측에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원래 머리 쓰는 일은 주로 루가 했고, 자신은 행동을 하는 것에 주력했었을 뿐더러 지금의 이 상황은 예상을 벗어나도 너무 벗어난 것이었다.
‘도대체 시온 공자님이 왜?
왜 이러시는 거냐고?’
김유현도 미치도록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꼭 그가 목숨을 내놓아야 할 필요는 없다.
당연히 없다.
그냥 이대로 힘으로 밀어붙여서 이 가증스러운 것들을 전부 이 땅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다.
자신이 그렇게 할 것이고, 시온이 준비한 이들이 그걸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여태까지 오늘의 이 순간을 위해서 그리 준비했으면서, 그 여인들을 그리도 험하게 굴렸으면서 왜 갑자기 마지막 순간에 이러는 것인가!
‘···잠깐만.
그러고 보니 그 여인들이···.’
너무 조용하다.
시온이 죽겠다고 나서는 것이 차 덕분에 양 진영에 아주 똑똑히 전달되고 있는데 그들 중 어떤 이들도 반응이 없다.
여인들의 시온에 대한 마음은 분명한 진심, 남자인 김유현조차 훤히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 시온의 여자들이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마치 그들은 다른 곳으로 빠져서 다른 뭔가를 준비하듯이 말이다.
“냐아아앙!
시오오온!”
김유현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저 멀리서 뭔가 파지직!
하더니 엄청난 속도로 질주해온다.
그리고는 차가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마력을 불어넣어 제 목소리를 키워 소리를 지른다.
“아군 후방에 마족, 마족들이 나타났어!
기습, 기습이야!
냐아아앙!”
기습?
마족의 기습이라고?
그 단어에 차와 김유현의 목이 동시에 리아의 비명이 들린 곳으로 돌아갔다.
한쪽은 전혀 예상치 못 한 일이라서, 다른 한쪽은 그럴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특히나 김유현은 차보다도 더더욱 황당했다.
그 마족이라는 종족의 최강자 중 하나인 릴리트가 시온의 여자인데 배신이라니?
그런 미친 짓을 할 만한 여인도 아니고, 그럴 마음도 전혀 없어보였는데?
“마족?”
이 때, 검을 쥐고서 당장이라도 제 목을 긋겠다는 듯 자세를 취하고 있던 시온은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사나운 표정을 짓고는 차를 돌아본다.
“이런 악랄한!”
“뭐, 뭐?”
“이런 방식으로 아군의 신경을 이곳으로 돌려놓고 마족들과 손을 잡고 뒤를 친 거냐!”
“무슨,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되도 않는 소리···.”
“추악한 것들!
타락한 배신자들!
너희가 빛이라면 왜 저들이 너희 뒤는 두고 우리들을 공격한다는 것이냐!
히스파냐와 누디아, 요정들과 수인들의 명예로운 전사들이여!
일어나라!
일어나라!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라!”
차가 목소리를 키우는 마법을 써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저건 단순히 제 목소리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도 들리는 말들을 전부 키우는 방식으로 마법 하나 쓰지 못 하는 자신을 대신해서 선동 역할을 아주 톡톡히 해주었으니까 말이다.
“마물들이 후방을 공격한다!”
“기습이다!
기습이다!”
순식간에 연합군의 진영에서 극심한 소란이 전해진다.
동시에 신성 프러센과 천족에 대한 원성과 욕설이 곳곳애서 터져 나온다.
적절한 상황은 의심을 만들고, 오해는 그 의심을 확신으로 만든다.
지금 상황에서 저들의 명백한 적은 신성 프러센 그리고 천족들.
그들이 대화를 나누자고 시선을 잡아두고 그동안 마족이 갑자기 나타나 뒤를 친다면.
과연 어떤 이가 저들과 마족들 사이에 그 어떤 거래도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겠는가?
“김유현!
함정이다.
여기를 벗어난다!
서둘러!”
상황을 더욱 급박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시온의 혼신을 다한 연기.
덕분에 그대로 넘어간 김유현은 시온이 돌려준 제 검을 들어서는 방어 자세를 취한다.
당장 보호해야 할 시온이 곁에 있으니 함부로 공격하는 건 절대 지양해야 할 일.
심지어 일이 이상하게 돌아감을 바로 깨달은 차와 단이 바로 살기를 드러냈고 동시에 적 진영에서 최상위 천족으로 보이는 자들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드는 중이었다.
‘시온 공자님을 보호해서 진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분이 다치면 큰일이다!’
생각을 마친 김유현은 공격이 아니라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초식을 전개해냈다.
옆에 서있는 시온에게 절대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한 후 그는 검을 역수로 쥐고는 그 끝을 적이 아닌 대지를 가리키며 마나를 응집시킨 후, 가볍게 발을 굴렀다.
‘7초식.’
차와 단이 지척에 이르렀다.
그 바로 뒤에서 또 다른 천족들이 저마다 무시무시한 기세를 내뿜으며 날아들고 있다.
반격을 한다면 저들 중 하나는 확실히 죽지만, 그 대신 제 옆에 있는 시온이 위험해진다.
때문에 김유현은 적들을 살상하는 것보다 더 앞서서 호위 대상을 생각했다.
‘방(旁).’
키이잉!―
짧은 공명음이 들린 후, 거대한 마력 파동이 일대를 휩쓸었다.
―
연합군의 후방은 현재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가는 중이었다.
만약 미리 자리를 변경해서 후방으로 위치한 이 여인들이 아니었다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것이 확실했다.
“정말 이거 괜찮은 거 맞죠?”
퍼억!
으지직!
주먹질 한 방에 마수 하나, 발길질 한 번에 마수 하나.
말 그대로 곤죽을 만들던 루시아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에 옆에서 창과 검을 휘두르며 역시나 마물들을 학살하고 있던 쟌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듯 소리를 질렀다.
“나도 걱정되지만 어쩌겠느냐!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해야지!”
“비켜요, 같이 타죽고 싶지 않으면.”
콰과과과!―
이런 싸움에서는 역시나 불꽃만한 것이 없고, 트리샤만한 이가 없었다.
거대한 불의 벽을 세운 트리샤는 그걸 가볍게 쓰러트려 그대로 마물들을 지옥의 아가리 속으로 밀어 넣었다.
마족들의 기습이라 알려진 건 정확히 말하자면 마물들의 공격이었다.
인간들 입장에서는 마물이 곧 마족이니 그런 것 상관없이 그냥 비명을 질러대고 있지만, 이들에게 있어서 그 차이는 아주 크다.
이 모든 것은 애당초 계획된 일, 이 타이밍에 굳이 마족들이 아군의 후방을 노린 건 모두가 조금씩, 조금씩 희미해져가던 불길에 기름과 장작을 있는 대로 집어넣기 위한 것이었다.
“아직, 아직 부족해.
더 치열한 느낌을 줘야 한다고!
더 처절하게 싸워!”
그동안 있던 마물, 없던 마물들을 전부 모아서 이곳으로 데리고 온 릴리트는 열심히 싸우고 있던 여인들에게 그렇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피해가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진짜 적과의 싸움에서 흘려야 할 피를 이런 곳에서 흘리면 시온에게도 손해, 그리고 자신들에게도 손해다.
이 마물들을 후방으로 밀어 넣고, 이 실력자들이 미리 자리를 바꿔 이것들을 상대로 한 이유는 오직 하나.
이곳에 모인 모든 자들에게 그 의식을 강하게 밀어 넣는 것이다.
마족도 나쁘고, 신성 프러센도 악하며 빛의 후예라던 천족은 결국 타락했다.
제 뜻대로 굴러가지 않으니 마족까지 은밀하게 이용하여 우리들을 죽이려고 했다.
불리한 것 같으니 절대 해서는 안 될,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버렸다.
바로 그 순간 너희들은 떠올려야만 한다, 반드시 떠올려야만 한다.
클라우젠의 누군가가 외쳤던 바로 그 말처럼, 이 땅의 진정한 빛은 너희들이라고.
여태까지 너희들을 속이고, 가지고 놀고, 비웃었던 저들에게 분노하라고!
인간들이여!
요정들이여!
수인들이여!
빛의 후예는 저 앞에 있는 날개 단 종족이 아니라 바로 너희임을 비로소 알라고!
“그러니까 더 처절하게 싸워!
여기 모인 놈들에게 불길을 지펴!
그 불길이 모든 것을 불태우도록!
조그마한 명분, 아무 것도 아닌 건수로도 무너질 비둘기들을 위해서!
동생들아!
일해라, 일!”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더욱 마물들을 쏟아내는 릴리트를 바라보며.
릴리트와 마찬가지로 최고위 마족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바하무트와 벨은 생각했다.
갑자기, 천족들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작품 후기―――――――
추천은 항상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