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423)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423화(423/439)
423―――――
내일로 가는 계단
이런 미친놈들.
시온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성소에서 나오고 있는 자들을 바라보았다.
성소가 단단한 성벽으로 보호받고 있는 요새라고는 하지만 그 크기가 무슨 클라우젠 변경백령의 성처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건 결코 아니었다.
그 넓지 않은 곳에서 계속해서 꾸역꾸역 나오는데, 도대체 저 놈들이 저기에 갇혀서 무슨 생각으로 버티려고 했는지 시온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보급선도 끊어졌고, 원래 수용 인원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인원이 들어가서 비축해둔 식량이나 식수도 일주일을 채 버티지 못하고 떨어졌을 텐데.
뭔 자신감으로 저런 짓을 벌인 거야?’
애들 죽으면 그 시체라도 파먹을 생각이었나?
이쪽이 공격을 안 하고 그냥 밖에서 한 일주일 정도 먹고 놀아도 저쪽은 지쳐서 알아서 떨어져 나갈 정도로 최악인 상황인데 말이다.
평소 때보다 전투를 치를 때 사람들이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마셔야한다는 걸 감안해볼 때 시온이 예상한 그 일주일도 솔직히 많게 잡아준 정도였다.
“흐흐흑!”
“크흐흐흐흑!”
“원통하고 원통하구나···.”
살려주겠다는데도, 몸 멀쩡히 이 땅을 떠나게 해준다는데도 질질 짜는 놈들이 보인다.
뭐가 그리 억울한 건지 시온은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다 이긴 전쟁에서 배신자들의 농간에 의해 갑작스레 대패한 것도 아니고, 성소 안에 버틸 수 있는 식량과 식수가 넉넉하게 준비된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성벽이 멀쩡한 것도 아닌데.
말 그대로 학살을 당할 뻔 한 걸 자비를 베풀어 살려 보내주겠다는데도 저런 반응이란다.
심지어 적들을 해치지 않고 멀쩡히 보내주고 있는 쪽은, 자비를 베풀고 있는 쪽은 분명히 연합군 쪽인데 정작 적들을 향해 명백한 적의를 드러내고 있는 자들은 천족들을 위시한 성소 안에 갇혀있던 자들이었다.
“반드시 돌아오리라!
반드시, 반드시!”
“죄를 지은 자들아!
너희는 결코 편히 잠들 수 없을 것이다!”
기껏 지휘관들과 병사들을 다독여두었는데 이것들이 자꾸만 시비를 걸고 있다.
이러다가 병사들 사이에 증오의 불길이 다시금 일어나 번지기라도 하면 그때는 뭐 어떻게 말려볼 틈도 없이 다시금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전투는, 열에 아홉은 연합군의 일방적인 학살이 될 테고 말이다.
‘솔직히 그런다면 나도 딱히 말릴 생각은 없지만.’
이미 자신은 자신의 자비로움을 한 번 보였다.
다음으로 벌어질 일들은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흥분한 병사들이 멋대로 움직여 벌인 일들이라고 하고 주동자를 처벌하는 수준 정도면 알아서 사그러들 불길이기도 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시온의 명성에 흠집을 가하고 싶을 놈이 있을 테니 일단은 주변을 살피며 완벽하게 우위를 점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 시온의 결심이었지만.
“시온, 분위기가 좀 이상한데요.”
“냐앙.
이러다가 정말 싸움 날 것 같은데.
괜찮겠어?”
루시아와 리아가 살짝 불안한 눈치를 보이며 그렇게 중얼거린다.
적들이 무섭다거나 싸움이 두려워서가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다.
당장 최상위 천족을 상대로 바닥에 내던지고, 손톱과 송곳니를 보이던 자들이 저런 패잔병들이 뭐가 두렵다고 쩔쩔 매겠는가.
이 여인들은 그 부분이 문제가 아니라, 저들이 살려준 은혜도 모르고 자꾸 까불어서 시온이 베푼 자비가 더럽혀질까 우려하고 있는 중이었다.
“주인님.
지휘관들 표정이 좋지가 않습니다.”
“리아, 가서 수인들 좀 다독여.
귀 닫고 무시하라고 그래.
싸움에서 진 놈들이 괜히 뭐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투덜거리는 거라고.
승자로서 고개 빳빳이 들고 그래, 떠들어라.
이 패배자들아.
그런 생각으로 무시하라고.”
“냐앙!
알겠어!”
시온의 말에 바로 수인들 쪽으로 우다다!
하고 뛰어가는 리아.
거스 대왕도 이 자리에 와있고 역시나 묘은족의 수가 가장 많으니 그 일족의 중요 인물인 리아가 나서서 진정을 시킨다면 확실하게 들어 먹힐 것이다.
이후 시온은 다른 이들과 제법 친분이 있는 루시아에게 시리엔과 만나서 요정들 분위기를 잘 살펴달라는 부탁을 했고 리시키다에게는 지휘관들에게 다시금 주의를 하라고 일러두었다.
그나마 시온이 지휘관들부터 시작해서 병사들까지, 우리들이 이겼고 저들보다 훨씬 우월한 존재들이니 저들을 불쌍히 여겨 이번 한 번만큼은 자비를 베푸는 것이 좋겠다고 설득을 해두어서 다행이었다.
제대로 이야기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껏 살려준 놈들이 저런 반응까지 보였다면 당장 칼부림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미친놈들.
진짜 확 배에 구멍이나 뚫어서 싹 다 가라앉혀버릴까.’
그런 부분을 고민하지 않았다면 시온이 아닐 것이다.
명분상으로는 자비로운 귀족이 되기 위해 살려 보내주지만 뒤로는 나중에 괜한 위기 상황 조장할 것 없이 그냥 바다 한가운데에서 수장시키면 그만이니까.
바다 속에 가라앉히는 것만큼 깔끔하고 조용한 처리 방법을 찾기도 힘들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시온은 곧 그 생각을 접었다.
저들 사이에 아직 살아남은 천족들이 다수 있고, 그들은 분명 비행이 가능한 종족들이다.
물론 비행에 특화된 자들은 결코 아니니 몇날 며칠을 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배가 가라앉을 때 탈출해서 운이 좋은 놈들은 어딘가로 닿을 수도 있음이다.
그리고 그 살아남은 놈들이 또 어떤 방식으로든 대륙에 흘러 들어와서 그 이야기들을 풀어놓으면 흉흉한 소문이 다시 돌게 되기 마련이니, 마냥 좋다고만 할 수 없었다.
‘들키면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들고 일어난다.
적이 너무 많아져.
베풀 때는 일단 따지지 말고 크게 베풀라고 했다.
그 후에 뒤통수를 치는 놈은 머리통을 깨부수면 되고, 입 다물고 조용히 사는 놈들은 가끔 가다가 잘 지내냐고 사람 한 번 보내주면 그만.’
시온을 따르는 이들도 많지만, 그만큼 시온을 경계하고 시기하는 이들도 많다.
당장 히스파냐의 3후작가 중 하나인 구첸 후작가의 차기 가주로 유력한 베레크릭도 시온과 그리 가까운 사이가 아니며 알게 모르게 세력을 키우고 있는 중이니까 말이다.
바네사 여왕의 말대로 상당히 계산적인 인물이라 확실하게 자신이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시온과 대놓고 반목하는 일은 벌이지 않을 테지만 이때다 싶어 사방에서 시온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는 자들이 생기면 은근슬쩍 숟가락을 놓으려 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더더욱 백작의 자리에 만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누구도 이룰 수 없는 일들을 이루었으니 이제 어느 누구도 받을 수 없었던 자리를 자신이 처음으로 받아내고, 그 어떤 이도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 하게 하면 된다.
‘군권 부분은 꽉 쥐어두었다.
일단 김유현은 완벽하게 내 사람, 루드비히도 이제 조력자가 되었고.
남쪽의 이시크 백작가가 있으니 경제적 부분에서도 꿀릴 게 없어.
하이네스 상단이 있으니 정보 수집에서도 유리하고.
급할 것 없이 천천히 나아가면 된다.’
생각을 마친 시온은 이곳의 일을 완벽하게 처리한 후 돌아가서 마저 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요새에 들어가 있던 자들은 싸우겠다고 하던 자들뿐만이 아니라 신성 프러센의 일반 왕국민들도 피난해 있는 상태.
그 수가 1만을 훨씬 넘었는데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이 대륙을 떠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신성 프러센의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뜻을 물어봐야겠지만, 아마 시간이 지나면 그들 대부분은 여태 자신들이 믿던 빛에 대한 환상을 접고 또 다른 빛에게 기댈 지도 모르겠다.
“시온 클라우젠.”
한창 성소 내부에 있던 자들을 인솔하던 샤가 가볍게 날아올랐다가 시온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자신이 먼저 고개를 숙이며 예를 취해보였다.
“정말 미안해요.
그렇게 설명을 하고 주의를 주었는데.
아무래도 저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이해합니다.
원래 신념을 한 번 가진 자들은 어지간해서는 그걸 바꾸는 게 쉽지 않죠.
오히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더 나아지려고 하는 게 훨씬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걸 하는 자가 다른 이들에게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빛의 후예라고 할 수 있을 테고요.”
“···아마도 그렇겠죠.”
“그보다, 저들을 놓아준다고는 했습니다만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습니까?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바다로 내쫓아서 거기에서 다 말라죽으라고 하는 건 아니냐는 그런 반발 말이죠.”
확실히 그 부분도 생각을 하고 있던 시온이었다.
바다 건너 땅이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게 무슨 하루나 이틀 항해해서 닿을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무엇보다 땅에서 지내던 자들에게 기약도 없이 바다로 나가라는 건 그냥 죽으라고 하는 소리와 다름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나마 신성 프러센의 수도나 성소가 바닷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신성 프러센 자체가 해상 무역을 통해 발전한 곳이니 물이나 배에 어려워하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한편, 시온의 걱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린 듯 샤는 천천히 고개를 내젓고는 그에 갑했다.
“바다 건너 열흘 이상을 항해하면 커다란 섬이 하나 있다고 하네요.
아마 저들은 그리로 가지 않을까 합니다.
그곳이 좁다면, 더 먼 곳으로 나아가서 정말 새로운 땅을 찾겠죠.”
“다행이군요.
그래도 그런 곳까지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면 저들이 거기에 도착할 때까지 샤가 저들을 인도하는 겁니까?”
“···지금은 살아남은 상위 천족들이, 그리고 루가 깨어난다면 그가 저들을 인솔할 거예요.”
“그 말은.”
시온의 질문에 샤는 씁쓸한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 땅에 남으려고 해요.
남아서, 우리들의 죄를 사과하고, 속죄하고, 반성하려 합니다.
그리고 지켜보고, 옆에서 같이 걸어보려고 해요.
당신들이 가겠다는 그 빛으로 어떻게 가는지, 그 길에 우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샤만 남겠다는 소리가 아닌 것처럼 들리는데요?”
“저와 뜻을 함께 하는 몇몇 동족들이 함께 남을 거예요.
남아서, 우리들이 무슨 짓을 저질러왔고 어떤 죄와 우를 범했는지 두 눈에 담고, 기록하고, 반성하려고요.
아마도 그게 우리들에게 내려진 진짜 과업이고, 그게 빛으로 향할 수 있는 진정한 길이 아닐까 하네요.”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이럴 줄 알고 있었어요, 반성하는 비둘기.
시온은 속으로 깔깔거리면서도 겉으로는 진중한 모습을 유지했다.
그리고는 짐짓 걱정이라는 듯 우려가 담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당신의 다른 동족들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 할 것 같은데요.
괜찮겠습니까?
내가 보기에 오히려 배신자, 혹은 타락했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고 이쪽에서도 당신들을 경계할 것이니 결국 이쪽, 저쪽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 하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데요.”
당장 자신들이 여전히 옳다고 여기는 놈들에게 샤는 배신자로 비쳐질 것이다.
그리고 이쪽의 연합군 세력에게는 불리해지니 항복해서는 또 틈을 노려서 나중에 천족이라고 으스대는 거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받으며 경계를 살 것이다.
시온은 샤에게 그런 모든 부정적인 눈길을 감내할 자신이 있냐고 묻는 중이었다.
“말했잖아요.
우리들은 다만 속죄하고, 반성하고, 이 두 눈으로 우리들의 죄를 담기 위해 이 자리에 남는 것이라고.”
“···.”
“당신이 말해주었어요.
빛이란, 다만 따스하게 내려오며 다만 묵묵하게 그 길을 비춰주는 존재라고.
여태껏 그 일을 하지 못 했으니, 이제라도 해보려고 해요.
우리들의 진정한 의무, 우리들의 진정한 과업을.
늦었지만, 이제는 마냥 환영받지 못 할 테지만.
오히려 그러니 더더욱 우리들에게는 과업이고 의무이며 진정한 빛의 길로 느껴질 것 같네요.”
무슨 고행길이라도 오르겠다는 말로 들리는 게 순전히 시온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동족들의 말과 행동이 옳지 못 하다고 여기고 있었고 그저 인간, 그저 요정, 그저 수인이라고만 생각했던 자들이 빛의 후예라 하던 천족보다 더 앞서는 모습을 보이니 정말 그들과 함께 진정한 빛의 길이라 할 수 있는 발걸음을 걷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러면 어쩔 계획입니까?”
“글쎄요.
솔직히 말하자면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겠어요.
일단 우리들로 인해 크게 다친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떠나간 자들의 무덤 앞에 사죄하고, 그저 빛이 옳다고 하여 그에 대해 잘 모르겠다 하는 자들을 어둠이나 악으로 규정하는 자들에게 다가가서 그게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빛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옳다고 말해주려고 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고 고된 여정이 될 겁니다.”
“회색으로 빚어지는 앞에 설 지니, 마침내 너희가 빛이리라.”
갑작스러운 샤의 말에 시온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우리들에게 내려진 과업이에요.
저들은 그 과업을 모든 세상, 모든 존재들을 빛으로 태워 잿더미로 만들고 그 위에 빛으로 가득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빛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죠.”
“상상만 해도 아주 끔찍한 세상이군요.”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게 유일한 길일까, 하고요.
하지만 당신을 만나고서, 그리고 당신 곁의 모든 이들을 만나고서 생각이 바뀌었죠.
당신의 말대로 우리들은 몰아세우고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이끌고, 안내해야 했던 거예요.
빛의 길로 가고자 하는 자들이 길을 잃고서 헤맬 때 옳은 곳으로 인도해야 했던 겁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얼굴에 머물러있던 갈등의 그림자는 아주 깔끔하게 사라진 뒤였다.
지금 샤의 얼굴에 남은 건 마치 깨우침을 얻고 내면의 평화를 얻은 도인 같다고 해야 할까?
‘역시.
열 번 입 털어서 안 넘어가는 사람 없다고 했는데, 천족도 마찬가지군.’
사기는 나쁜 놈이 아니라 머리 좋은 놈이 치는 것이라고 했다.
말을 못 하면 병신도 안 넘어오지만, 말을 잘 하면 천재도 넘어오기 마련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최상위 천족은 샤조차 시온의 열과 성을 다 하는 설득, 설교, 그리고 직접 보여주는 ‘빛으로 가고자 하는 자들의 마음가짐’ 이라는 것에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힘든 길이 될 겁니다.
저도 거기까지는 도와줄 수 없습니다.
떠나는 동족들에게는 배신자라고 욕을 먹고 이쪽 사람들에게는 의심의 눈길을 받을 텐데 정말 괜찮겠습니까?”
예의상 다시 한 번 물어봐준다.
여기서 여전히 남겠다고 한다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이 마음씨 좋은 천족을 이쪽으로 홀라당 넘어오게 만들 다음 작전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걸 행하기 전에 일단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본다.
“빛은, 그곳이 더럽고 역한 곳이어도 가림 없이 내려가 그 따스함으로 감싸야 하죠.
다름 아닌 시온 클라우젠 당신이, 그리고 당신과 함께 여기까지 온 모든 이들이 저들을 살려줌으로서 보인 것인데 내가 그 빛을 행하는 것에 있어서 밀리고 싶지는 않네요.”
좋아, 합격!
바로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시온은 속으로 예스!
를 수도 없이 내지르면서도 어쩔 수 없겠다는 듯 고개를 내저으며 다만 고생하라는 의미에서 손을 내밀었다.
샤가 조심스레 그 손을 붙잡으니 천천히 악수를 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뜻이 정 그러시다면 지금부터 새롭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들을 인도해주실 빛의 후예시여.
부디 우리들을 광명이 가득한 곳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노력할게요, 빛의 후예여.”
이미 마족들은 릴리트를 통해 대충 붙잡아 둔 상태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아무 것도 모르는, 그저 진정한 선행을 베풀 생각에 잔뜩 기대 중인 빛을 손아귀에 쥐고서 클클 웃고 있는 시온이었다.
―――――――작품 후기―――――――
추천은 항상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