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45)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45화(45/439)
<―>
“거사를 취소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앞으로 당기라는 말씀입니까?”
헬렌의 질문에 시온은 바로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당장 헬렌은 물론이고 뒤에 앉아있던 루시아까지 당황하고 말았다.
방금 전 시온 스스로 말하지 않았던가!
그 거사가 무엇인지, 어떤 짓을 하려는 건지.
왕궁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성벽을 비록 일부라고는 하지만 폭파시키는 행위다.
여태껏 어느 누구도 감히 하지 못한 짓을 지금 저들이 벌이겠다는데.
히스파냐의 귀족이라는 자가 그걸 막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시, 시온 공자님?
그건···.”
“최선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차선은 잘못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악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단호한 목소리로 그렇게 입을 여는 시온 클라우젠.
그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압도된 루시아는 낑낑거리며 제 말을 전부 하지 못 하고 말았다.
“루시아.
나는 지금 최선, 그게 아니더라도 차선을 택하려 하는 겁니다.
이번 기회에 카슈가르 백작가를 정리하지 않는다면 차후 왕국에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겁니다.
겉과 속이 다른 자는 좋은 적이 될 수 있을지언정, 좋은 신하나 좋은 친구는 될 수 없으니까.
증거가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내 앞에 앉아있는 저 요정족 여인을 그 증거라고 말하겠습니다.”
그저 헬렌과의 접점 마련을 위해 무턱대고 카슈가르를 갈아치우겠다고 나서는 것이냐고 시온에게 묻는다면, 그는 당당하게 ‘그건 아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소설에서 카슈가르 백작가는 왕실이 붕괴되자 빠르게 태세를 전환해서는 천족들의 공세에 저항하는 다른 귀족들의 뒤통수를 치며 어떻게든 천족의 정화 작업에서 살아남고자 했다.
물론 돌아온 것은 공평한 불벼락이었고, 모두가 활활 불타 사라졌지만 말이다.
‘예견된 배신자는 뿌리까지 들춰서 뽑아내야지.
뒤가 든든해야 앞에서 무슨 지랄을 해도 쫄리는 것이 없으니 말이야.’
천족의 대규모 공격이 이제 1년 남짓 남은 시점이다.
그 전에 이미 대륙 곳곳에서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광신도들이 대륙의 정화 어쩌고 개소리를 하면서 온갖 균열과 분란을 조장하고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히스파냐가 무너져도 딱히 상관은 없었지만, 그렇게 되면 클라우젠 변경백령도 자연스레 위험해지게 되니 일단은 울타리의 범위를 히스파냐까지 넓힌 시온이었다.
“애초에 왕궁도 전부 믿을 수가 없어요.
내부에 배신자가 있으니까.”
그 말에 루시아보다도 헬렌이 더 크게 놀랐다.
내부의 동조자는 비밀 중에서도 극비 수준으로 보안이 유지되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것까지 알아내서는 자신 앞에서 저렇게 말하고 있단 말인가!
‘거짓말이었구나.
전부 거짓이었어.
쓰레기라느니, 애송이라느니, 망나니라는 그런 소문들.
전부 거짓이었던 거야!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스스로를 낮추고 또 낮춘 남자!’
자신과 같은 상인들은 세간의 소문과 정보에 매우 민감하다.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며 다른 이들에게는 쓰레기 취급을 받는 소문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흘러나오는 것이었고, 정보는 사람 목숨을 구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값어치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시온 클라우젠이라는 남자에 대한 소문은 비교적 정확한 정보에 기만하여 흘러나온 것이었다.
당장 성인이 되어서도 공식적으로 후계자가 되지도 못 했고, 가신들의 지지도 받고 있지 않으며 특별한 공을 세운 적도 없고 제 아비의 영지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잘난 점 하나 없고, 약점만 잔뜩 있다는 확실한 방증이었다.
‘그런데 그게 전부 저 남자의 노림수였다니.’
헬렌은 저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켰다.
자신도 원수를 갚기 위해서 5년이 훨씬 넘는 세월동안 스스로를 숨기고 모든 감정을 억누르며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바로 오늘, 카슈가르의 목덜미에 비수를 꽂을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는데.
“왕궁에 피해가 가는 건 분명 왕가에 큰 결례가 되는 일이겠죠.
하지만 국왕 전하도 이번 일의 전말을 아시게 되면 넘어가주실 겁니다.
성벽 일부로 왕국에 해가 되는 벌레 새끼를 쳐 죽일 수 있다면 아주 싸게 먹히는 것이니까.”
확신에 찬 어조로 그렇게 말하니 루시아도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연심까지 가지고 있다 보니 애초에 그녀로써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루시아의 반대야 당연히 예상했던 부분.’
김유현은 히스파냐라는 국가에 아무런 감정도 없는 놈, 릴리트는 무조건 자신의 편이며 리시키다 역시 누디아의 기사에서 자신의 부하가 되었을 뿐이니 왕궁 성벽 폭파가 아니라 왕궁 전체 폭파라고 해도 아무런 거부 반응이 없을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루시아는 히스파냐 왕국민이면서 궁정 마법사로 지냈던 라이도가 아버지인 여인이다.
왕국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왕궁이 곧 공격을 받는다는데 그걸 막기는커녕 이용하자는 시온의 모습에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시온은 그 부분을 감수하기로 했다.
애초에 루시아라는 캐릭터를 김유현의 옆이 아니라 자신의 곁에 두기로 결정한 이상, 그녀는 왕국의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사람이어야 했다.
“날 이해해 주기를 바랄게요, 루시아.”
그나마 다행이라면 말재주라는 재능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었고, 그 어떤 이성이라도 한 번은 뒤돌아보게 만드는 얼굴을 시온 클라우젠이라는 몸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진중한 표정으로 딱 그 말을 하고 루시아를 응시하니 그녀는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역시!
애국심보다는 사랑이지.
이거야말로 남녀노소 국적불문 세계불문 공식 아니겠어?’
이제 이 자리에 모인 전부를 설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남은 건 제대로 ‘거사’를 치르는 것뿐이었다.
―
“아으으으!”
여인의 쾌락과 고통에 겨운 신음 소리가 방 안에서 퍼져 나왔다.
언뜻 들으면 한창 열락의 순간 그 한가운데, 정사를 펼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정작 침대에 누워있는 건 여인 하나뿐이었다.
바들거리는 희고 고운 다리, 괴로운 듯 이불을 꼭 쥐고 있는 손.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
온 몸 가득 괴로움이 배어있는 그녀는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한 채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제, 제발··· 흐으으!
이, 이제 그마아안···!”
사정없이 벌려져 있는 여인의 가랑이 사이에서는 쉴 새 없이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 균열 사이에는 이상한 물체가 아주 깊숙이 박혀 있었다.
시이익!
시익!
요상한 소리와 함께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꾸물거리며 더욱 안으로 파고드는 그 물체 때문인지, 묘령의 여인은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며 다시 말했다.
“빼줘, 빼줘.
주, 죽을 거 같아.
하으으··· 나, 나 죽어.
나 죽어···!
아으으으윽!”
“아아, 죽으면 안 되지.
안 되고말고.
널 얼마에 주고 샀는데 이렇게 혼자 가버려서 죽으면 쓰나.”
덥썩.
남자의 손이 여인이 안으로 파고들던 그 물체를 붙잡고는 반쯤 그것을 뽑아냈다.
부드럽게 빼내는 것이 아니라, 아주 거칠게 잡아 뽑아서일까.
여인은 하윽!
하고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다는 듯 숨을 거칠게 내뱉더니 허리를 바짝 들고는 몸을 달달달 떨기 시작했다.
“빼줘, 빼줘, 빼줘···.”
“이게 자그마치 금화 10개나 먹는다니 처음에는 기가 막혔지.
고작 수인족들의 땅에서 난 나무 작대기 하나가 그렇게나 비싸다니.
그런데 이럴 줄은 몰랐어!
여인의 몸을 달구게 만드는 액체가 나오면서 동시에 여인이 흘리는 물을 받아먹으면 순식간에 불어나서는 안을 꽉 채우는 방식이라니.
상인 놈들의 말로는 수인들의 처벌 도구라는데, 이렇게나 만족스러운 고문 기구가 될 줄이야.
크하하하!”
쑤욱!
“아으으윽!”
여인을 약이라도 올리듯, 나무 막대의 끄트머리를 균열 입구에 걸치곤 살살 돌리던 남자는 우악스럽게 그것을 다시 안으로 쑤셔 넣었다.
“가, 가!
가버려!
갈 것 같아!
아아악!
아으으윽!”
“누구 맘대로?”
절정 바로 직전까지 치솟은 여인의 몸.
하지만 남자는 그것마저 허락지 않겠다는 듯 바로 나무 막대를 빼버렸다.
덕분에 순식간에 휑해진 공허감이 여인의 몸에 스며들었고, 그녀는 그녀대로 더욱 힘이 빠져버렸다.
“하윽··· 하으으···.
도, 도대체 언제까지.
제발 그만, 그마아안···.”
“말할 기운이 남아있는 걸 보니 몇 번은 더 해도 되겠는걸?”
남자는 낄낄거리며 다시 균열 입구로 막대를 넣었다.
그리고는 손을 움직이며 아주 살살 여인의 속살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한 번 불길이 일어서 거세게 타오르다가 꺼지기라도 하면 차라리 나으련만.
계속해서 땔감만 넣어주고 정작 크게 타오르지는 못 하게 하니 여인으로써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아응!
으아앙!
차, 차라리 가게 해줘.
가게 해줘!”
“가고 싶어?
응?
가고 싶나?”
“하으응!
가게 해저!
해즈어어어!
아으응!
가게 해저어어어!”
하지만 남자의 손은 또 다시 멈춰버렸고, 이내 나무 막대를 또 뽑아버렸다.
덕분에 또 다시 절정 바로 앞에서 멈춰버린 여인은 숨을 거칠게 내몰아 쉬다가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
“쯧.
이번에는 세 시간이 한계였나.”
세 시간, 자그마치 세 시간을 여인의 몸을 희롱하고 농락하고 괴롭힌 남자였다.
그 긴 시간동안 단 한 번도 절정에 도달하지 못 하게 하고 잔불만 남겨두니 그 어떤 여인이라도 맨 정신으로는 버틸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원래라면 더 괴롭혀줄 테지만.”
슬슬 왕궁으로 들어갈 준비를 해야 했다.
남자는 여인이 흘린 애액으로 흥건한 손와 얼굴을 닦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방을 나섰다.
“백작님.
이동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카슈가르 백작가의 집사와 기사들이 공손한 기색으로 고개를 숙여 보였다.
히스파냐의 대귀족이면서도 결코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고 항상 웃는 낯에 아래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남자.
그게 저들이 알고 있는 세페르 카슈가르라는 이였다.
“그래.
슬슬 출발해야겠군.
오늘도 고생들 해주게.”
“아닙니다, 백작 각하!”
기사들은 그가 말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반응이었다.
백작임에도 불구하고 딱히 사치를 부리지도, 괜한 권위 의식에 찌들어있지도 않다.
영지민들에게 자애로운 영주, 평민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귀족.
기사들을 대우하는 주군, 가신들을 믿고 배려해주는 백작.
세페르 카슈가르 백작이 그들에게 얻고 있는 신뢰는 절대적이었다.
“슬슬 출발해볼까.”
마차에 오른 세페르는 무척이나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집사와 기사들은 출발하겠다는 말과 함께 마차를 몰고서는 왕궁으로 향했다.
그들은 모르겠지만, 세페르가 그렇게 인자한 웃음을 보였던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이번에 사들인 년은 몸도 야들야들하고 목소리도 좋은 것이 썩 마음에 든단 말이야.
괴롭히는 맛이 있어.
부인이라는 여자는 조금만 자극적으로 해도 질색을 하며 도망가려 하니 재미만 없고.
아아, 파티를 핑계로 성을 나와서 그년을 괴롭히는 게 이리도 즐겁다니.’
앞으로 왕실 파티는 며칠이 더 남았다.
그동안 성에서 몰래 빼내 데려온, 사지가 묶인 채 방 안에 누워 가쁜 숨결만 토해내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여인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가랑이 사이에 피가 쏠리는 세페르였다.
“워워, 워!”
갑자기 마차가 정지하더니, 약간의 소란이 일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세페르는 창문을 열고는 기사 하나를 불렀다.
“이보게.
무슨 일인가?
갑자기 멈춘 이유가 뭐지?”
“아아, 백작님.
마차 앞으로 누군가가 끼어드는 바람에 사고가 날 뻔해서 그렇습니다.”
“이런, 이런.
조금 더 조심했어야지.
모두가 이 나라 히스파냐의 사람들인데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법이야.”
“옙.
마부에게 조심하라고 단단히 일러두겠습니다.”
“너무 뭐라 하지는 말게.”
무척이나 인자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곤 창문을 막 닫으려던 참이었다.
“그러게 조심 좀 하라고 일렀건만.”
“죄송합니다, 주··· 공자님.
제가 잠시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느라.”
“누디아와 여기가 다른 것은 다 알아.
천천히 구경해도 늦지 않으니 급할 필요 없어.”
어디선가 듣던 목소리였다.
세페르는 다시 창문을 열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마차와 부딪칠 뻔 했다는 이와, 그 누군가를 장난스럽게 타박하고 있는 또 다른 이.
둘 모두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어 누구인지 확실히 구별할 수는 없었지만 세페르는 분명 그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 바로 왕실 파티에서 말이다.
“시온 클라우젠 공자?”
“음?”
세페르의 말에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던 이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 있던 얼굴을 확인한 세페르는 아!
하고 탄성을 내뱉곤 급히 마차 문을 열었다.
“정말 시온 클라우젠 공자군요.
여기서 뭐하는 겁니까?”
“세페르 카슈가르 백작님.
왕궁으로 가시는 중입니까?”
“네.
그런데 공자는 그런 복장으로 어디를 가는 겁니까?”
“저도 왕궁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다만 마차 대신 그냥 걸어가는 중이라고 할까요.
이번에 새로이 제 호위 기사가 된 녀석이 왕성은 처음이라서 구경이라도 시켜주고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하긴, 클라우젠 변경백령의 분들은 워낙 무거운 의무를 짊어지고 있으니 왕성으로 오는 것이 꽤나 힘들겠습니다.”
“또 언제 올지 모르니까요.”
그렇게 말한 시온 클라우젠이 왕궁에서 보자는 듯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자 세페르는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공자.
같이 가겠습니까?
구경도 좋지만 슬슬 시간도 다 되었고, 무엇보다 왕성이 소란스러운지라 조금 마음에 걸리는군요.”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괜히 백작님이 귀찮아지실까 걱정되는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전쟁 영웅인 시온 공자를 마차에 모시다니, 영광이라고 해야 하죠.”
넉살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세페르였다.
그에 시온은 잠시 고민하는 듯 턱을 매만지다가 이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호의 거절치 않고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다들 뭐하는가!
전쟁 영웅을 똑바로 모시지 않고!”
평범한 왕국민인 줄 알았던 이가 사실은 이번 누디아와의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전쟁 영웅이었다니.
기사들은 애써 놀란 마음을 감추며 시온을 마차 안으로 안내했다.
“공자의 호위 기사에게는 따로 말 한 마리를 빌려드리겠습니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백작님.”
전쟁 영웅, 소문과는 전혀 다른 클라우젠 백작가의 천재 미청년, 빠른 시일 내에 귀족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할 지도 모르는 남자.
세페르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되도록 가까운 시일 내에 한 번 자리를 마련해서 시온 클라우젠의 마음을 사거나, 아니면 약점을 잡아볼까 했는데 그와 이렇게 마주하다니.
‘이제 막 귀족 세계에 나온 셈이니 이런 때에 이 남자의 마음을 사두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이용해 먹을 카드패가 더 생기는 법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세페르는 만족 100퍼센트의 진짜 웃음을 흘렸다.
이 상태로 왕궁까지 가서, 파티장에 가서도 절친한 분위기를 보이면 다른 귀족들에게 자신과 이 남자의 유대감을 자랑할 수도 있음이었으니까, 즐겁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그가 예상이라도 했을까.
자신이 악마 입 속에 제 머리를 집어넣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