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76)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76화(76/439)
76―――――
따님은 제가 루팡 합니다
어쩌면 시작이 호감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감정으로 출발선을 끊은 이는 루시아가 처음이 아닐까 싶었다.
릴리트는 다급하게 아무나의 마나를 탈취하기 위해 찾아왔다가 역으로 자신에게 잡아먹혔고, 리시키다는 의지하고 기댈 곳이 필요하여 헤매고 또 헤매다가 자신에게 기댔다.
하지만 루시아는 처음부터 호감을 표시했고, 이미 다른 여자들이 주변에 있음을 알고서도 마음을 굽히지 않고 시온에게 계속 제 마음을 알려왔다.
“아!”
잠깐 입술만 부딪쳤을 뿐인데, 루시아가 다급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에 시온이 ‘끝이에요?’ 라고 반문하니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
“키, 키스라는 게 이런 거 아니었나요?
입술이랑 입술 닿는 거···.”
어릴 적부터 아버지인 라이도를 따라 모든 마법 서적을 탐독할 정도로 책을 많이 읽었다더니, 연애는 물론이고 남녀와의 관계도 책으로 배운 모양이었다.
시온이 킥킥, 하고 웃어대자 루시아는 울상이 되어서는 ‘왜요!
뭐가 잘못 되었나요?’ 라고 투덜거렸다.
“네.
루시아 당신 잘못 알고 있어요.
내가 다시 알려줄게요.”
그렇게 말한 시온은 두 손으로 루시아의 어깨를 붙잡은 후, 다시금 그녀의 붉은 입술을 제 것에 묻었다.
그리고는 슬쩍 문을 열고 혀를 내밀어 루시아의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
“읏!”
이런 건 처음이라는 듯 화들짝 놀라서는 잠깐이지만 버둥거리는 루시아.
하지만 이내 이게 진짜 키스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듯 시온의 혀가 마음대로 행동하도록 놓아두었다.
아니, 오히려 꼭 닫고 있던 입술에서 힘을 빼고는 상대가 안으로 들어오도록 허락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심하게 안 놀라네?’
역시 책으로 뭔가 본 것이 있는 게 확실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빠르게 알아들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 시온은 슬쩍 속도를 좀 내보기로 결심했다.
키스를 하던 그대로 슬쩍 몸을 일으키니 루시아의 몸도 자연스레 뒤로 밀린다.
그 상대에서 한 손으로는 침대를 디디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감으면서 상대를 부드럽게 침대로 눕힌다.
물론 키스는 계속 유지한 채로.
“으으읏···.”
자세가 바뀌자 다음 일어날 상황들이 예상이 간다는 듯 루시아의 입에서 긴장 섞인 숨결들이 시온을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서로의 입술이 떼어지니 그 끝을 따라 기다란 은실이 잠시 이어지다가 툭, 하고 끊어진다.
그 장면을 잠시 멍하니 쳐다보던 루시아는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는 시온을 바라보며 그를 따라 웃으려다가 자신의 옷 속으로 파고든 남자의 손길을 느끼곤 탄성을 내뱉었다.
“아!
자, 잠깐만요.
시온!”
“네?”
“저, 저 조금 전에 막 들어왔잖아요?
마법 쓰느라 땀도 흘리고, 그리고···.”
“그런데요?”
“더럽잖아요!
이, 일단 좀 씻고 와서···.”
시온은 잠시 루시아를 내려다보다가 고민할 가치도 없는 말이라는 듯 상의 단추를 천천히 하나씩 풀어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루시아가 절대 안 된다며 시온의 손을 막았지만, 남자는 뭐가 문제냐는 듯 대수롭지 않게 입을 열었다.
“루시아.
당신이 뭘 하다 왔죠?
코네안 자작처럼 누군가를 괴롭히고, 아프게 하느라 땀을 흘렸나요?
아니면 그들의 눈물과 피가 튀기라도 했나요.”
“아, 아니요!”
“네.
당신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땀을 흘렸을 뿐입니다.
난 그걸 더럽다고 생각 안 해요.”
“그, 그렇지만!”
루시아의 작은 반항에도 불구하고 시온은 이미 그녀의 겉옷 단추를 전부 풀어낸 이후였다.
가장 먼저 속옷으로 둘러싸인, 희고 고운 살결을 자랑하는 가슴이 보였다.
그 뒤를 이어 잘록한 허리와 군살 하나 없는 배가 유려한 선을 그리며 아직 그녀의 몸에 걸쳐져 있는 하의 부분으로 이어져 있었다.
“아으으···.”
부끄러워 죽겠다는 듯 급히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는 루시아였다.
확실히 마법을 사용하느라 땀을 좀 흘리긴 했던 모양이다.
옅은 열기와 거기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땀내, 하지만 시온은 딱히 그게 역하다거나 더럽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게 여인들 특유의 살 냄새와 겹쳐 묘하게 색기 가득한 향을 풍기고 있다고 해야 할까.
사륵―.
“흡!”
슬며시 잘록하게 들어간 배를 살짝 핥고 지나가니 루시아가 힘을 잔뜩 주곤 반사적으로 시온의 머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더럽다며, 이상한 냄새가 날 수도 있다며 계속 시온을 제지했지만 그는 마치 아주 달콤한 과일을 눈앞에 둔 듯 그 표면을 살살 맛보고 있었다.
“하아, 하아···.”
남자가 하는 말들이 이제는 거짓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일까.
루시아의 제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강하게 쥐고 있던 팔에서도 슬그머니 힘을 풀며 시온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
슬쩍 입을 떼고 가슴 근처에서 멈춘 시온은 루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겨우 이거 가지고 부끄러워하면 이 다음은 어쩌려고요?”
“그, 그러게요.
저 이상했나요?”
시온은 고개를 내저으며 절대 아니었다는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는 슬쩍 속옷의 끈에 손을 집어넣고는 말없이 루시아를 내려다보았다.
이 다음을 넘어가도 되겠냐는 무언의 질문.
그에 루시아는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툭, 투둑―.
슬며시 속옷을 아래로 잡아당기니 미약한 출렁임이 일며 새하얀 달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인의 살결만큼이나 희고 고운, 무척이나 보드랍고 또 푹신할 것 같은 언덕 끝에는 귀엽게 솟아오른 분홍빛의 망울이 수줍게 제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슬쩍 시온이 그 끝을 건드리니 루시아가 ‘아!’ 하고 탄성을 내뱉곤 시선을 어찌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허둥거렸다.
“날 봐요.
루시아.”
“하지만 부, 부끄러운걸요.”
“난 당신이 보고 싶은걸요?”
루시아는 그 말에 얼굴을 붉히고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국 다시 고개를 돌려 시온을 올려다보았다.
여태 원하고, 꿈꾸던 상황인데 또 막상 이렇게 직접 마주하니 숨이 가쁘고 가슴이 터질 듯 쿵쾅거려 그것들을 제어하느라 무척이나 곤혹이었다.
다시금 이어지는 키스.
이번에는 루시아도 시온의 움직임에 따라 혀를 내밀곤 어설프게 그를 따라해보려고 애를 썼다.
그 모습에 시온은 속으로 웃으면서 주도권을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대신 한 손으로는 루시아의 말캉한 가슴을 부드럽게 쥐고 주무르듯 애무하는 걸 잊지 않았다.
“으응···.”
이번에는 상대가 아니라 자신이 키스를 주도하고 있고, 가슴에서 느껴지는 묘한 짜릿함까지 겹치니 절로 루시아의 입에서 산들바람 같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입술을 뗀 시온은 자연스럽게 루시아의 턱을 시작으로 목, 쇄골을 입술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고 그럴 때마다 여인의 몸이 움찔움찔하고 떨려왔다.
그리고 이내 가슴까지 남자의 숨결이 와 닿자 루시아는 으읏!
하고 가볍게 몸을 틀었지만 시온을 제지한다거나 밀쳐내려는 기운은 보이지 않았다.
부드럽게 가슴을 따라서 가장 높이 솟아오른 봉우리까지 단박에 오른다.
그리고는 슬쩍 혀를 내밀어 그 끝에 다다르자 주변을 살살 핥아본다.
“응읏!”
루시아는 난생 처음 겪는 쾌감에 몸을 떨었다.
처음 시온이 가슴을 만질 때에는 그저 간질거리는 감각이 다인 것 같았는데, 이렇게 입술과 숨결, 그리고 혀가 닿으니 직접적으로 쾌감이 그녀의 등골까지 전해졌다.
여인의 가슴을 양껏 맛보며 시온은 동시에 반대편 가슴을 손으로 가볍게 주물렀다.
원을 그리듯 쓰다듬으며 만지다가 강하게 한 번 쥐어보고, 그 끝으로 가서 점점 단단해지고 있는 유두를 살살 만지다가 가볍게 꼬집듯 눌러본다.
“하앙!
으응!”
그럴 때마다 루시아의 입에서 교태 섞인 신음이 마구 터져 나왔다.
스스로도 이런 제 소리가 무척이나 놀랍고 또 부끄러웠는지 급히 입을 가리려는 루시아였지만 시온은 그런 여인의 손길을 붙잡고는 그러지 말라며 제지했다.
지금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편이 가장 행복할 때였다.
“루시아.”
“으응··· 네, 네?”
“허리 살짝 들어볼래요?”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나 싶은 순간, 루시아는 자신의 치마와 팬티를 한 번에 붙잡고서 당장이라도 벗겨내겠다는 듯 강하게 그것들을 움켜쥐고 있는 시온의 손길을 느꼈다.
가장 먼저 부끄럽다는 감정이 차올랐지만, 그 뒤로 뭔가 묘한 것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
그건 자신이 시온이라는 남자를 원하던 만큼이나 이 남자도 루시아라는 여인을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 챈 것에서 나오는 안도감, 그리고 그로 인해 증폭되는 기대감이었다.
루시아는 슬쩍 허리를 들어 그가 자신을 가리고 있던 모든 것을 치워내는 것을 도왔다.
여태 단 한 번도 남의 앞에서 걷어진 적이 없었던 것들이 전부 사라지고, 마침내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같은 완벽한 나신이 되었다.
“으으으···.”
각오는 했던 일이지만, 그래도 부끄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절로 양 팔이 제 몸을 가리고, 다리를 배배 꼬며 제 은밀한 곳을 숨기려고 한다.
좋아하는 이를 눈앞에 둔 여인으로써 어쩌면 당연한 반응.
남자의 손길이 슬며시 가슴에서 내려와 배를 타고 물 흐르듯 하강한다.
복부 가장 밑, 가슬가슬한 부분에 다다른 남자의 손이 슬며시 주변을 만지자 루시아는 아!
하고 탄식을 내뱉으며 반사적으로 남자의 손을 붙잡고 말았다.
“···.”
“···.”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영겁의 시간보다도 더 길게 느껴지는 몇 십초가 흘렀다.
루시아는 문득 남자의 손길이 다시 위로 향하려고 한다는 기운을 강하게 느꼈다.
자신이 거부하니 더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듯, 바로 돌아서는 것이었다.
‘루시아.
이 아비가 네 어머니랑 어떻게 이어졌는지 알고 있니?’
‘또 아빠가 너무 잘나서 엄마가 매달렸다는 둥, 뭐 그런 소리 하려고 하는 거죠?’
‘다른 여자들은 그랬겠지.
하지만 네 어머니는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지.
내가 매달렸다.
죽도록, 그런데 죽으면 또 당신을 못 보니 그건 안 된다고 하면서 또 매달렸지.’
‘···아빠가요?’
‘그래.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다 내팽겨 치고 일단 좋아한다고 말하고 달려들어라.
그리고 쟁취해라, 내 딸아!
바보 같이 눈치만 살피다가 빼앗기는 것보다 바보 같은 짓은 없는 거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라이도와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오른 루시아였다.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루시아는 또 저도 모르게 다시 시온의 손을 붙잡고 말았다.
“···?”
시온이 갑자기 또 왜 이러냐는 듯 루시아를 쳐다본다.
싫다고 확실하게 표현을 해서 바로 물러서는 것이었는데 갑자기 또 붙잡다니?
“루시아?”
“···드, 들어간다고 했잖아요.”
“네?”
“내, 내가 들어간다고 했잖아요.
안 도망쳐요.
그러니까 시온도, 그냥 도망가지 마요.”
시온의 손목을 붙잡은 루시아는 심호흡을 하고는 힘을 주어 남자의 손을 그대로 밑으로 내렸다.
가슬가슬한 곳을 지나 마침내 여인의 몸에서 가장 은밀하고, 또 가장 민감한 곳에 다다르자 루시아는 이제는 당신에게 맡기겠다는 듯 조심스레 자신의 손을 떼었다.
그리고는 뭐 하냐는 듯 시온을 바라본다.
“해줘요.
더 해주세요.
나, 나도 당신에게 여자로 대해지고 싶어요.”
부끄럽다고 울먹거리던 여인이 갑작스레 180도 바뀌었다.
심지어 시온이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자 망설이지 말라는 듯 꼭 다물고 있던 허벅지까지 스스로 벌리고서는 제 가랑이 사이를 남자에게 허락한다.
시온은 그런 여인을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를 짓곤 볼을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여인이 직접 허락해준 곳을 슬며시 훑어보았다.
“학!”
시온은 혹 루시아가 놀랄까 최대한 부드럽게 쓸어 올리고 지나갔지만, 그래도 여인으로써는 밑에서 느껴지는 남자의 손길이 결코 자연스러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허리를 바짝 치켜들고는 ‘으으으!’ 하고 침음을 내뱉는 루시아.
정말 괜찮냐는 뜻으로 시온이 슬쩍 그녀를 바라보자 루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더, 더 해줘요.
이거, 이거 이상한데··· 이상하게··· 조, 좋아요···.”
잠시 밑에 누워있던 루시아를 바라보던 시온은 알겠다는 듯 다시금 손을 놀렸다.
이번에는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살짝 균열 입구를 검지로 비집고 들어가 그 입구를 콕콕 찔러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루시아의 허벅지에 바짝 힘이 들어가며 입술에서는 연신 쾌감에 겨운 신음 소리가 계속 터져 나왔다.
“흑!
흐윽!”
슬쩍 손을 떼보니 이제 전희는 충분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입구 주변이 끈적였다.
시온이 자신의 손에 묻은 실오라기들을 허공에 들고 있자 루시아는 얼굴을 붉히며 투덜거렸다.
“뭐, 뭐하는 거예요.
그런 거 보이지 말라고요···.”
그러자 시온은 오히려 자신의 손에 범벅이 되어 있던 그녀의 애액을 입 안에 넣고는 우물거렸다.
보란 듯이 시위를 하는 듯 한 모습에 루시아는 얼굴이 빨개지면서도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신이 흘린 것이 저 남자의 몸속에 돈다고 생각하니, 이유를 알 수 없는 만족감이 차오른 것이었다.
“갈게요, 루시아.”
“아아···.”
무엇이 가겠다는 지는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다.
남자 경험만 없는 것이지, 남녀 관계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쑥맥은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직접 상황에 직면하니 두려움과 긴장감이 찾아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흥읏, 흐으읏···.”
서서히 안으로 파고드는 뜨겁고 굵은 무언가가 느껴지자 루시아의 몸이 파르르 떨리며 이불을 쥐고 있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혹 루시아가 놀라지 않을까 최대한 천천히 남성을 밀어 넣던 시온은 얇은 점막 하나를 느끼고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루시아.”
“흑, 네, 네.
시온.”
“여기서 갑자기 이런 걸 묻는 게 참 바보 같은 질문이데.
그래도 해볼게요.”
“뭔데요···?”
“나 사실,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대단한 남자도 아니고, 좋은 놈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냥 나 살 길 찾느라 바쁜 놈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혹 나에 대해서 이상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면, 미안한 소리이지만 절대 아니라고 말해두고 싶네요.”
“···.”
시온의 솔직한 고백에 놀라서일까, 아니면 그의 진짜 모습을 아주 조금이나마 엿보고는 충격이라도 먹은 것일까.
루시아는 시온을 올려다보며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후, 혹 자신에게 실망한 것을 아닐까 걱정하는 남자를 두고, 루시아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세요.
그래도 내 마음 속에서 당신을 놓아줄 생각은 없으니까.”
“···.”
“그냥 당신이 좋은 거예요.
오히려 그렇게 지극히 사람다운 당신이니까.
그 옆에 서서 그 모습을 조금 더 지켜보고 싶은 것인 걸요?”
“···고마워요, 루시아.”
아주 약간이나마 마음에 지고 있던 양심의 가책마저 사라지게 하는 여인의 대답이었다.
시온은 정말 오랜만에 가슴 한 켠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금 허리에 힘을 주었다.
“아플 거예요.”
고개를 끄덕이며, 준비가 되었다고 답하는 루시아.
그녀를 바라보던 시온은 심호흡을 하곤 이전과는 달리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그 순간 루시아는 생전 처음 겪는 엄청난 고통에 두 눈을 홉뜨고는 헉!
하고 숨을 삼키며 화끈거리는 감각과 커다란 이물감을 함께 느껴야만 했다.
“흑!
흐읏!
흑!”
고통으로 인해 어쩔줄 모르는 여인의 손길이 안쓰럽다.
시온은 슬쩍 루시아의 손을 붙잡고는 그대로 여인의 입술을 머금었다.
잠시 간의 키스 후 시온은 천천히 입술을 떼곤 루시아를 바라보았다.
혹 눈물이라도 흘리면 어쩌나 싶었는데, 오히려 제 밑의 여인은 혹 그런 모습을 상대에게 보일까, 그리고 그로 인해 미안해할까 오히려 애써 눈물을 삼키려고 하고 있었다.
“···괜찮아?”
시온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루시아의 두 눈이 더욱 크게 뜨여졌다.
그에 시온이 무슨 문제라도 있냐고 묻자 그녀는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방금··· 방금 평소처럼 존대 안 하시고···.”
“아, 미안해요.
루시아.
조금 놀라서 나도 모르게 그만.
혹 거북했다면···.”
“아니요!
오, 오히려 좋았어요.
하, 한 번만 더 그렇게 말해주실래요?”
갑작스레 엄청나게 애타는 그림이 되어서는 그렇게 남자의 팔을 붙잡는 루시아였다.
별 어려운 부탁은 아닌 지라 시온이 다시금 괜찮냐고 물어보자 루시아는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더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시온은 킥, 하고 짧은 웃음을 내뱉은 후 입을 열었다.
“존대 안 쓰는게 좋아?”
“여기.
여기서.
침대 위에서는 그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루시아는 여전히 존대 쓰는데?”
“저, 전 이게 더 편해요!”
“아닌 것 같은데?”
꾸욱―.
“학!
하응!”
슬쩍 남성을 빼내다가 다시 속살을 긁어내듯 안으로 파고드니 여인이 또 한 번 가쁜 숨소리를 내쉬고, 달아오른 신음을 내뱉는다.
“어떻게 해줄까, 루시아.
말해 봐.”
“뭐, 뭘 그런 걸 물어보고 그래요.
그냥, 그냥··· 시, 시온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존대 말고, 그냥 말해보라고.
나처럼.”
“으으으.
시, 싫다니까.
싫다는데.
너무해···.”
“지금도 잘만 하고 있는데?”
미소를 내지은 시온이 장난스럽게 볼에 키스를 해주니 루시아는 으읏!
하고 입술을 삐죽이다가 잠시 시온을 바라보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온.”
“응.”
“···우, 움직여 줘.”
“다시 말해봐.”
“더··· 더 해줘.
나도, 나도 당신 옆에 있을 거니까.
나도 사랑해줘.
다른 여자들만큼··· 나도 공평하게 사랑 받고 싶어.”
“노력 많이 해야 할 텐데.
고생도 많이 할 테고.”
시온의 말에 루시아는 상관없다는 듯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인의 진실 된 속마음을 알아차린 남자는 호흡을 고르고는 잠시 멈추었던 허리 움직임에 집중했다.
침대가 흔들리고, 살과 살기 부딪치며 나는 음란한 소리가 방을 가득 메운다.
“하악···!
하악···!”
루시아의 입에서 토해내지는 달콤한 숨결에 취해가며, 이성의 끈을 놓기 전.
시온은 다시 한 번 김유현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소설에서는 제 여자를 간살해 놓은 이 몸뚱이로, 또 한 번 그 여자를 안고 있으니까 말이다.
‘뭐··· 이번에는 강제로 범하는 게 아니라 진짜 의미로 사랑을 나누고 있으니 내 잘못은 없지만.
아무튼 유현아.
미안하다아아!’
―――――――작품 후기―――――――
갑자기 길어졌네요.
흐음···.
길어서 좋죠?
PS.
내일 연참합니닷!
추천수가 많으면 좋겠죠?
간다 작가놈아!
저장된 비축분은 충분한가아아아아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