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Regeneration Life RAW novel - Chapter (91)
애독자의 갱생 라이프-91화(91/439)
91―――――
불어 이 새끼들아
“끄으윽.”
“오, 다행히 저 놈은 안 죽었나 보네.”
“살살 좀 하라니까.
아무튼 인간들은 ‘적당히’를 몰라요.”
“···저놈들이 약해서 다 죽어버린 걸 나보고 어쩌라는 거지, 마족?”
“우후후.
아가야.
시온이 보고 있어서 일단 이 누님이 참는데, 자꾸 까불면 그 때는 정말 사지를 찢어죽일 수도 있단다?”
“해보시지.
할 수 있다면.”
그 말에 팔뚝에 오소소 하고 소름이 돋아나는 시온이었다.
시펄, 이러다가 진짜로 싸울까봐 무서워 죽겠다.
다른 건 몰라도 일단 릴리트와 김유현은 ‘진짜배기’ 다.
이제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정말 둘이 싸운다고 생각하면··· 말릴 생각 말자.
그냥 얌전히 튀는 게 최고지.
염병.’
어차피 자신이 아니어도 말릴 사람은 많고, 그 말리는 사람이 시온 언급만 해도 일단 릴리트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소극적을 전투에 임할 것이 확실했다.
김유현도 감정 기복이 좀 지랄 맞기는 하지만 명백한 ‘적’ 이 아니라면 또 분노가 금방 식는 캐릭터였으니 걱정은 없었다.
‘그보다.’
시온은 김유현에 의해 요정인지 요절인지 알 수가 없게 된 놈을 앞에 두고 앉았다.
그는 의자에 꽁꽁 묶인 채로 여태 죽은 듯이 기절해 있다가 지금 막을 눈을 뜬 것이었다.
“친구야.
일어나봐.”
“끄윽···.”
“친구야?
정신 차리고 좀 눈을 떠보라고.”
“으윽···.”
“흠.”
시온은 슬쩍 김유현을 바라보았다.
살려서 데리고 올 거였으면 말이라도 좀 할 수 있게 적당히 두들겨 패던가.
그런 뜻을 김유현도 알아차렸는지 한창 릴리트와 말싸움을 하던 그는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면서 애써 시온의 시선을 피했다.
‘후.
뭐라고 잔소리를 하고 싶은데 일단 형이 참는다, 유현아.’
사실 김유현이 정색이라도 하면 심장에 상당히 무리가 올 것 같아서 입을 다문 것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시온은 다시 남성 요정을 바라보았다.
분명 정신은 차린 것 같은데, 고통 때문에 끙끙거리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쪽과 대화가 하기 싫어서 저러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리시.”
“네, 주인님.”
“가서 그것 좀 가져와라.”
“그것이라면···.”
“일전에 하이네스 상단이 챙겨준 거.
그 중에 병 하나만 들고 오면 될 거야.”
시온의 말에 리시키다는 ‘아!’ 하고 탄성을 내뱉더니 알겠다고 답하며 어딘가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시온은 다시 눈앞의 이 웬수같은 요정에게 집중했다.
“은인아.”
“시온.”
“아, 시온.
궁금해서 그런데···.
이 뾰족귀 도대체 정체가 뭐야?
왜 뾰족귀가 인간들을 공격해?
이놈들은 인간들과는 어지간해서는 어울리지도 않는 재수 더럽게 없는 놈들 아닌가?”
위니의 상당히 신랄한 어조에 시온은 큭, 하고 웃음을 내뱉고 말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맞는 말이라 이 요정이 제정신이었다면 얼굴을 붉히면서도 딱히 뭐라고 반박하지는 못 했을 것이다.
인간들을 우습게 여기고, 다른 이종족들도 천하다고 까는 것들이 바로 이놈들이다.
고작 빵에 잼을 발라먹느냐, 아니냐로 저들끼리 신나게 싸우는 놈들 주제에 참으로 고상한 척 고귀한 적 다 하는 개머저리 같은 새끼들.
인간에게 납치되어 끔찍한 삶을 살다가 간신히 마을로 돌아가니 인간에게 더럽혀졌다며 내칠 때는 언제고 필요하니 동족 좋은 거 아니냐고 협박하면서 하이네스 상단에서 기생하던 쓰레기들이었다.
‘그러고 보니 위니는 아직 이 요정들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 모르겠구나.
하기야, 다른 사람들도 그저 왕국을 노리는 정체불명의 세력에 요정들도 있다고만 알고 있을 뿐.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지는 모르고 있긴 하지.’
천족들이 알고 보니 최대의 흑막이라는 사실은 아직 발설하지 않은 상태였다.
릴리트는 애초부터 천족이 그리 순수하지 않은 종족이라는 걸 알고 있는 상태였고, 리시키다는 천족이든 마족이든 제 주인에게 손을 대면 다 나쁜 놈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는 천족에 대해서 완전히 잘못 알고 있다.
인간인 루시아도, 묘은족인 위니도 마족은 나쁘다고 듣고 자랐으며 천족은 그런 악들에 의해 세상이 검게 물들었을 때 나타난다고 알고 있다.
‘어릴 적부터 머릿속에 박혀있는 고정 관념을 깨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
내가 말로 해도 믿지 못 할 확률이 다분해.
릴리트님이 그 천족 중에 하나라도 살렸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뭐 어쩔 수 없나?
아쉬운 대로 이놈들 입에서 사실이 나오게 만들어야지.’
고귀하고 아름다운 종족이라던 요정들이 왕궁을 습격한 것도 모자라서 몬스터들을 유인하여 영지를 공격하고 있었다는, 빼도 박도 못 하는 확실한 물증이 이미 존재한다.
이제 이들 입에서 ‘사실은 천족이 시발 놈들이다!’ 라는 말이 나오기만 하면 시온 입장에서는 만사 오케이인 상황이었다.
‘물론 이놈들도 천족들이 정확히 어떤 짓을 벌일지는 전혀 모른 채, 그저 세상에 혼란만 불러일으키겠다고 나대는 놈들이긴 하지만.’
천족들은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마족부터 시작해서 인간, 수인, 난쟁이,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들을 따르던 요정들까지 싸그리 불태웠다.
그제야 자신들이 이용당했다는 것을 깨달은 그들이었지만 이미 늦어도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일단 주변인들의 천족에 대한 환상을 깨트리기 위해서라도 천족이 어떤 때에 이 세상에 들이닥치는지, 그리고 그들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얼마나 추악한 자들인지 보여주는 것이 시온의 최우선 과제였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이 급진파 요정은 정말 딱 알맞은 먹잇감이었고 말이다.
“위니.
넌 모르겠지만 사실 요정 놈들이 왕국의 수도에까지 쳐들어와서는 왕궁을 노렸어.”
“냐오옹?
왕궁이라면 인간들의 지도자가 있는 곳 아냐?
거기를 뾰족귀들이 대체 왜!”
“아무래도 왕국의 혼란을 야기하려고 했던 모양이야.
단순히 국왕 암살 기도가 아니라 귀족 전부를 노렸고, 하마터면 성공할 뻔 했지.”
시온의 말에 위니는 냐앙!
하고 기가 막히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한 세력의 지배자에게 직접적으로 칼을 들이미는 건 곧 전쟁을 하자는 것과 다름없는 소리.
이종족들이 인간을 무시하면서도 또 그들을 경계하는 것이 그들이 이룩한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이 내는 힘 때문이었는데, 그런 국가의 최고를 건드렸다는 것이었다.
“···인간들과 요정이 전쟁을 일으키는 거 아냐?”
“그건 아닐걸.
일단 왕국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요정이 가담했다는 건 비밀에 부치고 있어.”
요정의 머리통을 쿵쿵 두드리며 시온은 위니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일단 카슈가르 백작가부터 조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듯, 국왕 에드가 4세는 요정이 관련되었다는 부분을 비밀로 했다.
물론 왕국이 좀 진정되면 바로 공론화 시켜서 그렇지 않아도 눈엣가시였던 요정 놈들을 잘근잘근 밟는 일에 박차를 가하겠지만 말이다.
“그보다, 이봐?
대충 정신 차린 것 같은데 말이라도 좀 해보지 그래.
고귀하신 요정님께서 비천한 인간들에게 붙잡혀서는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구만?”
“···.”
“대답을 못 하는 거니, 아니면 안 하는 거니?”
“···.”
“이런 속이 시커먼 놈들이 떠받는 존재가 천족이라니.
이야, 천족들도 혹시 이놈들처럼 검게 타락한 건 아닐지 모르겠어?”
“크윽!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이 비천한 인간 놈아!”
오, 바로 반응하네.
이 새끼, 끝까지 죽은 척 할 줄 알았는데 말이야.
시온은 두 눈을 부릅뜨고 당장이라도 자신을 공격할 듯 사나운 기세를 보이는 요정을 바라보며 낄낄 웃음을 내뱉었다.
“아니, 고귀하신 요정님께서 뭐가 마음에 걸려서 정신을 잃은 척, 아니면 죽은 척을 하고 계셨을까?
혹시 뭐 찔리는 거라도 있는 건가?”
“역시나 인간들은 입만 놀리는 데에 일가견이 있구나.”
역시나 급진파 요정.
천족들과 동족들을 제외하곤 이성체로 결코 보지 않는 놈들다웠다.
이놈들이 얼마나 답이 없었으면 다른 요정들마저 이들에게 진절머리를 내며 너무 과한 행동들을 한다고 동족을 신랄하게 비난했을까.
“자자, 정신도 차렸겠다.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야겠지?
왕궁을 습격할 때에도 보였던 요정 놈들이 이번에는 인간의 영역으로 온갖 몬스터를 들이밀고, 상급 기사까지 노렸다는 부분에서 뭐 할 말이라도 있나?”
“전혀 모르는 일이다.”
히야, 무슨 청문회 하는 것도 아니고 시작부터 모르겠단다.
김유현한테 실컷 얻어맞아서 그 잘난 얼굴이 복어마냥 부은 것도 모른 채 제 딴에 폼을 쳐잡고 있는 모습은 상당히.
아니, 그냥 미치도록 웃긴 장면이었다.
“킥킥!”
오죽하면 옆에 있던 위니마저 대놓고 요정을 비웃고 있을까.
“왜 웃는 거지, 들고양이?”
“아아, 네 몰골이 너무 멋져서, 뾰족귀.”
“하.
역시나 몸이 먼저 앞서는 천한 종족답게 혀도 천하구나.”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냐오옹―”
요정을 약 올리듯 위니가 그 앞에서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면서 깔깔거린다.
하지만 의자에 묶여있는 요정은 그런 도발 따위는 자신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듯 아주 쿨하게 위니를 무시하며 대신 시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나는 그저 우리 요정의 레인저로 활동하다가 갑작스레 인간의 땅으로 달려드는 몬스터들의 뒤를 밟아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공격하려던 것이 아니라 인간 여자에게 날아들던 그리핀을 향해 화살을 날린 것이고 말이다.”
“아, 그러셨군요.
이거 정말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이라도 해야 하나?”
“난 그저 진실을 말했을 뿐이다, 인간.”
혹시 자신이 알던 ‘진실’ 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바뀌었나 싶은 시온이었다.
지들 입으로 고귀하고 순수하며 빛의 후예를 따르는 영광스러운 종족이라는데.
어쩌면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구라를 술술 깔 수 있는 것일까.
‘이 새끼, 시작부터 열 받게 만드네.’
아무래도 여기서부터 진지하게 대화에 임해야 할 듯 싶었다.
“위니, 의자.”
“냐오옹?
아, 으응!
여기!”
위니가 재빠르게 의자 하나를 가져다주자 시온은 그걸 잡아당겨서는 완벽하게 포박된 요정의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볼까?”
“의미 없는 짓이다.”
“의미가 있을지 없을 지는 네가 아니라 내가 판단해.
넌 그냥 거기 편하게 앉아서 얌전히 대답만 하면 되는 거야.”
시온의 말에 요정은 파하!
하고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상대가 무슨 질문을 할지 이미 뻔히 알고 있다는, 그리고 자신의 대답 역시 정해져 있는데 무슨 고생을 사서 하냐는 반응이었다.
“이름.”
“인간 따위에게 가르쳐줄 이름은 없다.”
시작부터 상대방의 속을 제대로 긁어대는 요정의 대답이었다.
웬만한 인간이었다면 바로 흥분하거나 분노해서는 이를 갈았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가 누구인가, 이미 모든 것을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서 훤히 내려다보며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더 열 받게 할 수 있을까, 매일 고민하는 시온 클라우젠이다.
그가 살던 사회에서는 말솜씨 하나로 상대방을 죽고 살리곤 했었다.
때문에 그는 어떻게 해야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게 이름이야?
이야, 길기도 해라.
인간 따위에게 가르쳐줄 이름은 없다, 라.
그러면 혹시 아버지 이름은 비천한 인간 따위에게 가르쳐줄 이름은 없다, 어머니는 미천한 인간 따위에게 가르쳐줄 이름은 없다, 뭐 그런 식인가?
요정들 참 특이하네?
아, 특이하다고 할 게 아니라 참 병신 같다고 해아 하나?”
“···역시나 인간답게 생각하는 것도 천하구나.”
“천한 건 내가 아니라 그쪽 부모 같은데.
소중하기 짝이 없는 자식새끼의 이름을 그렇게 지어놓고 밥이 목구멍을 잘 넘어가셨나보군.”
“닥쳐라.”
부자든, 가난뱅이든.
지배자든 피지배자이든.
인간이든 인간이 아니든.
패드립을 당하면 바로 반응이 오기 마련이다.
이건 상대가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무조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자식 이름을 ‘인간 따위에게 가르쳐줄 이름은 없다.’ 라고 한 희대의 병신 부모를 둔 ‘인간 따위에게 가르쳐줄 이름은 없다.’ 님?
이 비천하고 미천한 인간이 묻고 싶은 것이 있는뎁쇼.”
“···노바시.”
아무래도 제 이름 때문에 부모가 쌍으로 욕을 먹는 건 견딜 수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시온의 장난질에 결국 제 이름을 밝히고 마는 노바시였다.
그러자 시온은 대놓고 킥!
하고 조소를 머금으며 황송해 죽겠다는 듯 두 손을 싹싹 비볐다.
“아, 노바시님.
영광입니다.
이런 미천한 인간에게 이름도 다 알려주시고.
그러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까요?”
“···.”
“이쪽의 기사를 도우려고 했다면 왜 활을 부러트리고 자리를 이탈하려고 했던 것입니까?”
“인간을 도우려고 했던 내 자신이 한심해서였다.”
“그런 이유로 활도 부러트리고 바로 도망치려고 했다?”
“도망이라니.
망언은 삼가라.
나는 그저···.”
터억―.
노바시는 앞에 앉아있던 인간이 자신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자 두 눈을 부릅뜨며 그를 노려보았다.
이 더러운 손 치우지 못 하겠냐는 뜻이었지만, 시온은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노바시님.
저는 조금 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당신은 도통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제 말이 틀립니까?”
“말했다시피 나는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
입만 열면 거짓부렁인 너희 인간들과는 다르다는 말이다.”
“아, 그러십니까.”
고개를 끄덕인 시온은 이제 막 안으로 들어선 리시키다를 확인하고는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병을 막고 있던 마개를 열고는 그 내용물을 마시더니 잠시 후 ‘캬악!’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아, 실례.
말을 좀 했더니 목이 타서.
노바시님도 마시겠습니까?”
“필요 없다.”
“네, 뭐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죠.”
그렇게 답한 시온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리시키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노바시의 뒤로 향해서는 갑작스레 그의 얼굴을 부여잡고는 뒤로 강하게 젖혔다.
“큭!”
“특별히 제가 부어드리죠.
노바시님.”
“크, 크크!
하다하다 안 되니 약이라도 먹이겠다는 소리냐?
아서라, 우리 요정들은···.”
“뭔가 큰 착각을 한 거 같은데.”
손에 병을 든 채, 시온이 슬쩍 앞으로 나섰다.
“나는 그런 신사적인 방법 안 써.
약을 먹여서 기분 좋게 만든 다음에 원하는 정보를 받는다니.
꿈도 야무지시네.
정작 이쪽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데 말이야.”
“컥!”
리시키다는 더욱 강하게 노바시의 목을 뒤로 젖혔다.
노바시는 절대 그걸 마시지 않겠다는 듯 굳게 입을 다물었지만, 정작 시온이 노리는 것은 목구멍이 아니라 다른 구멍이었다.
“다시 한 번 묻는다.
도망치려고 했던 이유, 그리고 여기 온 목적.”
“크윽!
크으윽!”
“그래, 뭐.
바로 대답을 할 정도로 약한 놈들이었다면 이런 일을 벌였겠어.”
시온은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대로 병의 내용물을 들이부었다.
‘콧구멍에 탄산’ 이라는 희대의 악랄한 고문이 실행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