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Man RAW novel - Chapter 258
상남자 258화
유현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어쭈? 이젠 폭행죄까지?”
“이 새끼가!”
그러자 주황색 조끼 양아치 중 큰 놈이 주먹을 날렸다.
퍽.
유현은 날아오는 주먹을 일단 어깨로 막았다.
“선빵을 때렸다, 그치?”
“뭐? 이 자식이!”
주황색 큰 놈이 인상을 팍 쓰고는 다시 주먹을 날렸다.
속도가 그렇게 느려 보일 수 없었다.
퍽.
그 주먹을 피하며 날린 유현의 주먹이 정확하게 녀석의 턱에 들어갔다.
카운터펀치를 급소에 맞은 데다, 힘이 실린 터라 녀석은 바로 툭 쓰러졌다.
“커억!”
유현은 곧바로 몸을 돌려 옆에서 달려드는 주황색 작은 놈을 뒤돌려 차기로 후려쳤다.
빡!
이번에도 제대로 꽂혔다.
강력한 발차기에 녀석 또한 축 늘어졌다.
순식간에 2명이 제압당하자, 건물주가 소리치며 주먹을 질렀다.
비리비리하게 생긴 놈이 용기는 가상했다.
“이 새끼, 죽어!”
툭.
하지만 솜 주먹이 가슴을 때려도 전혀 느낌이 없었다.
유현은 그의 손목을 움켜잡았다.
“크윽! 아악!”
그러곤 팔을 꺾으며 뇌까렸다.
“그러게 왜 폭력을 써.선량한 시민한테.”
“시, 신고할 거야.”
“신고해 봐.”
뚜두둑.
“아아악!”
건물주의 팔이 등 뒤로 꺾이자 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툭 하고 허벅지 뒤를 차자 그가 무릎을 꿇었다.
털썩.
순식간에 주변이 제압당한 순간이었다.
옆에 있던 상인 회장이 덜덜 떨며 말했다.
“너,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누구긴 누구야, 상인들 피 빨아먹는 양아치지.”
“뭐라고? 내, 내가 경찰이랑 연줄도 있고…….”
“그럼 신고하든가.”
유현이 말한 순간이었다.
상인 회장이 눈을 껌뻑이며 되물었다.
“지, 진짜 한다?”
“크윽! 빠, 빨리 이 개자식을…….”
팔이 꺾인 황 사장이 다그치자 유현이 그의 뒤통수를 때렸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녀석이었다.
빡.
“악!”
“넌 좀 조용하고.”
상인 회장이 불안한 듯 되물었다.
소심한 성격이 고스란히 튀어나왔다.
“저, 정말 해도 돼?”
“해.당장이라도 처넣어 버리고 싶으니까.”
유현이 으르렁거리자 그가 휴대폰 번호를 눌렀다.
112가 아닌 개인 번호였다.
어느새 그의 표정에서 두려움이 걷혔다.
자신만만하게 미소까지 지으며 통화했다.
“어, 박 반장, 난데…….”
유현이 그 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지랄한다.”
잠시 후.
인근 경찰서에 유현이 앉아 있었다.
좀 전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맞은편에 있던 박상익 반장이 유현에게 말했다.
“이거 아무래도 오해가 있었던 모양인데?”
“아까 사진을 드리지 않았습니까.아주머니도 증언했고요.”
“이 정도는 증거가 안 되지, 증거가.”
박상익 반장이 고재를 절레절레 젓자, 옆에 앉은 상인 회장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역시 반장님이 정확하게 보시네요.이 친구가 주먹으로 여길, 크윽…….”
“아이고, 회장님, 욕보셨습니다.”
“참 나.”
두 사람의 살가운 모습을 보며 유현이 코웃음 쳤다.
그러곤 휴대폰을 다시 꺼내 들며 말했다.
“그럼 이거 잠깐 보여 드려야겠네요.”
“이건 또 뭔가?”
박상익 반장이 묻자, 유현이 크게 소리쳤다.
“잠시만 여길 좀 보시죠!”
“뭔데 그래요?”
그러자 옆에 있던 경찰들도 힐끔 고개를 돌렸다.
유현이 버튼을 누르자 아까 찍었던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상인 회장 일행이 아주머니를 협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생생한 음성에, 옆에서 취조를 받던 황 사장과 주황색 조끼 입은 양아치 두 놈의 인상이 팍 구겨졌다.
화룡정점은 상인 회장의 말이었다.
-요기 경찰들 다 내 말 한마디면 껌뻑 죽는 사람들인 거 몰라?
어이없는 상황에 경찰들이 눈을 껌뻑했다.
그때, 옆에서 증언을 하고 있던 아주머니가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와 말했다.
“맞아요.상인 회장님이 저 말 했어요.경찰 다 자기편이니까 신고해 봐야 소용없다고요.”
“어허! 어디서 조작질이야!”
상인 회장이 발끈하자 유현이 태연하게 받아쳤다.
“금방 찍은 동영상인데, 조작할 시간이 어딨습니까?”
“회장님.”
순간 박상익 반장이 상인 회장을 매섭게 바라보았다.
“그게…….”
상인 회장이 미안한 듯 눈짓하자, 박상익 반장이 한숨을 쉬며 유현에게 말했다.
“자네가 아직 어려서 경험이 없나 본데, 이런 것도 증거가 안 돼.”
“그럼 변호사를 선임해야겠군요.”
“어디 한번 해 봐.괜히 시간만 뺐기지, 득 되는 게 있겠어?”
박상익 반장은 이런 경우를 많이 경험해 봤는지 능숙하게 대응했다.
이해관계가 없는 유현에게 득 될 게 없는 행동이라는 걸 알아서 한 말이었다.
예상했던 답에 유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긴 하네요.이걸로 시간 뺐기긴 뭐하니까, 기자를 불러야겠습니다.”
“어허! 젊은 친구가 경우가 없구만.”
그제야 박상익 반장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왜요? 갑질 사건과 경찰 매수 엮으면 멋들어진 기사가 나올 거 같은데요.”
“기자 불러! 불러 보라고! 어린놈이 어디서 허세야!”
유현이 비꼬듯 내뱉는 말에 박상익 반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유현은 순순히 그의 말에 응했다.
“네.안 그래도 불렀습니다.”
“뭐, 뭐라고?”
유현의 말이 끝나는 그 순간이었다.
달랑.
문이 열리고, 훤칠한 키의 젊은 남자가 경찰서 안으로 들어왔다.
프로필 사진을 본 터라 유현은 곧바로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유현이 손을 들어 인사했다.
“김 기자님.”
“어? 유현 씨, 안녕하십니까.”
“…….”
순간 경찰서 안이 조용해졌다.
김연국 기자가 들고 온 카메라 때문이었다.
거기엔 우리일보 로고가 큼지막하게 찍혀 있었다.
“하하! 제 소개부터 해야겠군요.우리일보 김연국 기자입니다.”
“우, 우리일보…….”
“네.재미난 제보를 받아서요.경찰과 상인 회장이 얽힌 복잡한 얘기던데요?”
그의 말이 끝난 순간이었다.
박상익 반장의 눈빛이 돌변했다.
그는 쪼르르 앉아 있는 상인 회장과 황 사장의 머리를 서류철로 강하게 때렸다.
팍! 팍!
“박 반장…….”
“이 개자식이 어디서 아는 척이야!”
괜히 입을 연 상인 회장은 그야말로 봉변을 당했다.
팍! 팍! 팍! 팍!
“아악!”
잔뜩 화풀이를 한 박상익 반장이 옆에 있는 부하 경찰들에게 말했다.
“야, 이 정도면 증거 충분하니까 저 자식 확실히 털어.”
“네, 반장님.”
“아니, 박 반장, 이러긴가?”
갑작스럽게 돌변한 박상익 반장에게 상인 회장이 애처로운 목소리를 냈다.
황 사장도 인연이 있는지 목소리를 더했다.
“박 반장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그러자 박상익 반장이 바짝 독 오른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착각들 하고 계신가 본데, 여기 경찰서예요, 경찰서! 감히 경찰을 모욕해!”
“그게 아니라…….”
상인 회장이 우물쭈물하자 박상익 반장이 부하 경찰들에게 강력하게 지시했다.
“야, 배호길 저 자식, 불법 성매매 한 기록도 있으니까 그것도 확인하고.”
“네, 반장님!”
“그리고 황주환 저놈은 건물 취득할 때 불법 거래 정황도 있어.그 부분 확실히 조사해.”
“네, 알겠습니다.”
“…….”
상인 회장과 황 사장의 얼굴이 동시에 사색이 되었다.
태풍이 휘몰아치고 간 후였다.
박상익 반장이 사람 좋은 얼굴로 김연국 기자에게 말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을 텐데, 차라도 한 잔 드릴까요?”
“저보다 고생하신 분이 있는 거 같은데요.”
“아차차, 내 정신 좀 봐.아까는 죄송했습니다.”
김연국 기자가 유현을 턱짓하자, 박상익 반장이 손을 내밀었다.
유현은 속내를 감추며 그의 손을 잡았다.
“아무래도 사건이 많으면 실수할 수도 있겠죠.”
“하하하! 맞습니다.역시 명석하십니다.”
“깔끔하게만 처리해 주십시오.”
“그런 건 절대 걱정 마십시오.경찰이 민중의 지팡이 아닙니까.”
유현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보이는 박상익 반장을 보며 실소를 뱉었다.
고개를 돌리자 김연국 기자가 유현을 보며 눈을 찡긋거리고 있었다.
유현이 그에게 나지막이 감사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그런 건 따로 한잔하면서 하시죠.”
김연국 기자가 술잔 드는 시늉을 했다.
딱 봐도 능글맞은 게 오은비 기자의 남자 버전이었다.
그때, 박상익 반장이 안쪽 자리로 안내했다.
저럴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사람 좋은 표정이었다.
“자, 자, 이쪽으로 오시죠.”
그 모습을 본 유현이 김연국 기자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했다.
확실히 펜의 힘은 무시무시했다.
경찰서에서 나온 유현은 김연국 기자와 호프집에서 마주했다.
그는 서글서글한 인상처럼 말도 시원시원하게 했다.
김연국 기자가 조금 전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거참, 썩을 놈들 정말 많네요.”
“그러게 말입니다.그래서 기자님 같은 분이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유현 씨, 말 참 기분 좋게 한다니까.그래서 오 기자님이 좋아하나 봐요.”
“잘 봐 주신 거죠.오늘 정말 고마웠습니다.”
유현이 술잔을 채우며 감사 인사를 했다.
지난번 김현수의 기사에 이어 오늘 건까지.
안면도 없었던 그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
특히 이번 경우는 유현의 부탁으로 경찰서까지 와 줬다.
그것도 주말에 말이다.
아무리 집이 근처라고 해도 결코 쉬운 행동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고개를 저었다.
“에이, 고맙긴요.덕분에 저도 좋은 기사 건졌는데요.”
“그래도 고생한 거에 비하면 작죠.”
“아뇨.영상까지 확실히 찍었잖아요.이 기사, 꽤 대박 날 겁니다.하하!”
“그러면 다행이고요.”
유현은 살갑게 말해 주는 김연국 기자가 고마웠다.
그렇게 한참을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던 중이었다.
달랑.
호프집 문이 열리고 반가운 손님이 들어왔다.
유현이 손을 들어 김현수를 반겼다.
“현수야.”
“뭐야, 너 바로 집에 간다면서…….어? 기자님.”
유현에게 말하던 김현수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연국 기자가 그런 김현수를 반겼다.
“현수 씨, 안녕하세요.”
“여긴 어쩐 일로…….”
김현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앉아.”
유현의 말에 따라 자리에 앉는 김현수에게 김연국 기자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둘이 있으니 그림이 좀 사네.둘 다 정의의 용사들이잖아요.”
“또 그러신다.일단 드세요.”
유현이 김연국 기자의 잔에 맥주를 채웠다.
옆에 있는 김현수의 빈 잔에도 따랐다.
앞뒤 사정을 알 리 없는 김현수가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유현이 너, 혹시 기자님한테 지난번 땅에 못 박은 양아치 놈들 얘기한 거야?”
“아니.그럴 리가 있냐?”
유현이 고개를 젓자, 김연국 기자가 먹잇감을 발견한 듯 고개를 쭉 내밀었다.
“어라? 그건 또 무슨 얘기예요?”
순간 김현수가 아차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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