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06)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06화
63. 바로 달려올 녀석들이 있거든
대장간을 나서 저택 쪽으로 돌아가자 레일라와 어니스트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레일라가 내 쪽으로 후다닥 달려왔다.
“뭐 만들었어? 응? 설마 진짜 안 만들고 나온 건 아니지? 응? 응?”
“데인! 뭐 만들었어? 혹시 갑옷? 아니면 창? 아니다, 창은 이미 있으니까 역시 다른 건가?”
어니스트도 합세했다.
나는 둘의 열화와 같은 호기심에 피식거리며 대답했다.
“검.”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만들고 나왔구나!”
얘들 엄청 흥분했네.
“만들고 나온 건 아니고, 의뢰만 하고 왔지. 시간 좀 걸릴 것 같아.”
“어떻게 만들기로 했는데?”
때마침 카르나스가 고개를 뾱, 내밀었다.
“끼륵!”
그래서 그 김에 어떻게 만들기로 했는지 설명해 주자 둘의 입이 쩍 벌어졌다.
“아, 아르카니움? 너한테만 반응했다고?”
“카르나스의 불꽃을 빌려줬다고?”
그 야장, 불바크의 말에 따르면 세상엔 아르카니움으로 만든 무구가 없다고 한다.
단지 원석 상태로만 존재할 뿐.
하지만 카르나스의 불꽃으로 제련이 가능해졌고, 그래서 나는 조만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르카니움제 검을 가질 예정이다.
“세상에…….”
레일라는 부럽다는 눈치다.
자신조차 안 가본 곳에 내가 들어가서 세상에 하나뿐인 검을 만들어 온다고 하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나도 열심히 해서 징표를 받을 거야.”
레일라는 굳게 다짐했다.
녀석을 보면서 느낀 거지만, 귀족가 자제 특유의 특권의식은 딱히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그냥 징표를 주면 자격이 없다며 사양할 녀석이지.
“세상에 하나뿐인 검이라니…… 그거 너무 낭만적이잖아?”
어니스트는 뭐, 이런 녀석이고.
“아무튼 뭐, 조만간 다시 올 예정이니까.”
대충 기말고사 전에 들러서 진행 상황 한번 보면 되겠지?
애초에 만들 생각으로 온 게 아니라 뭐가 있는지 볼까 하는 마음에 온 거였던지라, 기대가 되긴 해도 마음이 급하진 않아.
나에게 아직 무기라는 건 단순히 부러지면 새로 쓰면 되는 거에 불과하고 말이야.
예외가 있다면, 아버지가 선물해 주신 창 정도? 그건 주기적으로 닦아 주고 기름도 먹이고 날도 갈아 주고 있으니까.
뭐, 그것도 던지면서 막 쓰고 있긴 하지만.
“좋아. 그럼 훈련하러 가자.”
레일라는 오랜만에 의지를 불태웠다.
“맞아! 활시위 걸어야 하는데!”
“좋아.”
마침 잘됐다.
우리는 그렇게 곧바로 훈련장 쪽으로 향했다.
“참, 우리 돌아가면 부스 운영해야 하는데 뭐 좋은 방법 있을까?”
“꼭 부스를 운영해야 하는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 부스를 운영하니까!”
어니스트의 말에 난 고민해 보았다.
음. 뭐가 있을까.
큰누나나 작은누나한테 한번 물어볼까?
예전에 아카데미 페스타 이야기를 한 것 같기도 한데.
“그러게. 부스 운영하면 무슨 주제로 해야 하지?”
“오늘 돌아가는 길에 프리실라 만나기로 했으니까, 동아리방에서 같이 이야기해 보자.”
내 말에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프리실라는 고학년인데 페스타 참여할 여유가 있으려나?
뭐,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아마 될 것 같지만.
아무튼, 훈련이 끝나면 우리는 아카데미로 돌아간다.
휴식하긴 했는데, 그사이 이것저것 많은 일이 있어서 휴식을 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디 보자, 기사단원들이랑 대련도 하고 레일라네 작은오빠도 만나고, 자고 일어나서는 대장간에도 다녀오고…….
이제 훈련까지.
“우리 근데 시험도 끝났는데 너무 안 쉬는 거 아닌가?”
마침 어니스트가 의문을 표하자 레일라는 의지를 불태웠다.
“이럴 때 훈련하는 거야, 어니스트.”
“어, 으, 으응.”
대장간에 다녀온 것 때문에 그런가.
활활 타오르는 의지가 볼 만하다.
“데인, 대련해 줄 거지?”
“그럼.”
그럼 나도 저기에 어울려 줘야겠지.
좋아.
하는 김에 제대로 해 볼까?
* * *
우리는 훈련을 마친 뒤 저택을 떠났다.
테르미온 공작이 아카데미까지 호위대를 붙여 주겠다고 했지만 레일라가 극구 사양했다.
은근 서운해하는 눈치였지만, 아버지들 마음이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아무튼 그렇게 온갖 일이 일어났던 1박 2일이 지나가고, 우리는 마침내 아카데미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저택을 나오자마자 우리는 프리실라를 만날 수 있었다.
“주, 죽겠다. 천천히 가아!”
뒤에서 들려오는 레일라의 앓는 소리에 프리실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희들 저택 가서 쉰 거 아니었어?”
“그러게. 쟤가 워낙 의지를 불태워서.”
하도 의지를 불태워서 어울려 줬을 뿐.
그러니까 계속 그렇게 대련하자고 매달릴 건 뭐야.
그래도 보기엔 좋다.
성장하려고 노력한다는 거니까.
그리고 레일라는 생각보다 실력이 빠르게 늘고 있었다.
내가 지적한 부분에 대한 수정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건 물론, 테르미온 공작가의 검술에 대해서도 조금씩 깨닫고 있는 모양.
내가 알기로 테르미온 공작가의 검술은 ‘균형’을 중시한다.
물리적으로든, 관념적으로든.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검술로 거의 모든 적에게 대항할 수 있고, 물리적으로는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며 절대 쓰러지지 않고 싸우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제국 최고라 불리는 테르미온 검술의 요체인데, 레일라가 그걸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다 정말 오빠들 뛰어넘겠는데?
“데, 데인. 나 손이 벌벌 떨려.”
그리고 나와 레일라가 대련하는 내내 활시위를 거는 연습을 했던 어니스트는 지금 임시 수전증 환자가 되어 있었다.
저 손에 물이 담긴 컵을 쥐여 주면, 장담컨대 순식간에 물이 흘러넘쳐 텅 빌 것이다.
“쉬는 게 아니라 훈련하러 갔다 왔는데?”
프리실라의 말에 난 피식거리며 물었다.
“대신전은 어땠어?”
“음. 지루했지. 지겨웠고. 좀 성질도 나고. 막판엔 뒤집고 나오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니까?”
프리실라답다.
“뭐 했는데?”
“대신전 정례 회의. 노인네들 모여서 헛소리하는 거 듣다 왔지. 나는 그냥 구석에 앉아 있었고.”
“그래도 꽤 큰 행사네. 인정받고 있다는 거잖아?”
“인정은 무슨.”
프리실라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투덜거렸다.
“참석하면 그런 이야기 못 할걸. 내가 아무리 신성학부지만, 거지 같아서 진짜. 무슨 논의한 줄 알아? 여신도들의 치마 색을 뭘로 하느냐로 세 시간을 싸웠다니까?”
프리실라는 씩씩거리며 말을 이었다.
“심지어 악시온 교구의 주교 놈은 이참에 어깨를 드러내는 건 어떻겠냐고 그러더라고?”
프리실라는 그 뒤로도 성교회 욕을 줄줄이 늘어놓으려다가 내가 제지하자 조금 진정했다.
“괜히 누가 들으면 이단으로 찍힌다?”
“……에이 씨. 동아리방 가서 마저 욕해야지.”
그래도 대신전 정례 회의에 불려 다녀올 정도면 프리실라의 재능이 어지간한 수준을 넘었다는 뜻.
나중에 같이 하바로스크 산맥에 갈 때가 기대되는데?
우리는 다시 아카데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참고로 레일라는 삐걱거리는 온몸을 부여잡고 간신히 쫓아오고 있었으며, 어니스트는 여전히 손을 떨고 있었다.
“응? 페스타? 아. 그런 게 있었지…….”
프리실라는 내가 페스타 부스 이야기를 꺼내자 시무룩한 표정이 되었다.
“고학년 되면 꿈도 못 꾼다고.”
“바빠서?”
“아니. 안 끼워줘서.”
“…….”
“나쯤 되면 아주 화석 취급이야, 화석.”
그러더니 별안간 눈을 반짝였다.
“그럼 이번엔 동아리에서 참여하겠네! 야호!”
역시 할 것 같더라니.
“음, 부스라. 마침 좋은 아이디어가 있지.”
“그래?”
“들으면 깜짝 놀랄걸? 이거다! 싶어서.”
뭔데 저러나 했는데-
“바로바로 점성술 부스지! 미래를 점쳐 주는 거야! 금전, 사랑, 건강, 커리어 등등!”
……신성학부랑 전혀 안 어울렸다.
“성교회에서 그런 거 엄청 싫어하지 않아?”
“뭐 어때. 안 들키면 그만이지. 로브 쓰고 얼굴 가리면 대충 어떻게든 될걸? 내가 또 이쪽에 취미가 있거든.”
싱글거리는 프리실라의 모습에 난 될 대로 되라 싶었다.
어차피 우리도 위험한 짓은 다 골라서 하는데, 점성술 정도야 뭐 문제일까.
“그럼 부스는 결정됐네.”
“쟤들은 뭐 한대? 따로 이야기한 거 있어?”
“아니. 가서 정해야지.”
그렇게 우리는 아카데미로 돌아왔다.
그리고 락테일도 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포장 가구와 ‘엘레보르’의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레일라 테르미온 아가씨.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이 가구 오는 날이었구나.
“아, 다들 고생했어요.”
그리고 레일라는 언제 앓았냐는 듯, 도도하고 새침한 영애로 돌아가 팔짱까지 끼더니 지시했다.
“506호로 옮겨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웅성임.
“쟤들이 저 가구 주문한 거야?”
“세상에, 저거 엄청 비싼 가구들인데!”
“미쳤다…… 역시 테르미온이랑 소그레스가 같이 있으니까 돈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구나.”
“우리 동아리방에도 하나만 놨으면…….”
부러움 가득한 시선들이 느껴졌다.
프리실라는 이게 뭔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희들이 산 거야?”
“아, 말 안 했구나. 너 가입하기 전에 나가서 사 왔지.”
“장난 아닌데? 들어오길 잘했는걸! 설마 동아리방에 엘레보르라니!”
프리실라도 신나 보였다.
이게 다 내 마력석 덕분이다.
시드레인은 다음 구매자 잘 찾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페스타 끝나는 대로 연락해 봐야겠다.
“조심해서. 좋아. 한 번에 들어서 옮긴다. 하나, 둘.”
부러운 시선 속에서 엘레보르 직원들과 함께 움직인 우리는 동아리방에 가구들이 하나둘 놓이는 걸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설치는 순식간이었다.
“수고들 했어요.”
레일라는 엘레보르 직원들이 돌아갈 때까지 무척이나 도도한 영애의 표정을 끝까지 유지하다가, 문이 닫히는 순간 앓는 소리를 내며 무너졌다.
“죽겠다. 아휴.”
나름 자존심이라면 자존심이라고 해야 하나.
뭐, 아무튼.
텅 비어 있던 동아리방이 명품 가구들로 채워지자 그야말로 화사함이 가득하다.
“오, 소파 좋은데?”
프리실라는 냅다 소파에 누웠고, 어니스트는 신이 나서 작업대를 구경했다. 레일라는 조명들을 꼼꼼하게 살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는 푹신한 융단 위에 둘러앉아 페스타 이야기를 시작했다.
“프리실라가 점성술?”
“신성학부 아니야?”
“뭐, 그냥 하는 거지. 로브 쓰고 하면 안 들켜.”
일단 부스 주제 하나는 확보.
“동아리당 부스 한 개인가?”
“하나긴 한데, 부스 안에서 두 개 동시에 해도 돼.”
“그럼 그렇게 하면 되겠다. 어니스트, 좋은 생각 있어?”
어니스트는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보물찾기 생각하고 있었어.”
그야말로 탐사학부다운 아이디어다.
“보물찾기?”
“재미있겠는데?”
두 여자가 관심을 보이자 어니스트는 신이 나서 말을 이어갔다.
“지금 안개의 정원에 안개가 사라졌잖아? 근데 미로 같은 구조는 그대로니까, 거기에 보물 쪽지들을 숨겨 놓는 거지!”
어니스트는 꽤 진지하게 생각한 건지 구체적인 계획도 늘어놓았다.
“정원에서 가장 복잡한 구역을 따로 빌린 다음에, 참가비를 받고 보물찾기 게임을 하는 거야. 보물 후보는 정하면 그만이고!”
“좋다. 그걸로 하자. 근데 빌릴 수 있는 건가?”
그 말은 프리실라가 대답해 주었다.
“페스타 기간엔 몇몇 출입금지 건물이나 구역을 제외하면 모든 곳을 대여할 수 있어. 비용이 조금 발생하지만.”
“그럼 됐네. 레일라, 네 생각은 어때?”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데? 가만, 상품으로 줄 만한 게 있나?”
성 아이마르의 아공간 목걸이.
마침 그게 떠오른다.
안에 아티팩트도 아직 몇 개 남았고, 쓸 만한 장비도 있다.
“상품은 아마 문제없을 거야. 좋아. 어니스트, 그걸로 하자.”
“좋아! 바로 준비해야겠는걸!”
저렇게 신날 수 있을까.
“그럼 이제 남은 건 나랑 데인인가?”
“너희 둘은 생각해 둔 거 있어?”
음.
나는 백작성을 떠날 때까지도 사 먹었던 걸 떠올렸다.
얼음사탕.
하지만 이내 아니다 싶었다.
만드는 방법을 알아도 지스 아저씨가 만든 것만큼의 맛은 안 나올 것 같다.
“음…….”
“으음…….”
당장 떠오르는 게 이렇게 없을 줄이야.
우리의 침묵이 길어지는 동안 어니스트는 종이를 가져와 보물찾기에 쓸 상품 목록을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건 어때, 어니스트?”
“오. 좋다.”
그리고 프리실라는 자신의 아공간에서 물건들을 꺼내 보이며 상품을 제안했는데-
“음?”
문득 눈에 띄는 게 있었다.
환영 발생기.
가만.
나는 당테르관에 처음 들어왔을 때를 떠올렸다.
신고식.
그때 나한테 다들 역으로 제대로 당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내 인상에 깊이 남은 게 하나 있었다.
바로 함정이다.
정확히는 환영을 생성시키는 함정.
“프리실라. 페스타에 환영을 활용해도 전혀 문제없지?”
“그럼. 오히려 다들 많이 쓸걸? 홍보용으로도 쓰고, 놀래는 용도로도 쓰고.”
놀래는 용도.
그거다.
“난 이제 쓸 일 없지만.”
“응?”
“헤어졌거든.”
“아…….”
잠깐의 엄숙한 시간이 흐른 뒤.
나는 어린 시절 집사가 틈만 나면 들려주었던 옛날 이야기들 중, 우리 백작성 앞 ‘그믐의 숲’에 얽힌 유령 이야기를 떠올렸다.
“이걸로 공포의 집 해보는 건 어때?.”
“으응?”
레일라가 물었다.
“귀, 귀, 귀신의 집 같은 거? 마, 막 유령 나오고, 어, 언데드 나오고, 귀신 나오고!”
얘가 왜 이렇게 말을 더듬어?
“어, 비슷한 거. 거의 모든 장소 대여가 가능하다면서? 괜찮은 곳 찾아서, 환영 발생기랑 환영 함정을 설치하고 꽤 으스스한 분위기로 꾸며보는 건 어때?”
“…….”
레일라는 여전히 떨고 있었다.
일단 어니스트가 먼저 찬성했다.
“재미있겠는데? 잘만 하면 엄청 성공할 것 같기도!”
프리실라도 고개를 끄덕였다.
“함정 쪽이라면 쓸 만한 녀석을 알지.”
나도 알 것 같다.
도와줄지는 모르겠지만.
“레일라, 너는 어때?”
마지막으로 레일라.
“…….”
얘 이상하네.
“레일라, 혹시…… 귀신 무서워해?”
어니스트의 말에 레일라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 그럴 리가 있겠어! 귀신이나 유령따위 하나도 안 무, 무, 무섭다고!”
무섭다는 거구나.
어릴 때 유령 보고 기절한 적이라도 있었나.
“무서우면 다른 걸로…….”
“무, 무, 무섭긴! 하, 하나도 안 무섭다니까? 괜찮아! 나 하, 할 수 있어!”
“진짜?”
“으응!”
정 그렇다면야.
얘 이러다 기절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유령 그거 빛 한 방 쏴 주면 한방에 가루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데.”
난 프리실라의 말에 신성학부는 출입을 금지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좋아.
그럼 정해졌다.
부스는 일단 점성술 부스를 운영한다.
거기에 추가로 보물찾기 상품 교환소를 운영하면 되겠지.
“기왕이면 둘이 같이하면 좋으니까, 보물 찾아서 교환하는 사람한테는 점성술 이용 비용 할인 같은 건 어때?”
내 제안에 프리실라가 놀랍다는 듯이 바라봤다.
“그거 좋은데? 그래, 그럼 그것도 하자. 점성술 보고 공포의 집으로 가면 이용료 할인! 그리고 공포의 집 통과증 들고 가면 보출찾기 비용 할인!”
흐름 좋다.
뭐가 됐든 일단 참여만 시키면 나머지 두 개로 자연스레 유도할 수 있는 셈.
“거기에 어니스트는 보물찾기, 나랑 레일라는 공포의 집. 좋아. 결정됐다.”
“좋아! 엄청 설렌다!”
“완전 기대된다, 페스타!”
여기에 프리실라가 기름을 제대로 부어 버렸다.
“손님 가장 많이 끌어모은 동아리 혜택 장난 아닌 건 알지? 외출권이랑 식권은 기본이고, 장학금에 동아리방 이동권도 준다고.”
동아리방 이동권.
그 말에 모두의 눈이 반짝였다.
“참고로 여기보다 훨씬 넓은 동아리방도 많아. 다른 동아리가 차지하고 있어서 그렇지.”
더 넓은 동아리방이라.
하기야.
지금이야 딱 괜찮은데, 나중에 가구를 더 들이거나 사람이 늘어나면 더 넓은 방이 필요해지긴 할 테다.
목표가 정해졌다.
“좋아. 무조건 따자.”
“옮기기만 해. 가구 바로 채울 거니까.”
그럼 이제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그때 레일라가 문득 잠시 잊고 있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부스 설치는 그렇다 치더라도, 보물찾기 세팅하는 거랑 공포의 집 꾸미기가 될까? 촉박할 것 같은데. 대여야 어찌어찌한다고 쳐도 재료 구하고 그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우리 넷으로 되려나?”
“끼륵!”
그때 카르나스가 고개를 쏙 내밀었다.
자기도 빼놓지 말라는 뜻인가 보다.
“맞는 말이야. 카르나스가 한 손 보태도 부족할 것 같은데?”
“끼륵…….”
프리실라의 말에 시무룩해진 카르나스.
난 그때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걱정 안 해도 돼.”
“응?”
“부르면 바로 달려올 녀석들이 있잖아?”
곧바로 난 어니스트를 바라보았다.
빠르게 비실비실한 몸을 벗어나고 있는 어니스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