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16)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16화
71. 내 학생 건드리지 마시오
이번 아카데미 페스타의 여파는 상당했다.
일단 매해 적어도 동아리 부문에서만큼은 1위를 차지하던 아카데미 검술회 동아리의 심각한 부정행위 사태가 큰 문제로 떠올랐다.
[아카데미 검술회, 1위에 집착하다 공정을 잃다!] [아카데미 검술회, 그들은 무엇이 두려웠나?] [아카데미 검술회 회장, “할 말 없다”며 모르쇠] [검술회 모 관계자, “솔직히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며 혀를 차]아카데미 내의 모든 사건사고를 보도하는 아카데미 일보는 이 사건을 놓치지 않았다.
안 그래도 화젯거리가 가득한 페스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단 것 자체가 엄청난 먹잇감.
덕분에 아카데미 검술회 동아리는 악의 축으로 낙인찍혀버렸다.
안 그래도 마법학부와 더불어 검술학부는 아카데미 내에서도 가장 권력이 막강한 학부.
그런고로 일부 학생들이 학부 뒷배만 믿고 설치면서 이미지가 점점 안 좋아졌었는데, 이번 일을 기점으로 폭발해 버린 것이다.
“검술학부 그놈들 원래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니까?”
“뭐 아쉽다고 신생 동아리 행사를 망치려 들어?”
“진짜 치사하다 치사해. 나쁜 놈들. 맨날 시비나 걸고 다니면서!”
여기에 학부의 자랑이자 졸업 후 황실 기사단 입단이 예정되었다던 소문이 쫙 퍼진 콘레드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분열이 시작되며 기존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검술학부 내부에서 이런 폭로도 나오온 것이다.
[“모든 건 회장의 지시였다” 검술회 동아리 관계자, 내부 지시 폭로!] [“동아리는 회장이 왕처럼 군림하는 곳”]콘레드가 그간 폭압적으로 동아리를 운영해 왔으며, 1위를 놓치고 싶지 않아 기어이 이런 일까지 터뜨렸다는 것.
덕분에 콘레드의 회장 자리 사임까지 논의되고 있었으며, 여기에 더해 현재 맡고 있는 검술실전학회 회장직 박탈는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외쳤다.
정의의 승리라고.
덕분에 검술학부 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었으며-
반면 마법소환탐사창검술(낭만) 동아리는 추앙받았다.
“이름이 뭐 그래?”
“이상하게도 지어 놨네. 회장이 제정신인가.”
“그래도 뒤에 양심상 낭만 붙였네.”
이름이 좀 이상하다는 말들이 나오긴 했지만 뭐 어떤가.
데인네 동아리는 그야말로 반란이었다.
아카데미 검술회 동아리가 사실상 지배하고 매년 1위를 차지하던 페스타의 구도를 바꿔 버렸으니까.
단순히 그들을 무너뜨려서가 아니다.
“나 보물찾기 되게 재미있었는데. 그냥 찾는 게 아니라 암호도 풀고 흔적도 추적하면서 추리하는 느낌이라 되게 신났었어!”
“공포의 집은 또 어떻고? 공포 대박이었어 진짜로.”
“점성술도 되게 신기하더라. 엄청 용한 점술사를 데려왔다던데?”
진행한 행사마다 호평을 받으며, 굳이 아카데미 검술회가 방해하지 않았더라도 1위를 차지했을 거란 말들이 나올 정도.
이런 덕인지, 마법소환탐사창검술(낭만) 동아리의 선전은 교수 정례회의에서도 언급되기까지 했다.
“요새 페스타 이야기가 많네요. 안 그렇습니까 선생님들?”
마법학부 학과장.
드나보 교수가 정례회의 마지막즈음에 지나가는 말로 페스타를 언급하자 검술학부 학과장, 에스테란데 교수가 헛기침했다.
“큼, 크흠.”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 동아리가 무슨 수를 써서 아주 부끄러운 일을 했다던데…… 이거 참, 페스타가 중요하긴 중요한가 봅니다 학생들한테.”
“그러게나 말이에요.”
소환학부 학과장, 델피네소 교수가 고소하다는 듯 동조하자 에스테란데 교수의 헛기침이 더욱 심해졌다.
“이래서야 되겠어요? 맨날 뭐 타도 마법학부 하더니만…… 콘레드처럼 재능 넘친다고 소문난 학생이 뒤에서 그런 지시나 하고 말이에요.”
덕분에 에스테란자 교수는 다급하게 말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조, 조사 중입니다. 아카데미 일보에 알려진 것과 다른 내용도 있고,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서 잘못한 게 있으면 가려서 바로잡는 식으로 갈 예정입니다.”
“자정작용이 되려나 모르겠네요. 예전에도 그랬다는 말들이 나오던데.”
“섣부른 추측은 삼가시오, 드나보 교수!”
참다못한 에스테란자 교수가 화를 냈지만, 드나보 교수는 잘 걸렸다는 듯 히죽거렸다.
“추측이라뇨, 에스테란자 교수님. 증인도 있고 증거도 있다던데. 검술학부쯤 되는 ‘거대 학부’가 뭐가 두려워서 그런 짓을 했나 몰라요.”
“이, 이이…….”
마법학부와 검술학부가 앙숙이라는 건 아카데미 사람 누구나 아는 사실.
마법학부의 권력이 전통적으로 더 크긴 하지만, 전쟁을 거치며 검술학부의 세력이 점점 더 커지더니 최근에는 마법학부를 크게 위협하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건수를 잡았으니 드나보 교수가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
‘이참에 아주 꽉꽉 눌러 놔서 정례회의 내내 말도 못 하게 해 놔야지.’
나름의 알력다툼이라면 알력다툼이다.
지루한 교수 생활의 활력소라고 해야 할까.
체면의 문제도 있고 말이다.
덕분에 에스테란자 교수는 부끄러움과 치욕, 그리고 망신살이 뻗쳐 고개도 못 들고 있었다.
‘이놈의 정례회의는 언제 끝나는 거야?’
마음 같아서는 당장 그 콘레드 녀석을 여기로 끌고 와 무릎을 꿇게 하고 사과를 시키고 싶었다.
자신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화살을 맞은 꼴이니까.
“정례회의가 이런 거였군.”
이런 가운데 의외의 인물이 입을 열었다.
바로 자율전공학부 유일의 교수, 켈타스 레드필이었다.
“하도 참석하라고 닦달을 해서 참석해 봤더니만, 참 즐거운 광경이오.”
켈타스 교수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참고로, 교수 취임 후 정말 오랜만에 참석하는 정례회의였으며 동시에 이번 정례회의 첫 발언이기도 하다.
“이거 원, 아카데미의 중요한 대소사를 다룬다기에 궁금해서 와 본 것도 있는데.”
켈타스 교수는 다른 교수들의 시선이야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이거, 그냥 학부끼리 다투는 자리 아니오?”
“…….”
직설적인 그 말에 모두가 불편한 기색이다.
물론 정례회의 참석하라는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 켈타스 교수가 할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 말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김에 나도 살짝 동참하자면, 한 가지만 이야기하겠소.”
켈타스 교수는 교수들과 한 명 한 명 모두 눈을 맞춘 뒤 입을 열었다.
“내 학생 건드리지 마시오.”
섬뜩함이 깃든 그 말에 순간 모두가 서리가 끼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
“검술학부가 됐든, 마법학부가 됐든. 혹은…… 소환학부가 됐든. 내 제자는 안 건드리는 게 좋을 거요.”
순간 에스테란자 교수는 흠칫했다.
제자?
물론 교수 밑에서 수학하는 학생들을 두고 제자라 부르긴 한다.
그런데 켈타스 교수가 이야기하는 ‘제자’는 약간 의미가 다른 것 같았다.
‘설마. 저 양반이?’
황실 기사단장 역임.
제국에서도 손꼽히는 헥사급 기사.
하지만 제자를 안 두기로 더 유명한 사람.
그런 사람이?
“켈타스 교수님. 혹시 제가 생각하는 그 ‘제자’의 의미가 맞습니까?”
에스테란자 교수의 말에 켈타스 교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직접 내 검술을 전수 중이니, 그렇소.”
“……!”
기사들이 알면 놀랄 소식이다.
세상에.
그 까탈스러운 양반이 제자를 만들다니.
‘도대체 그 데인이라는 녀석은 검술 재능이 어느 정도인 거야?’
이런 가운데 델피네소 교수가 순간 물었다.
“켈타스 교수님,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죠? 여기 있는 학부 교수님들이 데인을 뭐 어떻게 하라고 말하기라도 했단 말인가요?”
켈타스 교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꼭 그런 것만 이야기하는 건 아니오, 델피네소 교수. 어떻게 하라는 게 아니라, 멀쩡히 생활하는 학생 귀찮게 하는 것도 포함되는 거지.”
“…….”
“아시잖소? 그 녀석의 재능이 얼마나 대단한지. 물론, 검술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지만.”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덧붙였다.
“재미있는 회의였소. 그럼 난 먼저 일어나지.”
드르륵.
문이 열리며 켈타스 교수는 회의장을 나가 버렸고, 남겨진 다른 교수들은 한동안 멍하니 문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그 교수에 그 학생이었다.
* * *
동아리방이 모여 있는 락테일동은 언제나 만실이다.
우리가 동아리방을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 운이 엄청나게 따랐다.
마침 올해 들어 서류만 유지하는 동아리들을 해체했고, 의미 없이 방을 차지하는 곳을 내보내면서 생긴 자리니까.
여하튼 동아리방은 한번 생기면 바꿀 방법이 별로 없다.
동아리끼리 거래를 하거나, 혹은 정말 운이 따라 빈 방이 생겼는데 거기를 잽싸게 선점하거나 하는 방법뿐이니.
하지만 딱 하나.
동아리방을 바꿀 방법이 있다.
그것도 원할 때.
그게 바로 우리가 동아리 부문 1위를 하며 따낸 ‘동아리방 교환권’이다.
“이게 진짜 우리 동아리방이야?”
“응. 여기야.”
나는 깨끗하게 비워진 드넓은 동아리방을 보며 히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506호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
거의 대련장 수준으로 넓다.
“이게 락테일동에서 딱 둘뿐인 방이구나…….”
나머지 녀석들도 감탄을 연발했다.
검술회 동아리 녀석들이 방을 싹 비워서인지 방은 더 넓어 보였다.
물론 우리가 506호에서 쓰던 가구들을 가져다 놔도 이 방이 넓어 보이는 건 변함없을 것이다.
“고객님, 이건 어디에 놓을까요?”
“거기 놔 주세요. 네네. 이쪽으로.”
참고로 우리는 속전속결로 ‘엘레보르’의 직원들을 불러 가구들을 옮겼다.
그들은 능숙하게 가구를 분해하더니 빠르게 이곳 15층까지 옮겨 지금 재조립 후 재배치 중이었다.
반면-
“내가 살짝 보고 왔는데, 복도에 짐이 한가득이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더라고.”
검술회 동아리 녀석들은 그야말로 죽을상인 모양이다.
하기야, 이 넓은 방 곳곳을 채운 가구들을 들고 그 좁은 방으로 갔으니.
“그 정도면 아예 안 쓰지 않을까?”
“그럴 녀석들이지. 아예 락테일동 말고 다른 곳을 동아리방 대용으로 쓸 확률이 높을걸?”
뭐, 그거야 걔들이 알아서 할 일.
우리는 이제 이곳에서 최소 1년은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1년 뒤에도 2년 뒤에도, 3년 뒤에도 우리 동아리가 이곳을 쓰고 있을 거라 확신한다.
“레일라, 조만간 가구 사러 가자.”
“그 이야기 왜 안 하나 했네. 안 그래도 여기 방 많은데, 각자 방 꾸미기 할까?”
“좋지. 운영자금 내에서 좋은 걸로 사 오면 되겠다.”
참고로 우리의 운영자금은 아까 전 검술회 동아리 녀석들에게 받아낸 크라운 금화 180개.
내친김에 장부도 운용할 계획이다.
물론, 장부에 모든 내용이 적히진 않겠지만.
“이제 돈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여기에 시드레인을 통해 판매하는 마력석의 수익까지.
페스타 끝나고 연락하기로 했으니, 조만간 마탑주 양반한테 또 판매를 맡겨야 할 것 같다.
“돈은 뭐, 원래도 걱정 없었지.”
“그래도 집에 손 벌리는 것보단 낫잖아?”
“그건 그래.”
레일라는 마냥 좋은 모양이다.
어쩌면 좋은 척하는 걸 수도 있고.
학부 선배들과 척을 진 셈이니 당장은 마음이 완전히 평온하진 못할 테다.
하지만 난 확신한다.
레일라는 이겨낼 거라고.
그리고 이제 건드릴 녀석도 없겠지만, 혹시라도 건드리면 우리 동아리가 가만 안 있을 예정이다.
“상품은 뭐였더라? 우리 페스타 상품으로 받은 거.”
프리실라의 물음에 나는 아공간을 열어 상품들을 죄다 늘어놓았다.
상품은 꽤 많았다.
아티팩트부터 식권, 그리고 아카데미 내 상점에서만 사용 가능한 유가증권까지.
우리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제외하면 모두 넷이서 공정하게 분배했다.
“학교생활이 이렇게 풍족할 줄은 몰랐는데.”
“그러게 말이야.”
가문으로부터 용돈을 안 받는 어니스트는 마냥 싱글벙글이다.
“끼륵! 끼르윽!”
이런 가운데 내 품에서 뿅, 하고 튀어나온 카르나스도 무척이나 좋아했다.
펄럭!
“오.”
이 녀석, 이제 곧잘 떠오른다.
날갯짓이 이전보다 힘차다.
“끼륵!”
카르나스는 작업대 위까지 날갯짓해서 올라가더니, 굉장히 늠름하게 보이려 노력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칭찬해 달라는 것 같은데.”
“그럼 그렇게 해 줘야지.”
나는 레일라의 말에 얼른 다가가 녀석의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었다.
“오, 카르나스 올라갔구나! 역시 대단해!”
“끼륵!”
마침 어니스트도 다가와 칭찬해 주었다.
그런데, 카르나스를 갑자기 유심히 지켜보던 어니스트는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근데 데인, 얘 드래곤이라고 했지?”
“응.”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드래곤들은 원래 이렇게 느리게 크나?”
나는 그 말에 미간을 좁혔다.
“그게 무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