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24)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24화
78. 신나는 탐험 준비(1)
“쟤가 데인 소그레스래.”
“그 이번에 특강 오셨던 그분 아들?”
“엄청 멋있던데…… 저 가문은 진짜 사기야, 사기.”
좀 잠잠해지나 싶던 긍정적인 수군거림이 다시 늘어났다.
아버지 덕분이다.
특강의 임팩트가 컸던 모양.
특히, 창술학부 학생들은 마주칠 때마다 육체미 동아리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사람을 붙잡았다.
“데인 소그레스 맞지? 우리 친하게 지내자!”
“혹시 나중에 내 창술 한 번만 봐 줄 수 있어?”
“너희 아버지 너무 멋있으시더라…….”
앞으로 무슨 짓을 해도 창술학부랑은 척 질 일이 없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전보다 더 잘해주려는 잉그리트 교수는 덤.
아무튼 다른 그 어떤 특강보다 반응이 좋았던 아버지의 특강 덕에 나는 더욱 인기인이 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행동에 아주 조금 더 신중을 기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 어깨가 하늘을 뚫을 만큼 치솟거나 과하게 조심하는 것도 아니다.
아버지는 아버지고, 나는 나니까.
“데인 요새 네 이야기만 들리던데?”
레일라는 이런 내가 한편으로는 부러운 모양이다. 동아리방에서 만난 레일라는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우리 아버지도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테르미온 공작이 공식적인 행사 참석을 줄인지는 꽤 됐다.
공작부인의 병환 때문이다.
그렇다고 테르미온 공작가의 영향력이 약해질 일은 없긴 하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레일라는 이를 이해하면서도 아쉬워하는 모양.
“작은형님이 꼭 방법을 찾아내실 거야.”
“안 그래도 연락은 종종 오고 있는데…… 얼른 방학이 돼서 하바로스크 산맥으로 갔으면 좋겠다.”
나도 그렇다.
계획을 했으면 끝을 맺어야겠지.
상황을 봐서 하바로스크 산맥으로 향했다가 고행까지 가면 일정상으로는 완벽할 것 같았다.
“그나저나 둘은 어디 갔대?”
“아. 프리실라는 강의 있고, 어니스트는…… 얘 또 탐사한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나?”
“아마 그런 것 같은데.”
어제도 느지막이 동아리방에 돌아오더니 조금만 기다리라며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뭔가 말하긴 했었다.
하도 말을 빨리 해서 무슨 말인지 제대로 못 알아먹었던 것 같은데.
“연락해 볼까.”
나는 통신 수정구로 통신을 시도했다.
뚜- 뚜뚜-
그리고 어지간하면 들을 일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거 그 신호지?”
그러니까…….
지금은 통신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소리.
아카데미 내에 설치된 마력 중계기에서 나오는 통신용 마력이 안 닿을 만한 곳에 있거나-
혹은.
현재 수정구로 통신할 수 없는 상태라거나.
“수정구가 깨졌나?”
“그럴 가능성도 있지.”
조금 기다려볼까 했는데, 요새 탐험 이야기를 자주 꺼낸 어니스트가 떠올라 나는 고개를 저었다.
“찾아보자.”
“어디로?”
“일단 육체미 애들부터 만나봐야겠어. 무기 챙기자. 혹시 모르니까.”
“응.”
나는 레일라와 동아리방을 나서 곧바로 하수도로 향했다. 그리고 땀 범벅이 되어 득근 수련에 열심인 녀석들을 발견했다.
“데인 선생님! 레일라 선생님! 오셨습니까!”
녀석들은 나와 레일라가 오자마자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며 깍듯하게 인사했다.
특히, 나에게 제자 시켜 달라던 도리안의 목소리가 가장 우렁찼다.
물론 목소리 칭찬할 상황은 아니다.
“별일 없지? 혹시 어니스트는 왔다 갔어?”
“아, 어니스트 회원님이라면 2시간 전에 떠났습니다!”
2시간 전이라.
“어디로 간다고는 이야기 안 했고?”
“아, 동아리방에 안 갔군요? 이렇게 찾아오신 걸 보니. 음, 아까…… 제한 구역 이야기를 하신 것 같았습니다.”
“제한 구역?”
“네. 요즘에 그 근처를 조사 중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재미있는 게 나올 것 같다던데요? 혹시 무슨 일 있으십니까?”
제한 구역.
재미있는 거.
접수했다.
“다른 말은 없었나?”
“특별한 말은 없었습니다.”
나는 궁금증 가득해 보이는 도리안을 뒤로하고 레일라와 함께 하수도를 나섰다.
뒤에서 “살펴 가십시오!”라는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무슨 내가 비밀조직 수장도 아니고.
“쟤들은 진짜 깍듯하네. 학기 초만 해도 엄청 귀찮게 굴었었는데.”
“원래 사람 일 모르는 거지.”
하수도에 득근 수련실 하나 차려 준 것만으로 이렇게 깍듯해질 줄 누가 알았을까.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제한 구역 쪽이라고 했었지.”
“빨리 가자. 어니스트한테 무슨 일 생기기 전에.”
내 중얼거림에 재촉하는 레일라.
제한 구역이고 뭐고 어니스트부터 구해야겠다는 게 느껴졌다.
우리는 일단 제한 구역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일단 알아봐야겠지.
“경비다.”
성 아이마르의 전당에서 일어난 일 때문일까.
경비가 이전보다 배로 강화된 것 같다.
거기에 한층 두꺼워진 마력 장벽까지.
“여길 뚫고 갔다니, 대단한데.”
내 중얼거림에 레일라도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대단한데……?”
아닌 게 아니라 숫자가 상당하다.
교대 사이의 틈도 거의 안 보이고, 개중에는 마법 탐지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듯하다.
여길 뚫고 가는 건 나도 쉽지 않은 일 같은데.
물론 어머니에게 배운 ‘그림자 숨기’를 활용하면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그거야 은신한 채 그냥 지나가는 것.
어니스트는 거의 보이지 않는 틈을 노려 타이밍을 맞추고 지나 제한 구역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
“잠시 기다려봐.”
나는 정신을 집중했다.
이윽고 눈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마력의 흐름들.
감지를 담당하는 듯한 촘촘한 마력의 그물망이 보인다.
나는 그곳에서 좀 더 안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분주하게 움직이는 한 무리의 마력이 포착된다.
“어니스트를 쫓는 건가.”
일단 움직여야겠다고 판단한 그때-
“아.”
나는 순간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누군가 이쪽으로 온다.
그런데 익숙한 마력이었다.
“데인, 레일라! 맞구나. 역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어니스트였다.
“어떻게 된 거야?”
레일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고, 나는 어니스트의 상태부터 살폈다.
멀쩡했다.
몸이 먼지투성이이긴 해도 어디 다치거나 한 건 아닌 듯하다.
“제한구역으로 갔다는 이야기 듣고 찾아왔어. 연락이 안 돼서.”
어니스트는 그제야 통신 수정구를 꺼내 들고 미안한 기색을 보였다.
“아…… 들어갈 때 혹시 몰라서 꺼 버렸거든. 혹시 들킬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미안해.”
가만, 들어갈 때 꺼 버렸다고?
“그럼 벌써 들어갔다 나온 거야?”
레일라의 물음에 어니스트는 씩 웃었다.
“그럼. 그리고 드디어 찾아냈어!”
“찾아내? 뭘?”
“기가 막힌 탐험 장소!”
* * *
어니스트는 성 아이마르의 전당에 다녀온 후 한 인물에게 푹 빠졌다.
바로 사울 행스턴이다.
성 아이마르의 전당을 지은 인물이자, 그 행적들이 하나같이 전설적인 사람.
모든 마법사들의 추앙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면서, 마법왕국 아르카나 소멸 후 유일하게 9체인의 경지에 올랐다던 실력자.
심지어 아르카나 소멸 후의 마법 이론을 재정립할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설립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남자.
어니스트는 바로 이런 점에 주목했다.
아카데미의 설립.
정확히는-
“사울 행스턴이 설계한 아카데미 건물에 대한 것들이지.”
행스턴동을 비롯, 다양한 건물들이 행스턴의 손으로 설계되었으며 대부분은 수백 년이 흐른 지금에도 균열이나 뒤틀림 없이 유지되는 건물이 상당수.
그리고 그 건물들은 제한 구역에도 있었다.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그 건물들을 조사하던 어니스트가 ‘비밀’을 발견한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사울 행스턴이 설계한 건물들이 제한구역에 몇 개 있고, 그중 하나가 이상하다고?”
“그렇다는 거지!”
어니스트는 잔뜩 흥분해 있었고, 나는 녀석을 진정시킬 필요를 느꼈다.
동아리방에 돌아오자마자 합류한 프리실라도 그렇고, 레일라도 동의하는 눈빛.
“좋아. 일단 진정해.”
“진정할 수 없어! 누가 봐도 수상하니까!”
수상하다라.
나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물었다.
“자세히 말해봐.”
어니스트는 흥분을 조금 가라앉힌 채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아무튼 어니스트는 사울 행스턴이 설계한 건물들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혹시나 뭔가 더 있을까 싶어 몇 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고 한다.
잘만 하면 제자 하나 남기지 않고 죽은 행스턴의 비밀 중 하나를 밝혀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런 가운데 행스턴이 설계한 건물 하나가 이상하다는 걸 발견했다.
“가까이 가서 들어 보니까 건물 쪽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라고.”
어이가 없다.
가까이 가서 들었다고?
“그럼 진짜 제한구역 안에 들어갔다 왔다고? 저 경비를 피해서?”
“응. 할 만하던데?”
어니스트의 태연자약한 답변에 프리실라는 입을 쩍 벌렸고, 레일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도 그럴 게, 지금 제한구역은 성 아이마르의 전당에서 일어난 사태 이후로 경비가 배로 강화됐으니까.
물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뭔가 작업하는 소리. 아주 가끔 사람들 말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고.”
그 말에 레일라의 안색이 새파래졌다.
“유, 유, 유령 아니야?”
유령 안 무서워한다면서.
“사람 못 들어가는 곳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면…… 유령이잖아!”
프리실라는 신성학부답게 유령의 존재를 부정하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제한구역이긴 해도, 그곳을 경비하는 사람들이 다른 용도로 쓰는 건 아닐까?”
어니스트는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면 굳이 그렇게 아주 작게 속삭이는 수준으로 이야기하진 않았겠지? 분명히 뭔가 있어. 안쪽에.”
“무슨 말인지는 못 들었고?”
“어, 음. 응. 그건 못 들었어. 뭔가 되게 웅웅거리는 느낌이라서.”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설령 안에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게 뭐 하는 건물인데?”
“사울 행스턴이 생전에 사용하던 연구실.”
사울 행스턴의 연구실이라.
그거 군침이 도는 이야기다.
전설적인 마법사가 그 안에서 온갖 연구와 실험을 했을 테니까.
“물론 사후에 안에 있던 물건들은 모두 다른 연구에 쓰이거나 행스턴 기념관으로 이동했지.”
실망하던 것도 잠시.
“그런데 말이야, 그래서 아무것도 없어야 할 곳에서 왜 마력의 파동이 감지되는 거냐 이거지.”
어니스트의 말에 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마력의 파동.
어니스트는 씩 웃으며 아공간에서 물건 하나를 꺼냈다.
“심지어 주기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봐. 데인 같은 수준이 아니면 절대 감지하지 못하겠지만, 파동 감지 장치를 숨겨 두고 다시 찾아왔는데 이런 게 기록됐다고!”
그리고 보여 준 건 정말로 마력 파동이 주기적으로 기록된 장치였다.
무척이나 미세하다.
전문적으로 잡아내는 장비로도 이렇게밖에 기록이 안 될 만한 미세한 파동.
자연적인 파동은 절대 아니다.
파동의 형질이 인위적임을 말하고 있으니까.
“혹시 마력 방벽에서 나오는 파동은 아니야?”
“절대 아니야. 마력 방벽에서 나오는 파동은 형질이 완전히 달라.”
나 역시 이런 형질은 처음 보지만, 인위적이라는 건 분명하다.
이게 진짜라면-
냄새가 난다.
무언가 안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는 냄새가.
모두가 이 파동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는 거 맞지?”
이번엔 레일라가 먼저 체념해 버렸다.
아니, 오히려 기대하는 것 같았다.
“사울 행스턴…… 내가 마법과는 딱히 관련은 없지만, 궁금한걸?”
“나는 마법이랑 아예 안 친한데도 궁금해. 도대체 뭘까?”
프리실라도 동의했다.
어니스트야 말할 필요도 없었고-
“데인, 너는?”
이제 모두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나야 뭐.
“좋아.”
말할 필요도 없이 탐사에 동의한다.
“안에 뭐가 있을지 확실히, 궁금하니까.”
사울 행스턴의 연구실.
구미가 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묘한 연관성이 떠오르는 건…….
마법왕국 아르카나를 쫓았던 그의 행적이다.
어쩌면, 그 단서를 얻을 수도 있겠지.
지금 내 몸에 있는 서클을 더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단서.
“그 전에.”
단, 확실히 해 둬야 할 게 있다.
위험할 수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정보가 더 필요하다.
나는 다음에 사고 칠 거면 미리 말하라 했던 큰누나를 떠올리며 어니스트의 파동 분석 장비를 집어 들었다.
“이 파동부터 분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