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41)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41화
91. 일석이조(1)
계획을 세워 보았다.
마력 방벽 안쪽으로 침투한다.
그리고 유적 중앙의 상황을 살핀 뒤,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둔다.
간단히 말해 내가 원할 때 언제든 마력 방벽을 해체하여 다른 사람들도 진입하게 만드는 것.
그럼 안쪽은 혼란에 빠질 테고, 그사이 토벌대의 공격이 시작되면 이쪽은 방어에 나설 터.
“원래 방벽은 안쪽에서 해체할 때가 더 쉽거든.”
당연하게도 방벽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특정한 기물을 설치해야 유지되는 것.
그리고 그 기물이라는 건 보통의 경우 방벽 안쪽에 존재한다.
쉽게 말해, 나처럼 안으로 침투할 수 있다면 그 기물을 망가뜨리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럼 그사이에 우리가 본진을 털어 먹는 거지.”
“좋은 생각인데.”
내 예상대로라면 유적 중앙 부근은 몰라도 아예 안쪽의 경계는 삼엄하지 않을 것이다.
이 방벽을 설치한 녀석은 상상이나 했을까.
별다른 조치 없이 손만 대도 쑥 통과하는 녀석이 나올 거라는 사실을.
“그런데 방벽을 해체한 다음에는? 직속대로 공격하는 거야?”
“그렇지. 하지만 그 전에 크게 한번 흔들어 줘야지.”
어니스트는 짐작 가는 게 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함정, 그리고 환영?”
“바로 맞췄어. 그리고 거기에…… 소환수까지 불러내는 거야.”
“장난 아닌데?”
마지막으로 내 마법까지 크게 한 번 날려 주면 안쪽의 혼란은 더욱 가증될 것이다.
단, 모든 건 토벌대 공격이 시작된 이후에 해야 한다.
그 전에 했다간 마물들이 중앙으로 몰려들어 오히려 방어가 단단해질 수 있다.
“그럼, 가볼까.”
나는 일단 방벽을 통과했고, 이어서 어니스트에게도 일시적으로 내 마력을 뒤덮어 방벽을 통과시켜 주었다.
“우와, 이게 되네?”
“이따 본 작전 때도 이런 식으로 들여 보내면 되겠다.”
원래대로라면 일거에 해체 후 들여보내는 식으로 하려 했는데, 이러면 더 좋다.
아예 은밀하게 직속대 전원이 침투 후 안심하는 사이 내부에서 치는 거지.
방벽 해체야 튈 때 하면 그만.
“여기까지 오는 길 잘 기록했지?”
“그럼. 내가 누군데.”
그리고 여기 중앙까지 오는 길도 완벽하게 확보됐으니…….
이제 남은 건 안쪽의 대략적인 상황을 살피는 것.
자……. 내 걸 가지고 장난치는 놈이 누군지 낯짝 한번 볼까.
“가보자.”
다시 어니스트가 앞장섰고, 나는 주변을 살피며 마력 방벽을 발생시키는 마력석을 찾아나섰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기감을 집중하고, 마력의 흐름을 살핀다.
그럼 방벽을 구성하는 마력이 어디서부터 뻗어 나오는지 알 수 있다.
“저기다.”
아무리 봐도 사기다.
이렇게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는 거라니.
나는 마력이 진하게 흘러 나오는 한 건물을 발견했다.
저 안이다.
어차피 마력 방벽은 방벽 그 자체로는 단단할지 몰라도 그 모체인 마력석은 약하기 짝이 없다.
“어니스트, 이쪽.”
이어서 다시 어니스트의 차례.
“마력석은 아주 작은 충격만 줘도 방벽을 망가뜨리기 충분해.”
“음, 그럼 보자…… 여기, 네 기둥이 좋겠다.”
어니스트는 곧바로 기둥 밑쪽에 함정들을 설치했다.
두 개는 강력한 진동을 일으키는 것, 다른 두 개는 군수담당관에게 받아 온 마력 폭발 함정이다.
이어서 어니스트는 꼼꼼하게 함정을 위장한 뒤 손을 탁탁 털었다.
“이거면 충분할 거야.”
“좋아.”
이제 다음은 고대 마력 집약체의 위치를 찾을 차례.
굳이 기감을 집중할 것도 없이, 내 몸에 있는 두 개의 서클이 웅웅거리며 진동하고 있었다.
마치 잃어버린 형제를 찾는 것처럼.
마력 방벽을 통과하고 집약체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그런 현상이 더욱 강해졌다.
물론 그렇다고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대진 않는다.
뭐라고 해야 할까…….
오히려 고양감과 반가움이 뒤섞인 어떤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그나저나, 3서클이 되면 어떤 능력을 갖추게 되려나.
아직 상상이 잘 안 가는데.
“데인, 저기.”
그때 어니스트가 손을 뻗어 보이며 멈췄다. 나도 곧바로 옆에 있던 수레 쪽에 몸을 숨겼다.
“저기, 보여?”
어니스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한 사람이 보였다.
그리고 그 주변을 마물들이 호위하고 있었다.
이거 놀라운데.
그 호전적인 마물들이 발맞춰 호위할 정도라니.
이로써 마물을 지휘하는 놈이 있다는 게 확실해졌다.
“저기 같은데. 저 사람이 나온 곳.”
어니스트가 가리킨 곳은 유적 터에 놓인 막사였다.
이 유적의 유일하다시피한 막사.
“타깃 설정은 쉽겠군.”
이어서 다시 시선은 검은 로브를 쫓았다. 검은 로브는 멈춰서더니 한 무리 마물에게 무어라 외치는 것 같았다.
“잠시만.”
기감을 집중하니 이런 이야기가 들렸다.
“버러지 같은 것들. 어서 움직여라! 토벌대 놈들을 끌어들여 단숨에 쳐야 한단 말이다!”
“크우! 크우!”
목소리가 굵은 걸 보니 남자 같았다.
그러면서 느껴지는 건, 분명히 고대 마력 집약체의 기운.
가만히 보니 검은 로브의 남자 손엔 지팡이가 들려 있었는데, 그 끝엔…….
“저거다.”
고대 마력 집약체를 가두어둔 듯한, 어린아이 머리만 한 마력석이 달려 있다.
역시,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게 분명하다.
나처럼 흡수하지 못한 것.
“저거 맞지, 데인?”
어니스트도 나와 안개의 정원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던지라 금세 알아보았다.
“빼앗을 수는 없을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섣불리 움직였다간 꼼짝없이 스크롤을 찢어야 한다.
하지만 타깃은 분명해졌다.
그리고…….
이 유적 중앙에 얼마나 많은 마물들이 있는지도 알 것 같다.
“네가 보기엔 여기 마물이 몇이나 될 것 같아?”
“아마…… 최소한 500마리 이상?”
500마리라.
상대 못 할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죄다 포악하고 전투력이 강한 마물들이라는 게 문제.
단적으로 방금 명령을 받고 흩어진 ‘푸케인’ 녀석들만 해도, 개개인의 전투력이 일반적인 기사들과 맞먹는 수준.
“토벌대 사상자가 꽤 나오겠는데.”
내가 중얼거리는 사이 어니스트는 노트를 꺼냈다.
그러더니 나에게 결연한 표정으로 물었다.
“데인, 마물들의 종류랑 특징들을 말해 줘. 빠르게 적을 테니까. 황자 저하께 전달드리면 좋아하실 거야.”
기특한 녀석.
어니스트는 그러면서 주변 지형도 빠르게 스케치했다.
이전에 스케치하는 걸 봤을 때도 느낀 건데, 정말 빠르고 정확하게 그린다.
아마 얘는 미술학부 쪽으로 가도 잘하지 않았을까?
“……근데 뭐라고 적은 거야?”
“아, 하하하.”
문제는 조금 심한 악필이라는 거지만.
뭐, 보안 유지 측면에서는 그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누군가 어니스트의 노트를 훔쳐 가더라도 도저히 못 알아볼 수준이니.
“음.”
나는 다시 지팡이를 든 남자 쪽을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검은 로브 하니 그때 제한 구역에서 마주한 그놈들이 떠오르는데…….
“알아보면 되겠지.”
나는 주변을 확인한 뒤 조금 더 접근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디 가?”
“잠시만. 조금만 더 가까이서 보고 올게.”
조금씩, 조금씩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면서 나는 여차하면 어머니에게 배운 ‘그림자 은신’까지 떠올리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이긴 해도, 순간적으로 몸을 은신시킬 수 있으니까.
“크우, 크우.”
“멍청한 녀석! 방금 먹이를 처먹어놓고 또 먹이를 달라고? 아까 정찰대 놈들로 포식했으면서!”
이런 가운데 들려오는 소리.
사람을 마물 먹이로 줬다라.
이거, 나쁜 놈은 확실한데.
“빨리 가서 네 자리나 지켜라! 언제 공격이 시작될지 모른다!”
“크우우…….”
네 발 달린 마물이 사람 말을 알아듣고 움직이는 건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나에겐 저런 능력이 없다.
그렇다면, 세 번째 서클이 생겼을 때 생기는 능력인가?
아니면…….
본래 가진 능력을 고대 마력으로 증폭시킨 건가?
어쨌거나 빼앗아 보면 알 일.
“흥. 멍청한 금수들.”
검은 로브의 남자는 터덜터덜 걸어가는 마물을 바라보며 비웃고 있었다.
그러더니 몸을 돌려 막사 쪽으로 향했다.
나는 기감을 집중시켰다.
뭔가 막아 놓은 것 같았지만, 역시 고대 마력 덕택에 안쪽의 마력 흐름이 훤히 보인다.
“한 명뿐이군.”
안에 있는 사람은 저 남자 하나뿐.
별다른 함정도 안 보인다.
어지간하면 그럴 것이다.
사방에 자신을 호위하는 마물들이 있는데, 굳이?
물론 나에게는 아주 좋은 상황이다.
저쪽은 고대의 마력을 아예 서클로 만들어서 운용 중인 내가 올 것이란 상상 자체를 하지 못했을 테니.
“플랜 B로 넘어가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신호탄을 쓰는 즉시 토벌대가 공격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기보단-
오히려 플랜 B가 더 좋은 상황이 됐다.
내가 만약 저 지팡이를 빼앗는다면, 모르긴 몰라도 적들의 힘은 약화될 것이다.
이 방벽 역시 어니스트의 신호 한 번이면 함정이 터져 해제될 테고.
“그럼 빼앗는 쪽으로 가야겠군.”
눈앞에 월척이 있는데 돌아가는 것도 웃긴 일.
이대로 돌아가서 토벌대와 함께 공격했다가, 저 검은 로브가 도망치면 그땐 다시 단서를 놓치는 것이다.
“어차피 작전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테니.”
원래대로라면 나와 어니스트가 돌아간 후 토벌대의 총공격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금은 신호 즉시 공격하는 게 맞다.
저 고대 마력 집약체가 박힌 지팡이를 내가 빼앗을 경우, 마물들의 통제권이 상실될 수 있으니.
그럼 기다렸다 공격하는 건 어불성설.
오히려 통제권을 상실하여 날뛰는 마물들을 차례차례 격파하는 게 더 쉬울 테니.
“좋아.”
물론 궁금한 건 아직 산더미다.
왜 저 남자가 고대 마력 집약체를 가지고 있는지.
마물들은 어떻게 통제하는 건지.
그리고 저 남자의 정체는 무엇인지.
“일단 지팡이부터 털어 보실까.”
나는 어니스트 쪽을 한번 힐끗 바라보았다.
스케치에 열중하면서도 주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들켜서 곤혹을 치를 일은 없어 보인다.
스르륵.
나는 허술한 막사 주변으로 침투했다.
마물들이 몇 마리 어슬렁거리긴 했지만, 막사 쪽으로는 얼씬도 안 했다.
하기야, 아까 마물들 대하는 걸로 봐선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낄 법도 하지.
덕분에 나는 편하다.
어떤 어려움 없이 막사 앞에 도착했으니까.
거기에 고대의 마력과 더 가까워져서인지 가슴의 끌림이 더욱 강해졌다.
다시 마력을 집중하자 보이기 시작하는 마력의 흐름.
과연 이 남자는 무슨 능력을 갖췄을까.
스륵.
나는 어머니가 선물한 단검, 나이트혼을 꺼내 들었다.
일격에 제압해야 한다.
그렇게 보이진 않지만, 혹 나보다 강한 상대라면 첫 공격이 실패했을 때 돌아올 리스크가 너무 크니까.
만반의 준비 속에서 나는 역시 어머니에게서 배운 그림자 숨기를 발동시키며 막사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말도 안 되는 기술인 만큼, 지속시간은 길어야 십몇 초.
그 안에 견적을 낸다.
“……마물 놈들. 아무리 봐도 정이 안 간다니까.”
막사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들려오는 혼잣말.
남자는 로브의 후드를 벗은 채 내 기준 등을 보이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별다른 특색 없는 갈색 머리카락.
“하필 이딴 능력에 ‘적합자’가 되어서…… 후우.”
능력에 ‘적합’하다고?
그럼 타고난 게 아니라는 건가.
“아니지, 아니야. 이건…… 조직을 위해 일하기 위한 운명. 기껍게 생각하자.”
물론 지금 중요한 건 저 남자의 사연이 아니다.
나는 남자 옆에 얌전히 놓인 지팡이를 발견했다.
강렬한 끌림이 전해지는 지팡이.
저거다.
지금 이곳, 유적에 있는 마물들의 숫자도 숫자지만 더 위협적인 건 역시 ‘조직적인 움직임’.
저걸 빼앗으면 서클도 하나 늘리고, 통제권도 상실시키고.
그야말로 일석이조.
“그나저나…… 말도 안 되는 녀석이었어. 어떻게 거의 혼자서 그 많은 마물들을…….”
이런 가운데 그가 몸서리를 쳤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어느 가문 놈이지? 은발로 봐서는 소그레스 백작가인 것 같기도 하고…… 가만, 거기에 천재 한 명이 있다던데.”
이거, 코앞에서 금칠을 당하니까 기분이 묘한데.
일단, 이 남자가 그 마물들을 지휘한 건 확실해 보인다.
저 지팡이로든, 아니면 다른 능력으로든.
“조금 후에 보고해야겠어.”
나는 그가 중얼거리는 사이 막사 외곽의 그림자를 타고 움직였고-
슥.
그의 목 뒤에 나이트혼을 들이밀었다.
미리 독을 발라 두어, 닿는 순간 온몸이 마비되는 칼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