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48)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48화
96. 업그레이드해야겠네?
불바크는 그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한동안 날 바라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넌 참 특이한 녀석이다.”
“왜요?”
“왜긴 왜야. 남들은 내가 만들어 준 무기만 보여 줘도 난리가 나는데, 꼬맹이 네 녀석은 헛소리나 하고 있으니까.”
그야 야밤에는 이렇게 밝아서야 못 쓰니까 그렇지.
야간 전투의 기본은 은폐·엄폐, 그리고 기도비닉을 유지하는 것.
어머니가 암살 수업을 진행하시면서 수차례 강조하신 격언이다.
물론 전생의 전장에서도 이미 몇 번이나 깨달은 바 있다.
검신의 날 부분을 빼고 진흙을 발라 비반사 처리를 한다든가, ‘죽은 척’하며 적이 지나가길 기다린다든가.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이렇게 녹색으로 빛나서야 대낮에만 쓸 수 있을 테지.
“그래서 안 쓰겠다는 거냐?”
“대낮에는 쓰겠죠. 근데 밝기로 봐서는 대낮에도 눈에 띄겠는데요.”
불바크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 한숨을 쉬었다.
“너처럼 무기 욕심 없는 전사는 처음 본다.”
“저 욕심 많은데.”
“그건 다다익선에 가까운 거고. 냄새를 맡아 보니, 네 몸에 밴 금속 냄새가 몇 개나 되는 줄 알긴 아냐? 어림짐작해도 수십 개야. 넌 그냥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쓰는 타입이지.”
거, 후각 한번 엄청 예민하네.
하기야.
토벌 당시에도 검이 부러지면 다른 검을 주워다 쓰거나 아공간에서 잡히는 대로 무기를 꺼내다 썼으니.
“뭐, 대낮에만 쓰죠.”
“아직 다 만든 거 아니니까 쥐고 마력이나 불언 넣어 봐라. 네 녀석의 그 특이한 마력 말이다.”
하도 목소리를 깔아서 나는 결국 시키는 대로 마력을 불어 넣어보았다.
그러자 마력이 쑥쑥 빨려 들어간다.
“오.”
이거 뭐야.
장난 없는데?
심지어 녹색의 빛이 더욱 강렬해지고 있었다.
불바크가 내 표정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줄 알았다. 다른 사람의 마력은 몰라도 네 마력은 받아들일 줄 알았어.”
“언제까지 넣으면 되는데요?”
“일단 계속 넣어.”
나는 곧 이 아르카니움이라는 금속으로 만든 검이 어떤 능력을 지녔는지 깨달았다.
내 마력을 거의 쉬지 않고 빨아들인다.
“어떠냐?”
“거의 1/3은 빠져 나간 것 같은데요.”
나는 마침내 마력 주입을 멈추고 검을 들어 보였다.
검신은 이제 웅혼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데, 뭐라고 해야 할까.
눈살이 찌푸릴 정도로 밝은 느낌이 아니라…… 빛이 ‘깊어졌다’는 느낌을 준다.
“네 특이한 마력을 그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무기는 세상에 아마 없을 거다.”
나는 불바크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았고, 불바크는 때마침 주변을 둘러보았다.
“음…….”
마땅히 눈에 뭔가 안 띄는 모양인데, 나는 보인다.
“이거 어때요.”
내가 집어 든 건 방금 내가 불바크에게 줬던 지팡이다.
30명분의 피로 단조해 엄청나게 단단하다는 ‘올디어스’가 들어간 지팡이.
불바크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너 나 먹이는 거냐?”
“뭐, 분석하려면 쪼개는 게 좋지 않겠어요?”
“…….”
“솔직히 저거 어떻게 쪼개서 분석할지 고민이었죠? 성격상 사람 담가서 피 뽑은 다음에 저걸 도로 녹일 사람 같진 않고.”
불바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너, 마음에 안 든다.”
“어쩔 수 없죠 뭐.”
불바크는 지팡이를 들고 갈등하다 결국 나에게 건넸다.
“그래, 해 봐라. 물론 쪼갤 방법이 생각 안 나는 건 절대 아니다!”
절대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강조하는 걸 보니 맞는 모양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지팡이를 적당한 곳에 올려 두었다.
피로 단조하여 절대적으로 단단하다던 ‘올디어스’라는 금속이 심으로 박힌 지팡이.
과연.
지금 이 웅혼한 녹색빛을 머금은 ‘아르카니움’ 검신과 부딪치면 어떻게 될까.
“후.”
나는 가볍게 자세를 잡고 지팡이 앞에 섰다.
“갑니다.”
이어서 지체 없이 지팡이를 그대로 내리쳤다.
그리고-
떵그렁!
바닥에 떨어진 건, 방금까지 하나로 이어져 있었던 지팡이다.
정확히는 두 동강 난 지팡이였다.
“끼, 끼륵!”
카르나스는 놀라서 고개를 쏙 내밀었다.
“…….”
나도 조금 놀랐다.
이거 너무 간단히 잘렸는데?
잘리는 느낌이 나긴 했는데, 저항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잘 벼려낸 검으로 사람 몸을 단숨에 가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어지간하면 무기에 별 감흥 없는 나도 감탄할 정도.
이거, 괜찮은 물건이네.
“이런 미친…….”
불바크는 감탄사인지 모를 말과 함께 그 거대한 손을 부르르 떨었다.
지팡이가 둘로 나뉜 것 때문일까.
아니면 지팡이를 자른 이 검 때문일까.
“살면서 처음 보는 광경을 두 번이나, 그것도 동시에 목격하는군…….”
아무래도 둘 다인 것 같다.
불바크는 두 조각으로 나뉜 지팡이를 바라보더니 나에게 단면을 보여 주었다.
“봐라. 깔끔하게 잘렸지.”
“그러네요.”
“일반적으로 무기 표면에 마력을 흘려 가를 때는 이렇게 깔끔한 단면이 안 나오지.”
그렇다는 건-
“마력과 검이 혼연일체가 되었다는 증거다.”
나는 아르카니움으로 만든 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까보다 빛이 사그라들었지만, 여전히 어지간한 금속은 다 베어낼 기세다.
마력과 검이 혼연일체라.
“그러니 그 검은 너밖에 못 쓴다는 거지.”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뿐인 아르카니움제 무기.
그 능력은, 내 마력을 흡수하여 베지 못하는 것도 베게 만든다.
그것도 무척이나 깔끔하게.
그리고 고대 마력을 ‘온전히’ 사용 가능한 유일한 나.
그런 나에게 유일하게 반응하는 이 검.
“물론 누군가 쥐면 베기야 할 수 있겠지만, 그 진정한 힘을 끌어낼 녀석은 너뿐이다.”
“으음…….”
“너도 이제 생각이 좀 달라질 거다. 무기를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걸.”
불바크는 그것 보라는 듯 팔짱을 끼었다.
확실히, 좋은 무기는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내가 봤을 땐, 굳이 날을 갈지 않아도 될 것 같군. 필요할 때마다 꺼내 마력을 주입하면 그만이니까.”
나는 불바크에게 물었다.
“그럼 이거 엄청 단단한 건가요?”
“단단하지. 누가 단조했는데.”
“그럼 잘됐네요.”
“응?”
“기왕이면 날도 갈아 주세요. 어차피 다른 검보다 날도 덜 상할 테고.”
딱 잘됐다.
마침 검 부러질 때마다 아공간에서 뽑아 올리거나 주워 쓰기 귀찮았는데.
야밤엔 몰라도 대낮에 막 굴리기 딱 좋은 무기다.
그러다 필요할 때는 마력 주입해서 단숨에 베어 버리고.
이 얼마나 좋은 검이야?
“……넌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뭘로 들은 거냐?”
불바크의 입이 쩍 벌어졌다.
저 아저씨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아네.
“좋은 검이라면서요? 그럼 더 오래 굴릴 수 있겠다 싶었죠.”
“아니, 그런 검을 도대체 왜…… 아공간도 있겠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면 되는 거 아니냐?”
“대충 휘둘러도 안 부러지는 검이 있는데 굳이 다른 검을 왜 써요?”
“…….”
불바크는 오늘만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너한테 말해서 뭐 하겠냐…….”
난 지금 제국 최고의 대장장이를 무척이나 허탈하게 만든 사람이 되었다.
“그 불 뿜는 녀석 데리고 따라오기나 해라…….”
나는 터덜터덜 걷는 불바크의 뒤를 씩 웃으며 따라갔다.
* * *
내가 대장간에서 빈손으로 나오자 레일라는 실망하면서도 궁금해했다.
“어떻게 된 거야?”
“말했잖아. 중간 점검하러 간 거라고.”
아르카니움은 날을 갈아내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심지어 카르나스의 불꽃이 한 번 더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불꽃만 제공해 주고 나온 것.
실망하던 것도 잠시, 이 이야기와 함께 아르카니움으로 만든 검의 능력에 대해 이야기해 주자 레일라는 관심을 보였다.
“오, 정말? 그런 힘을 가진 검이라고?”
“응. 아직 검집이 완성 안 돼서 다음에 오면 완성될 거라던데.”
“부럽다. 음, 사실 내 검도 어디 가서 빠지는 건 아닌데.”
레일라의 검도 무척 좋은 검이다.
솔직히 불바크가 만들면 더 좋겠지만, 명색이 테르미온의 영애이니 아무 검이나 쓰진 않겠지.
나한테는 다 같은 검이겠다만.
“그럼 다음에 또 오면 되겠네?”
“응. 참, 공작님은?”
“잠깐 뵀어. 다시 어디 가신다던데. 어머니 약 때문에 그런가 봐.”
“아하.”
레일라가 말하기로, 레일라의 작은오빠 델워드가 구해 온 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요새 아버지 기분이 좀 좋아 보이셔.”
“다행이다.”
물론 임시방편이다.
병의 진행을 잠시 늦출 뿐, 완치는 불가능하니.
“방학에는 꼭…… 작은오빠랑 같이 어머니를 치료할 약을 찾을 거야.”
록산나의 눈물.
다른 재료들은 지금쯤 델워드가 구하고 있을 테니, 그것만 구하면 된다.
하바로스크 산맥.
거기에 있으면 좋을 텐데.
방학이 되면 가기로 했으니, 이제 얼만 남지 않았다.
미리 조사를 좀 해 둬야겠는걸.
“근데 작은오빠분이랑은 연락하고 있어?”
“응. 종종? 가끔 연락 와서 안부 묻고 그래. 다친 데는 없어 보여서 다행이지.”
나도 조만간 연락해 봐야겠다.
할 일이 꽤 많아졌는걸.
“돌아가자. 슬슬 복귀시간 됐다.”
“아쉬워라. 시간 되면 너랑 대련이라도 한번 하고 가려고 그랬는데.”
“내일 하지 뭐.”
그러고 보니 저번에 왔을 때 나랑 붙었던 콴타스라는 서열 1위 후보생과 정식 단원 도니가 떠오른다.
다음에 붙으면, 실력이 좀 더 올라 있으려나?
특히 콴타스는 날 통해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듯했는데, 다음에 볼 때는 정식 단원으로 만날지도 모를 일.
“토벌 이후로 몸이 엄청 근질거린다니까.”
나는 피식거렸다.
아무래도 조만간 대련 한번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은데.
해야 할 일이 또 늘었다.
물론 대련은 언제나 즐겁지만 말이다.
“참, 데인. 이번에 그 마물을 조종했다던 녀석 말이야.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지하 감옥에 있지 않을까?”
에드워드의 말에 따르면 벙어리도 말문이 트이게 만든다는 곳.
자살도 못 하게 단단히 막아 두었을 테니, 입을 열게 만들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을 테다.
그런 의미에서 슬슬 드나보 교수를 옭아매야겠다.
제한 구역.
그리고 이번 토벌.
두 개의 사건에서 비밀결사의 존재가 드러났다.
한 개는 드나보 교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다른 한 개는 연관되도록 만들어 두었다.
아시에르라는 녀석에게 정보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나를 ‘아카데미 지부장’이 보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으니.
그럼 드나보 교수는 지금 꽤나…….
똥줄이 타고 있겠지.
“우리가 점점 더 큰일에 관여하는 기분인데?”
그리고 레일라의 반응은 이전과 사뭇 달랐다.
예전에는 조금 두려워하는 기색이었다면, 이제는 뭐라고 해야 할까…….
될 대로 되라는 느낌?
오히려 재미있어하는 거 같다.
애 하나 망친 거 아닌가 모르겠네.
“뭐, 언제는 안 그랬어?”
“하긴. 너 안 만났으면 아카데미 생활 지루해서 어쩔 뻔했어. 선배들 뒤치다꺼리나 하다가 시험이나 치고 졸업했겠지.”
그게 보통 정상이긴 하다만.
뭐, 재미있으니까.
1학기도 이 정돈데, 2학기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돌아가면 뭐 하려고?”
“큰누나한테 다녀오려고. 이거, 알아봐야 하거든.”
나는 품에서 천에 싸 놓은 고대 마력 집약체를 슬쩍 꺼내 보였다.
레일라는 단번에 알아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또 강해지는 거야?”
“아마도?”
“……검을 몇 번이나 휘둘러야 널 따라잡을까?”
레일라는 한숨을 쉬면서도 의지를 불태웠다.
“나 가자마자 수련한다.”
저러다 또 다리 풀려서 쓰러지는 거 아닌가 몰라.
아무튼.
이제 고대 마력 집약체에 대해 알아보러 갈 시간이다.
서클도 하나 더하고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