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49)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49화
97. 이놈 뭐야?
나는 큰누나를 찾아갔다.
큰누나는 오늘도 발명과 연구에 한창이었다.
요새는 새로운 발명품에 매달려 있다던데, 나중에 깜짝 놀랄 거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 데인 덕분에 무려 금화 2,500크라운 넘게 벌었지 뭐야!”
큰누나는 토벌대 기록 베팅서 나에게 돈을 건 덕분에 큰돈을 벌었다.
그것도 엄청 큰돈.
작은누나도 그럴 테고, 켈타스 교수도 그럴 테지.
그렇다고 나한테 뭐 떨어지면 그건 승부조작이 되려나?
뭐, 여하튼.
“우리 막내, 잘 왔어!”
큰누나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날 껴안으며 반겨 주었다.
나는 일단 토벌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래서, 그래서?”
“토벌은 잘 끝났고, 그 비밀결사 녀석도 잡았고, 돌아와서는 총장님이 직접 수상도 하고.”
“역시, 데인이야.”
큰누나는 내 활약상에 뛸 듯이 기뻐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그다음에는 뒤따르는 걱정.
“혹시 다친 데는 없지?”
“멀쩡해.”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해. 알지?”
“그럼.”
부모님도 그렇고 작은누나도 그렇고, 모두가 자나 깨나 내 걱정뿐이다.
전생을 지닌 내 입장에서야 처음엔 뭐 그렇게 걱정하나 싶었는데, 이제는 그것마저도 좋다.
가족이니까.
“그럼 이번 토벌에서 얻은 게 엄청 많네?”
“그런 셈이지?”
“황자 저하랑 더 친해지고, 황실 기사들한테 네 존재도 각인시키고…… 이러다 우리 막내 졸업하자마자 황실에 들어가는 거 아니야?”
“글쎄. 아직 진로 고민해 본 적은 없어서.”
“음. 졸업하면 황자 저하께서 널 그냥 내버려 두진 않으실 것 같은데?”
큰누나는 눈을 찡긋거렸다.
황실이라.
별로 생각 안 해 본 주제다.
정확히는 졸업 후 어디로 갈지 생각해 본 적 자체가 없다.
왜냐하면 난 신입생이니까.
나중에 뭘 할지는 몰라도, 그건 그때 가서 고려할 생각이다.
“음…… 그나저나, 드나보 교수 똥줄 좀 타겠는데?”
이런 가운데 큰누나는 비밀결사 이야기를 언급했다.
“정황상 확실하니까. 그런데 데인 네가 그렇게 그 아시에르라는 녀석에게 각인시켜 준 거라면, 분명히 실토하겠지.”
“그럼 드나보 교수 쪽을 압수수색할 명분이 일단 하나 생기는 거고.”
“그리고 데인 네가 나머지 명분을 만들겠다는 거지?”
난 고개를 끄덕였다.
아시에르는 아마 아카데미 지부장이 드나보 교수인 건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러니 ‘아카데미 지부장’이라는 사실 외 ‘아카데미 지부장이 드나보 교수다’라는 사실을 확보해야 한다.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싶은데.”
“괜찮아. 방법 생각 중이니까.”
가장 좋은 건 드나보 교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하는 것이다.
나는 어머니에게 암살 수업을 받았고 그래서 어지간한 미행은 자신 있다.
혹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미행 가능한, 쉽게 말해 드나보 교수 근처 인물을 포섭하거나.
“위험하다 싶으면 발 빼야 해.”
“당연하지.”
“그래도 황자 저하께서 이 일을 수락하실 정도라면…… 뭔가 데인 네가 설득을 잘했다는 이야기네?”
난 어깨를 으쓱였다.
“그럴지도?”
“우리 막둥이 대단해. 1학년밖에 안 됐는데 벌써 황실에 연도 대 놓고.”
뭐, 줄 대려는 의도로 그런 건 아니고.
에드워드는 친구니까.
그뿐이다.
“아, 그리고 이거.”
나는 큰누나에게 고대 마력 집약체를 꺼내 보였다.
큰누나의 표정은 이제 진지해졌다.
지팡이 이야기도 했다.
내친김에, 테르미온의 대장간에서 있었던 일까지 같이 꺼냈다.
“세상에. ‘올디어스’로 만든 지팡이라고?”
“정확히는 ‘올디어스’로 만든 심이 박힌 지팡이지.”
“음. 마법사들에게 큰 쓸모는 없겠다. 지팡이는 결국 끝에 박힌 마력석이 더 중요하거든. 잘했어. 대장장이한테 주고 온 거면 알맞은 사람한테 주고 온 거네.”
큰누나는 그러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일까? ‘올디어스’로 지팡이까지 만들면서 그렇게 마물을 부리게 하는 건데. 제국 전복을 정말 노리는 거라면…… 생각보다 큰 집단인 건데.”
큰누나는 일단 화제를 돌렸다.
“집약체부터 보자.”
나는 큰누나의 말에 집약체를 감아 두었던 천을 천천히 풀었다.
그러자 녹색의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볼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집약체.
“역시 이번에도…… 어마어마하구나.”
큰누나는 탄성을 흘렸다.
마법사라면 누구나 저런 반응을 보일 법하다.
하지만 큰누나는 탐을 내는 게 아니다.
경외감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같이 분석해 보자.”
“응.”
큰누나와 나는 분석실로 향했고, 이번에는 내가 직접 분석하기로 했다.
‘직접 분석’ 자체도 어렵지만, 이 고대 마력 집약체에 손을 대고 분석 가능한 사람은 나뿐이다.
참고로 이건 날 위해서가 아니다.
큰누나를 위해서지.
집약체의 구조를 분석해 전달하면, 큰누나에게 큰 도움이 되겠지.
내가 받은 사랑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 난 망설임 없이 집약체에 손을 가져갔다.
웅웅웅!
나에게 반응하며 강하게 떨리는 집약체.
당장이라도 흡수될 것처럼 울고 있었지만 나는 일부러 밀어내며 분석을 시도했다.
“어, 어때? 위험하면 바로 그만둬야 해!”
옆에서 들려오는 떨리는 목소리.
난 걱정 말라는 듯 주억거리곤 한 손으로는 분석을, 다른 한 손으로는 분석 결과들을 적어 내려갔다.
직접 분석, 이거 신기하다.
머릿속으로 결과들이 전해져 오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아무튼 그렇게 잡히는 것들을 모두 적어 건네주니, 큰누나는 뛸 듯이 기뻐했다.
“고마워, 데인! 발명품 발명이 더 빨라지겠는데! 역시…… 아르카나 왕국엔 아직 밝히지 못한 엄청난 비밀들이 많은 게 분명해!”
나도 궁금하다.
현재로선 나 외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기록만 남기고 사라진 마법왕국.
도대체 그 정체가 뭘까?
왜 사라졌고, 어떤 역사를 지녔을까.
“서클 올리고 도서관부터 달려야겠는데.”
서클이 하나 올라가면 해독할 수 있는 단어의 숫자도 늘어날 테니까.
어쨌건 이제 흡수할 시간.
나는 안으로 들어오려던 힘을 풀었다.
그러자 고대 마력 집약체가 아주 자연스럽게, 원래 없었던 것처럼 스르르 흩어져 내 손을 타고 들어왔다.
“잠시만.”
이후로는 난 잠시 앉아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시켰다.
느껴진다.
심장 어림.
둥글게 형성되는 마력의 고리.
첫 번째 서클을 지나고, 두 번째 서클을 지나 마침내-
우우웅…….
심장과 공명하며 생기는 세 번째 고리.
“됐다.”
“이렇게 빨리?”
“응. 간단한데. 저번에도 봤잖아.”
“하, 하긴. 일반적인 서클도 계기만 있으면 생기는 건 금방이니까. 근데 더 빨라진 것 같은데…….”
몸이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다는 뜻인가?
“좀 어때?”
“일단…… 힘이 넘쳐흐르는 기분?”
나는 몸에 넘쳐흐르는 마력을 만끽하며 씩 웃었다.
세 번째 서클.
과연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을까.
“이상한 건 안 느껴지고?”
큰누나는 이상이 있다고 대답하면 안 될 것 같은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응. 전혀.”
일반적으로 서클에는 적응하는 단계가 조금은 필요하다.
정확히는 몸이 서클에 적응하는 시간.
그래서 추가적인 서클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마법사들이 종종 사고를 친다고 한다.
“한번 시험해 볼까?”
나는 내친김에 적당한 마법을 떠올렸다.
일반적으로 서클이 상승하면 마법의 위력, 효율, 그리고 그 깊이가 올라간다.
내 고대 마력의 경우는 그 몇 배 이상.
당연히 공격 마법이 안 되니, 내가 고른 건…….
“마력석 만들게?”
바로 마력석 제작이다.
엄밀히 말하면 마법보다는 제작에 가깝지만, 마법적 역량이 들어가니 뭐.
“응. 효율이 더 잘 나오나 싶어서.”
아공간에서 빈 마력석과 증폭의 돌을 함께 꺼낸 나는 분석실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제작 속도가 더 빨라지려나?”
“아마도? 소모되는 마력이 더 적을 테니까.”
“그럼 지금보다 더 많이 제작하는 거야?”
“그런 셈이지.”
요새는 많이 안 만들었지만, 아마 날 잡고 만들면 한동안 안 만들어도 될 수준 아닐까.
물론 돈 욕심이 있거나 한 게 아니라 의도치 않게 수량 조절을 하고 있다만.
아무튼 나는 빈 마력석과 증폭의 돌을 활용해 특제 마력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아직도 마력 넣고 있어?”
“어, 이상한데?”
평소라면 대략 1분여쯤이면 끝났을 마력 주입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건 특제 마력석 1개당 이전보다 더 적은 비율의 마력이 드는 것.
그런데, 이전보다 시간은 더 늘어났는데…….
더 많은 마력을 빨아들인다.
“이거 설마…….”
그렇게 마력을 주입하기를 1분 30초.
마침내 더 이상 마력이 들어가지 않음을 깨달은 나는 주입을 멈췄고, 이내 볼 수 있었다.
이전에 만든 특제 마력석보다 훨씬 깊고 아득한 빛을 내뿜는 마력석을.
큰누나는 방금 만든 마력석을 보고 멍해졌다.
“이거…… 단순 효율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밀도도 늘어나는 거였어?”
나도 몰랐다.
혹시 서클 세 개가 되면서 생긴 영향일까.
이전에는 양이 늘어났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
하지만, 밀도가 늘어난 건 처음이다.
여기에 내가 토벌 당시 지팡이를 쥐고 싸울 때 느꼈던 ‘침착함’과 ‘평온함’까지 더한다면…….
세 번째 서클, 이거 훌륭한데?
“그러게…….”
이미 서클을 처음 만들 때부터 느낀 사실이지만, 앞으로 마력 부족할 일은 없겠는걸.
이런 가운데 큰누나가 중얼거렸다.
“……특제 마력석 버전 업그레이드해야겠네?”
생각지도 못하게 신제품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 *
알투르 디오메트.
마법학부의 기대주이자 학생회 임원이기도 한 그는 지금 단단한 각오로 걸어가고 있었다.
‘된통 깨지고…… 작살 나겠지.’
모르긴 몰라도 드나보 교수의 귀에 이미 들어갔을 것이다.
자신이 마법학부 공적을 올리기보다 전술적으로 더 나은 선택을 했다는 것 말이다.
겉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드나보 교수의 눈엔 절대 좋아 보일 리 없다.
안 그래도 1위를 놓친 것 때문에 분명히 이야기가 나올 테고…….
‘젠장. 어떻게 해야 하지.’
토벌 때는 극심한 허탈함이 몰려온 나머지 그렇게 하긴 했지만, 막상 끝나니 두려움이 밀려온다.
자신의 목줄을 틀어쥔 존재.
지난 몇 년의 세월 동안 복종하며 살아온 알투르에게 ‘반항’이란 자못 쉽지 않은 일.
“후우.”
그래도 어쩌겠나.
일단 찾아가서 깨져야지.
이제 더 이상 무릎까지 꿇고 용서를 빌진 않겠지만, 아직 졸업까진 꽤 오랜 시간이 남았다.
‘그래, 버텨 보자. 어떻게든.’
알투르가 그런 생각 속에서 막 드나보 교수의 연구실 근처에 다다랐을 때였다.
덜컥.
연구실 문이 열렸다.
알투르는 얼른 멈춰 서선 벽에 붙었다.
나오길 기다렸다가 들어가려는 생각이었는데, 반쯤 열린 문 뒤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수님, 그럼 가 보겠습니다.”
“하하. 그래. 살펴 들어가라고. 참, 내가 오늘 너무 피곤한 티를 낸 건 아니지?”
“그럴 리가요. 그리고 충분히 그러실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큰일이니까요. 하지만 잘 해결될 겁니다.”
알투르는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한 명은 당연히 드나보 교순데, 한 명은 아는 목소리가 아니다.
‘누구지?’
알투르가 모른다는 건 적어도 마법학부 사람이나 관련자는 아니라는 뜻.
드나보 교수의 시중을 수도 없이 들며 연구실로 드나드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그래, 그래. 먼 길 왔는데 살펴 가라고. 참, 그리고 저번에 말한 건 말이야. 마탑 입사.”
마탑 입사라는 말이 들려왔고, 알투르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설마.’
알투르는 아니길 바랐다.
하지만-
“오, 그 건 말입니까.”
“아마 가능할 것 같네.”
“정말이십니까? 저번엔 자리가 없다고…….”
“눈여겨보던 놈이 하나 있어서, 몇 년 뒤에 넣어볼까 했는데 요새 영 쓸모가 없어져서 말이야.”
알투르는 아득한 절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자신의 이야기다.
요새 영 쓸모가 없어졌다던 녀석.
“그럼 잘됐네요.”
“그렇지. 그러니 자네 아들을 추천해 주겠다는 거지. 뭐, 다른 녀석들도 봐 뒀는데, 그 녀석들이야 전 녀석에 비하면 아직 졸업이 멀었으니.”
“하하. 이거 너무 감사한 이야기입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더 들을 것도 없었다.
알투르는 끝없는 실망과 절망, 그리고 배신감 속에서 걸음을 돌렸다.
그간 몇 년은 도대체 다 뭐였단 말인가.
수발을 들고, 시중을 들고, 시키는 일은 뭐든 다 하고, 노예처럼 살아왔는데.
“……젠장.”
알투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숨이 턱턱 막히는 막막함이 몰려왔다.
이제 난 뭘 해야 할까?
‘데인 소그레스.’
그 녀석처럼 재능이 넘쳐났다면, 드나보 교수가 한 번은 다시 자신을 봐 줬을까.
아니다.
그랬다면 애초에 드나보 교수에게 묶일 일도 없었을 것이다.
수많은 마탑이 그 전부터 자신을 원했을 테니까.
“…….”
솔직히 이제는 잘 모르겠다.
데인 소그레스에 대한 질투도 사라진 지 오래.
토벌대에서 그 무위를 목격한 후 남은 건 경외뿐이다.
차라리 가서 철판이라도 깔고 물어볼까.
너처럼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정말 그것뿐인가.’
알투르는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출세도 좋지만, 이제는 살아남아야 할 것을 걱정하게 되었다.
끈 떨어진 신세가 된 이상, 잘못하면 졸업 후 어떤 졸부 귀족의 트로피 마법사가 될지도 모를 일.
그럼 지금까지 자신이 한 모든 것들은 뭐가 될까?
‘그럴 수 없어.’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데인 소그레스.
그놈에게 찾아가 봐야 할까?
‘내가 무슨 염치로?’
직접적인 원한은 없다.
조금 귀찮게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떠오른다.
그 녀석에게 가서 마법에 대한 조언이라도 얻어 봐야 하나?
답답했다.
그러던 그때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아, 참. 그리고 그…… 낌새는 없습니까?”
“음. 낌새라…… 어차피 죽은 놈들은 말이 없지. 안 그런가? 확실하게 처리해 두었으니, 걱정할 것 없네. 조사단에서 백방으로 쑤시고 다녔지만 내가 누군가?”
“하하. 역시. 토벌 쪽도 당연히 문제없겠지요?”
“그놈은 말단이야. 불어도 내 존재에 대해서는 모르지. 그러니 걱정 말게. 자네의 존재에 대해서도 모를 거고.”
“역시, 안심입니다. 그럼…… 조만간 사람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알 수 없는 말투성인데, 뭔가 떠오르는 게 있었다.
얼마 전 제한 구역에서 있었던 사건.
직접적인 연관은 어렵지만, 왜 그게 떠오르는 걸까?
“그리고…… 아카데미 지부 개편과 관련하여 곧 찾아온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음. 그 건은 걱정 말게. 윗선의 형식적인 행위니까. 안 그래도 조만간 접촉하기로 했네.”
“별일 없겠지요?”
“나나 자네의 위상이나 위치엔 문제가 없을 거지.”
조직?
위상?
접촉?
알투르의 눈이 혼란으로 물들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그리고 조직에서 주목하는 녀석이 하나 있습니다. 교수님도 잘 아시겠지만…….”
“데인, 그 녀석 말이군.”
알투르의 눈에 놀라움이 어렸다.
“그렇습니다. 이번 토벌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들었는데, 사실상 그 녀석이 조직의 이번 토벌 작전을 망쳤습니다.”
“윗선에선 안 좋게 볼 줄 알았는데, 다행이군.”
“외려 흥미를 가지더군요. 그래서…… 포섭에 박차를 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건이야 내 더 힘써 보지. 쉽지 않은 녀석이지만,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도대체 지금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 걸까.
그러다 문득 알투르는 마냥 듣고 있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뭔가, 엄청난 걸 들어버린 느낌.
‘들키면 무사하지 못한다.’
알투르는 일단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두 사람 모르게.
그리고-
“응?”
드나보 교수는 문 너머를 바라보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십니까?”
“누가 있었던 것 같아서. 아닌가?”
“잘못 보지 않으셨겠습니까?”
“음. 그렇군. 아무튼, 내 곧 추천장을 정식으로 마탑에 송달하지. 좋은 소식이 당도할 거야.”
“감사합니다, 교수님.”
“거, 자네가 이번에 도움 줄 거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른 채 드나보 교수의 호탕한 웃음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손님이 떠나간 후.
“죽겠군. 후우. 지금 일이 이따위로 돌아가고 있는데…… 청탁이나 하러 오다니.”
드나보 교수는 최근 비밀결사 쪽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떠올렸다.
“망할, 그래도 어쩌겠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목이 탄다.
드나보 교수는 마침 일 시킬 녀석을 떠올렸다.
“시원한 딜링 맥주라도 사 오라고 해야겠군.”
드나보 교수는 수정구를 꺼내 통신을 시도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부르면 부르는 대로 아침이든 낮이든 밤이든 새벽이든 달려오던 녀석.
그런데 그 녀석이 지금-
“이놈 뭐야?”
통신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