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5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50화
98. 밀도를 시험할 차례군
특제 마력석 Mk 2.
일단 이름은 대충 이렇게 지어 놨다.
큰누나의 네이밍 방식이다.
나는 원래 ‘2호 특제 마력석’이라 하려고 했는데…….
“무슨 제과도 아니고. 그 이름은 좀 그렇지 않을까? 이제 보니 우리 막내가 이름 짓는 센스가 사알짝 평범하구나?”
그럼 판매할 때 없어 보인다며 큰누나가 말렸기 때문.
“그냥 딱 어울리는 이름인데.”
뭐, 큰누나가 그렇다고 하니 넘어가자.
내가 이름을 못 짓는 건 절대 아니다.
단지 사람들이 못 알아볼 뿐.
“좋아.”
일단 2호 특제 마력석…… 아니, 특제 마력석 Mk 2는 시드레인에게 전송해 두었다.
조만간 반응이 오겠지.
판매자도 찾고 있을 테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려 오지 않을까 싶다.
자, 이제 그럼 해야 할 일은 세 번째 서클의 힘을 시험하는 것.
그리고 드나보 교수를 추적해 ‘명분’을 만들어 내는 것.
“해볼까.”
동아리 친구들과 보니아의 숲에 온 나는 다른 녀석들이 수련하는 사이 마력을 끌어올렸다.
침착함과 평정심.
그리고 더욱 높아진 밀도.
이 두 가지가 세 번째 서클을 통해 찾아온 것이다.
뭔가 더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만, 일단 이 두 개를 알아봐야겠다.
“먼저 침착함.”
전생에서 전장을 하도 뒹굴었더니 어지간한 일에는 놀라지도, 그리 신경 쓰지도 않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뭘로 실험할지 고민이었는데…….
“아.”
나는 지팡이를 들고 유난히 침착했던 토벌 당시를 떠올렸다.
‘오르트카’.
내뿜는 괴성에 마력이 담겨 어지간한 사람들은 벌벌 떨게 만든다.
난 당연히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주 약간은 영향을 받을 줄 알았는데 지팡이 덕에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지팡이를 손에서 놓자, 미약한 떨림과 긴장감이 전해졌다.
그럼 이렇게 해보자.
마침 지금까지 알아낸 세 번째 서클의 능력 두 개를 동시에 실험할 방법이 떠올랐다.
“도리안.”
“네, 선생님!”
내가 부르자마자 번개같이 달려오는 도리안.
요 녀석, 요새 몸이 더 커진 것 같다. 쇠질도 하고 우리랑 같이 수련한 결과일까.
실력으로 따지면 레일라보다는 아래지만, 그래도 듣기로는 무투학부에서 나름 알아주는 실력자라 한다.
이러다 내년에 육체미 동아리가 부활하면 더 끈덕지게 영업하러 돌아다니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잠깐 시간 괜찮아?”
“없던 시간도 만들겠습니다!”
선배인데 너무 깍듯하게 굴어서 좀 그렇다만, 그래도 본인이 하겠다는데 뭐.
내가 언제 선후배 관계 신경 쓴 것도 아니고 말이야.
“지금 내가 뭔가 좀 하려고 하는데, 좀 놀랄 수도 있어. 괜찮겠어? 물론 위험하진 않고.”
“위험한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선생님!”
아, 부담스럽다.
저 번들거리는 근육이 다시금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열정이 있으니 괜찮다.
“데인 선생님 덕분에 저는 강해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실전도 겪고,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수련하고 있으니까요!”
긍정적이라 좋다.
육체미 동아리 전 회장만 아니라면 우리 동아리에 넣을 고민을 해도 될 것 같은데, 본인이 근육에 워낙 진심인지라.
여하튼.
“좋아. 거기 서 있어.”
“넵!”
나는 도리안과 거리를 벌리고 정신을 집중했다.
소환수에는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전투, 혹은 다른 어떤 능력도 없이 단순히 ‘소환’하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하는 대부분의 10등급 소환수부터-
‘소환’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소환술사로 대접받을 수 있는 1등급 소환수까지.
참고로 내가 지금까지 최고 등급으로 소환해 본 건 4등급 소환수, 알테마르.
그리고 지금 내가 소환하려 하는 건 3등급 소환수다.
3등급 소환수 중에서 단순 전투력으로만 따지면 별 볼 일 없는 수준의 소환수.
하지만-
“부름에 응답하라.”
어지간한 2등급 소환수 못지않은 평가를 받는 녀석이다.
“크후후후후…….”
바로 ‘디베스트’다.
소름끼치는 웃음을 흘리며 소환된 녀석은…….
마계의 존재 중 하나다.
“서, 선생님?”
그 증거로 도리안은 디베스트를 마주하자마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인간형 소환수, 디베스트.
하지만 머리에 달린 뿔과 검은 꼬리, 그리고 시뻘건 날개가 ‘인간’이 아님을 증명한다.
본능적인 공포.
마계의 존재들이 흘리는 기운이 도리안을 떨게 만드는 것.
굳이 더 볼 것도 없었다.
“그만.”
디베스트는 기운을 거두고 다시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털썩.
그와 동시에 주저앉는 도리안.
“저, 저, 저 말도 안 되는 소환수는 뭡니까?”
“어떤 기분이야?”
“그, 그게…… 아득한 어둠을 마주하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위압감과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장난 아닙니다.”
도리안의 말대로다.
어지간한 수준으로는 디베스트 앞에 선 것만으로도 평정심이 무너지고 신체적 이상을 보인다.
“역시 데인 선생님…… 그런 어마어마한 존재를…….”
이런 와중에도 극찬하는 걸 보니 도리안의 충성심은 아마 진짜가 아닐까 싶다.
여하튼, 이것으로 디베스트의 능력은 증명되었다.
그러니 이제 내 차례다.
참고로 이 녀석은 소환수들 중에서도 유독 위험한 존재다.
소환 계약으로 묶여 있긴 하지만, 종종 술자가 약해진 틈을 타 계약을 멋대로 파기하고 도망가는 경우가 있다.
“엄청난 녀석이긴 하지.”
전투에서 영향력으로는 강력하다.
하지만 소환하는 술사는 몇 없다.
아니, 하지 않으려고들 한다.
이유야 간단하다.
이 녀석은 어지간한 링크로는 충성심이 형성되지 않는데, 사악하고 잔꾀가 잘 굴러가는 놈이기 때문.
거기에 그리 좋지 않은 본성까지 더해지니, 소환술사가 본인 몸을 보호할 수단이 별로 없다는 걸 알고 공격하는 거다.
종종 신문에 나오는 ‘디베스트’ 관련 사건사고들이 다 이런 식.
“크후후후…….”
그러니 이참에 미리 기강도 잡아야겠다.
저 웃음이 마음에 안 들거든.
한번 복종시켜 두면, 앞으로 쓸 일이 많을 것이다.
스륵.
나는 일부러 디베스트와의 링크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디베스트의 눈빛이 돌변한다.
“크후후.”
애초에 소환할 때부터 강하게 링크하여 소환하지 않았으니, 놈은 아마 착각하고 있을 것이다.
내 힘이 서서히 빠져가는 것으로.
그 증거로 놈은 나에게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소환수가 소환자에게 보일 만한 태도는 아니다.
“데인? 지금 뭐 하는 거야?”
“선생님! 그거 위험한 거 아닌가요?”
그때 들려오는 친구들의 목소리.
나는 괜찮다는 듯 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자 금세 다들 안심한다.
“데인이 알아서 하겠지.”
“이유가 있으니 소환하지 않았겠어?”
그나마 도리안만이 다소 당황한 눈치다.
“하, 하지만 방금 저 녀석은 무척이나 위험해 보였는데…….”
“괜찮아. 냅둬. 뭐 또 하나 보지.”
그러더니 레일라는 아예 다시 검을 휘두르고, 어니스트는 노트를 꺼내 새로운 것을 ‘탐험’하는 눈빛으로 스케치를 시작한다.
“크후!”
그사이 날 향해 다가오며 예의 그 묵직한 기운을 뿌리는 디베스트.
하지만 내 몸엔 전혀 이상이 없다.
원래대로였다면 아마 약간이나마 위압감을 느끼거나 위험을 감지했을 텐데…….
외려 평온하기만 하다.
“크훅?”
디베스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표정이지만, 이내 이번에는 손을 뻗는다.
손바닥에서 퍼져 나가는 놈의 기운이 순식간에 내 주변을 감쌌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멀쩡하다.
“크……후?”
이쯤 되자 놈의 표정엔 당황스러움이 서린다.
일반적인 인간들은 자신이 기운을 집중시키는 것만으로도 주저앉는 게 정상이니까.
심지어 나는 링크까지 느슨하게 풀어 두었다.
아마 내가 지쳐서 그런 거라 생각했을 텐데-
“왜, 그것밖에 못 하겠어??”
외려 여유만만하게 웃고 있으니 더욱 당황한 모양.
“크후……!”
놈은 마침내 자신의 기운으로 검을 한 자루 만들어 내더니 손에 쥐고 날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명백한 적개심.
이놈은 조금 더 난폭한 녀석인가 보다.
그냥 튀는 게 아니라 죽이고 튈 생각으로 다가오고 있으니.
“크후우!”
놈이 달려든 건 순식간이었다.
마계의 존재답다.
어지간한 기사들은 대응조차 못 할 재빠른 움직임과 날카로운 쇄도.
이러니 잊을 만하면 신문에 나오지.
소환술사들의 육체적 능력은 보통 별 볼 일 없으니까.
하지만 나는 소환술사이면서, 마법사이며, 검사이자, 창술사이고…….
터엉!
“크후?!”
놈의 공격쯤이야 간단하게 막아낼 수 있다.
나는 순식간에 창을 꺼내 놈의 검을 튕겨 냄과 동시에 발로 걷어차 버렸다.
퍼억!
“크후!”
확실히 빠른 녀석이다.
3등급 소환수인 데다, 교활하고 야비하기까지 해 단순 정공법은 안 통할지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크후우우!”
놈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쥐고 있던 검을 흩어버렸다.
강렬한 기운이 느껴진다.
뭔가 하려는 것 같은데.
하지만 나는 여전히 침착하다.
긴장하거나 흥분할 법한데, 전혀 그런 게 없다.
“확실히…… 평온해.”
내가 계속 의식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런 걸 감안해도 이 침착함은 설명이 안 된다.
아마 작은누나가 이 광경을 봤으면 어떻게든 역소환을 시키려 했을 것이다.
“크후!”
그만큼 위험한 놈이니까.
놈의 손에선 거대한 기운이 뭉치고 있었다.
그리고 완성된 검은색 구체.
맞으면 몸이 분해될 거란 본능적인 예측이 떠오른다.
저걸 쏘겠다는 거지.
“좋아.”
나는 카르나스를 불러낼까 하다 그만두었다.
지금은 내 서클의 힘을 실험하는 단계.
위험하다만, 여전히 나는 침착하다.
이거 나중에 다 늙어 죽을 때도 침착하게 늙어 죽으려나.
뭐, 그거야 나중에 걱정하고.
3서클이 주는 ‘침착함’ 효과는 입증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밀도를 시험할 차례군.”
더 많은 특제 마력석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버전의 특제 마력석을 탄생시킬 만큼 깊어진 밀도.
나는 미리 생각해 둔 좋은 마법을 떠올렸다.
마침 난 현재 4체인 마법 코드들을 거의 다 익혔고, 그 숙련도도 끝자락에 도달해 있다.
그럼 4체인의 가장 강력한 마법을 써 줘야겠지.
4체인급 마법에서도 가장 어렵고, 실제로 4체인에서 3체인으로 넘어가기 전 수많은 마법사들을 좌절시킨다는 그 마법.
쿠르르르릉!
바로 ‘벼락 소환’이다.
“크……후?”
내 마력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힘이 몰아치기 시작하자, 놈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 * *
알투르는 무작정 데인을 찾아나섰다.
결국 이런 이야기를 할 녀석은 데인밖에 없었다.
같은 마법학부 사람에게 드나보 교수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할 수 없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이유는 데인이 강하다는 것.
그리고 무언가 다르다는 것.
‘염치불고하고도 말이지.’
사실 따지고 보면 알투르는 데인에게 뭔가 부탁할 만한 입장이 아니긴 하다.
학생회 문제로 엄청 귀찮게 굴었고, 첫날부터 시비도 걸었으니.
하지만 어쩌겠나.
사람 마음이라는 게, 답답해지면 염치고 뭐고 안중에도 없다는 걸.
그만큼 알투르는 절박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물어물어 데인을 찾아왔는데…….
“저거 진짜 미친놈이잖아.”
눈앞의 광경에 입이 쩍 벌어졌다.
알투르는 소환술에 대해 약간은 안다.
어릴 때 소환수 도감을 읽어 보며 한때나마 소환술사를 꿈꾸는 거야 누구나 해보는 거니까.
그래서 저게 디베스트라는 어마무시한 소환수인 것도 알았다.
문제는 데인이 저 정도로 미친놈인 줄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저놈이랑 한판 하겠다고?”
디베스트를 대뜸 소환해서 마주하더니, 뜬금없이 저렇게 싸울 줄 누가 알았을까?
심지어 안 밀린다.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다.
설마 소환수랑 ‘대련’ 비슷한 거라도 하는 걸까?
말도 안 되는 소리인데, 마냥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닌 듯하다.
저놈은 데인 소그레스니까.
괴물.
그리고 희대의 천재.
누군가 그러던데.
‘재능의 천재’라고.
“…….”
토벌 때부터 느꼈지만 이젠 질투라는 감정은 온데간데없다.
더더욱 강한 경외심만 자리 잡았을 뿐.
사실 그 때문에 데인을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경외감만 더더욱 커져 버렸다.
심지어-
쿠르르르릉!
귀에 익은 이 소리에 알투르의 안색이 변했다.
“서, 설마…….”
이른바 ‘4체인 졸업 마법’.
하지만 어지간한 5체인급 마법사들도 ‘자유자재로’ 사용은 어렵다던 ‘벼락 소환’.
그런데-
“이런 미친…….”
지금 저 디베스트의 발아래 생기는 벼락 소환 마법 특유의 소환진은 한 개가 아니다.
무려 여섯 개였다.
말이 될까.
자신도 아무리 잘 해봐야 두 개 정도가 고작인데.
그나마도 하나 소환 후 곧바로 이어서 소환하는 거지, 데인처럼 저렇게 동시에 하는 건 불가능하다.
“……애초에 내가 꼬시고 자시고 할 녀석이 아니었잖아…….”
미친 교수.
하려면 직접 하든가.
‘저런’ 녀석을 꼬시라고?
본능적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저 녀석은, 절대 누군가의 밑에 있을 녀석이 아니다.
콰르르르릉!
그때 들려오는 벼락 소리.
귀가 먹먹할 정도다.
꿀꺽.
알투르는 마른침을 삼켰다.
“정말…….”
그리고-
콰콰콰쾅!
여섯 개의 벼락 줄기가 순식간에 디베스트에게 내리꽂혔다.
“감탄만 나오는군…….”
알투르는 깨달았다.
자신이 따라다녀야 할 사람은 드나보 교수가 아니라…….
데인 소그레스라고.